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도와 별에서 온 말
메리 스튜어트 지음, 정기현 그림, 김영선 옮김 / 문학수첩 리틀북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시골에서 자랐습니다.

여름이면 마을 선착장에서

마을 친구와 형동생들과 잠을 자기도 했습니다.

캄캄한 밤하늘을 올려다보면서

신기한 눈으로 은하수를 보기도 하고

몇 개의 별똥별이 떨어지는지

친구들과 세보기도 했습니다.

쏟아질 듯 하늘에 총총 박힌 별을 보면서

신기하기도 하고,

언젠가 우주여행을 갈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하며 상상해 보기도 했습니다.




루도와 별에서 온 말 렌티는

나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만들었습니다.

모험과 용기, 상상으로 가득한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아쉽게는 나는 별자리에 대해 잘 모릅니다.

그렇게 많은 별을 보고 자랐지만

별 자리에는 관심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루도와 별에서 온 말을 읽으면서

이 소설이 별자리와 관련된 소설이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조금 더 공부해 놓았으면 좋았을 것을 하는

아쉬움도 조금 생겼습니다.

저자 메리 스튜어트는

루도와 렌티의 별자리 모험을

기발한 상상력과 아이디어로 펼쳐나갑니다.

렌티를 사랑하는 루도는

위험을 뚫고 전진해 나갑니다.

렌티를 위해 모험을 선택하고, 도전하며

때로는 자신을 희생합니다.

결국 루도의 희생은 렌티와 루도에게

멋진 결과를 가져다 줍니다.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 섭니다.

지금 우리의 모습도 수를 셀 수 없는

선택의 결과라고 하겠지요.

때로는 인생을 뒤바꿀 선택의 기로에

설 때도 있습니다.

그런 순간에 루도처럼 따뜻한 마음을 갖고

도전하고 모험하면 좋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별자리 여행을 통해

별자리에 대한 상상력과 이해도

조금 더 확장할 수 있었습니다

자녀들과 함께 읽어보시길 추천하고요

이 기회에 천체 망원경도 하나 장만하셔서

별자리를 탐구해 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루도와 별에서 온 말은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용기를 북돋우워주며,

따뜻한 마음의 소중함을 깨우치고,

별자리에 대한 관심을 길러줄 것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기탄잘리, 나는 이기고 싶어 - 과학으로 세상을 바꾸는 10대 소녀의 탐구 가이드
기탄잘리 라오 지음, 조영학 옮김 / 동아시아사이언스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인문계입니다.

수학에 잼병이며, 과학도 다르지 않습니다.

잘 한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나는 글쓰는 것이 좋고 편합니다.

생각을 정리하고

정리한 생각을 글로 기록하고

기록한 글을 말하는 것이 나는 편합니다.



세상을 바꾸는 일은

인문학으로만 되거나

이공계열로만 되는 것은 아닐겁니다.

서로 융합할 때

창의력을 발휘할 때 가능하겠지요.



기탄잘리 라오는

청소년 과학자입니다.

책 한권으로 사람을 어떻게 판단하겠습니까만

단순 과학자라기보단

인문학 소양을 갖춘 과학자처럼 보입니다.


기탄잘리는 사람에게 관심이 많은 아이라는 

사실을 책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물속에 용해되어 있는 납의 양을 측정하는

기계를 만들게 된 것도

사람에 대한 남다른 관심 때문입니다.

기탄잘리가 인문학 소양을 갖춘 과학자라고 생각한 이유입니다.







기탄잘리는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자신이 가장 잘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과학적 발견과 창의력을 바탕으로

온라인 상의 폭력을 막는 프로젝트도

한창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미국에 살아본 경험 때문인지

부럽기도 했습니다.



아이들이 찾아볼 수 있는 수많은 자료와

작은 것 하나도 칭찬하고 격려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자라기 때문입니다.

관심사가 있으면 도움을 얻고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와 인프라가

우리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오래 전 이야기지만 평균 독서량과

한 분야 관련 도서량도 17:1 정도라고 하니

처음부터 시작점이 다르기도 합니다.

물론 미국이 다 좋다는 뜻은 아닙니다.

우리 정서로는 도무지 이해하기 힘든

여러 문제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부러운 것은 부러운 것입니다.




기탄잘리는 이 책에서

자신의 노하우를 모조리

정말 하나도 남김없이 싸그리 공개합니다.

청소년다움이라 생각합니다.

