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는 영어구문 잉글맵 : 기본편 (한국, 미국, 중국, 일본 특허등록) 보이는 영어구문 잉글맵
고광철 지음, 김두식 감수 / 제네시스에듀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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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에 입학한 후 대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10년 이상 영어를 공부합니다. 학교에서 공부하고 개인 과외를 받기도 하고 학원에 등록하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아이를 기르면서 알게 된 것이 있습니다. 영어를 접하고 공부하는 시기가 훨씬 앞당겨졌다는 사실입니다. 유치원 때부터 영어유치원에 다니는 아이가 있습니다. 꼭 영어 유치원이 아니어도 초등학교 입학하기도 전에 영어 알파벳은 알고 가야 한다고 난리도 아닌 세상입니다. 우리나라 말과 글을 배우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남의 나라 언어인 영어를 배웁니다.

무시할 수 없을 만큼 긴 시간 영어를 공부하는데도 막상 외국인을 만나면 자신감은 멀리멀리 달아납니다. 간단한 인사말조차 기억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도대체 알아들을 수 없는 그들의 말을 조금이라도 더 알아듣기 위해 귀를 쫑긋 세우고 에너지를 집중합니다.

처음 미국에 갔을 때가 기억납니다. 아내랑 자신 있게 맥도날드에 갔습니다. 들어선 순간 잘못 왔다는 생각부터 들었습니다. 그 맥도날드에는 상당히 많은 수의 사람이 식사하고 있었습니다.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식당에서 식사하던 모든 사람이 흑인이었습니다. 흑인 사이에 조그만 동양인 부부가 들어갔으니 모든 사람의 시선이 오롯이 저희에게로 쏠렸습니다. 차례를 기다리며 주문을 시작했습니다. 다행히 미국에서는 'Set'가 아니라 'Combo'라는 단어를 사용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아내 앞에서 당당하게 주문을 시작했습니다.

"I want to number 1 combo with coke, my wife wants number 3 combo with sprite"

주문이 끝난 줄 알았습니다. 아니었습니다. 느닷없이 다른 말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흑인 특유의 슬랭으로 쏟아낸 말은 하나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식사로 먹을 것이냐는 말이었습니다. 종종 미국 맥도날드에서 'meal'로 먹으면 soup와 다른 샐러드를 추가로 주문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전부가 아니었습니다. 진땀을 흘리며 주문을 끝냈다고 생각했습니다. 도무지 그 자리에서 먹을 수 없을 것 같아 아내에게 집에 가서 먹자고 말했습니다. "I wanna take out!" 그러나 알아듣지 못했습니다. 그녀의 입에서는 밑도 끝도 없는 단어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For here or to go?' 일평생 처음 듣는 말이었습니다. 여기서 먹을 거예요? 아니면 가지고 가실 거예요?라는 말입니다. 주어도 없는 저 말을 나는 평생 처음 들었고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해 몸짓을 쏟아내며 겨우 집으로 가져와서 먹었습니다. 기록하고 보니 참 부끄럽습니다 이외에도 영어에 얽힌 에피소드는 다 기록할 수가 없을 정도로 넘쳐납니다. "아... 부끄럽다"


나의 영어의 민낯을 공개한 이유는 이런 나에게 도움을 준 책을 만났기 때문입니다.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영어를 구조적으로 보게 하는 책 [보이는 영어 구문 잉글맵]입니다.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이 책은 기본 편과 고급 편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기본 편은 마디 훈련이, 고급 편에서는 매듭과 꼬리표 훈련이 중심입니다. 기본 편에서는 영어를 구조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구문을 자세히 뜯어가며 설명해 줍니다. 문장 전체 구조를 들여다보게 하고 이해하게 합니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영어를 보다 쉽게 이해하게 한다고 하면 적합할 것 같습니다.

적당한 예가 있을까 기억을 더듬어 보니 초등학교 때 선생님이 칠판에 쓰셨던 문장 "아버지가방에들어가신다."을 떠올랐습니다. 문장을 어디까지 끊어서 쓰고 읽고 들어야 하는지 알려주는 문장이지요.

1. "아버지가 방에 들어가신다"

2. "아버지 가방에 들어가신다"

여담입니다만 저는 조사를 생각하면 2번 "아버지 가방에 들어가신다"가 맞는 것 같아요. 우리나라 말로 정확하게 바꾼다면 "아버지께서 방에 들어가신다"라고 해야 옳다고 생각하거든요. ^^;;

책이 가진 특징 중 하나는 무척이나 친절하다는 겁니다. 자세한 설명을 곁들이고, 각양 도형, 도식, 그림을 사용해서 문장 전체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저는 과외를 한 번도 받아본 적이 없지만 아마도 친절한 과외 선생님이라면 이렇게 가르쳐 주시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저절로 드는 책이었습니다.

