딱지를 뜯어 먹는 버릇

   嗜痂之癖(기가지벽)

 

상처가 아물면서 생기는 딱지를 뜯어 먹는 버릇을 일컫는 사자성어이다. 좀 지저분한 버릇인데 유옹(劉邕)이란 자는 아무 데서나 상처 딱지를 뜯어 먹으면서 딱지 맛이 마치 전복 맛 같다고 했다고 하니 기절초풍할 노릇이다. 아무튼 이 성어는 기이하고 괴기스러운 기호나 그런 사람을 비유한다. 이 성어는 훗날 기가성벽’(嗜痂成癖)으로도 변용되기도 했는데, 기이한 것에 대한 애호가 하나의 취향이나 기호로 굳어졌음을 뜻한다. 좋든 나쁘든 기이하든 어떤 사물에 대한 애호가 지나치면 버릇으로 굳어지기 마련이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우리 속담도 있듯이, 가능하면 좋은 버릇이 몸에 배야 하지 않을까. 기이한 버릇이야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 그 사람의 개성으로 볼 수 있지만 나쁜 버릇은 자칫 큰일을 낼 수 있기에 처신에 주의해야 한다.

 

송서(宋書) 유목지전(劉穆之傳)

 

 

 

 

 

중국사의 오늘 :

678523(당 고종 의봉 34월 계축)

당나라 때 경주(涇州, 행정중심지는 지금의 섬서성 경천 경수 북안) 지방에서 심장은 한데 붙어 있으면서 몸은 둘인 기형아를 조정에 바쳤다. 이때 나이가 벌써 네 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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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자는 절교를 하더라도 나쁜 말을 하지 않는다.

   君子交絶不出惡聲(군자교절불출악성)

 

전국 시대 연()나라의 장수 악의(樂毅)는 혜왕의 미움을 받아 장군 자리에서 쫓겨난다. ()나라와 전투하던 와중에서 이 일을 당한 악의는 타국으로 망명했다. 연나라는 다 이긴 전쟁에서 패했고, 혜왕은 악의를 원망하며 편지를 보내 서운함을 표시했다. 이에 악의는 군자는 절교를 하더라도 (친구에 관한) 나쁜 말을 하지 않으며, 충신은 나라를 떠나더라도 자기 명성을 깨끗이 하지 않습니다라고 답장을 보냈다. 자기 명성을 깨끗이 하지 않는다는 말은 자기 명성을 위해 자신의 거취나 행위에 대해 변명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오늘날 우리의 공직자들이 하는 언행에 비추어보면 정말 부끄럽기 짝이 없다. 악의는 자기 잘못이 아닌 왕의 그릇된 판단으로 장군직을 박탈당했지만 아무런 변명도 하지 않았다. 이 편지는 사기80 악의열전에 인용되어 있다.

 

답연혜왕서(答燕惠王書)

 

 

* 악의 

 

 

 

 

 

 

중국사의 오늘 :

192522(동한 헌제 초평 34월 신사)

사도 왕윤(王允)이 조정을 농단하던 동탁(董卓)을 유인하여 죽였다. 동탁이 죽자 장안 백성들은 없는 살림에도 옷가지와 패물 따위를 팔아 술과 고기를 사서 축하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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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움의 승패는 본질적으로 정치에 달려 있다.

   兵之勝敗, 本在於政(병지승패, 본재어정)

 

회남자에서는 그러면서 정치가 백성을 이기면 아래가 위를 따라 병사들이 강해지고, 백성이 정치를 이기면 아래가 위를 배반하므로 병사들이 약해진다라고 말한다. 정치가 잘되느냐 여부가 전쟁에서의 승부를 결정한다는 뜻이다. 정치가 백성들의 마음을 얻으면 백성들이 지도자를 따르게 되고 그러면 군대도 강해진다. 백성이 정치를 이긴다는 뜻은 백성이 정치를 신뢰하지 못해 불만을 터뜨리고 지도자를 따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라의 안위가 정치의 잘잘못에 달려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공자는 위정자의 몸과 마음이 바르면 명령하지 않아도 절로 시행되지만, 그렇지 못하면 명령해도 따르지 않는다고 했다. 백성을 이기는 정치를 하려면 위정자의 언행이 반듯하고 거짓이 없어야 한다. 그러려면 잘못을 솔직히 인정하는 자세부터 갖추어야 한다.

