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히 말하면, 특정 책이 나에게 별다른 감흥을 주지 못했다. 내 독서 역량이 낮고 감식안이 낙후된지라 책의 진가를 못 봤을 수도 있고, 반면에 작가의 내공이 높지 않아서 작품의 성취도가 떨어졌을 수도 있다. 어쩌면 둘 다일 수도 있을 것이다.

코르타사르 님(나로서는 처음 뵙는 분이다)은 내가 자신의 폭력적 행위를 정당화하고 있으며 이슬람 근본주의자와 다르지 않다고 평한다. 그런데 님은 (본인이 말씀하신) 폭력적 행위와 과연 얼마만큼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가. 차라리 이 책의 읽을만한 지점이 무엇인지 조목조목 얘기해 주었다면, 아무리 성마른 나라고 할지라도 일정한 공감대를 가졌을 수도 있다. 하지만 님이야말로 이 책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한 자라면 누구에게나 늙은 독자니, 이슬람 근본주의자니, IS와 같은 부정적 표현을 쓸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가. 그것도 사사키 아타루라는 사상가(그런데 이 사람을 꼭 모셔와야 했나)까지 데려와서 말이다. 미안한 얘기지만, 님 역시 지금 독서 취향이 다른 누군가에게 악의적 칭호를 붙이고 있는 것은 아닌가?

우습고, 우습다. 내가 소세키의 한 구절을 따와서 지고지순의 문학적 가치인 양 떠받든다 하는데, 반대로 님이야말로 지금 작가와 저서를 최상단에 올려놓고, 감히 일개 늙은 독자 따위가 누구누구를 진단하느냐고 훈계조로 나오고 있는 것은 아닌가. 나로서는 IS라는 강도 높은 표현보다 이 모습이 더 희극적으로 보인다.

 

님이 쓴 글의 패턴을 보자면 텍스트는 신성한 것→ 오독되거나 비난받아서는 안 될 것→만일 오독하는 이가 있다면 늙고 무지한 부류→유명 사상가를 데려와서 악의적으로 비꼬기, 이렇게 보인다. 님은 내가 언어 폭력을 휘두른다고 말하지만 (댓글에 단 질병이란 표현은 나 역시 심했다고 생각하며 이것에 상처를 받았다면 송구하다는 말을 드린다) 님 역시 여과되지 않은 표현을 타인에게 사용하고 있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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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5-12-03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무슨 일 있으셨습니까 ?

수다맨 2015-12-03 15:07   좋아요 2 | URL
http://blog.aladin.co.kr/jmisland
아래에 나온대로 어떤 책에 대해서 별로 좋지 않은 100자평을 썼는데, 제 되도 않는 불만이 이분의 생각에 거슬렸나 봅니다 ㅎ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5-12-03 15:22   좋아요 0 | URL
오호.. 그런 일이 있으셨군요.... ㅎㅎㅎㅎㅎㅎㅎ 오늘 유독 오징어에 땅콩을 씹고 싶은 날이네요.. ㅎㅎ

수다맨 2015-12-03 15:27   좋아요 0 | URL
날씨도 추운데, 따뜻한 국물이 있는 음식이 괜찮지 않을까요 ㅎㅎ
시간이 있으시다면, 연말에 언제 한 번 뵙도록 하지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12-03 15: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죠... 언제든 불러주십시오. 참석하겠습니다.

수다맨 2015-12-03 16:17   좋아요 0 | URL
넵. 연말에 블로그에 댓글 남기겠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