고급 편은 매듭, 꼬리표 훈련입니다. 'that' 'whose' 'wh로 시작하는 관계사'라는 매듭, 꼬리표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지 진짜 너무너무 친절하게 설명합니다. 늘 낯설고 정이 가지 않았던 영어를 익숙하게 또 쉽게 이해하도록 도와줍니다. 고급 편에서 나의 눈에 쏙 들어왔던 부분은 찰리 채플린의 연설입니다(234-235p). 탁월한 연설이라면 늘 그렇듯 문장이 간결합니다. 긴 문장과 짧은 문장이 운율을 이루고 있습니다. 상아탑에 갇힌 단어나 문장이 아니라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단어가 주를 이룹니다. 지금까지 공부한 보이는 영어 구문 잉글맵을 전체적으로 복습하는 의미도 있습니다. 찰리 채플린 특유의 몸짓을 생각하면서 문장을 읽는 재미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쉽게 따라갈 수 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이 있습니다. 뭐랄까 우리나라 영어 교육의 현실을 잘 보여준다고 해야 할까요? 장점이자 단점처럼 보이는(그래도 장점이 단점을 커버하고도 남습니다) 부분입니다. 영어를 문화로 보고나 생활로 접근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교육 현실에 맞게 영어를 문법, 구문, 독해의 관점에서 접근합니다. 당장에 영어 시험을 눈앞에 둔 학생, 영어 성적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학생이라면 영어를 생활이나 문화로 접근하기보단 아무래도 성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을 테니까요. 이런 의미에서 본다면 우리나라 수험생을 정확하게 타게팅 한 전략이 탁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영어 때문에 힘들어하는 학생이라면 반드시 이 책을 반복해서 읽고 공부해 보시길 추천합니다. 아마도 영어를 보는 눈이 깊어질 뿐 아니라 달라질 겁니다. 분명히 이 책을 보기 전보단 훨씬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거예요.

나에게 좋았던 점은 영어를 읽고 들을 때 구문을 따라 읽고 들으면 더 정확하게 읽을 수 있고, 들을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해 준 점입니다. 저자 고광철 선생님께 고마운 마음 전합니다. 저에게 영어라는 숲에서 종종 길을 잃던 저에게 길을 보여주신 일타 강사님이라고 불러도 좋을 것 같습니다. 쉽게 읽을 수 있다는 점은 덤이었습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추천합니다.

참, 저자 고광철 선생님께서 친필 사인까지 해서 책을 보내주셨습니다. 영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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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당신에게
김수현 지음, Sky Kim 그림 / 샘터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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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자기계발 서적과 교양 도서를 읽었습니다. 더 성장하고 싶은 마음, 더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 시대에 뒤떨어지고 싶지 않은 마음이 앞섰기 때문입니다. 많은 정보를 얻고, 지침을 얻었습니다. 치열하게 살아가시는 분들, 그들의 예리한 통찰이 가득한 글을 읽으면서 내심 부럽기도 했습니다. 이 책을 나의 것으로 만들면 더 성장할 수 있으리란 기대감도 생겼습니다. 뭔가라도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고, 더 부지런하게 살아야 할 것 같고, 세상을 다르게 바라보기 위해 시선을 확장하고 새롭게 하는 일에 에너지를 쏟아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종의 동기부여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바로 그때 샘터사에서 보내준 [아름다운 당신에게]라는 수필을 만났습니다. 이 책을 펼쳐 읽는 그때 나의 마음, 나의 느낌, 나의 생각을 글로 설명할 재주가 없습니다. 안도의 한숨을 내뱉었던 것 같습니다. 고향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 난 이런 책을 읽어야 해!"라는 생각도 했던 것 같습니다. 마음이 가벼워지고, 속도가 느려졌습니다. 열기로 뜨거워진 대지를 촉촉하게 적시는 비처럼, 과부하에 걸린 나의 마음과 생각을 적셔주는 기분이었습니다.




피천득 선생님의 추천사에 눈이 갔습니다. 어쩌면 이렇게나 나의 마음을 잘 아실까?라는 생각이 들었던 추천사입니다. 피천득 선생님께서 김수현 작가의 첫 수필집 [세월] 추천사로 써주신 글인데, [아름다운 당신에게]에서도 이 글을 그대로 옮겨두었습니다. 피천득 선생님께서 살아계셨다면 다른 추천사를 써주셨을 텐데, 작고하셨기 때문에 이전 추천사를 부득이하게 다시 사용한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이 추천사가 나의 마음을 너무나 잘 대변하고 있어서 그대로 옮겨보았습니다.

수필은 서정적 에세이다.

섬세하고, 재치 있고, 재미있고, 아름다워야 한다.

