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책방에서 블라인드 북을 안고 왔다. 걷기에 대한 에세이라고.때가 되어 읽은 책은 기대와 달랐다.가끔 혼자 여행을 즐기게 된 후로혼자 걷는 시간의 감동을 알았다.일상에 그런 날 수가 더해질수록 보이는 것들에 더 집중하고보이지 않는 것들에 대해 생각을 이어가는 것이하나의 즐거움이 되어걷기산책사유쓰기그러니 저 글자들이 하나라고 여겨지는 이유다.아직 쓰기엔 솜씨 없는 사람이지만저것들이 긴밀하게 연결되어 하나로 실현된 책이라고바쁘게 소개되는 거품들을 걸러낼 줄은 안다.서른 네명의 작가가 길 위에서 쓴 사유와 감성의 문장들로 풍성한 책 여기.<걷기의 즐거움>깊은 책들은 소개하는 글부터 천천히..그 깊은 맛은 부디 천천히../낮이라면 바다를 보며 걷기에 좋은 길입니다. 이 밤엔 보이는 것 대신 소리를 택한 바다이니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무서운 생각이 들거든 너무 길 끝으로 걷지 않으시길요. 그러고 보니 미처 보름달이 되지 못한 저 달은 좋게 보려고 해도 어딘지 애처롭습니다. 완성되지 않은 채로 애쓰고 있는 모습이 어딘지 닮은 이들이 떠오르거든요. 꽃잎 없는 길이라도 걸음을 뗀 보통의 사람 말입니다. 아, 하얀 등대에 도착하셨군요. 놀라지 마세요. 그 등대는 불빛을 품고 있지 않으니까요. 등대 끝을 올려다 보면 아까 본 달, 그러니까 미처 보름달이 되지 못한 그 달이 등대 곁에서 애쓰고 있는 게 보이실 거예요. 자, 잠시 멈춘 걸음 뒤로 온기가 느껴지시나요? 등대를 돕는 달의 온기를 말하는 게 아닙니다. 사람과 사람의 온기입니다. 보통의 사람들. 이제 그들은 혼자가 아니게 되었습니다. (나의 걷기 중)/엮은이의 말을 빌려 봅니다.걷는다는 것은 분명 한곳을 떠나 이동한다는 것을 의미 하는 것이기에, 일상적인 것에서 벗어난다는 가능성이 잠재해 있다 (p.14)일상에서 잠시 벗어나는 시간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면어떠한 가능성도 일어날 수 있습니다.혼자라면 더욱 의미있는 걸음이당신의 산책을, 당신의 사색을,당신의 또다른 일상을,충만하게 채울 수 있는 시작이 되길 소망합니다.이 가을 ‘걷기’를 시작한 당신이라면<걷기의 즐거움> 함께 읽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