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고통 이후 오퍼스 10
수잔 손택 지음, 이재원 옮김 / 이후 / 2004년 1월
평점 :
품절


내가 보기에 손택은 사르트르의 후예이다. 손택은 사진의 재현적 성격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한편으로 사진과 현실의 엄청난 간극을 지적한다. 또, 연민이라는, 시들해지거나 잊히기 쉬운 감정에 빠지지 말고, 보다 복합적인 감정을 가지고 폭압에 반대하는 행동에 나설 것을 독자에게 강력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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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맨 2014-02-18 0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고로 뒤표지에 쓰인 진중권의 표사는 책 내용과 다소 어긋나 보인다. 진중권은 손택의 글이 뜻하는 바를 '타인의 고통에 대한 연민'정도로 생각하는 듯한데, 내가 보기에 손택은 연민 이상의 복합적 감정ㅡ여기에 분노와 경멸, 반감과 증오와 같은 감정이 뒤섞이는 것은 물론이다ㅡ을 가지기를 독자에게 권고하고 있다. 저자는 연민이라는 감정이 손쉽게 잊히고, 증발되기 쉬운 감정이라는 점을 책 곳곳에서 드러내고 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2-18 0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수잔 손택 팬입니다. 옛 여자친구가 손택을 워낙 좋아해서 대부분 다 읽었는데 아 이거 헤어지고 나니 제 서재에는 손택 책이 없어요. 이 참에 얿는 그녀 책 짬짬이 모아야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손택은 철학적 에세이를 가장 탁월하게, 아름답게 쓴 작가'입니다.

수다맨 2014-02-18 08:59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저는 손택 글을 단편적으로만 접하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단행본을 읽었는데 느낌이 굉장히 좋습니다. 다른 책도 찾아서 읽어봐야겠습니다.
행동하는 모습(앙가주망)을 보면 사르트르를 닮아 있고, 글의 냄새는 다소 부드럽고 지적인 오웰 같다고 해야 할까요. 무엇보다 연민이라는 감정의 본질을 제대로 짚어내는 지점에서 감탄했습니다. 또 사진의 이중적 성격(가장 사실적이고 저널적인 재현의 장르이나 얼마든지 조작하고 가공할 수 있으며, 이것이 오히려 현실과의 간격을 넓힐 수 있다)을 드러내는 부분도 훌륭했고요. 알기 쉬운 문장을 쓰면서도 철학적 향훈과 사회적 통찰을 동시에 보여주는 힘이 대단한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