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읍내 - 제1회 고루살이문학상 수상작
최용탁 지음 / 삶창(삶이보이는창) / 2010년 9월
평점 :
품절


이문구-성석제 이후로 풍자에 능한 작가를 만났다. 농사를 짓는다고 하는 저자는 오늘날 막장과 퇴폐로 치닫는 농촌의 현실과, 도시인들 못지 않게 음험해지는 시골인의 외양을 능란한 문장으로 잡아낸다. 날로 여성스러워지는 소설의 시류와는 다르게, 자간과 행간에서 수컷의 비린내가 물씬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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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4-02-02 1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최용탁이란 이름은 처음 듣는군요. 성석제와 이문구를 섞었다니 기대가 되는군요. 이문구의 풍경과 성석제의 저잣거리 입말이 잘 섞이면 정말 구수하고 좋죠...

수다맨 2014-02-02 22:43   좋아요 0 | URL
사실 그 두 사람에 비하면 입심이나 글발이 약해 보이긴 합니다. 하지만 이런 류의 소설을 참으로 간만에 만나니 반갑네요 ㅎㅎㅎ 도회적인 소설, 여성스러운 소설, 모던한 소설이 대세인 시대에 능청과 흙내를 머금은, 리얼리즘 소설의 저력을 오랜만에 느꼈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2-02 23:03   좋아요 0 | URL
김소진 소설도 좋습니다. 정말 잘난 척하는 모던 취향에 질려서 가끔 김소진 소설 읽으면 아.... 무척 감동하게 되거든요. 요즘 소설가들 너무 겉멋만 잔뜩 들었어요.

수다맨 2014-02-03 01:14   좋아요 0 | URL
겉멋이 곧 세련이자 모던의 일면으로 취급하는 시대니까요 ㅎㅎ 독자 다수도 그것을 원하는 듯하구요.
저 개인적으로 90년대 소설의 두 거봉은 (신경숙 공지영 전경린 김영하 류가 아니라) 김소진과 장정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소진의 저 지독한 순우리말 문장과, 집요할 만치로 그려내는 저 '밥풀떼기'들의 세계는 확실히 애잔하고 인상 깊죠. 저는 초기작인 "열린 사회와 그 적들" 보다는 "장석조네 사람들"연작과 "눈사람 속의 검은 항아리" 소설집이 참 좋더라구요. 삶의 지린내와 비린내를 녹여내는 소설이 바로 그런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창고지기 2015-01-16 1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소진이 그렇게 일찍 죽을줄이야 누가 알았겠습니까? 그리고 최용탁은 눈여겨 볼만한 작가 같습니다. 즐거운 읍내를 읽고 최용탁의 다른 책들을 찾아 읽었습니다. 이 작가 현대사에 대해 할 얘기가 많은 작가 같습니다. 한국 현대사에는 기록하지 못한 비극적인 이야기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아마도 문학으로 복원해야겠죠. 저는 최용탁이 문학으로 한국 현대사의 숨은 이야기를 복원할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수다맨 2015-01-17 10:01   좋아요 0 | URL
저는 최용탁이라는 작가의 단편ㅡ미궁의 눈이라는 책으로 기억합니다만ㅡ즐거운 읍내만큼 재밌게 읽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이문구는 단편에서 출중한 역량을 보여준 듯한데, 이시백과 최용탁은 아무래도 장편에서 자신의 저력을 입증하는 작가군 같습니다. 그리고 한국 현대사의 숨은 이야기를 복원하는 작업도 중요하겠지만, 그보다는 지금 자신이 발 디딘 공간에의 누적된 모순을 정면 응시하는 태도가 좀 더 중요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 ˝즐거운 읍내˝는 확실히 그러한 `정면 응시`가 살아있는 장편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