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렬한 사랑
게일 딕슨 지음, 정석광.손정선 옮김 / 비홀드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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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가 친구와 옷을 사러 간다고 합니다. 체크 카드를 챙기며 불안했는지 묻습니다.

“통장에 돈 남았어요?”
“있을 걸?”

엄마는 장난스레 대답합니다.
다시 묻습니다.

“진짜 돈 남아 있지요?”
“그럼~ 엄마가 우리 딸 창피 당할 일 없게 하지.”

설마 부모된 자가 딸이 친구 앞에서 창피 당하게 두겠습니까. 딸과 짧은 이야기를 나누며 문득 하나님과 나의 관계를 다시 떠올려 보게 되었습니다. 하물며 주님께서는 자녀된 우리에게 더 큰 것으로 채워주시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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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렬한 사랑>의 1장부터 10장까지 각 장마다 부어 주시는 은혜가 이렇게 다를 수가 있을까요. 때론 울게도 하시도 때론 뜨겁게도 하시고 더 알아 가게 하시고 더 확신을 갖게 하시니 주의 맹렬한 사랑에 항복하고 나올 수밖에 없는 작은 예배자는 참으로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네, 넘치지 않으려고 욕심내지 않았습니다. 급하게 먹다 체하지 않으려고 속도를 내지 않았습니다. 아는 글자들이고 익숙한 내용들이지만 그 속을 자세히 들여다 보라고 허락된 시간인만큼 주의를 기울여 읽었습니다.

읽어야 할 부분이 많을 땐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것 같았습니다.
남은 부분이 적어질수록 확신과 깨달음은 늘어 가니 이것 또한 은혜입니다. 알아가는 것은 사람이기에 누릴 수 있는 또하나의 기쁨! 알고 싶었던 비밀을 열어 보았을 때, 풀리지 않던 숙제가 해결되었을 때, 안 될 것 같던 일이 눈앞에서 이루어질 때, 이것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더 큰 기쁨을 맞이하게 되실 거예요.

한 걸음 떼기가 어려웠던 아가의 완성된 걸음마처럼 잠시 주저했던 나와 당신의 신앙이라면 이제 다시 힘찬 한 걸음을 시작할 때입니다.

혹시 믿음에 더 충실해지고 싶은 때가 있으셨던가요?
심하게 앓고 난 후라던지, 크게 다툰 후라던지, 엄청난 일을 당한 후라던지.. “OOO 후에” 꼭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을 테지만 일상에서 넘어지고 다친 후에야 주님 앞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은 게 사실입니다.

그럴 땐..
왜 내게 이런 시련을 주시냐고 따져 묻는 이도 있고 무작정 매달려 이 고난에서 날 건져 내라는 이도 있고 뒤돌아 가버리는 이도 있습니다.

그러면..
참 많이 아파하시는 분이 계십니다. 언제나 내 뒤를 지켜 주시고 언제나 내 곁에서 손을 잡아주시고 언제나 내 앞을 예비하시며 맹렬히 사랑하시는 분 말입니다.

지금..
마음 한 부분에 어둠이 드리워졌다면 함께 읽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마음 한 부분에 연약함이 생기셨다면, 더 나아가고 싶은 마음이 일었다면, 함께 읽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의 삶, 어느 순간이라도 <맹렬한 사랑> 열 장의 각 챕터는 충분히 깨닫는 은혜와 따스한 감동의 위로와 확신에 찬 믿음의 걸음을 마주할 시간이 될 테니까요.

우린 예배자이기에 일상 가운데 믿음의 삶을 살도록 늘 도전받습니다. 넘어지고 생채기가 나고 부러지기도 합니다. 잘 아무는가 했는데 깊은 흉터로 남을 때도 있습니다.

걱정없습니다. 그 분은 내 구석구석을 어루만져 치유하시고 사랑으로 채워 주실 테니까요. 오래 전부터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요.

겸손해지되 주의 사랑 앞에서,
부지런하되 주의 사랑 안에서,
선포하고 나아가되 주의 사랑안에서,
나와 당신을 향한 주의 맹렬한 사랑은
어느 한 순간도 변치 않으십니다.

