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의 한구석에서 과학을 이야기하다 - 물리학자가 들려주는 이 세계의 작은 경이
전탁수 지음, 김영현 옮김 / 다다서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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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아가는 것은 그저 아름다움을 발견하기 위함이며,

그 외 모든 것은 일종의 기다림이다. - 칼릴 지브란

과학은 복잡할까요? 과학은 이해하기 어려울까요?

나처럼 뼛속 깊이 인문계열에 속한 사람이라면 단박에 그렇다고 대답할 것 같습니다. 나에게 과학은 딴 세상 이야기처럼 들리고 보입니다. 궁금합니다. 알고 싶습니다. 호기심도 생깁니다. 그러나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영역처럼 보입니다. 오묘하기 짝이 없는 각종 공식과 양자물리학, 천체 물리학은 이름만 들어도 일단 머리부터 아파옵니다. 숫자는 말 그대로 숫자 놀음처럼 보입니다. 적어도 나에겐 그렇습니다.

과학은 가까이하기엔 너무나 먼 당신일까요? 과학을 조금 더 쉽게, 나와 같은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설명해 줄 수는 없는 걸까요? 이런 생각을 해본 사람이라면 꼭 읽어야 할 책이 나왔습니다. [은하의 한구석에서 과학을 이야기하다]라는 책입니다.



"이 책은 과학을 이야기하지만,

자유로운 사고와 틀에 얽매이지 않는 상상력을 자극하는 책입니다."

이 문장은 다다 서재에서 보내준 글을 그대로 인용한 글입니다. 책 소개 글을 보면서 일단 마음에 평화가 흘러들었습니다. "온갖 수와 이해할 수 없는 공식이 난무하는 책은 아니겠구나" 하는 안도감이 들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다다 서재에서 책을 소개한 문장이 정확하게 들어맞는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과학을 이야기하지만 자유로운 사고와 상상력을 자극해 주었습니다.

머릿속으로 우주를 항해하기도 했고, 원자의 세상을 탐사하기도 했습니다. 나로서는 꿈의 영역이라 할 수 있는 수리 세상을 탐색하기도 했으며, 과학이 윤리학과 이렇게나 깊은 관계를 가지고 있는지도 깨달았습니다. 개미가 살아가는 세상, 철새를 이끌었던 사람의 이야기, 상상을 초월하는 거리를 항해하는 나비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곤충과 동물의 세상에 매료되었습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읽고 들으며 우리의 이야기를 엮어가는 과학의 위대함과 섬세함에 탄성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총 5부(천공, 원자, 수리 사회, 윤리, 생명. 이 다섯 가지 주제를 다룹니다), 스물두 가지 이야기. 촘촘할 뿐 아니라 친절한 언어, 익숙한 이야기로 과학을 이야기합니다. 이해하기 쉽습니다. 과학에 흥미를 가지게 만들어 줍니다. 나와 같은 사람이라면 충분한 과학에 관한 영양분을 섭취한 기분을 느끼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과학이라는 놀라운 이야기 앞에 설 때마다 겸손해지는 것은 덤으로 얻을 수 있습니다. 인류가 지구의 주인 행세를 하지만 진짜 주인인지에 대해 질문하게 만듭니다. 주인이라고 생각한다면 주인 노릇을 해야 하겠지요. 적어도 개미에게서 배워야 할 점도 상당해 보입니다. 세대를 거치면서 대륙을 건너가는 나비는 인류를 향해 우주를 항해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과학 이야기를 통해 우리 사는 세상의 이야기를 엿보고, 우리가 살아가야 할 미래를 상상하는 즐거움도 맛보았습니다.

겸손이 필요한 시대, 미래를 향한 꿈과 도전 정신을 품어야 할 이 시대, 21세기 최첨단 과학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꼭 읽어보아야 할 멋지고 아름다운 책이라 생각합니다.



