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을 사랑하는 나라는 강하고, 백성을 사랑하지 않는 나라는 약하다.

   愛民者强, 不愛民者弱(애민자강, 불애민자약)

 

독재 정권 시절을 겪은 사람이라면 애국애족(愛國愛族)이란 구호에 심하면 치를 떨지 모른다. 개인의 인권과 자유를 담보로 한 무작정 애국애족은 그 자체로 폭력이었기 때문이다. 국가지상주의에 입각한 애국애족이란 구호는 이제 정말 늙은 수구 보수주의자들이나 입에 담는 낡은 개념이 되어 버린 것 같다.

 

고전을 읽다 보면 종종 애국에 관한 일화와 명구를 심심찮게 접하게 되는데 고전 속 애국은 거의 전부가 애민(愛民)과 연계되어 있다. 순자의 한 대목이다. “인재를 아끼는 나라는 강하고, 인재를 아끼지 않는 나라는 약합니다. 백성을 사랑하는 나라는 강하고, 백성을 사랑하지 않는 나라는 약합니다. 정책에 믿음이 있는 나라는 강하고, 정책에 믿음이 없는 나라는 약합니다. (하략)”

 

더 이상의 설명은 사족(蛇足)이 될 정도로 명쾌한 논리이다. 나라의 부강이 인재와 백성을 얼마나 아끼느냐로 결정된다는 요지이다. 이런 애민은 오늘날 봐도 산뜻하게 느껴진다. 정치적 구호를 내세울 때도 깊은 생각과 철학이 동반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애국애족이 아닌 애민애국이었으면 어땠을까? 어쨌거나 순수하지 못한 정치적 의도를 담은 구호를 떠나 순자의 이 구절을 음미해보면 정말 무릎을 치지 않을 수 없다.

 

순자』 「의병(議兵)

 

 

 

 

 

중국사의 오늘 :

191751

하얼빈 중국 노동자와 러시아 노동자가 공동으로 ‘5.1 국제노동자의 날을 기념했다. 중국 노동자는 이날 최초로 ‘5.1 노동자의 날을 경축했다. 그리고 192151일 제1차 전국 노동자대회가 광주(廣州)에서 개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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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hkoh 2013-05-02 0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쎄요.... 애족이나 애민이나 같은 뜻 아닌가요?

김영수 2013-05-03 2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기서 '애국애족'은 그것을 앞세워 정치적 구호로 악용한 것을 지적한 말이고 실제로 애족이든 애민이든 무엇을 앞세우느냐에 따라 생각이 달라질 수 있다고 봅니다. 한편으로 동양의 전통적인 '애민'이 근대 일본에서 수입한 민족 개념보다 친근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kohkoh 2013-05-04 22:40   좋아요 0 | URL
말씀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무지했습니다. ^^ 그런데 언제 한번 여러 사람 모여서 선생님 모시고 좋은 말씀 들으며 중국 여행을 하고 싶은 바람이 있습니다. 누가 그런 기획을 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만.....

김영수 2013-06-14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계획을 한번 잡아서 연락주세요.
의미있는 중국여행 좋지요.

권오헌 2013-06-15 08:40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감사합니다. ^^ 제가 기획하기에는 아는 것이 없어 어려우니 주위에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동참할 의향이 있으신 분들은 의견을 주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