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싸우듯이
정지돈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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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게 말하면 미학의 첨단을 지향하는 글들의 모음이고, 박하게 말하면 텍스트의 조합과 배열로 소설을 쓸 수 있다는 폐쇄적 사고의 집적같다. 이러한 실험적 욕구의 충만이 득인지 실인지 잘모르겠다. 내가 보기에 한국문학은 실험할 자유는 무한히 얻은 대신에, 독자와 밀당하는 법은 소홀해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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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맨 2016-08-17 1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 편만 읽고서 더 읽어내지 못했다. 내가 무지하고 눈이 밝지 못해서 이 책의 진가를 더 이상 찾아내지 못한 것은 유감스럽다. 흥미로운 구절이 없던 건 아니지만, 아무래도 나와 맞는 소설은 아닌 듯싶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8-17 1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지돈이란 이름이 자주 보이는 걸 보니 요즘 가장 핫한 작가가 아닐까 싶습니다. 폭염에 잘 지내시고 계십니까 ?

수다맨 2016-08-17 17:36   좋아요 0 | URL
작금의 독서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가임에는 분명해 보입니다. 확실히 정지돈은 치기와 `똘끼`가 있으며 방대한 독서량과 공부욕을 지닌 성실한 작가로 보입니다. 그러나 지금 비평계/독서계의 과도한 주목이 이 작가의 앞길에 얼마큼 장애로 작용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듭니다.
저는 이 소설집이 `소설이란 규격도, 제한도 없는 것이며 이 세상 모든 글들은 작가의 손에 의해 조합하고 배열하고 인용하면 소설이란 이름으로 당당히 부를 수 있다`는 주제의식을 내포하고 있다고 봅니다. 그렇기에 이 책의 강점은 작가의 가없는 지식욕과 텍스트를 자르고 붙이는 솜씨이며, 단점은 체험의 중량과 경험적 진실을 낮게 보기에 인간의 냄새가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는 겁니다. 비유를 하자면 겉모습이 화려하긴 한데, 이해나 공감은 잘 가지 않는 어느 거리의 설치미술을 보는 것 같습니다. 결론을 말하자면 이와 같은 소설도 필요하며 그 중요성을 인정받아야 하겠지만, 저같은 사람과는 잘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사설이 길었는데, 이렇게 더운 날씨는 살면서 처음인 것 같아요. 하루이틀 더운게 아니라 몇 주 내내 폭염이 이어지니 죽을 맛입니다 ㅎㅎㅎ 서늘한 바람이 불면 소주 한잔 하도록 하지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8-17 17:40   좋아요 0 | URL
이 소설집을 읽어보진 않았지만 수다맨 님 글에 유추하여 보면 느닷없이 장정일의 초기작 < 거기엔 아무도 없었다 > 라는 소설이 생각나네요. 이 소설도 소설이란 규격도 제한도 없고 이 세상 모든 글을 작가의손에 의해 조합해서 내놓은 소설이었거든요. 나중에는 쪽팔렸는지 장정일 필모그라피에서 지웁디다.

ㅎㅎㅎㅎ.


지나치게 실험적 모험을 하다 보면 나이 들어서 쪽팔린 경우가 다분히 생기죠..



+

네에. 바람 불면 소주 한 잔 합니다.. 건강히 잘 지내십시오..

수다맨 2016-08-20 04:09   좋아요 0 | URL
답변이 너무 늦어서 송구합니다.
장정일이 어느 서평에서 `실험이란 천국에 가고자, 모든 예술가들이 따먹지 않으면 안 될 쓰디쓴 열매`라고 쓴 적이 있었죠. 제가 보기에 이 비유는 실험을 하려는 작가적 욕구와 대중들의 반응은 사실상 따로 놀 수밖에 없지만, 그럼에도 제대로 예술을 하고자 한다면, 실험이란 괴로운 작업을 계속 해 나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듯합니다.
그럼에도 오규원, 황지우, 박남철, 이성복, 장정일까지는 나름 행복한 세대였다는 생각도 듭니다. 적어도 이들은 실패를 거듭하긴 했어도, 대중과 접점을 만드는 데 얼마큼 성공을 거두었으니까요. 저는 장정일의 초기작들(˝아담이 눈뜰 때˝)을 그다지 흥미롭게 읽지는 않았지만, 유익하고 유의미한 작업이었다고 봅니다. 설사 본인이 지금 와서 쪽팔리게 생각할지라도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