이 모든 것을 갖춘 그의 수필은 독자에게

읽고, 또 읽는 기쁨을 선사할 것이다.

우리는 김수현에게 무엇을 더 바라겠는가

김수현 수필집 [세월] 추천사 - 피천득

글을 읽는 내내 마음이 따뜻했습니다. 책장을 덮으면서 책 제목 [아름다운 당신에게]가 말하는 아름다운 당신이 누구인지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먼저는 김수현 작가의 돌아가신 아버지가 떠올랐습니다. 참 엄했던 아버지, 세월도 이기지 못했던 김수현 작가의 아버지입니다. 이 책은 김수현 작가가 자신의 아버지를 추억하며 아버지에게 헌정한 책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두 번째는 김수현 작가의 주변 사람입니다. 작가가 살아오면서 만난 다양한 사람에게 헌정하는 책으로 읽었습니다. 크게 고함을 지르며 주차 안내까지 하셨던 경비 아저씨, 단짝 친구들, 미국 생활하면서 만난 교우와 이웃,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자주 얼굴을 마주쳤고 대화를 나누었던 사람이 그녀에겐 아름다운 사람이었습니다. 그들이 이 책의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작가 김수현이 만난 아름다운 사람에게 헌정하는 수필집이라 하겠습니다.

세 번째는 이 책을 읽는 독자에게 보내는 메시지처럼 다가왔습니다. 책을 읽는 사람은 그 사람이 누구든 그 순간만큼은 아름답습니다. 작가가 건네는 이야기를 듣고, 작가가 펼친 상상의 세계로 초대되어 그 세상을 탐험합니다. 작가의 말과 시선에 공감하여 웃기도 하고 눈물을 훔치기도 합니다. 작가의 시선을 따라 글이 보여주는 세상을 상상하고, 감정을 이입합니다. 결국 작가와 함께 공감하고, 작가와 대화를 나눕니다. 이 어찌 아름답다 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이런 의미에서 [아름다운 당신에게]는 이 책을 읽는 독자, 더 나가 책을 읽는 독자에게 보내는 러브 레터입니다.

마지막으로는 김수현 작가 자신입니다. 아마도 작가는 손사래를 칠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책을 통해 만난 작가 김수현은 차분하고 정갈하며 소박하고 소탈합니다. 아버지와 어머니를 추억하고, 어린 시절을 추억할 줄 아는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주변 사람이 얼마나 고마운 존재인지 알아볼 수 있는 눈을 가진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삶의 흔적을 꼼꼼히 돌아보며 그 안에 담긴 의미를 꺼내볼 수 있는 안목을 가진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여러 번 말했던 것처럼 나는 글이 글쓴이를 닮고, 글쓴이는 자신을 닮은 글을 쓴다고 생각합니다. 김수현 작가의 글은 어느 한 곳 지나치지 않습니다. 화려한 미사여구로 여기저기 덧바른 흔적은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수필이라 그럴 수밖에 없겠지만 섬세하게 자신의 마음과 주변 사람과 그들의 마음을 자세하게 들여다보고 조심스레 담았습니다. 자연의 아름다움과 고마움을 친절하게 보여줍니다. 좋은 글은 섬세하고 폭넓은 관찰 없이 불가능한 법이지요. 김수현 작가가 섬세하게 주변과 세상을 관찰하고 생각했다는 증거입니다.

곳곳에서 재치가 돋보입니다. 다른 사람을 비하하거나 낮잡아 보는 말투는 없습니다. 오히려 그들의 마음 깊은 곳을 살피며, 때로는 그들의 과한 친절 그래서 불편할 수 있는 일까지도 고마움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재치가 돋보입니다. 예상을 뛰어넘는 재치가 있으니 당연히 글이 재밌습니다. 이런 글이 아름답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책장을 덮으면서 피천득 선생님의 추천사가 단 한 단어도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런 아름다운 글을 담아낸 작가 김수현이야말로 아름다운 사람이라 하겠습니다.

'참 귀한 담요'라는 이야기 끝자락에 있는 작가의 재치가 돋보일 뿐 아니라, 김수현이란 작가의 마음을 보여주는 문장, 빙긋 웃게 만들었던 문장을 소개합니다.

화덕가에서 몸은 사정없이 가렵고,

마음은 한없이 따뜻했다.

네팔의 한 가정집을 방문했을 때 일화를 담은 "참 귀한 담요"에서


코로나로 인해 불편한 세상입니다. 생활이 불편한 것은 고사하고 사람과 사람 사이마저 불편한 기운이 점점 커지는 것 같습니다. 이런 시기일수록 의식적으로 천천히 살아가는 연습이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자신의 마음과 사랑하는 사람과 주변 사람을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아야 하겠습니다. 나태주 시인의 풀꽃이란 시처럼 말이지요.



