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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동화는 어른을 위한 것 - 지친 너에게 권하는 동화속 명언 320가지
이서희 지음 / 리텍콘텐츠 / 2021년 11월
평점 :
나는 동화를 좋아합니다. 모든 동화가 따뜻하거나, 해피 엔딩으로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절대다수의 동화는 꿈과 모험이 있습니다. 마음을 따뜻하게 합니다. 삶의 지혜가 가득합니다.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사람답게 사는 삶이 무엇인지, 사람 사는 세상이 어떠해야 하는지 알려줍니다. 내가 동화를 좋아하는 이유입니다.
동화와 그림책을 좋아하는 나에게 아주 반가운 책이 찾아왔습니다. [어쩌면 동화는 어른을 위한 것]이란 제목의 책입니다. 책 제목부터 나를 겨냥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보자마자 "야, 이 책은 나를 위한 책인데..."라는 말이 나도 모르게 흘러나왔습니다.
책 겉표지 아래 있는 문장이 울림이 있었습니다. 동화를 읽을 때마다 위로를 얻고, 삶의 지혜를 길어 올리고, 마음 근육이 강해집니다. 동화를 읽으면서 마음이 말랑말랑해지고 따뜻하고 부드럽게 바뀌기도 했습니다. 마음이 피곤하고 지친 날이라면 동화를 읽어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저자 이서희가 고른 동화와 저자의 면면을 보면서 "그러면 그렇지!!!"라는 탄성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샬롯의 거미줄, 어린 왕자, 파랑새,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비밀의 화원, 하이디, 톰 소여의 모험, 오즈의 마법사, 오세암, 마틸다, 푸른 사자 와니니, 플랜더스의 개, 키다리 아저씨 등 문화유산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동화가 빼곡하게 자리 잡았습니다(더 많은 책이 있지만 일종의 호기심을 위해 전부 기록하지 않았다는 것은 다 알법한 비밀입니다).
저자 이서희는 동화를 읽으며 자신의 마음에 콕 박힌 문장을 차곡차곡 메모하고 쌓아두었습니다. 그 문장을 곱씹으며 생각의 깊이와 넓이와 높이를 확장시켰습니다. 문장이 어떻게 자신의 마음을 울렸는지, 어떻게 생각의 깊이와 넓이와 높이를 바꾸었는지 자신의 이야기로 담았습니다. 이 이야기가 나에게 특별한 울림으로 다가오게 만든 한 가지 사건이 있습니다. 내가 평소 좋아하고 존경하는 현대 영시를 전공한 가까운 분이 저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좋은 책을 읽으세요. 책을 읽다가 마음에 와닿은 문장을 만나면 그 문장을 수집해 보세요. 작가가 왜 그렇게 표현했는지, 무슨 말을 하고 싶었는지 생각을 확장시켜 보세요. 그 문장에 왜 나의 마음을 울리고 왜 내가 그 문장에 공감하게 됐는지 이유를 써보세요. 책을 이렇게 읽기 시작하면 얼마 지나지 않아 폭발적인 문장력과 어휘력, 표현력을 가지게 될 거예요. 이 시간이 쌓이면 실력이 되고 세상과 사람을 바라보고 해석하는 차원이 달라질 거예요."
이서희 작가가 동화로 그 작업을 하고 계셨더라고요. 그 시간이 쌓이고 쌓여 이렇게나 아름답고 깊은 책으로 나를 찾아온 것이고요. 고맙다는 말 외에 달리 표현할 말이 없을 만큼 반가운 책이었습니다.
책을 읽는 동안 여러 가지 이유로 마음이 부드러워지고, 뭉클했습니다. 울림이 깊었고, 내 삶을 새롭게 바라보는 눈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마음 근육이 조금 더 강해졌고, 생각의 용량이 조금 더 깊어진 기분을 한껏 느낄 수 있었습니다. 좋은 책은 항상 멋진 선물을 한아름 가져다준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다섯 가지 주제를 따라 정성껏 문장을 골라 담았습니다. 각 동화를 읽으며 울림이 있었던 문장을 더 깊고 깨끗한 언어로 담아냈습니다. 아직 읽지 않은 동화 목록을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동화를 읽으며 나도 상상의 날개를 펼쳐보고 싶은 마음이 돋아 올랐습니다. 고운 문장, 가슴을 울리는 문장을 만나면 나도 따로 배겨 써보아야겠다는 생각, 문장이 나에게 전해 주는 울림을 나의 언어로 담아보고 싶은 생각이 절로 피어올랐습니다.
깊어 가는 가을, 여전히 당혹스럽고 낯선 세상이기 때문에 우리 마음을 더 따뜻하고 부드럽게 할 책, 우리 생각을 더 깊고 깨끗하게 만들어주는 책이 더 반갑고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