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앞에 뻗은 길을 볼 수 있었다. 나는 가난했고 앞으로도 계속 가난하게 살 것이었다. 하지만 딱히 돈을 원하지는 않았다. 내가 뭘 원하는지 몰랐다. 아니 알았다. 나는 숨을 수 있는 곳,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는 곳을 원했다. 무언가 된다는 생각은 소름 끼칠 뿐만 아니라 구역질까지 났다. 변호사나 지방 의원, 기술자나 뭐 그런 게 된다는 생각은 얼토당토않아 보였다. 결혼하고, 아이를 갖고, 가족 구조의 덫에 갇히고, 매일 어디론가 일하러 나가고 얼토당토않았다. 단순한 일이라도 뭔가 한다는 것, 각종 행사에 참여한다는 것, 가족 소풍이나, 크리스마스, 독립 기념일, 노동절, 어머니날…… 인간은 이런 것들을 견디기 위해 태어났다가 죽는 것인가? 차라리 접시닦이가 되어 작은 방으로 홀로 돌아가서 나 혼자 술 마시다 죽는 편이 나았다."

 

ㅡ 찰스 부코스키의 "호밀빵 햄 샌드위치" 275쪽.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기에 너무나 마음에 드는 작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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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6-05-27 1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좋아하는 문장이기도 합니다. 저도 이 문장에 밑줄을 좌악..

수다맨 2016-05-28 03:47   좋아요 0 | URL
부코스키의 유년을 다룬 글을 읽다보면 조지오웰의 몇몇 산문을 떠올리게 됩니다. 두 사람 모두 상처를 입고서 어렵게 살아남아, 어른이 되었다는 느낌을 주네요. 조지 오웰이 우경화되면 부코스키가 되고, 부코스키고 좌경화된다면 조지 오웰이 될 것 같습니다.

흠.. 2016-06-01 0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일반적으로 저런 말은 허세죠.
궁금하네요, 부코스키... 어떤 사람였을까? 그의 실제 모습은.

수다맨 2016-06-01 13:06   좋아요 0 | URL
한 번 책으로 읽어보시지요 ㅎㅎㅎ 후회하시지는 않을 겁니다.

2016-06-01 19: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6-02 08: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6-02 20:31   좋아요 0 | URL
그럼그때 봅시다.

수다맨 2016-06-03 15:13   좋아요 0 | URL
네 내일 뵙도록 하겠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