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제9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박민정 외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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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이상문학상 수상집이후로 한책에 실렸던 모든작품들이 좋았던 경우는 이번이 두번째다. 실험적인 스타일을 자랑하건, 디테일의 무게감을 강조하건 인물의 ‘닫힌내부‘를 조망하면서도 타자라는 이름의 ‘열린외부‘에도 집중하는 작품들이 많다. 젊음이라는 수식어에 걸맞은 글들의 광도가 눈부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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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맨 2018-04-03 15: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각 소설들에 대해서 거칠고 짤막한 주관적인 평을 달자면 다음과 같다
ㅡ 박민정 ‘세실, 주희‘: 좀 더 지적이고 젠더적인 21세기의 임철우
ㅡ 임성순 ‘회랑을 배회하는 양떼와 그 포식자들‘: 지적 사기와 포장술과 돈지랄로 얼룩진 현대 예술의 내장
ㅡ 임현 ‘그들의 이해관계‘: 대의보다는 일리一理에 더 빚지고 있는 듯한 오늘의 윤리 의식
ㅡ 정영수 ‘더 인간적인 말‘: 현실적 사건 앞에 서면 무력하고 초라해지는 지적/논리적 언어들
ㅡ 김세희 ‘가만한 나날‘: 가치 생산의 노력이 기호 양산의 헛수고로 변질되는 순간
ㅡ 최정나 ‘가만한 나날‘: 가족이라는 이름의 끔찍하고 구린내 나는 공동체
ㅡ 박상영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와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 날것의 문장으로 그려낸 성소수자들의 ‘진짜‘ 현실

기적인데요! 2018-04-05 0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님의 글을 자주 챙겨봅니다만, 우리나라 문학, 더욱이 수상작품에 이렇게 상찬을 하시다니... 구매안할 수가 없겠네요.

p.s. 이번이 두번째면 첫번째는 책 제목이 어떻게 되나요?

수다맨 2018-04-05 10:15   좋아요 0 | URL
제 1회 이상문학상 수상집으로 대상작은 김승옥의 ‘서울의 달빛 0장‘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대상 수상작보다도 우수상 수상작들(조세희의 ‘난쏘공‘, 윤흥길의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 등)이 더 낫다는 생각이 들기는 합니다만 그럼에도 선정 작품들 밀도와 무게감이 아주 높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다만 이 책은 너무도 오래전에 출간된 것이어서 지금 시중에서 구하기는 어려울 듯합니다.

十年寒窓 2018-04-05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군요. 두번째라 하셔서, 1회 이상문학상과 2018 젊은 작가상 사이에 경우 하나가 더 있는 줄 알았습니다. 아무튼, 감사합니다. 님이 인정하는 수상작품집이라니 상당히 기대가 되네요.

수다맨 2018-04-05 11:28   좋아요 0 | URL
제가 인정한다고 해서 다른 분들도 좋아하실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ㅎㅎㅎㅎ 어쨌거나 근년에 읽었던 수상 작품집들 중에선 가장 월등한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2018-04-05 12: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4-05 13: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지상의양식 2018-04-27 0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 지난번에 한번 댓글 단 이후 꾸준히 이 페이지를 방문하고 있는 팬(?)입니다 ㅎㅎㅎ 최근 젊은작가상 작품집은 실망스러운 작품이 많아 올해는 패스하려고 했는데...........무조건 사서 읽어야겠네요ㅋㅋㅋㅋ 수다맨님 혹시 김애란 ‘바깥은 여름‘은 어떻게 보셨는지 조심스럽게 의견 여쭈어도 될까요?????

수다맨 2018-04-27 10:03   좋아요 1 | URL
어디선가 ˝입동˝과 ˝침묵의 미래˝라는 단편만 우연히 읽어본 적이 있고 그 소설집 전체를 통독한 적은 없습니다.
그렇기에 김애란에 대한 저의 인상 비평을 말하자면 ‘시류성과 사회성을 담아내는 모범적인 단편을 쓰는 솜씨‘는 젊은 작가들 중에서 가히 일류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저는 김애란의 소설을 어디까지나 ‘솜씨의 차원‘에서만 괜찮게 읽은 경우가 많을 뿐 ‘전율적 경지‘에 도달할 만큼의 작가적 저력을 느꼈던 적은 그다지 없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김애란이 ‘괜찮은 작가‘인지, ‘좋은 작가‘인지 묻는다면 저는 그렇다고 답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 이가 위대한 반열에 들만한 작가냐고 묻는다면 저는 답변을 주저할 것입니다.
김애란이 특정 작품 내에서 인물/주제/서사를 세공하는 솜씨는 분명히 탁발한 부분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김애란이 우리 삶의 균열적인 부분, 모순적인 지점, 부조리적 측면들을 집중적/저돌적으로 분석하기보다는 때때로 평론가들이 좋아할 만한 웰메이드 소설을 창작하는 데 좀 더 중점을 둔다는, 이를테면 문창과 소설의 최고 완성본을 만드려는 데만 공력을 들인다는 인상을 받곤 합니다. 극언을 하자면 저는 조세희나 손창섭의 글에서 느꼈던 인간 내면의 밑바닥까지 들여다보려는 불온한 시선과 극한적인 열정을, 김애란의 글에서 보았던 적이 별로 없습니다.

지상의양식 2018-04-27 10: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아, 정말 공감합니다. 좋은 작가지만, 위대한 작가인지는 모르겠다는 말씀도요ㅎㅎㅎ 저는 개인적으로 ‘바깥은 여름‘이 ‘비행운‘에 비해서도 많이 아쉬웠습니다. 그런데 동시대 소설가들도 하나같이 바깥은 여름을 입이 마르도록 칭찬하니 좀 당황스러웠습니다ㅜㅜㅋㅋㅋ 김애란 외에도 김금희 황정은 최은영 김경욱 같은 한국 작가들과 필립 로스나 코맥 매카시, 부코스키, 존 윌리엄스 등등 외국 작가들에 대한 평도 아주 정확하신 것 같아 매번 크게 공감하고 갑니다 ㅎㅎㅎ 응원합니다^^

수다맨 2018-04-27 15:36   좋아요 0 | URL
이곳은 저의 사견을 올려놓는 조촐한 서재일뿐입니다. 이렇게 방문해 주셔서 좋은 말씀 남겨주시니 저 또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