게다가 건강한 자존감이 바탕 된

자신감까지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노트 정리한 것 꽁꽁 숨기는

쪼잔한 우리네 풍경과는 사뭇다릅니다)



이공계열에 있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프리젠테이션을 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 앞에 서서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자신이 만든 제품에 대해 설명하는 거지요.


놀랍게도 기탄잘리는 이 책에서

자신만의 발표하는 법도 낱낱이 공개합니다.

아.. 이 자신감과 순수한 마음이라니

어른, 아이 구분할 것 없이

배워야 할 태도이자 마음가짐이라 생각합니다.





인문학을 사랑하든

이공계열을 사랑하건

자녀들에게 이 책을 권해 보시면 어떨까요?

자신의 세계를 탐구할 뿐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쏟는 아이가 있다는 것을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굵은 땀을 흘리고

원대한 꿈을 품고 실천해 나가는 내 또래 아이가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내 아이도 이기적인 아이가 아니라

자신의 삶을 사랑하고

재능을 꽃 피우기 위해 수고할 줄 알며

무엇보다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에게 관심을 가진 아이로

자라가게 하는 물꼬를 틀 수 있는 책이니까요.




세상엔 참 놀라운 사람이 많은 것 같습니다.

TIME이 선정한 올해의 어린이

기탄잘리를 만나 그의 이야기를 읽고 들으며

고마운 마음이 앞섰습니다.


이런 아이들이 있기 때문에

여전히 세상은 희망이 있다는 생각도

뭉게뭉게 피어올랐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청소년들이

곳곳에서 자라나길

기대하는 마음도 생겼습니다.



지구 환경을 위해 싸우는 

그레타 툰베리라는 놀라운 아이도 있습니다. 

아...

세상엔 놀라운 아이들이 많습니다.

그레타 툰베리의 책도 함께 읽어보시면 어떨까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꼬마 종지 가족그림책 1
아사노 마스미 지음, 요시무라 메구 그림, 유하나 옮김 / 곰세마리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꼬마 종지 ]

저자: 아사노 마스미(글), 요시무라 메구(그림)
출판: 곰세마리
발매: 2021.05.20.

"줄세우기"

우리가 살아가는 이 땅 대한민국에서

끝없이 일어나는 일입니다.

성적, 연봉, 외모, 심지어 차와 사는 집으로

사람에게 등급을 매기고

줄을 세우는 이상한 일이 일어납니다.


"비교하기"

줄을 세우다보니 자연스럽게

비교하는 일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비교는 열등감과 우월감을 만들어 내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 장벽을 만들어 냅니다.

이런 안타까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꼬마종지라는 멋진 그림책이 찾아왔습니다.





상상력이 기막힙니다.

음식을 담는 그릇은 자기에게 담긴 음식을

맛볼 수 있다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모양도 크기도 제각각이 그릇

각종 맛있는 음식을 담아내는 그릇은

매번 좋은 음식맛을 기대합니다.

그 세상에 꼬마 종지가 들어왔습니다.

꼬마 종지도 맛있는 음식 맛을 기대합니다.

그럴 수밖에요.


하지만 꼬마 종지의 기대는 산산조각납니다.

맛있는 음식이 아니라

온갖 종류의 소스만 맛보는 처지입니다.

자신도 맛있는 음식을 담아내고

다양한 음식 맛을 보고 싶었지만

꼬마 종지에게 담기는 것은

오로지 양념 내지는 소스가 전부입니다.


꼬마 종지는 다른 그릇 사이에서

슬퍼 웁니다.





이대로 끝나버리면 안 되겠죠?

어느 날부터 꼬마 종지는

마음씨 고운 여자의 손에 들립니다.

그분은 꼬마 종지를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용도로 사용합니다.

양념이나 소스를 담는 것이 아니라

맛보기 용 그릇으로 사용합니다.

한마디로 인생 역전!!!





꼬마 종지는

다른 그릇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국을 담을 수도 없고

밥을 담을 수도 없고

맛있는 음식을 담을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자신만의 쓰임새가 있었지요.

꼬마 종지에게 꼭 알맞은 역할이 있었고

결국 꼬마 종지는 그 누구도 해내지 못한 일을

멋지게 해낼 뿐 아니라

그 누구도 맛보지 못한 기쁨도 맛보았습니다.




"다른 것은 틀린 것이 아니다."


모두가 아는 격언입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다름을 틀림으로

낙인을 찍어버리는 것 같습니다.


똑같은 헤어스타일에

똑같은 옷을 입고

똑같은 외모를 하고

똑같은 음식을 먹으며

똑같은 곳을 여행해야

인싸이드가 되는 세상처럼 보입니다.