God bless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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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의 즐거움 - 우리가 사랑한 작가들의 매혹적인 걷기의 말들
존 다이어 외 지음, 수지 크립스 엮음, 윤교찬.조애리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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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책방에서 블라인드 북을 안고 왔다.
걷기에 대한 에세이라고.
때가 되어 읽은 책은 기대와 달랐다.

가끔 혼자 여행을 즐기게 된 후로
혼자 걷는 시간의 감동을 알았다.
일상에 그런 날 수가 더해질수록
보이는 것들에 더 집중하고
보이지 않는 것들에 대해 생각을 이어가는 것이
하나의 즐거움이 되어

걷기
산책
사유
쓰기

그러니 저 글자들이 하나라고 여겨지는 이유다.
아직 쓰기엔 솜씨 없는 사람이지만
저것들이 긴밀하게 연결되어 하나로 실현된 책이라고
바쁘게 소개되는 거품들을 걸러낼 줄은 안다.

서른 네명의 작가가 길 위에서 쓴
사유와 감성의 문장들로 풍성한 책 여기.
<걷기의 즐거움>
깊은 책들은 소개하는 글부터 천천히..
그 깊은 맛은 부디 천천히..

/

낮이라면 바다를 보며 걷기에 좋은 길입니다. 이 밤엔 보이는 것 대신 소리를 택한 바다이니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무서운 생각이 들거든 너무 길 끝으로 걷지 않으시길요. 그러고 보니 미처 보름달이 되지 못한 저 달은 좋게 보려고 해도 어딘지 애처롭습니다. 완성되지 않은 채로 애쓰고 있는 모습이 어딘지 닮은 이들이 떠오르거든요. 꽃잎 없는 길이라도 걸음을 뗀 보통의 사람 말입니다. 아, 하얀 등대에 도착하셨군요. 놀라지 마세요. 그 등대는 불빛을 품고 있지 않으니까요. 등대 끝을 올려다 보면 아까 본 달, 그러니까 미처 보름달이 되지 못한 그 달이 등대 곁에서 애쓰고 있는 게 보이실 거예요.

자, 잠시 멈춘 걸음 뒤로 온기가 느껴지시나요? 등대를 돕는 달의 온기를 말하는 게 아닙니다. 사람과 사람의 온기입니다. 보통의 사람들. 이제 그들은 혼자가 아니게 되었습니다. (나의 걷기 중)

/

엮은이의 말을 빌려 봅니다.

걷는다는 것은 분명 한곳을 떠나 이동한다는 것을 의미 하는 것이기에, 일상적인 것에서 벗어난다는 가능성이 잠재해 있다 (p.14)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는 시간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어떠한 가능성도 일어날 수 있습니다.
혼자라면 더욱 의미있는 걸음이
당신의 산책을,
당신의 사색을,
당신의 또다른 일상을,
충만하게 채울 수 있는 시작이 되길 소망합니다.

이 가을 ‘걷기’를 시작한 당신이라면
<걷기의 즐거움> 함께 읽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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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지거리
야마시타 히로카 지음, 박우주 옮김 / 달로와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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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감이 좋지 않은 단어 ‘욕지거리’,
책상에 (혹은 식탁에) 엎드린 표지의 그림
소설의 분위기를 짐작해 보기에 충분하다.
무엇인지 꽤 답답해 보여.

“내가 쓰는 소설은 반드시 끝을 맞이하고
좋게든 나쁘게든 결말이 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끝없이 이어지는 것이다.”

작가의 말인가 싶었는데 등장 인물의 말이었다.
해피엔딩이든 새드 엔딩이든 열린 결말이든,
소설은 작가가 의도한 대로 마무리 지으면 되잖아.
그렇담 우리는 각자의 삶에 주인공이고 작가인 셈인데
원하는 모양의 결말로 지어낼 순 없을까.

아.. 삶은 끝을 알 수 없는 거지.
지레 짐작으로 결말을 낼 수는 없는 거지.
그래서일까.
‘끝없이 이어지는 것’이라는 문장이 맘에 걸린다.
저자가 보여 줄 현실은 대체 어떠하길래.
.
.

유교적 가치관이 깊게 뿌리 잡은 세대와 살아 본 사람이라면 <욕지거리>의 줄거리를 보고, (특히나 키이짱과 할망구의 관계를 보고) 크게 분을 토하는 분들이 있을 듯 싶다. 더군다나 소설 속 사건은 꽤나 현실적인 데다 꾸밈 없고 과장 없는 그대로의 문체로 이야기를 들려 주고 있으니 높은 개연성으로 실감나게 읽히는 장편 소설이면서 가독성까지 좋은 글이다.

