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마 유키오의 문화방위론 - 문화를 지킨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미시마 유키오 지음, 남상욱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3년 4월
평점 :
절판


말년의 미시마는 전후 민주주의가 가져온 소시민적 삶의 양태와, 맑시즘에 내재된 반체제적 메시지를 지양하려 했다. 그는 자본과 국가에 양육된 표준적 인간보다는 악마성과 폭력성을 지닌 초인을 기대했다. 그의 내셔널리즘에는 강하고 야성적인 초인을 바랐던 한 예술가의 열정과 똘끼가 깔려 있다.

댓글(5)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다맨 2015-04-26 0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시마는 전후의 일본 시민들이 평화주의와 경제붐을 받아들이면서 개성과 야성을 잃은, 그저 시장에 전시될 뿐인 존재들에 지나지 않게 되었다는 생각을 가졌던 것 같다. 또한, 일본의 전통과 역사를 부정하려는 맑시즘적 움직임에도 그는 반감을 가졌던 듯싶다. 결국 그가 이르게 되는 주장은 문화적 천황 중심주의로, 여기에는 일본의 국체를 지키려는 전략과 (전시 때처럼) 일본인의 정신무장을 꾀하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그의 주장은 (아베 같은 이들이 악용하기 좋을 만치) 가장 악질적이고 반동적인 의미에서의 내셔널리즘과 깊이 결부되어 있다는 약점을 감추기 힘들다. 무엇보다, 야성과 폭력성을 그토록 강조하면서 국가적 체면(이를 천황이라 바꾸어 불러도 좋다)을 지켜야한다는 그의 애초 기획은 상당한 모순을 안고 있다.
어찌 보면 미시마는 일본의 이문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곰곰생각하는발 2015-04-26 12:40   좋아요 0 | URL
미시마 참.... 개성도 강하고 모순적인 인물이기도 하고...
하튼 굉장한 복잡성을 가지고 있어서 관심이 가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이문열은 뭔가 좀 단순한데 미시마를 정의하기는 좀 복잡하다고나 할까요..

수다맨 2015-04-26 14:01   좋아요 0 | URL
확실히 이문열보다는 복합적이면서, 의외로 꼰대적인 기질도 찾아보기 힘든 인물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미시마는 강경 맑시스트(일본 공산당, 전공투 등)들과도 뜨거운 논쟁을 벌였죠. 심지어 도쿄대를 무장 점거한 대학생들에게 단신으로 찾아가 대화를 시도했던 적도 있엇습니다. 그는 맑시즘이라는 사상에는 (그것이 일본의 역사와 전통을 전복한다고 생각해서인지) 생래적인 반감을 갖고 있었지만 당시의 학생 새력들이 보여주고 있던 전위적이고 저돌적인 성향에는 나름의 공감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확실히 우파나 전체주의자로 규정하기 힘든, 그렇다고 탐미적인 작가만으로도 보기 어려운 인물이 바로 미시마가 아닐까 싶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5-04-26 14:28   좋아요 0 | URL
그거시 아마.. 미시마를 독특한 자리에 매김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 양반은 확실히 딱 하나에 규정하기가 애매모호한 구석이 있습니다
하여튼 이 양반도 한번 파고들어 연구할 가치가 있는 분입니다.
가끔 미시마와 히틀러가 비슷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사실 히틀러도 병적 탐미주의를 가지고 있었거든요.
이 양반이 건설하려고 했던 도시는 굉장했죠.
이 프로젝트가 성공했다면 엄청난 영향을 미술계에던져주지 않았을 까싶습니다.
이 양반은 국가`라는 도화지에다 자신이 가지있는 미술관을 스케치했다고나 할가요.미시마도 좀 그런 구석이 있습니다.
독특함.... ㅎㅎㅎ.

수다맨 2015-04-26 16:17   좋아요 0 | URL
히틀러가 원래는 미술학도였다고 하던데 차라리 화구를 붙잡고 좀 더 씨름했더라면 적어도 인류에게 불행을 끼칠 일은 없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달리 말하자면, 미시마 역시 정치보단 문학을 선택한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ㅎㅎ
확실히 정치하는 인간이나 예술을 업으로 삼는 인간은 내면 세계가 아주 병리적인 듯합니다. 이런 병리적인 성격이 타인이나 주변에 피해를 끼칠 때도 있지만, 어느 때는 남들이 상상하기 힘든 아주 독특한 세계를 구축하기도 하지요. 곰곰발님 말씀처럼 이 두 인간은 공통적인 지점이 제법 많아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