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서 오랜 기간을 살아오신 분의 해박한 지식과 풍부한 설명을 들으면서 성서의 땅을 밟을 수 있다면, 성경이 다르게 보이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일 것입니다. 저자 권종렬 목사는 이스라엘과 중동에서 잔뼈가 굵은 김동문 선교사의 도움을 받아 성서의 땅을 수차례 다녔습니다. 가는 곳마다 그곳 문화와 상황, 배경에 관한 정확하고 풍부한 설명을 곁들여 가면서 그곳을 밟았고 눈과 마음에 담았습니다. 그런 시간이 켜켜이 쌓이면서 성경을 더 깊고 넓게 보았고, 그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낸 책이 바로 [이스라엘 땅에서 말씀 찾기]입니다. 바버라 애런 라이크처럼 체험형 글쓰기에 속한다고 본 이유입니다.
책의 속살을 조금 더 공개하겠습니다. 책은 전체 11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Chapter 1. 영원을 비추는 땅, 베들레헴
Chapter 2. 아픔을 싸매 주는 땅, 쉐펠라와 네게브
Chapter 3. 비를 흡수하는 땅, 유대와 사마리아 산지
Chapter 4. 무덤이 가득한 땅, 예루살렘 감람산
Chapter 5. 평화를 잃어버린 땅, 예루살렘 옛 시가지
Chapter 6. 믿음을 시험하는 땅, 유대 광야
Chapter 7. 생명이 흐르는 땅, 요단강과 사해
Chapter 8. 경계를 넘어서는 땅, 이스르엘 골짜기
Chapter 9. 복음이 자라나는 땅, 이방의 갈릴리
Chapter 10. 사랑을 알아 가는 땅, 갈릴리 호숫가
Chapter 11. 다시 시작하는 땅, 가이사랴 그리고 욥바
각 장이 보여주듯 이스라엘의 주요 지명과 지역을 중심입니다. 단지 지역 소개가 아니겠지요. 그 지명 혹은 지역과 긴밀하게 연결된 성경 본문을 찾아 연결하고 그 땅 한복판에서 어떤 맥락과 의미로 기록되었는지 인간미 넘치는 관점으로 풀어낸 책입니다. 이런 이유로 "베들레헴에서 욥바까지 인문 기행"이란 부제를 달고 나온 것이 아닐까 짐작해 보았습니다.
책을 읽다 보면 잠깐 멈추어 서서 한 번 더 생각하고 곱씹게 만드는 곳이 적지 않습니다. 성경을 거룩한 말씀이란 관점으로만 읽은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안을 채우고 있는 사람에게 초점을 맞추고 읽어 내려고 노력한 흔적이 곳곳에 흩뿌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기계적으로만 성경을 읽었다거나, 그 안에서 어떤 교훈을 얻으려는 성경 읽기에 집중했다면, 필연적으로 멈추게 되는 지점이 있습니다. 때로는 불편할 수도 있을 것이고 때로는 어떻게 이것을 놓칠 수 있었는지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을 것입니다. 성경을 거룩한 하나님의 말씀으로 읽으면서도 그 안을 채우는 사람에게 초점을 맞춘 성경 읽기 독법이 가져다주는 일종의 선물이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