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프, 텔레비전 속에 빠지다 고학년을 위한 생각도서관 24
잔니 로다리 지음, 김효정 옮김, 페프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06년 9월
평점 :
절판


조카와의 사이를 돈독하게 해보려는 목적으로 책을 사러 갔다. 책을 한 권 선물해 주고 그 책에 관한 감상을 이야기 할 생각이었다. 서점을 돌아다니다 신간코너에서 눈에 띄는 책을 발견했다. <지프 텔레비전 속에 빠지다>  처음 보는 순간 바로 이거다 싶었다.

조카 놈 텔레비전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하루종일 TV를 들여다보고 있다. 소파에 누워서 텔레비전을 보다 잠이 들 정도인데 티브를 끌라치면 눈을 번쩍 뜨고는 보고 있는데 끈다고 징징 거린다.  제목과 표지를 보는 순간 티브 좋아하는 아이가 매일 티브만 보다가 그 속에 빠져들어 고생 직사게 하는 이야기로 판단했다.

옳지 잘됐다. 바로 사서 지하철 타고 오는 동안 읽기 시작했다. 이야기는 예상과 많이 달랐다. 텔레비전에 빠져서 고생을 하기는 하는데 티브를 많이 보는 것은 여러모로 좋지 않으니 적당히 보세요, 하는 교훈이 담긴 이야기는 아니었다. 유쾌한 모험담에 더 가까웠다.

하하 이거 재밌는데.

재밌게 읽고 나서 좀 곤란해졌다. 일단 책을 주면서 '이 놈 텔레비전 많이 보다가는 지프처럼 되니까 하루에 두 시간만 봐.' 라고 엄포를 놓아줄 생각인데 과연 효과가 있을 지 모르겠다. 요새 아이들 영리해서 넘어가지 않을 것 같다. 오히려 나도 티브 속에 들어가고 싶다고 난리를 치는 건 아닐지. 뭐 그래도 좋다. 텔레비전에서 눈을 떼고 책을 읽는다는 것만으로도 성공한 셈이니까.

책에는 표제가 된 지프 텔레비전 속에 빠지다 외에도 10편의 단편이 실려 있는데 그 단편들이 또한 재미있어서 보너스를 받은 기분이었다. 유쾌하고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였다. 개인적으로 카르파 사람과 피사의 사탑, 잠자고 싶은 로봇이 좋았는데 조카는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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