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교실
손창섭 지음 / 예옥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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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언컨대, 소설이란 이런 것이다. 좋은 소설이란 당대성과 보편성은 물론이거니와 인간에 대한 폭깊은 이해와 속악한 세속을 꿰뚫는 시각, 그럼에도 쉽게 포기할 수 없는 한줄기 희망을 가지고 있다. 손창섭은 당대의 미쳐돌아가는 성풍속과 군부정권 치하의 타락한 현실을 현미경처럼 들여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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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맨 2014-03-15 1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군말을 보태자면, 이 소설의 품격과 가치는 오늘날 소설들과 비교해 봐도 전혀 떨어지지 않으며, 오히려 그 이상의 광휘를 뿜어내고 있다. 감히 말하자면, 나는 이 소설과 맞먹는 한국의 리얼리즘 소설을 본 적이 거의 없다. 이 소설에서 손창섭은 "죄와 벌"의 도스토예프스키에 비견된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3-16 0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후, 읽으셨군요. 손창섭은 단편과 장편 모두를 섭렵한 전무후무한 괴물이 아닐까 싶습니다. 내가 이 사람 소설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시대를 미리 내다보는 당대성은 마치 신들린 무당 같습니다. 한국 문단이 민족 노선에 빠져서 고은 같은 이를 대표 작가라고 숭배해서 그렇지 손창섭을 따를 자는 아무도 없습니다.

수다맨 2014-03-16 11:29   좋아요 0 | URL
예전에는 손창섭을 한국의 훌륭한 작가 중 한 명으로 생각했지만, "인간교실"까지 읽고 나니 그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아무래도 곰곰발님 말씀처럼 손창섭이 한국 근대문학사를 빛내는 최고의 작가인 것 같습니다.
아, 이 소설 읽고 나니 서양의 위대한 고전을 한 편 읽고 난 기분이 드네요. 흔히 손창섭이 신문에 쓴 연재소설들은 통속소설이라 평가절하되곤 하던데, 이건 뭐 요즘 장편이랑 비교해 봐도 '클라스' 자체가 다릅니다. 인간과 시대를 외부자로서 그린다는 것, 이것을 이 작가만큼 해낸 사람을 앞으로 보기 힘들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