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의 즐거움 - 우리가 사랑한 작가들의 매혹적인 걷기의 말들
존 다이어 외 지음, 수지 크립스 엮음, 윤교찬.조애리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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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책방에서 블라인드 북을 안고 왔다.
걷기에 대한 에세이라고.
때가 되어 읽은 책은 기대와 달랐다.

가끔 혼자 여행을 즐기게 된 후로
혼자 걷는 시간의 감동을 알았다.
일상에 그런 날 수가 더해질수록
보이는 것들에 더 집중하고
보이지 않는 것들에 대해 생각을 이어가는 것이
하나의 즐거움이 되어

걷기
산책
사유
쓰기

그러니 저 글자들이 하나라고 여겨지는 이유다.
아직 쓰기엔 솜씨 없는 사람이지만
저것들이 긴밀하게 연결되어 하나로 실현된 책이라고
바쁘게 소개되는 거품들을 걸러낼 줄은 안다.

서른 네명의 작가가 길 위에서 쓴
사유와 감성의 문장들로 풍성한 책 여기.
<걷기의 즐거움>
깊은 책들은 소개하는 글부터 천천히..
그 깊은 맛은 부디 천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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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이라면 바다를 보며 걷기에 좋은 길입니다. 이 밤엔 보이는 것 대신 소리를 택한 바다이니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무서운 생각이 들거든 너무 길 끝으로 걷지 않으시길요. 그러고 보니 미처 보름달이 되지 못한 저 달은 좋게 보려고 해도 어딘지 애처롭습니다. 완성되지 않은 채로 애쓰고 있는 모습이 어딘지 닮은 이들이 떠오르거든요. 꽃잎 없는 길이라도 걸음을 뗀 보통의 사람 말입니다. 아, 하얀 등대에 도착하셨군요. 놀라지 마세요. 그 등대는 불빛을 품고 있지 않으니까요. 등대 끝을 올려다 보면 아까 본 달, 그러니까 미처 보름달이 되지 못한 그 달이 등대 곁에서 애쓰고 있는 게 보이실 거예요.

자, 잠시 멈춘 걸음 뒤로 온기가 느껴지시나요? 등대를 돕는 달의 온기를 말하는 게 아닙니다. 사람과 사람의 온기입니다. 보통의 사람들. 이제 그들은 혼자가 아니게 되었습니다. (나의 걷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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엮은이의 말을 빌려 봅니다.

걷는다는 것은 분명 한곳을 떠나 이동한다는 것을 의미 하는 것이기에, 일상적인 것에서 벗어난다는 가능성이 잠재해 있다 (p.14)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는 시간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어떠한 가능성도 일어날 수 있습니다.
혼자라면 더욱 의미있는 걸음이
당신의 산책을,
당신의 사색을,
당신의 또다른 일상을,
충만하게 채울 수 있는 시작이 되길 소망합니다.

이 가을 ‘걷기’를 시작한 당신이라면
<걷기의 즐거움> 함께 읽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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