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지나간다
편혜영 지음 / 창비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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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혜영 소설은 공학적이다. 문장과 구성은 한 치의 빈틈이 없다. 일상에 잠복한 불안과 공허를 잡아내는 공력도 높다. 헌데 그녀의 소설에는 현실의 인간이 없다. 작가가 계산하고 고안한, 레고 블록같은 인종들만 있다. 작가는 영리하게 작품을 쓰나 그 영리함은 완벽한 공학을 만드는 데만 바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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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4-08-23 14: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계산하고 글을 쓸 때의 단점 아니겠습니까.... 편혜영 스타일을 만드는 것까지는 좋은 그 스타일이 그닥 좋아보이지 않으니 문제죠. 그러니 항상 카프카 흉내 내다가 좆되는 경우 아니겠습니까...

수다맨 2014-08-23 15:44   좋아요 0 | URL
아무래도 에밀 졸라의 "제르미날"을 읽고 난 뒤 이 책을 읽어서 그런지 제가 다소 야박하게 평가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ㅎㅎ
저는 ㅡ부코스키 같은 별종이 아니라면ㅡ작가가 소설을 쓸 때 나름의 전략과 계산은 있어야한다고 봅니다. 다만 그것이 표나게 두드러져서는 곤란하다 봅니다. 제가 보기에 편혜영은 분명 역량과 솜씨를 갖춘 작갑니다. 그런데 그녀의 소설을 읽다 보면 현실의 인간은 잘 보이지 않고 그녀가 짜맞춘 '편혜영 랜드'의 기계적이고 패턴화된 인간들이 아무래도 우세종을 이루게 됩니다. 제가 그녀의 소설을 앞서 공학이라 말했는데, 자기만의 스타일로 웰메이드를 만드는 데에는 능하나, 이것은 내구성은 좋지만 한편으로 정형화된 완제품을 만드는 능력에 좀 더 가깝다 봅니다. 이것을 덕목이자 재주라 보는 사람도 있겠습니다만 저는 사실 오늘날 소설이 이처럼 전략에만 치우친 글쓰기로 가는 모습이 그닥 바람직하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저 역시 '카프카 흉내내다가 좆 된다'는 곰곰발님 말씀을 자꾸만 곱씹게 되네요.

소녀N 2014-09-01 15: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랑시에르의 어떤 책을 근거로 들던가요?

수다맨 2014-09-01 15:37   좋아요 0 | URL
예전에 올렸던 진은영의 책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랑시에르의 "감성의 분할"이라는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