꼬마 종지는

다른 세상이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나답게 살아가는 길이 있다는 것을

다른 누구와 비교할 것이 아니라

다름을 틀림이라 말할 것이 아니라

다름을 존중하며

다양성을 확보하는 세상이야말로

아름다운 세상임을 가르쳐 줍니다.


자라는 우리 아이들에게

이런 세상을 만들어 주고 물려주면 좋겠습니다.

서로를 존중할 줄 아는 세상

다름을 다름으로 인정할 줄 아는 세상

다르기 때문에 더 조화로운 세상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그 일에 최선을 다할 때

참 행복한 세상이 열린다는 것을

가르쳐 주고 경험하게 하고 살아가게 하면

좋겠습니다.


꼬마 종지를 읽으며

아름다운 세상을 상상하고 만들어 가면

더 없이 좋겠습니다.




책 안에 이런 편지가 들어 있었습니다.

세심한 마음 씀씀이가 큰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책 안에는 간단한 레시피도 있어서

아이들과 함께 읽고

함께 요리하고

각자의 그릇에 담아 먹어볼 수 있는

기회도 만들 수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래된 지혜
릭 릭스비 지음, 조경실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남자다운 남자가 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흔히 마초(Macho) 같은 외모와 기질을 보이면

남자답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강한 카리스마와 한 성질하는 거친 남자.

하지만 진짜 강한 남자, 남자다운 남자는

지혜로운 남자,

두려움에 맞설 수 있는 남자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남자

다른 사람을 배려할 줄 아는 남자

친절한 남자,

깊은 인품을 가진 남자,

끝까지 버틸 줄 아는 남자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는 이런 남자가 사라져버린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

남자다운 남자를 보지 못하니

남자다운 것이 무엇인지 모른 채

남자 흉내만 내는 남자로 가득한 세상이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이런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참 남성성이 무엇인지,

남자란 어떤 존재인지,

남자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참 남자다움이 무엇인지,

확신에 찬 어조와 함께

삶의 지혜를 꾹꾹 눌러 담아낸

반가운 책이 우리 곁으로 찾아왔습니다.

바로 [오래된 지혜]라는 책입니다.




릭 릭스비의 [오래된 지혜]의 원제는

"Lesson from a Third Grade Dropout" 입니다.

[초등 3학년 중퇴자의 가르침]으로

번역할 수 있습니다.

원제를 살펴본 것은 제목이 책의 방향과 내용을

정확하게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초등학교 3학년 중퇴자는 다름 아닌

저자 릭 릭스비의 아버지 이야기입니다.

그의 아버지는 삶으로 자녀를 양육하셨습니다.

참 남자다움의 가치가 무엇인지,

진짜 남자가 되기 위해 몸에 베이도록

훈련해야 할 지혜가 무엇인지 가르칩니다.

릭 릭스비의 아버지가 가르친 레슨은

다음과 같습니다.

(책의 내용을 스포하지 않으면서

최대한 핵심만 말씀드리겠습니다)

1. 친절

2. 훈련

3. 섬김

4. 탁월성

5. 인품

6. 인내

(자세한 내용은 책을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서점에 가셔서 돈을 지불하시거나

온라인에서 카드 결제하셔도 충분히 좋을

소장가치 충분한 좋은 책입니다)

각 챕터마다 주옥같은 잠언들이 쏟아집니다.

아마도 저자 자신이 잘 기억하기 위함일 것이며

독자를 향한 친절한 배려,

독자들이 반듯이 기억하고 실천하면서

남자다운 남자로 변하길 바라는 마음이 아닐까

짐작합니다.


오래 전 읽었던 책에서 남자다움과 관련한

한토막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아버지 없이 자란 수컷 코끼리 이야기입니다.

코끼리는 육상 동물 중 가장 덩치가 크고

무게도 많이 나갈 뿐 아니라

힘도 가장 쎈 동물입니다.

수컷 코끼리는 자라면서 덩치가 커지고

주체할 수 없을 정도의 힘을 가집니다.

아버지 없이 자란 코끼리는 이때부터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고 하더군요.

힘을 통제하는 법을 배우지 못하고,

힘을 어디에 어떻게 써야하는지 보지 못한

수컷 코끼리는 힘을 자기 마음대로 사용합니다.

코뿔소를 공격해서 질식시켜 죽이고,

하마를 공격하는 등

자신의 힘과 덩치만 믿고

난폭한 일을 서슴지 않는다고 합니다.