마음이 좁아지기 쉬운 이때, 마음이 퍽퍽해지기 쉬운 요즘 김수현 작가의 [아름다운 당신에게]를 읽으며 마음을 넓히고, 마음에 윤활유를 여기저기 뿌려보면 어떨까요? 피천득 선생님의 말씀처럼 김수현에게 더 바랄 것이 없는 것 같습니다. 아름다운 수필 [아름다운 당신에게] 즐거운 마음으로 추천합니다.


 





함께 읽으면 좋을 책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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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바운드 - 게임의 룰을 바꾸는 사람들의 성장 법칙
조용민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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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이대로 살아도 괜찮을까요? 지금까지 해왔던 방식대로 일해도 성장할 수 있을까요? 급변하는 세상, 미친듯한 속도로 흘러가는 세상에서 어떻게 일해야 할까요? 이런 세상 속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 아니 오히려 성장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요? 메타버스 시대를 말하는 시대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치열한 경쟁 사회 속에서 생존을 넘어 성장하기 위해 무엇을 바꾸어야 할까요? 이 시대를 보면서 누구나 던질 수밖에 없는 질문입니다. 시급하고 무거운 문제에 대답하는 책이 나왔습니다. 구글 코리아 매니저 조용민의 [Unbound]입니다.






조용민은 급변하는 세상, 미친듯한 속도로 흘러가는 세상에서 생존을 넘어 생활하고, 성장하기 위한 하나의 조건을 꼽으라면 새로운 관점이라고 말합니다. 그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살다 보면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사실이 

실제와 전혀 다를 때가 많다.

우리가 정의 내린 현상이나 사물의 속성이 

본질과 큰 차이가 있을 때도 있다.

.

.

.

항상 문제를 새롭게 바라보고 이를 새로운 방식으로 해결해 보려는 습관,

즉 '새로운 관점'을 가져보려는 시도를 매일 해보라고 말이다.

그것이 바로 인간이 지닌 인지적 한계를 극복하고,

단편적인 일상을 좀 더 다채로운 인생으로 

변모시키는 열쇠가 아닐까 생각한다.

언바운드 5p.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방향을 잃지 않고,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사물과 사람과 문제를 새로운 관점에서 볼 수 있어야 합니다. 내가 지금까지 생각해 왔던 것, 다른 사람이 옳다고 말하는 것에 대해서 의심해 보고 질문해 보아야 합니다. 당연한 것, 진부한 것, 뻔한 것에 맞서야 합니다. 사물과 사람, 문제와 사건, 심지어 급변하는 시대를 새로운 시선, 새로운 관점에서 볼 수 있다면 오히려 시대를 선도할 수 있습니다.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도 생존할 뿐 아니라 오히려 변화를 주도하고, 변화를 새롭게 해석하는 자리를 선점할 수 있습니다.


미래는 미래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금 나에게, 아직 우리에게 다가오지 않은 세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오해였습니다. 지금 우리는 우리가 미래라고 생각했던 시대 속으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일론 머스크는 우주여행을 꿈꿀 뿐 아니라 화성을 새로운 거주지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상상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 그 일을 추진하고 시도하고 있습니다. 메타버스 세상이 눈앞에 있다고 입을 모읍니다. 구글,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등 굴지의 기업이 메타버스에 주력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5G가 상용화되면 본격적인 메타버스 시대가 열릴 것이며, 6G가 열린다면 급속도로 삶의 지평이 변화될 것입니다. 그것이 먼 세상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의 이야기입니다.


조용민은 [언바운드]에서 '다가온 미래, 새로운 생각으로 무장'하라고 말합니다. 새로운 관점, 새로운 시선으로 사물과 삶과 사람과 세상을 바라보고 해석하고 이해하고 접근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스티브 잡스가 강조했듯 혁신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다시 스티브 잡스의 말처럼 혁신은 세상에 없던 무언가를 생각해 내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영역이라고 생각했던 것을 연결하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내가 가진 자원과 세상의 흐름, 또 배우고 익혀야 할 것을 서로 연결하고 거기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해 내야 합니다. 말 그대로 새로운 관점으로 보아야 합니다.




조용민은 새로운 시대를 살아갈 뿐 아니라 주도하기 원하는 사람에게 꼭 필요한 것을 세 가지로 정리해서 알려줍니다.


