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금희 작가의 <너무 한낮의 연애>가 좋았다.

자기연민도, 자기냉소도 없이,
그저 `살아간다는 것.`
그것을 비웃지 않는 태도.
그래야 우리를 해치는 일들을 향해 품었던
모든 적의를 내려놓을 수 있으니.

필용이 사과했다.
˝선배, 사과 같은 거 하지 말고
그냥 이런 나무 같은 거나 봐요.˝

양희가 돌아서서 동네 어귀의 나무를 가리켰다.
거대한 느티나무였다.
수피가 벗겨지고 벗겨져
저렇게 한없이 벗겨져도
더 벗겨질 수피가 있다는 게
새삼스러운 느티나무였다.

˝언제 봐도 나무 앞에서는 부끄럽질 않으니까,
비웃질 않으니까 나무나 보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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