 

회남자』 「병략훈(兵略訓)

 

 

 

 

 

중국사의 오늘 :

1086521(북송 철종 원우 원년 4월 계사)

북송 시대의 저명한 정치 개혁가이자 문장가인 왕안석이 66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1021년생). 1074년에 정치 일선에서 물러난 뒤 10년 넘게 실의의 나날을 보내다 쓸쓸히 생을 마감했다(517일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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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과 숯은 말이 없지만 그 본질은 분명하다.

   冰炭不言而冷熱之質自明(빙탄불언이냉열지질자명)

 

이 대목은 대구를 맞추어 빙탄불언(冰炭不言), 냉열자명(冷熱自明)’으로도 쓸 수 있다. 얼음과 숯은 스스로 어떻다고 말하지 않지만 그 차가운 기운과 뜨거운 기운이란 특질은 저절로 드러난다. 내심 깊은 곳에 감추어져 있는 미덕은 일단 언어로 표현되어 드러나는 순간 왕왕 그 진정한 의미가 반감되거나 사라진다. 인간의 가치와 명성도 이와 같아, 자기가 떠벌리고 다닌다고 해서 드러나는 것이 아니다. 관건은 실제 행위에 달려 있다. 자신이 어떤 방면에서 어떤 일을 어떻게 이룰 것인가 고민하고 그를 위해 끊임없이 실천하면 얼음이나 숯의 특질을 갖추게 될 것이고, 그러면 말하지 않아도 장점과 특징이 절로 드러난다는 말이다. 묵묵히 자기 길을 가는 훌륭한 인재들을 위한 격려의 말로도 들린다.

 

진서(晉書) 왕침전(王沈傳)

 

 

 

 

 

중국사의 오늘 :

1645520(청 세조 순치 24월 정축)

민족영웅 사가법(史可法)이 청군에게 피살되었다. 1601년에 태어난 그는 46세로 순국했다.

 

 

* 사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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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같지 않으면 함께 꾀하지 않는다.

   道不同, 不相爲謀(도부동, 불상위모)

 

길이 같지 않다는 말은 지향(志向), 다시 말해 뜻의 방향이나 자신의 뜻이 가고자 하는 방향이 다르다는 뜻이다. 무리하게 억지로 공학적(工學的) 사고방식에 집착하여 함께 일을 꾀하거나 노선을 같이하려면 실패하기 십상이다. 우리 정치판에서 툭하면 나오는 것이 후보 단일화니 정책 공조니 하는 말들을 보면서 문득 이 대목이 떠올랐다. 정치 철학도 정책 노선도 다르면서 그저 자리 한 자리 더 차지하려고 무리하게 합치려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결과도 물론 실패였다. 당연한 결과다. 뜻이 다르면 각종기지’(各從其志), 즉 자신의 의지에 따라 행동하면 된다. 인간(人間)이란 단어에 사이 간()이란 글자가 들어 있는 것도 적절한 사이를 두고 건전한 관계를 유지하라는 뜻일 게다. 억지로 붙어 다니는 것보다는 적당한 거리를 두고 자신과 상대를 좀 더 냉정하게 보려는 관조(觀照)의 자세가 필요하다.

 

논어』 「위령공

 

 

 

 

 

중국사의 오늘 :

1938519

채원배, 모순, 허광평(노신의 아내) 등이 편집한 노신전집이 예약 발행되기 시작했다. 전집은 모두 500만 자에 이른다.

 

 

* 노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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