1. Trend Savvy - 자신의 일에 새로운 기술을 연결하라.

2. Deep Thinking - 다양한 관점에서 집요하게 솔루션을 찾아라.

3. Collaboration - 이타적인 사람이 더 크게 성공한다.


먼저 "Trend Savvy - 자신의 일에 새로운 기술을 연결하라"에서 그는 세상의 트렌드에 민감할 뿐 아니라 넘쳐나는 정보와 데이터를 조합하고 해석하고 활용하는 것이야말로 Trend Savvy라고 말합니다. 새로운 관점에서 정보와 데이터를 해석하고 활용하기 위해서 경청은 필수입니다. 배우려는 자세는 선택이 아닙니다. 겸손한 태도와 끝없이 배우려는 자세로 다른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합니다. 수많은 정보와 데이터를 자신의 시선에서 해석할 뿐 아니라, 자신만의 방법으로 활용할 줄 아는 곳까지 이를 수 있도록 열정과 애정을 가지고 노력해야 한다고 제시합니다.


다음은 "Deep Thinking - 다양한 관점에서 집요하게 솔루션을 찾아라"입니다. 여기서 조용민은 WHY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또 역설합니다.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 제대로 된 이유를 찾아내야 사람의 마음이 움직이고, 열정도 피어납니다. 'WHY'라는 질문을 던지기 시작할 때 혁신이 일어나고 새로운 관점으로 볼 수 있는 시야가 열립니다. 딥씽킹이란 단어가 내포하고 있듯이 다양한 관점에서 집요하게 솔루션을 찾아 나서려 태도는 창의적 생각과 행동을 요구합니다. 말 그대로 혁신적이 시선으로 문제와 사물과 사람을 깊숙이 들여다볼 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으며, 시대를 선도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딥씽킹은 함몰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내가 틀릴 수 있다는 가정을 항상 곁에 두고 있습니다. 깊이 생각할 뿐 아니라 솔루션을 찾는 길에서 나의 생각만 옳다고 고집하는 것은 오히려 딥씽킹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테니까요. 이런 맥락에서 유연성 역시 딥씽킹의 한 가지 중요한 요소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은 " Collaboration - 이타적인 사람이 더 크게 성공한다"입니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야 하지만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아프리카 격언처럼 급변하는 세상에서 더 멀리까지 가려면 그것도 성공적인 항해를 하려면 협력은 필수입니다. 구글에서 요청하는 리더십은 팔로우십을 갖춘 리더십이라는 비밀 아닌 비밀을 누설합니다. 협업, 협력을 위해서는 다른 사람과 그의 의견을 존중하는 태도가 빠질 수 없지요. 구글은 YES, AND의 원칙을 바탕으로 상대의 의견을 무조건 존중하면서 자신의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고 합니다. 협업을 철학으로 하기 때문에 탄생한 언어이자 문화라고 생각합니다. 신뢰를 바탕한 원활한 소통은 협업의 핵심입니다. 다른 사람을 존중하고 그의 의견을 존중하면서 거기에 나의 아이디어와 생각을 연결시키려는 태도를 가진 사람과 기업이 결국 성공할 것이라고, 그것도 더 크게 성공할 것이라고 조용민은 말합니다. 구글이라는 세계 최고의 기업이 이 이론을 증명하고 있으니, 그의 말에 신뢰가 갑니다.




조용민은 마지막 챕터에서 "Beyond the Edge - 한계를 뛰어넘어 단단하게 성장하라"라고 역설합니다. 성장의 방점을 찍을 것, 자신만의 성장 목표를 설정할 것, 열정과 끈기를 가질 것, 솔직할 것, 지속 가능한 성장과 행복한 성공을 말합니다. 일을 잘하는 사람과 일을 되게 하는 사람의 차이를 말합니다. 나는 이 부분이 무척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어떤 일을 시작하고 멋지게 마무리하려면 결국 일이 되게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돌아갈 때도 있겠고, 때로는 적정선에서 타협해야 할 때도 있겠지만 결국 일을 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한다면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아니 그렇게 해야 합니다.


끝으로 조용민은 더 성장하기 위해 자신이 가진 틀을 깨보라고 말합니다. 지금까지와 다른 방식으로 일해보고, 다른 습관을 가져보고, 시도하지 않았던 일을 시도해 보라고 말합니다. 이런 경험이 합쳐져 결국 "나"라는 존재가 확장되고, 다른 사람을 향한 이해의 깊이와 넓이가 달라지며, 세상을 바라보고 해석하는 방식에 변화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실패를 낭비하지 말고 실패를 통해 배우며, 생각에서 멈추지 말고 생각을 실천하는 자리까지 나가보자고 격려합니다. 삶의 방향을 여기에 두고 살아갈 때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유연하게 대처할 뿐 아니라 탁월하게 살아가며 성장하고 성숙해 나갈 것이라고 역설합니다.