함께 읽으면 좋을 책 소개합니다




코스모스

코스모스
저자: 칼 세이건
출판: 사이언스북스
발매: 2006.12.20 



정교하게 조율된 우주

정교하게 조율된 우주
저자: 알리스터 맥그래스
출판: IVP
발매: 2014.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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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가 있는 계절
이부키 유키 지음, 이희정 옮김 / ㈜소미미디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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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앗긴 일상, 새로운 일상(New Normal)...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면서 우리에게 찾아온 새로운 언어입니다. 코로나는 말 그대로 우리의 일상을 빼앗아 갔습니다. 코로나 이후는 결코 코로나 이전과 같을 수 없다고 입을 모읍니다. B.C와 A.D.라는 단어는 Before Covid와 After Diseaster로 바뀌었습니다. 우리는 너무나 낯선 세상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일상을 빼앗기고 새로운 일상을 기다리면서 비로소 일상의 소중함을 깨달았습니다. 일상을 빼앗기기 전에 일상의 소중함을 알고 충실하게 살았어야 한다는 생각, 일상을 더 깊이 들여다보고, 그 안에서 진짜 의미를 찾아냈어야 했었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코로나 이후 새로운 일상을 살아가면서는 일상의 소중함을 더 깊이 깨닫고, 마음에 담고, 충실하게 살아낼 수 있길 기대하는 마음입니다. 이런 나의 마음을 이미 꿰뚫어본 듯한 책이 나왔습니다. 천재적인 감각과 깊은 시선으로 일상의 소중함을 담아낸 [개가 있는 계절]입니다.




개가 있는 계절은 어느 날 학교로 찾아들어온 개 고시로와 그 학교를 졸업한 학생의 이야기입니다. 고시로의 시선에서 본 사람의 이야기와 사람의 시선에서 본 고시로의 이야기가 절묘하게 교차되는 소설입니다. [개가 있는 계절]은 상상의 산물이기도 하지만, 현실의 산물이기도 합니다. 소설에 등장한 주인공 고시로는 1974년부터 1985년까지 살았으며, 작가가 고등학교 2학년 때 별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이부키 유키가 살아간 삶의 한자리를 차지한 고시로의 이야기입니다.

고시로의 이야기가 이렇게 책으로 태어난 것은 가장 먼저 작가 이부키 유키가 일상을 소중하게 여기고 관찰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학교에서 생활하는 고시로를 특별한 시선으로 바라본 사람이 있었기 때문에, 평범한 일상을 비범한 눈으로 바라보고 작가가 있었기 때문에 세상에 알려진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부키 유키가 담담하고 정갈한 언어와 문장으로 담아낸 [개가 있는 계절]은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일상이 얼마나 아름다운 이야기로 엮일 수 있는지 여실히 보여준 소설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소설은 전체 6개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모든 단편에는 당연히 견공 고시로가 등장합니다. 같은 학교가 배경이기 때문에 동문으로 선후배로 서로의 이야기는 엮어 있습니다. 예상한 대로 마지막에 가서는 고시로와 학교를 중심으로 모두가 모이는 장면도 나왔습니다.

고등학생 시절이라는 저마다의 소중한 시간을 살아낸 사람의 추억이 빼곡하게 담겨 있습니다. 그 곁을 지킨 견공 고시로의 시선을 섬세한 상상력으로 담아낸 작가의 상상이 아름답습니다. 개는 냄새를 잘 맡고 귀도 예민합니다. 특히 후각이 사람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나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지요.

얼마 전 아이들과 함께 [미스터 주]라는 영화를 감상했습니다. 거기에도 견공이 등장합니다. 소설을 읽으면서 사람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능력을 가진 견공의 이야기가 오버랩되기도 했습니다. 내가 이 부분을 상세하게 설명하는 이유는 소설에서 묘사하고 있는 견공 고시로가 사랑하는 사람에게서는 꽃향기가 난다고 말하는 장면 때문입니다. 후각이 뛰어난 개는 그 냄새를 맡을 수 있지만 개에 비해 후각이 현저히 떨어지는 사람은 냄새를 맡지 못하는 것으로 묘사되어 있습니다.

