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의 제왕
이장욱 지음 / 창비 / 201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장욱은 윤대녕보다도 더 늦게온 한국의 하루키 같다. 몽환적인 색채를 자아내는 문장이나 남녀 간의 치정을 아련하게 다루는 모습이, 내게는 감상적 궁상으로 읽혀진다. 청년에서 더 이상 성숙하지 못한 장년이 쓰는 글이란, 애틋한 감성이 녹아 있을지는 몰라도 그만큼 허영과 감상이 버무려진 거다

댓글(5)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다맨 2014-08-02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안한 얘기지만 김연수와 이장욱은 정신적 성장이 스무 살(높이 잡아야 스물네다섯)에서 딱 멈춘 것 같다. 마흔살 후반대인 분들이 스무살 감성으로 살다 보면 -어느 정도 좋은 면도 있겠지만- 감상적 궁상에 빠진다. 다소 극언하면, 지식의 많고 깊음도 이 궁상을 극복하지 못한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8-03 09:16   좋아요 0 | URL
수다맨 님은 알라딘계의 박평식입니다. 지금보다 더 야박한 별점 체크를 하면 박평식을 능가할 거입니다.


제가 봐도 이장욱은 사실 읽은 게 별로 없어서 모르겠고, 김연수는 순두부 감성으로 여심을 자극하는 거 같습니다. 참... 촌철살인 같은 수다맨 님의 100자평을 모아 따로 페이퍼 하나 만들어도 되겠습니까. 재미있는 구절이 많습니다.

수다맨 2014-08-03 16:59   좋아요 0 | URL
ㅎㅎ 벌써 만드셨군요. 곰곰발님 같은 인기 블로거님께서 제 보잘것없는 글을 모아주시니 참 머쓱하네요 ㅎㅎ
김연수, 이장욱 같은 분들 소설을 읽고 나면 마루야마 겐지 상의 주옥같은(!) 문장이 떠오르더군요. "소설가의 각오" 215쪽에 나오는 문장입니다.
"어린애도 아니면서 여자한테 그렇게까지 빠질 수 있다니, 정상이 아니다. 그런 남자들은 야릇한 미학을 주장하면서 여자를 거울로 취급한다. 그런 남자들은 '사랑' 운운하면서 여자 본래의 모습을 보려 하지 않는다. 결국 여자를 바보 취급하는 것이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8-04 12:07   좋아요 0 | URL
이 알라딘 세계가 이미 말랑말랑한 순두부가 되었습니다.
그나저나 겐지 옹..ㅋㅋㅋㅋ 소설가의 각오에 그런 문장이 나오는군요.
읽긴 읽었으나 기억은 안 나네요.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청춘 사랑은 그렇다고 쳐도 어느 정도 나이 들면 그런 건 좀 집착이 아닐가 싶습니다.

수다맨 2014-08-04 23:13   좋아요 0 | URL
문제는 이런 작가들이ㅡ단순히 치정에 관한 사안뿐만 아니라ㅡ세상을 이십대 감성으로만 이해하고 파악하려고 한다는 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때문에 학식의 깊음이나 소설적 기교는 잘 보여도, 성숙한 인간의 시선이라 할 만한 게 잘 보이지 않죠. 저는 이들의 소설이 손쉽게 사회를, 타인을 낭만화하거나 추상화해버리는 우를 범하고 있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