조용민의 [Unbound]는 제목처럼 틀을 깨자고 말합니다. 속박을 풀고 자유롭게 상상하고, 생각하고, 다른 관점에서 다른 시선으로 사물과 사람과 일과 세상을 바라보자고 말합니다. 색다른 경험을 시도하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다른 사람으로부터 배우고, 협업하기를 주저하지 말자고 말합니다. 자신의 일과 삶을 사랑하고 다양한 관점에서 집요하게 파고들어 보자고 말합니다. 급변하는 세상, 넘쳐나는 정보와 데이터를 수집할 뿐 아니라 자신의 관점에서 재해석하고 결합하고 융합해 보자고 말합니다. 이런 방식으로 살아갈 때 내가 속한 영역과 내가 살아가는 곳에서 대체불가능한 사람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세상은 이전과 다른 인재상을 요구합니다. 조용민의 말이 다 맞는다고, 그의 이야기가 전부라고 말할 수는 없겠지요. 그의 말처럼 그의 책 제목처럼 이 책에 우리 자신의 생각과 시선을 묶어둘 필요는 없을 겁니다. 그럼에도 귀 기울이고 주목하고 경청해야 할 보석 같은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다가올 미래를 마주한 지금, 어떤 세상이 펼쳐질지 몰라 막연한 두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주저하고 두려워한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입니다.


저자 조용민의 말처럼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고 지금까지 내가 쌓아온 지식과 경험에 새로운 기술을 연결해 보면 어떨까요? 다양한 관점에서 집요하리만치 끈질긴 그릿으로 솔루션을 찾아보면 어떨까요? 독불장군이나 꼰대가 아니라 유연함과 소통력으로 타인의 정보와 지혜와 실력을 끌어다 사용해 보면 어떨까요? 변화하는 세상에 뒤처지지 않도록 공부하고, 읽고, 나만의 실력을 탄탄하게 다져보면 어떨까요? 세상을 주도하는 자리에 까지는 오르지 못한다 하더라도, 충분히 삶을 즐기며, 사회에 기여하는 멋지고 아름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요?


다가올 미래를 눈앞에 두고 막연함과 두려움을 느끼는 분, 반대로 새로운 기회라고 생각하시는 분이라면 당장 이 책을 집어 들고 읽어보시길, 책에서 삶의 지혜와 새로운 용기를 넘치도록 캐낼 수 있을 것입니다.





함께 읽으면 좋을 책 소개합니다. 

생각을 바꾸는 생각들

생각을 바꾸는 생각들
저자: 비카스 샤
출판: 인플루엔셜
발매: 2021.08.09.

메타버스의 시대

메타버스의 시대
저자: 이시한
출판: 다산북스
발매: 2021.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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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열어 보지 마! : 뱀파이어 아냐 절대 열어 보지 마!
샤를로테 하버작 지음, 프레데릭 베르트란트 그림, 고영아 옮김 / 한솔수북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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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은 세상을 바꿉니다. 호기심은 삶을 변화시킵니다. 과학을 포함한 우리가 누리는 문화는 호기심을 억누르지 않은 사람으로 인해 생긴 결과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볼 때 우리가 누리고 경험하는 대부분의 것은 호기심의 결과라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닙니다.


열어보지 말라고 하면 기어코 열어보고, 하지 말라고 하면 어떻게든 해버리고 마는 것이 사람입니다. 사람의 마음은 희한하게 그렇게 작동합니다. [절대 열어보지 마 - 뱀파이어 아냐] 제목부터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 소설은 모험과 도전과 우정으로 가득한 판타지 소설입니다.







[절대 열어보지 마] 시리즈를 통해 작가 샤를로테 하버작은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소포를 받았는데, 열어보지 말라고 쓰여 있다면 누군들 열어보고야 말 테니까요. 소포를 열면 일종의 재앙이 닥칩니다. 슬라이미 때는 끈적끈적한 비가 내렸고, 아이시 때는 눈보라가 몰아쳤습니다. 이번 시리즈 뱀파이어 아냐 때는 칠흑 같은 어둠이 마을 전체를 덮어버립니다. 대낮에도 캄캄한 세상이 되었으니 마을이 아수라장이 되었습니다.


마을 사람은 이내 평정심을 찾고 일상을 이어갑니다. 150년 동안 이어져 왔던 마을 학교 축제도 대로 진행합니다. 여전히 세상은 어두컴컴하지만 마을 사람은 일상의 삶을 살아간다는 설정이 독특할 뿐 아니라 흥미롭습니다. 세상엔 언제나 어려움이 있지만 그 속에서도 적응하며 일상을 살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해 주는 것 같아 힘이 불끈 솟아올랐습니다. 코로나로 어두컴컴한 시대입니다. 나라에 따라 칠흑 같은 어둠을 경험하는 곳도 있겠지요. 이런 낯선 세상이지만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하고, 지켜나가야 할 전통이 있다면 최선을 다해 지켜나가자는 메시지로 읽었습니다.