소설을 읽으면서 실제 사람이 사랑에 빠지면 아름다운 향기가 날까?라는 질문이 피어올랐습니다. 그러지 말라는 법은 없겠다는 상상도 해보았습니다. 참 아름다운 상상입니다. 우리네 일상에서 얼마든지 일어나는 이 단순한 사실을 개의 시선에서 담아낸 작가 이부키 유키의 천재성이 부러울 따름이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어떤 이유인지 모르게 일본 영화 러브레터(Love Letter)가 떠올랐습니다. 일상의 이야기, 누군가를 사랑하는 사람의 이야기가 겹쳐서 그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영화 [러브레터]가 준 잔잔하고 깊은 감동을 소설 [개가 있는 계절]이 가져다주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개가 있는 계절]은 일상을 빼앗긴 나에게, 새로운 일상을 살아가야 할 우리에게 일상의 소중함을 일깨워주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하루하루와 사람이 얼마나 소중하고 아름다운지 가르쳐 주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생명체를 조금 더 깊숙한 시선으로 바라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도 깨우쳐 주었습니다. 낯설고도 당혹스런 세상을 살아가기 때문에 상상력을 발휘하고, 삶을 그려나가는 일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소중한지 가르쳐준 소설이었습니다.

따뜻한 마음과 인간성을 상실하기 쉬운 이때에 우리를 찾아온 고마운 소설입니다.



함께 보면 좋을 영화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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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한껏 무용하게 - 뜨개질하는 남자의 오롯이 나답게 살기
이성진 지음 / 샘터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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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개질 하는 남자... 매력 있지 않나요?

남자라고 뜨개질 하지 말라는 법은 없습니다. 이상한 일인지 나의 주변에는 아직 뜨개질 하는 남자가 없습니다.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뜨개질은 여자가 하는 일이라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내 주변에 뜨개질을 하는 사람은 너 나 할 것 없이 모두 여자였으니까요.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 같습니다.


저자 이성진도 그렇게 말합니다. 지하철에서 뜨개질 하는 남자를 신기한 듯 바라보는 어린 남자를 보았다고 말입니다. 아마 나도 다르지 않을 것 같습니다.


부산에 살 때 지하철 1호선에서 뜨개질 하는 성인 남자를 보았다면 생경한 풍경에 한동안 그 모습을 쳐다보았을 것 같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한 번쯤은 어디서라도 뜨개질하는 남자 청년을 보고 싶다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재밌을 것 같기도 하고, 나의 익숙한 사고의 틀을 깨보고 싶기도 하고, 나 역시 지금까지 시도해 보지 않은 어떤 일을 시도할 수 있는 모멘텀으로 삼을 수 있을 것 같단 생각에서...



뜨개질 하는 청년 이성진은 헌병 출신입니다. 군에서부터 뜨개질을 했습니다. 어떤 시선을 받았을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습니다. 스스로를 집돌이라 부르는 그는 바깥에서만큼이나 집안에서도 자유를 누린다고 합니다. 뜨개질을 하는 모습이나, 큰 키나(헌병은 키가 큽니다), 섬세한 그의 모습(그의 글을 읽으면 이성진 작가가 얼마나 섬세한 사람인지 충분히 알고도 남음이 있습니다)은 나와는 정반대 지점에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나름의 공통분모(이건 다소 억지스럽긴 합니다)도 있습니다. 생각이 깊다는 부분입니다. 뜨개질 하는 청년의 철학 이야기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지 않을까 싶은 책입니다. 책은 작고 가볍습니다. 두껍지 않습니다.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뜨개질과 철학이 어울리는 개념인지는 모르겠지만 상당히 철학적입니다. 깊은 사유로 깨끗한 물을 길어올린 느낌입니다.

그의 글을 읽으면 마음이 차분해집니다. 무게감도 상당합니다. 처음에는 작가의 나이를 가늠할 수가 없었습니다. 나중 그가 20대 젊은 청춘이라는 사실을 알고는 이러면 안 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활자를 읽을수록 저자를 읽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누구의 시선이나 틀에 억지로 자신을 끼워 맞추지 않는, 그렇다고 다른 사람을 무시하거나 외면하지 않는, 그러면서도 오롯이 자신다움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깨끗하고 자유로운 영혼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책을 덮으면서 고마운 마음이 생겼습니다. 이십 대를 살아가는 작가를 보면서 나의 이십대 시절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었거든요. 나도 나름 좋아하는 일 하면서 살았던 것 같습니다. 나의 입으로 치열하게 살았다고 말하기가 웃긴데 나름의 치열함으로 살았던 것 같습니다. 말도 안 되는 실력으로 밴드 보컬로 활동하며 노래하는 일에 몰입했으니까요. 이 추억을 떠올리게 만들어 준 것만으로도 충분히 고마웠습니다.

