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사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28
오에 겐자부로 지음, 박유하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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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자의 해설 없이는 읽기가 어려운 책이다. 어쩌면 오에는, 자기만의 고립된 언어의 섬에 너무 오래 갇혀서 산 듯하다. 소설을 구성하는 두 개의 축(아버지의 익사 이야기, 우나이코가 강간 당한 이야기)은 실체감이 엷고 장황하기까지 하다. 대작가의 만년작이라고 칭송받아 마땅한지 의문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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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5-04-20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그렇군요. 전 아직 안 읽어봐서.... 겐자부로가 그렇게 난해한 작가는아닌데 이 책은 그런가 봅니다.

수다맨 2015-04-20 13:14   좋아요 0 | URL
사실 개별 문장이 어렵게 쓰였다기보다는 작가의 서술이 일관되지 못하고, 서사를 조율하는 능력을 과거만큼 발휘하지 못하기에 이 책이 어렵게 읽혔던 듯합니다. 굳이 말하자면. 작가 자신이 어떤 폐쇄된 세계에 틀어박혀 혼자 중얼중얼하고 있다고 해얄까요.
예컨대 ˝만엔원년의 풋볼˝이나 ˝개인적 체험˝, ˝인생의 친척˝ 같은 소설은 분명 작가 특유의 난해한 표현이 있기는 하지만 그 서사나 짜임, 주제는 실로 명확하죠. 하지만 이 작가도 이제 나이를 많이 먹은지라ㅡ우리 나이로 벌써 81세군요ㅡ 그냥 펜 가는 대로 소설을 쓰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사실 오에의 소설은 노벨상을 받고 난 뒤부터는 긴장이나 에너지가 급격히 떨어져 보이기만 합니다.

오에 2018-08-19 01:16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방금 오에 겐자부로 1시간 30분짜리 익사 관련 인터뷰 보고 왔는데요, 그냥 펜 가는 대로 쓰지는 않은 것 같네요. 자필 초고도 보니까 어마무시하게 퇴고를 거쳤고; 9살 무렵부터 아버지의 사인에 대해 상상했었고 데뷔 15년차부터 이 소설을 미리 계획하고 있었다는데 흠... 그 인터뷰 보고 사볼까 해서 알라딘 와봤는데 평가 올리신 거 보고 댓글 달아봅니다, 그냥 읽지 말까 ..ㅋㅋ

수다맨 2018-08-19 09:12   좋아요 0 | URL
저도 오에의 애독자이고 그의 창작 활동과 문학 세계에 여전히 외경심을 품은 독자들 중 하나입니다. 다만 ˝익사˝는 오에의 저력이 작품 상에서는 충분히 발휘되지 않은, 범작 수준의 소설이라고 판단하기에 낮은 평점을 주었던 겁니다. 실제로 읽어 보시면 알겠지만 소설의 중심축을 이루는 두 개의 이야기들(익사한 아버지의 생애를 문학적으로 복원하려는 시도, 큰아버지에게 강간을 당한 우나이코가 자신을 구원하려는 과정)이 유기적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데다가 좀처럼 저에게 실체감을 주지는 않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