주인공 네모, 프레드, 오다는 이 사건 역시 소포를 열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직감합니다. 문제를 찾아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프레드는 뱀파이어 아냐를 만나고도 전혀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친근하게 대하고, 아냐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주었습니다. 나와 다른 사람을 만났을 때 경계하고 두려워하고 밀어내기 바쁜 어른들에게 던지는 메시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지금처럼 반목과 분리 갈등과 분쟁이 심한 세상에서 프레드처럼 나와 다른 사람에게도 손을 내밀고, 말을 걸고,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다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네모와 프레드, 오다는 뱀파이어 아냐를 원래 모습을 돌려보내고, 마을을 둘러싼 어둠을 걷어치웁니다. 그 과정 속에서 세 친구는 함께 모험합니다. 어려움을 함께 맞섭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업합니다. 모든 문제가 쉽게 풀리는 것은 아닙니다. 네모와 오다는 프레드가 아냐에게 물렸다고 생각합니다. 오해 때문에 서로 갈등이 생기기도 합니다. 놀랍게도 친구는 프레드에게 물리기를 선택합니다. 자신도 프레드처럼 뱀파이어가 되어 프레드와 영원히 친구로 남는 길을 선택합니다. 아, 오해는 금물입니다. 프레드는 뱀파이어가 아니니까요. 친구를 향한 아이들의 마음, 우정을 위해 자신의 운명까지도 포기하려는 마음은 어른이나 아이 할 것 없이 배워야 할 것 같습니다. 사람답게 살아가는 길이 무엇인지 세 친구가 정확하게 보여줍니다.


아이들은 호기심으로 가득합니다. 모험하고 도전하기를 즐거워합니다. 부모가 막아서고, 부모가 모든 것을 대신하려는 태도가 오히려 더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어려움에 맞서고, 때로는 모험하고 도전하는 것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친구와 우정을 키워가고 인간미 물씬 풍기는 사람으로 자라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부모의 책임이자 역할일 테니까요.


[절대 열어보지 마 - 뱀파이어 아냐] 모험하고 도전하는 자녀, 친구와의 우정을 소중하게 여기는 자녀, 다른 사람의 아픔을 모른 채 하는 자녀, 오히려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자녀로 길러가고 싶은 부모님에게 적극 추천합니다. 어른이 읽어도 재밌다는 것은 비밀 아닌 비밀입니다.






함께 읽으면 좋을 [절대 열어 보지 마] 시리즈 소개합니다.


절대 열어 보지 마

절대 열어 보지 마
저자: 샤를로테 하버작
출판: 한솔수북
발매: 2021.02.05.

절대 열어 보지 마

절대 열어 보지 마
저자: 샤를로테 하버작
출판: 한솔수북
발매: 2020.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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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거벗은 미술관 - 양정무의 미술 에세이
양정무 지음 / 창비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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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과 사람은 불가분의 관계입니다. 고대 시절부터 인류는 시대와 사상, 신앙과 신념, 삶과 가치를 그림으로 표현했습니다. 인간 역사에서 미술을 배제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미술은 단순한 표현을 넘어 시대와 사상과 신앙과 사회를 보여주는 바로미터와 같습니다.


미술사는 인간의 역사를 보여줍니다. 미술은 사람의 내면과 시대상이 고스란히 담고 있습니다. 사람이 미술의 주체이기 때문이며, 사람이 시대의 산물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시대를 뛰어넘는 예술 작품이 있고, 시대를 뛰어넘는 가르침이 있습니다. 그러나 미술 작품은 시대를 반영할 뿐 아니라 그 시대를 살아간 사람의 내면을 잘 보여줍니다. 미술사를 공부하는 것은 단순히 미술의 역사를 알기 위함이 아니라 인류의 역사를 되짚어 보기 위함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방식으로 생각하고 접근해 보아도 인간과 미술은 촘촘하게 얽혀 있습니다. 예술이 사람의 내면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을 뿐 아니라 시대상을 드러내는 가장 아름다운 통로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최고의 미술 안내자 양정무 선생의 벌거벗은 미술관은 미술사에 얽혀 있는 인류의 뒷이야기를 섬세하고 친절하게 들려줍니다. 언제나 숨어 있는 이야기가 흥미롭고, 더 진실한 이야기를 들려주듯 미술사에 해박한 양정무 선생이 들려주는 미술사의 뒷이야기는 흥미를 잡아당길 뿐 아니라 진실한 이야기를 한껏 들려줍니다.