한 가지 더 고마운 것은 사유하는 삶, 나다운 삶에 대해 생각하게 만들어 주었다는 점입니다. 나이 사십이 넘으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링컨이 말했다죠. 예리하고 시사하는 바가 풍성한 말이라 생각합니다. 나는 여기에 하나 더 덧붙이고 싶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말과 삶에 책임을 가져야 한다


말이 쉽지 삶이 쉬운 것은 아닙니다. 이성진 작가를 읽으면서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할 뿐 아니라 생각과 생각을 담아내는 말과 말을 살아내는 삶에 책임감을 가져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나의 일터에서, 더불어 만나는 사람 속에서, 무엇보다 가정에서 얼굴과 말과 삶을 책임지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물꼬를 터주었습니다. 가볍지만 무거운, 고마우면서도 부끄럽게 만드는 멋진 책입니다. 찬바람이 이는 겨울 따뜻한 커피 한 잔, 분위기 있는 음악과 함께 곱씹으며 읽으면 좋을 책이라 생각합니다.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 주는 함께 읽으면 좋을 책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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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와, 혼자 여행은 처음이지? - 여행 좀 해본 언니가 알려주는 슬기로운 여행준비
김남금 지음 / 푸른향기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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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빼앗아간 일상을 회복할 수 있을까?

많은 사람이 던질 수밖에 없는 질문입니다. 코로나는 우리의 일상을 빼앗아 갔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풍경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거리 두기가 일상이 되었습니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바깥으로 나가는 일을 상상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With-Covid 19를 선언했습니다. 코로나와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길을 선택했습니다. 어쩔 수 없는 선택, 마지못해 내릴 수밖에 없는 선택입니다. 자발적인 선택이라거나 마음 가벼운 선택이라 부를 수 없습니다. 위드 코로나를 선언하고 얼마 간의 시간이 지났습니다. 코로나 확진자의 수가 줄어들지 않아 위드 코로나의 위험성이 높아지는 것 아니냐며 여기저기서 아우성입니다. 어려운 세상입니다.

코로나가 빼앗아간 가장 큰 일상 중 하나가 일상의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일상을 벗어는 '여행'입니다. 국내 여행도 조심스럽고, 해외여행은 더욱 그렇습니다. 자가 격리 기간 때문에라도 해외여행은 더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각종 방법이 있지만 불편한 것은 사실입니다. 가고 싶은 나라가 있어도 그 나라에 다녀오기가 거북한 것도 어쩔 수 없는 사실입니다. 코로나 치료제가 개발되면, 가장 먼저 여행부터 떠나겠다고 말하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여행에 대한 목마름이 상당하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여행을 가지 못한다고 해서 여행이 끝난 것은 아닙니다. 언젠가 코로나를 뚫고 우리는 또다시 여행을 떠날 수 있을 겁니다. 그때를 준비하며 여행 관련 책을 읽는 분도 적지 않습니다. "한 달 살기" 열풍도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산티아고 순례자의 길부터 오르고 싶은 분도 계실 것이고, 유럽 이곳저곳을 둘러볼 계획을 세우신 분도 적지 않을 듯합니다. 신혼여행 다시 가겠다고 말씀하시는 분도 있을 테고요.

혼자 여행은 어떨까요? 혼밥, 혼술, 혼자 영화 보기, 혼자 살기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이 흐름이 상당하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혼자 여행하는 사람의 수도 점점 더 늘어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약간의 불안함이 있겠지만 그렇다고 도전할 분이 없으리라 단정 지을 수는 없습니다. 혼자 여행을 떠나고 싶은 분이 참고하기에 적합한 책이 나왔습니다. [어서 와, 혼자 여행은 처음이지?]라는 제목의 책입니다.




여행 고수 김남금 저자의 여행 경험과 기록을 빼곡하게 담은 책입니다. 무엇을 준비해야 하며, 어떻게 여행해야 하는지 소복하게 담았습니다. 혼자 여행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 눈치 보지 않는 점이 상당히 매력 어필하는 책이기도 합니다. 왜 여행을 하는지, 이번 여행의 목표는 무엇인지, 여행을 대하는 나의 생각과 자세는 어떤지부터 점검하게 만듭니다. 다른 사람 가는 곳으로, 유행 따라 여행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습니다. 인생 사진을 건져야겠다고 말하는 분, 이 음식은 반드시 먹어야 하고 인증샷을 남겨야 한다는 분이 있습니다. 그들 나름의 철학을 가지고 여행하는 것도 좋습니다.

