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엔원년의 풋볼
오에 겐자부로 지음, 박유하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반값이라면 이 책은 무조건 질러야 한다. 관념적 색채가 나면서도 압도적인 사실감을 보여주는 문장, 역사와 신화가 긴밀히 연결된 공간을 만들어내는 독특한 상상력, 인간의 심연을 샅샅이 훑는 치밀한 시선이 이 작가의 내공을 짐작케 해준다. 내 생각에 이 소설에 필적할만한 일본소설은,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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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3-12-20 05: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죠. 저도 이 책을 오들오들 떨면서 도서관에서 읽은 기억이 납니다.
매우 강렬했던 자품이었습니다.

수다맨 2013-12-20 05:13   좋아요 0 | URL
저는 사실 굉장히 오래된 번역본(94년 한뜻출판사 판본)으로 이 책을 읽었습니다. 부실한 문장이 곳곳에 눈에 띄었음에도 너무나 놀라면서 읽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네요.
오에 겐자부로 옹을 보면 뭐랄까, 신기합니다. 인자한 옆집 어르신처럼 생긴 분이 굉장히 잔혹하고, 때로는 외설적 문장을 거침없이(!) 쓰더라구요 ㅎㅎ 그리고 이런 소설 읽고 나면 하루키나 김연수 소설 싱거워서 못 읽겠더라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12-20 06:38   좋아요 0 | URL
이 소설 보면 정말 좀 기괴한 면이 있어요. 오에는 이 장면을 집요하게 , 센닌바리처럼 ( 센닌바리가 알고보니 우리가 흔히 말하는 세면발이더군요. 아마 발음이 비슷해서 그들 세계에서는 센닌바리'라고 하는 듯.... 아니면 김신용이 잘못 알고 있거나말아죠.. ) 파고드는 습성이 있습니다. 왜 자살할 때 항문에다가 똥물 흐르지 말라고 틀어막는 부분 있잖아요. 살 떨림..

수다맨 2013-12-20 08:51   좋아요 0 | URL
네, 주인공 미쓰마부로의 친구가 항문에 오이를 쑤셔박고 목을 매다는 장면이 있습니다.
그 외에도 기괴한 장면이 많았지요. 이를테면 울지도 웃지도 못하는 장애아를 묘사하는 장면이나, 다카시(미쓰사부로의 동생)가 벌거벗은 채 폭설이 쏟아지는 와중에 기예를 부리듯 몸을 단련하는 장면, 진이라는 폭식녀의 외모와 식성을 그려내는 부분, 절에 그려진 지옥도라는 그림을 상세하게 소묘하는 대목이 퍽이나 인상적이지요.
문장에 정말로 광기가 넘치는 작가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