양정무 선생은 [벌거벗은 미술관]에서 미술 속 반전 이야기를 크게 네 가지 틀에서 풀어갑니다. 첫 번째 주제는 고전은 없다입니다. 미술이라나는 말만 들어도 떠올리는 고전미술은 사실 짝퉁이라는 사실을 들려줍니다. 나에게도 이 부분이 충격이었습니다. 고전미술의 실체가 짝퉁이었다는 것. 미술이 잘못된 사상과 가치를 종용하고 있었다는 것을 가감 없이 밝혀 주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내가 늘 보았던 미술 작품은 절대다수가 유럽에 속한 작가의 작품이며, 그들이 더 뛰어난 사람인 것을 은근히 주입하는 미술작품이었던 것 같습니다. 미술사에 이런 비밀이 숨어 있었다는 것을 나처럼 전혀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충격을 안겨줄 뿐 아니라 상당한 재미를 발견할 수 있는 챕터입니다.


두 번째 주제는 문명의 표정입니다. 그러고 보니 미술 작품에서 활짝 웃는 그림이나 조각을 발견하기 어렵습니다. 사람만큼 미소 짓는 생명체가 없는데 왜 그렇게 미술에서는 웃음에 야박한지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양정무 선생은 그 이유를 미술사 이면에 있는 시대적 배경으로 정리해 줍니다. 역사를 살펴보면 삶이 쉽고 평안했던 때보다 무겁고 힘겨웠던 때가 훨씬 더 많았습니다. 인간의 내면을 담아내고, 시대를 보여주는 예술로서의 미술에서 활짝 웃는 표정을 찾아보기 힘든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을까? 양정무 선생의 시선을 따라가면서 나 혼자 상상해 보기도 했습니다.


세 번째 주제는 반전의 박물관으로 박물관의 역사를 세밀하게 다룬 챕터입니다. 고전을 소유하고 지키고 있다는 것이 유럽의 정신적 뿌리를 누가 차지하는 가로 연결됩니다. 고전의 소유가 유럽 전역에서 권위를 발휘할 정통성 문제와 직결된다고 하면 고전을 소유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을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나폴레옹이 가는 곳마다 예술 작품을 약탈한 이유이며, 지금도 프랑스와 영국이 약탈한 예술작품(고전)을 반환하지 않는 이유를 발견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한편으로는 이런 열정으로 인해 예술작품이 잘 보전되었으며, 인류가 쉽게 감상할 수 있는 편의성을 제공해 준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박물관에 이런 숨은 이야기가 있다는 것 자체가 흥미로웠습니다. 무엇보다 우리나라에 영화관보다 박물관의 수가 거의 3배에 이른다는 놀라운 사실도 알려주었습니다. 박물관이 그만큼 중요하며 우리 가까이에 있다는 뜻으로 나는 이해했습니다.


마지막 네 번째는 미술과 팬데믹입니다. 우리는 코로나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팬데믹을 경험하면서 일상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닫고 있습니다. 팬데믹은 우리만 경험한 것이 아닙니다. 흑사병과 스페인 독감은 무시무시한 결과를 만들어 냈습니다. 수많은 사람의 생명을 앗아간 팬데믹을 경험하면서도 인류는 그 안에서 예술을 꽃피웠습니다. 양정무 선생은 자가격리가 낳은 문학 데카메론, 흑사병으로 인기가 치솟은 성 세바스티아누스, 재난이 만들어 낸 공공미술 프로젝트 등을 쉽고 깊게 설명하면서 팬데믹을 경험하면서 미술이 오히려 깊어지고 넓어졌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코로나 팬데믹을 경험하고 있는 우리가 생각해야 하고, 또 걸어가야 할 삶의 방향성을 미술이 보여준다는 것을 넌지시 들려줍니다.




[벌거벗은 미술관]은 미술의 또 다른 세상을 보여주기에 충분합니다. 미술 작품 그 자체로서의 가치뿐 아니라 그림을 그린 사람, 그 시대의 분위기와 가치, 인류가 더 고민해야 하고 나아가야 할 방향까지 생각하게 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양정무 선생의 싸인처럼 미술은 마술과 같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코로나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면서 어쩌면 예술은 사치라고 말하기 쉽습니다. 충분히 이해할 수 있고 공감할 수 있습니다. 삶이 버겁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다른 방향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미술사에 얽혀 있는 인류의 삶을 듣고 보면서 삶이 힘들고 버거울수록 오히려 예술로서의 미술을 더 깊이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미술을 가까이하고, 미술 작품을 깊숙이 들여다보면서 이 어려운 순간 우리가 살아가야 할 삶의 방향과 내용을 깊이 생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 벌거벗은 미술관]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꼭 읽어야 할 필독서라 생각합니다.





함께 읽으면 좋을 책 소개합니다.



하룻밤 미술관

하룻밤 미술관
저자: 이원율
출판: 수카
발매: 2021.07.09.

방구석 미술관

방구석 미술관
저자: 조원재
출판: 블랙피쉬
발매: 2018.08.03.

방구석 미술관

방구석 미술관
저자: 조원재
출판: 블랙피쉬
발매: 2020.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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