더불어 살아가는 다른 동물에 대한 존중이나

질서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괴물이 된다고 해요.

놀라운 것은 그 이후입니다.

어른 코끼리가 그 수컷 코끼리를 입양합니다.

힘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무리를 어떻게 돌보는지,

다른 동물들을 어떻게 존중하며

자연 질서를 어떻게 지키는지 보여줍니다.

어른 코끼리의 레슨을 받으며

청소년, 청년기를 지나는 수컷 코끼리는

점차 수컷다운 수컷으로 변한다고 합니다.

아버지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남자다움이 무엇인지 가르쳐 줄

아버지가 얼마나 필요한지

정확하게 보여주고 가르쳐 주는 이야기입니다.




책을 읽는 내내

나의 아버지가 떠올랐습니다.

정직하고 성실한 삶을 살아내신 나의 아버지.

책을 읽는 동안

많이 부끄러웠습니다.

아버지의 가르침을 받고도

제대로 살아내지 못한 나의 모습 때문입니다.

내가 먼저 좋은 남자가 되어야겠다는 생각

아들이 본받고 싶은 아버지,

아내가 존경할 만한 남편이 되고픈 마음이

무럭무럭 자라올랐습니다.

그때 비로소 나의 아들도 남자다운 남자로

자라갈 수 있을 것이란 확신도 생겼습니다.

저자 릭 릭스비의 마지막 다짐의 말이

곧 저의 다짐이 되었습니다.

목사로서 말하고 쓰는 일과

좋은 사람이 되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합니다.

가족과 친구에게 충실하고,

무엇보다 주님을 섬기는 일에

온 마음을 다하겠다고 약속합니다.

오래된 지혜 207p.

릭 릭스비의 말을 빌려

나의 아버지에게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아버지,

제게 위대한 스승이 되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아버지.

그리고 모든 것에 감사드립니다.

언제나 견디며

오래된 지혜 207p.




언젠가 나의 아들에게 이런 말을 들을 수 있다면

그야말로 성공한 인생이 아닐까요?

성공한 남자이자 남편, 이웃이 아닐까요?

하나님의 칭찬도 받게 되지 않을까요?

이 땅을 살아가는 남성,

남자다운 남자가 되고픈 남자라면

반드시 읽어보아야 할 책이라 생각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래된 질문 - 내 안의 두려움을 마주하는 인생의 지혜를 찾아서
다큐멘터리 〈Noble Asks〉 제작팀 외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래된 질문

저자: 다큐멘터리 <Noble Asks> 제작팀, 장원재
출판: 다산초당
발매: 2021.05.12.



옥스포드 생물학 대석학데니스 노블과

한국 불교의 어른이자

통도사 주지를 역임하신 성파

붓다의 가르침을 삶으로 실천하는 큰스님 도법

한국 사찰음식으로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철학자 셰프이자 백양사 천진암 주지 스님 정관

미황사의 주지를 20년간 역임하신 금강 스님이

삶과 죽음에 대해 나눈 이야기를 기록한 책.


긴 설명이 보여주듯

이 책은 가볍지 않습니다.

삶에 대해, 나에 대해, 마음에 대해

오랜 시간을 연구하고 명상하신 분들의

사상을 담아낸 묵직한 책입니다.





큰 스님들의 이야기답게

가장 먼저 삶의 괴로움에 대해 포문을 엽니다.

왜 괴로운지, 괴로움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괴로움을 어떻게 벗어날 수 있는지

오랜 기간의 훈련과 명상을 통해 깨달은 바를

자신의 언어로 풀어냅니다.


두 번째 장에서는 '나'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진정한 자아를 발견하는 것이야말로

삶의 가장 큰 축복임을 설파합니다.

또한 무엇이 나를 결정하는지,

나는 도대체 누구인지

불교의 정신과 용어로 설명합니다.


세 번째 장에서는

마음을 어떻게 다스릴 것인지 이야기합니다.

마음을 비우는 일에 대해 이야기하고,

마음을 깨끗하게 하는 일과 관련하여

참선에 관해 중점적으로 다룹니다.


마지막 네 번째 장에서는

그렇다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이야기합니다.

삶의 괴로움을 이해하고,

진정한 나를 찾아나서며,

마음을 다스린 후에라면

당연히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논리적인 흐름이 분명한 셈입니다.

아주 오래된 질문을 던지고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을 찾기 위해

옥스포드 대석학이 한국을 대표할만한

고승을 만나 나눈 대화라는 것이 신선합니다.


도무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만남이지만

놀랍게도 너무나 잘 어울립니다.