저자 김남금은 이런 흐름에 편승하지 않습니다. 해외로 갈 경우라면 그 나라의 속살을 경험하고 맛볼 수 있는 곳을 추천합니다. 이름 있는(이름 없는 곳이 있는지부터 궁금합니다만) 곳을 방문하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그 나라 사람이 살아가는 삶의 현장을 목격하고, 사람 사는 풍경을 마음에 가득 담을 수 있는 곳을 추천합니다. 김남금 작가는 자신의 분명한 철학과 마음을 따라 여행하기를 즐기는 사람처럼 보입니다. 그녀만의 매력이기도 하고, 다른 사람은 보지 못하고 경험하지 못한 여행 기록을 남기는 그녀만의 여행 비밀로 보입니다.


혼자 여행을 떠나려면 부담이 생깁니다. 두려운 마음도 떨치기 어렵습니다. 다른 나라에 홀로 덩그러니 남아본 경험을 해보았다면 이게 무슨 말인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김남금 작가는 혼자 여행이 주는 부담감과 두려움을 부정하거나 부인하지 않습니다. 대신 혼자 여행이 주는 부담감과 두려움에 직면하는 그녀만의 방법을 알려줍니다.

디지털 시대에 디지털 여행 기술에 대해서도 이야기합니다. 디지털 문명을 이용 길 찾는 법이나 숙박을 해결하는 꿀팁을 제공합니다. 예매와 취소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지 않습니다. 여행 후 흔적을 남기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와 여행을 떠나기 전부터 여행하고, 여행이 끝나고 난 후에도 여행을 계속하는 멋진 방법에 대해서도 이야기합니다. 여행을 좋아하시는 분이거나, 여행을 계획하시는 분이라면 이 책을 읽어야 할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나는 어쩌다 보니 여행을 좋아하게 됐습니다. 많이는 아니지만 몇몇 나라를 여행했고, 미국 유학시절에는 빚을 내가면서 가족과 함께 고생스러운 여행을 많이 다녔습니다. 미국 여행기를 책으로도 낼 수 있을 것 같단 생각도 가끔 해보았습니다. 방을 어떻게 예약하는지, 방값을 놓고 딜을 하는 방법이나, 꼭 가보아야 할 곳, 시도해야 할 일을 알려줄 수 있을 것 같거든요. 기회가 닿으면 블로그에 미국 여행기를 올려 도움을 드릴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지금도 그때 남긴 사진을 간혹 챙겨 봅니다. 마음이 호출할 때마다 기억을 되살려봅니다. 구글 포토나 아이폰이 자동으로 만들어 주는 영상을 보기도 합니다(꽤나 맘에 들게 만들어 줍니다). 가족과 함께 사진을 보기도 하고, 함께 여행했던 멤버를 리멤버(기억) 하기도 합니다. 여행이 주는 힘이겠지요.

언젠가 다시 여행길이 열리면 가족과 함께 훌쩍 여행을 떠나보고 싶습니다. 현실적으로 상상에 그칠 가능성이 높지만 그렇다고 꿈조차 꾸지 말란 법은 없으니까요. 혹시 아나요. 꿈은 이루어진다는 말처럼 나의 가족과 함께 가족 여행을 떠날 수 있는 날이 오게 될지. 어서 와 혼자 여행은 처음이지를 읽으며 여행에 대한 꿈을 키워보고, 혼자 여행, 가족 여행, 친구와의 여행을 계획해 보고 꿈꿔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함께 읽으면 좋을 책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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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동화는 어른을 위한 것 - 지친 너에게 권하는 동화속 명언 320가지
이서희 지음 / 리텍콘텐츠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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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동화를 좋아합니다. 모든 동화가 따뜻하거나, 해피 엔딩으로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절대다수의 동화는 꿈과 모험이 있습니다. 마음을 따뜻하게 합니다. 삶의 지혜가 가득합니다.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사람답게 사는 삶이 무엇인지, 사람 사는 세상이 어떠해야 하는지 알려줍니다. 내가 동화를 좋아하는 이유입니다.