쓰레기같은 인간(아빠)과 유연한 인간(키이짱), 선의를 이용하는 인간(할망구)과 빈틈을 보이고 싶지 않은 인간(유메). 한 유형과 마주친다 해도 지칠만한 일상인데 한 데 모여 사는 가족이라니 절로 한숨이다.

지긋지긋한 현실을 살아내기 위해서라면 욕지거리를 해서라도 버텨야 하는 그녀. 하지만 내뱉으면 내뱉을수록 초라해지고 아픈 건 당사자란 걸 유메는 이미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유메는 사랑받을 수 없는 존재일까.

답답한 현실의 한 장면을 서술하며 소설은 끝이 난다. 독자들의 호불호가 여기서 갈릴 듯 하다. 시원스럽지 않은 결말인데다 지독하게 현실적인 장면은 유메에게 탈출구를 열어 주고 싶은 심정까지 들더란. 그러면 우리 이렇게 답답한 채로 책을 덮을 것인가.

감동적이거나 작은 깨달음을 주는 일련의 소설들과는 조금 다른 분위기의 <욕지거리> 답답한 현실을 공유하고자 이 소설을 적진 않았을 테다. 굳이 무언가 독자로서 해야할 일을 적는다면..

“우리는 네모 바퀴로 굴러가는 가족이었다.”(p.87) 네모 바퀴로는 굴러갈 수 없다. 애써도 보이지 않는 탈출구를 향한 인물들의 안타까운 현실을 역설적으로 표현한 문장은 소설을 끝낸 후에도 오래도록 남았다. 그래서 짧은 소견으로 유메에게 전하고픈 말 이거. 누군가에게 사랑받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그 이전에 자신을 먼저 사랑할 것. 주변 인물과 환경은 탓한다고 변할 것이 아니니 스스로 변화를 추구할 것. 살다 보면 살아지는 게 또 인생이니까.

일본의 저명한 문학상 아쿠타가와상 후보작에 오른 <욕지거리> 개연성 높은 서술과 묘사가 참 인상적인 소설이다. 혹은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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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그늘 웅진 모두의 그림책 54
조오 지음 / 웅진주니어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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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그림책.
초록초록 표지는 이미 기분 좋음이었고
온전히 그림만으로 전하려는 이야기가 몹시 궁금해
아이들이 오기 전에 열어 봤다.
허허허..
이렇게 귀여움 충만한 그림책이라니~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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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였던 공간에서 너른 공간으로 나온 까마귀는 예상치 못한 순간들을 맞닥뜨렸어요. 이를 테면 아끼던 나무가 고양이의 공격을 받는다든지, 폭우 때문에 나무가 물에 잠긴다든지 말이에요. 거기다 잘 자란 나무의 뿌리 때문에 집이 부서지는 일까지요. 그래도 다행인 건 까마귀는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이었습니다. 나의 그늘은 너의 그늘이 되었고 우리의 그늘이 되었고 다행인 결말을 보여주었습니다.

세 친구들의 의견처럼 힘을 모으면 뭐든 할 수 있고, 어려운 순간을 잘 이겨내면 멋진 결과가 생길 수도 있어요. 고양이와 새가 어우러지는 편견 없는 세상을 만날 수도 있고요. 작가가 그림책을 만들 땐 분명 의도한 바가 있겠지만 어떤 이들이 읽느냐에 따라 해석이 달라지잖아요. 또는 같은 이가 처한 상황과 환경이 다를 때 읽으면 이전과 다른 관점으로 읽혀지기도 하고요. 그래서 우린 때가 되면 그림책 하나씩 품게 되나 봐요.

그림책의 사이즈에 비해 등장 인물들은 사이즈가 작습니다. 그렇지만 작가가 선택한 구도 덕분에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누군가 이야기를 들려 주는 듯 굉장한 집중력을 이끌어 내는 효과를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아이든 어른이든 <나의 그늘>에 단단히 빠져드실 거예요.