어느 분야에 종사하든 경지에 오르면

통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나는 개신교 목사입니다.

일반적인 흐름을 따르자면 불교와는 상극(?)

또는 스님의 이야기라면 질색할 만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실은 가끔은 스님들의 책을 읽습니다.

혜민 스님, 틱낫한의 글을 좋아합니다.

이번에 다산북스에서 협찬 받은 이 책도

신청하면서 저의 신분을 정확하게 밝혔습니다.


목사이기 때문에 삶과 죽음을 대하는

스님의 시선과 이야기가 궁금했습니다.

무엇보다 한국을 대표하는 큰 스님들의

이야기가 듣고 싶었습니다.


불교의 가르침과 기독교의 가르침에서

공통점이 상당하다는 점이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삶에 괴로움이 반드시 있다는 점은

기독교나 불교가 다르지 않습니다.

나는 누구인가? 라는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대답을 중요하게 여기는 점에선

기독교나 불교가 다르지 않습니다.


이 무거운 질문에 대한 기독교의 대답과

불교의 대답은 상당한 거리가 있습니다.

마음을 중요하게 여기는 점에서도

기독교와 불교는 닮았습니다.

성경도 사람의 마음이 가장 중요하며

하나님과 사탄이 사람의 마음을 놓고

한판 승부를 벌인다고 가르칩니다.


마음이라는 정원을

어떻게 돌보고 가꿀 것인지는

기독교에서나 불교에서나 한 가지로

중요한 이슈이며 관심을 쏟는 부분입니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에 대한 질문과 묵상

이 역시 기독교와 불교에서

모두 중요하게 여기는 분야입니다.


특별히 노예로 살 것이 아니라 주인으로 살자는

불교의 가르침은 기독교의 그것과

매우 흡사합니다(물론 차이도 있습니다).

금강 스님이 설파한 말은

기독교의 가르침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 같은

성경 말씀을 읽는 것 같은 느낌을 주었습니다.


인생에서 좋은 때라는 건 따로 없습니다.

지금 이 순간을 온전하게 살아내는 것이

바로 가장 좋은 때이자 좋은 삶입니다.

오래된 질문 245p.



성경은 우리 사람에게 주어진 것은

어제나 내일이 아니라

오늘임을 강조하여 가르칩니다.


지금 이 순간을, 우리에게 주어진 오늘을

성실하고 정직하게 살아내는 것이야말로

우리에게 주신 선물이며,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기대하시는 삶이지요.


게다가 초대 교부 이레니우스가 남긴 말은

금강 스님의 가르침과 일맥상통합니다.


하나님의 영광은

온전하고 생기 넘치는 인간에 있다.

초대교부 이레니우스


이레니우스는 하나님의 영광은

초월적인 또는 초자연적인 어떤 것이 아니라

충만한 삶을 사는 인간이라고 말했습니다.



성경은

이 순간을 온전하게 사는 사람이

하나님의 형상을 반영하며

곧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낸다고 가르칩니다.


이런 면에서 볼 때

기독교와 불교는 충분히 대화할 수 있고

서로를 존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궁극적인 진리와 구원에 관해선

서로의 의견이 다릅니다.

그 부분에서는 서로의 다름을 인정해야겠지요.


서로 옳고 그름을 따지고

서로의 목소리만 크게 낼 것이 아니라

서로의 입장을 정확하게 밝히고

고수할 것은 고수하되

이야기하고 듣고 배울 것은

마땅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래된 질문은

묵직하고 무거운 책이지만

말 그대로 술술 읽힙니다.


고승의 가르침이 이렇게 쉽게 읽힌다는 것이

조금은 특별하고 신기했습니다. 

그분들이 쉽게 잘 가르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목사로서

하나님의 말씀을 성도들이 이해하기 쉽게

잘 가르쳐야겠다는 일종의 책임감과 함께

큰 도전이자 일종의 부끄러움까지

동시에 느끼게 해 준 책입니다.


삶과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시는 분

진리를 추구하시는 분

복잡하고 시끄러운 세상에서 한걸음 물러나

인생을 탐색하고 탐구하시고픈 분들이 읽으면

무척이나 좋을 책이라 생각합니다.



함께 읽으면 좋을 책 소개합니다.



맑고 정순하게(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양식 3)

맑고 정순하게(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양식 3)
저자: 청림
출판: 지식과감성
발매: 2021.04.30.



기독교의 기본 진리

기독교의 기본 진리
저자: 존 스토트
출판: 생명의말씀사
발매: 2015.02.0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