동화와 그림책을 좋아하는 나에게 아주 반가운 책이 찾아왔습니다. [어쩌면 동화는 어른을 위한 것]이란 제목의 책입니다. 책 제목부터 나를 겨냥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보자마자 "야, 이 책은 나를 위한 책인데..."라는 말이 나도 모르게 흘러나왔습니다.


 

 



책 겉표지 아래 있는 문장이 울림이 있었습니다. 동화를 읽을 때마다 위로를 얻고, 삶의 지혜를 길어 올리고, 마음 근육이 강해집니다. 동화를 읽으면서 마음이 말랑말랑해지고 따뜻하고 부드럽게 바뀌기도 했습니다. 마음이 피곤하고 지친 날이라면 동화를 읽어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저자 이서희가 고른 동화와 저자의 면면을 보면서 "그러면 그렇지!!!"라는 탄성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샬롯의 거미줄, 어린 왕자, 파랑새,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비밀의 화원, 하이디, 톰 소여의 모험, 오즈의 마법사, 오세암, 마틸다, 푸른 사자 와니니, 플랜더스의 개, 키다리 아저씨 등 문화유산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동화가 빼곡하게 자리 잡았습니다(더 많은 책이 있지만 일종의 호기심을 위해 전부 기록하지 않았다는 것은 다 알법한 비밀입니다).

 

 



저자 이서희는 동화를 읽으며 자신의 마음에 콕 박힌 문장을 차곡차곡 메모하고 쌓아두었습니다. 그 문장을 곱씹으며 생각의 깊이와 넓이와 높이를 확장시켰습니다. 문장이 어떻게 자신의 마음을 울렸는지, 어떻게 생각의 깊이와 넓이와 높이를 바꾸었는지 자신의 이야기로 담았습니다. 이 이야기가 나에게 특별한 울림으로 다가오게 만든 한 가지 사건이 있습니다. 내가 평소 좋아하고 존경하는 현대 영시를 전공한 가까운 분이 저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좋은 책을 읽으세요. 책을 읽다가 마음에 와닿은 문장을 만나면 그 문장을 수집해 보세요. 작가가 왜 그렇게 표현했는지, 무슨 말을 하고 싶었는지 생각을 확장시켜 보세요. 그 문장에 왜 나의 마음을 울리고 왜 내가 그 문장에 공감하게 됐는지 이유를 써보세요. 책을 이렇게 읽기 시작하면 얼마 지나지 않아 폭발적인 문장력과 어휘력, 표현력을 가지게 될 거예요. 이 시간이 쌓이면 실력이 되고 세상과 사람을 바라보고 해석하는 차원이 달라질 거예요."


 

이서희 작가가 동화로 그 작업을 하고 계셨더라고요. 그 시간이 쌓이고 쌓여 이렇게나 아름답고 깊은 책으로 나를 찾아온 것이고요. 고맙다는 말 외에 달리 표현할 말이 없을 만큼 반가운 책이었습니다.

책을 읽는 동안 여러 가지 이유로 마음이 부드러워지고, 뭉클했습니다. 울림이 깊었고, 내 삶을 새롭게 바라보는 눈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마음 근육이 조금 더 강해졌고, 생각의 용량이 조금 더 깊어진 기분을 한껏 느낄 수 있었습니다. 좋은 책은 항상 멋진 선물을 한아름 가져다준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다섯 가지 주제를 따라 정성껏 문장을 골라 담았습니다. 각 동화를 읽으며 울림이 있었던 문장을 더 깊고 깨끗한 언어로 담아냈습니다. 아직 읽지 않은 동화 목록을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동화를 읽으며 나도 상상의 날개를 펼쳐보고 싶은 마음이 돋아 올랐습니다. 고운 문장, 가슴을 울리는 문장을 만나면 나도 따로 배겨 써보아야겠다는 생각, 문장이 나에게 전해 주는 울림을 나의 언어로 담아보고 싶은 생각이 절로 피어올랐습니다.

깊어 가는 가을, 여전히 당혹스럽고 낯선 세상이기 때문에 우리 마음을 더 따뜻하고 부드럽게 할 책, 우리 생각을 더 깊고 깨끗하게 만들어주는 책이 더 반갑고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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