또하나!
조오 작가의 이전 그림책, <나의 구석>을 먼저 읽고 <나의 그늘>을 만난 독자라면 까마귀가 성장해 가는 모습을 더 따뜻한 시선으로 감상할 수 있으실 것 같아요. 까마귀는 자기만의 구석에서 바깥 세상과 소통하며 새로운 세상을 만나고 경험을 했으니 이전보다 더 단단해지고 더 다행스럽게 살아갈 수 있겠죠?

아이들과 나눌 그림책을 찾으신다면 여기 조오 작가의 책은 어떠실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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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넘기는 그림책은 빨라요.
두 번째 넘기는 그림책은 조금 느려지고
세 번째 넘기는 그림책이라면
시간을 먼저 보내야 할 지도 몰라요.

“세상에 그림과 이야기가 있어 다행이라 생각했기에,
제 그림도 누군가에게 다행인 것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조오 작가의 마음이 당신에게도 부디 따뜻하게,
다행(多幸)으로 다가갈 수 있기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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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나부터 챙기기로 했다 - 자아존중감을 높이고 나만의 경계를 찾는 법 알고십대 4
노윤호 지음, 율라 그림 / 풀빛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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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짐작해 본 내용은 사춘기를 보내고 있는 딸에게 건네 주고 싶은 책일 듯 싶었습니다. 한 챕터를 읽고 다음으로 넘어가면 넘어갈수록 마음이 무거워졌어요. 아이들.. 어떻게 키워야 할까요. 어떻게 해야 10대 시절을 잘 보냈다 얘기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을까요. 피해 학생과 가해 학생으로 나뉘는 불편한 관계없이, 내 것과 네 것의 존중을 알게 하고, 날 챙기고 아끼고 사랑하게 하는 방법을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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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 112
내가 처한 상황이 진짜 신경써야 할 정도인지
한 번 객관화해보면 어떨까요? 타인이 보는 나에 대해
과하게 집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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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기에는 알게 모르게 통과 의례를 거쳐야 할 구간이 있어요. 우리는 그 구간을 ‘사춘기’라 부르지요. 이 시기에 들어선 친구들은 하루 아침에 큰 변화가 일어요. 장난스럽게 나누던 대화는 감정 표현이 1도 안 느껴지는 무뚝뚝한 말투로 단절이 되고, 좋은 날이면 함께 나가 계절을 느끼고 사진도 찍던 일상이 혼자 방에 머무는 시간으로 바꾸어 버리지요. 평소엔 웃고 넘기던 일에 크게 화를 내고 거친 말을 하기도 하고요.

물론 아이들이 자라는 시기에 발생하는 자연스런 단계란 걸 부모는 알지만 갑작스런 변화는 부모에게도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게 참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다행스럽게도 <이제 나부터 챙기기로 했다>를 읽으며 이 책은 사춘기를 겪는 아이들이나 학교 폭력에 힘든 시기를 겪은 아이들, 요동치는 감정에 중심이 흔들리는 아이들에게는 도움이 될 만하겠구나 싶었습니다. 특히나 성에 관련된 이야기는 아이들이 먼저 묻기도 어려운 게 사실일 텐데요. 책에서 잘 다뤄 주고 있으니 다행이다 싶습니다.

저자는 상담을 통해 만난 아이들의 상황을 먼저 이야기 해주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 역시 충분히 겪을 수 있는 일이지요. 상황에 따른 저자의 전문가적 조언은 다행스럽게도 아이들이 이해하기 쉬운 말로 덧붙여져 있습니다. 더군다나 문장을 읽을 때 느껴지는 어조와 말투는 (너희를) 이해하고 응원한다는 듯 부드럽고 천천히, 또 자극적이지 않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책을 읽은 후에도 한 편으로는 여전히 무거운 맘이 남아 있지만,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혹은 부모에게 건네줄 책을 한 권쯤 알게 되었다는 건 참 다행스런 일이지 싶습니다. 본심이 나쁜 친구는 없잖아요. 처음부터 상처 받은 아이도 없을 테고요. 지혜롭게 모든 상황을 대처하는 친구는 더 찾기 힘든 일이고요. 부모와 선생님과 그 외 어른들이 관심을 조금 더 기울이고, 조금 더 이른 대처를 해준다면 아픈 아이들의 수는 충분히 줄어들지 않을까요. 이런 기대가 통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좋은 책 정보 공유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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