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이 어려운 사람은
대화 주제(화제)를 정하는 게 어려운 사람
어떤 이야기를 해야하는 지 모르는 사람
상대방에게 관심이 없는 사람이다

잡담의 목적은
‘나는 당신과 친밀해지고 싶어요‘
라는걸 잊지말자















잡담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분위기를 좋게 만드는 것!

당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대해 이야기했던 때를 되돌아보자. 열정적이고 즐겁게 이야기했으니 주위 사람들도 분명 흥미롭게 들었으리라고 생각하는가?

잡담도 마찬가지다.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 잘 알고 공감하는 화제, 그리고 누구나 기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긍정적인 화제를 선택하는 편이 무난하다. 몇몇이 소외되는 화제나 분위기를 가라앉히는 화제, 거북한 화제는 되도록 피하는 편이 좋다.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 시작한 잡담이 자칫 어색한 침묵을 만들어낼 수 있으니 말이다

배우기보다는 익숙해져라"라는 격언이 있듯이 물불 가리지 않고 도전해 낯가림이라는 약점을 극복한 것이다.

애초에 잡담이란 아주 능숙하지 않아도, 상대방에게 큰 재미를 주지 못해도 괜찮다. 재미가 있든 없든 어색하지 않을 만큼만 적당히 이야기를 이어나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졌다’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잡담할 때 꼭 당신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이야기 방식’을 지키지 않아도 괜찮다."

퍼스널스페이스Personal Space’라는 개념을 들어보았는가? 퍼스널스페이스란 ‘다른 사람이 침범했을 때 불쾌하게 느끼는 자신의 공간’을 가리키는 말이다

애초에 질문할 때 "말하고 싶지 않으면 안 해도 괜찮아", "말하고 싶은 만큼만 말해줘도 돼" 라는 식의 한마디를 덧붙이는 것이다. 꼭 대답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없어지니 훨씬 편안하게 잡담을 나눌 수 있다. 게다가 이 한마디에는 상대방에 대한 따뜻한 배려가 묻어난다. 듣는 사람을 상냥하게 배려해주는 당신에게 상대방도 분명 호감을 느낄 것이다.

사람에 대한 비난은 삼가고, ‘사람은 좋은데 이런 부분은 아쉬우니 고치면 더 좋을 것 같다’라는 식으로 말하면 직접적으로 누군가를 공격한다는 인상을 피할 수 있다.

잡담을 할 때 반드시 피해야 할 네 가지 화제’ 중 하나가 불쑥 등장했기 때문이리라. 바로 ‘정치’, ‘종교’, ‘야구’, ‘수입’이다.

‘차별’이라고 하면 거창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의외로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약자의 위치에 있는 사람에 대해 편견이나 모욕, 비웃음, 조롱 같은 차별적 발언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차별에 가담하지 않도록 조심하고, 언제나 자신의 언행을 돌아보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상대방이 꺼낸 이야기의 어느 한 부분을 주목하되, 그것과 자신이 꺼낼 에피소드를 연결시킨다는 느낌으로 부드럽게 잡담을 이어가 보자. ‘그러고 보니’라는 말은 당신의 잡담을 빛내줄 큰 무기가 될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일상적인 일이 다른 사람에게는 아주 생소할 수도 있다는 당연한 사실을 새삼스럽게 깨닫게 된 날이었다. 이처럼 우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스스로의 방식이나 사고를 절대시한다. 다른 것과 비교하거나 객관적인 시선으로 관찰할 때에야 비로소 자신의 특징이나 방식이 보편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걸 깨닫는다. 이것을 ‘상대화’라고 한다.

자신에게 당연한 것도 다른 사람에게는
재미있는 이야깃거리가 될 수 있다

주말에 나갔던 근교 나들이나 동네 산책도 흥미로운 잡담거리가 될 수 있다. 당신의 집 근처에 새로 생긴 가게나 요즘 들어 화제가 되고 있는 이른바 ‘핫 플레이스’에 대해 말해보자. 이때 역시 상하 관계를 만드는 것은 경계해야 할 사항이다. ‘무엇이 어떠했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자기 자신이 이야기의 중심이 되지 않도록 주의하자.

취미가 독서라면 괄호를 치고 ‘스포츠 선수가 쓴 에세이’, ‘해외 소설’처럼 좋아하는 분야를 적어두거나 ‘일주일에 한 권’, ‘한 달에 4권’과 같은 빈도를 적어두는 것이다. 이처럼 구체적인 정보를 적어두는 편이 상대의 흥미를 자극하기 쉽다.

무언가를 볼 때 그것을 자신의 일상이나 전문 분야, 취미 등과 연결 짓는 연습을 하면 좋다. 이번 장의 첫 부분에서 "당신의 일상을 축구와 연관 지어 이야기로 엮어낼 수 있습니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예시로 내 직업을 축구의 특성에 빗대어 말해보겠다

작은 공감대를 형성하기만 해도 충분히 웃음을 줄 수 있다.

"이렇게 추운 날에는 도무지 이불 속에서 나오고 싶지 않네요."

"맞아요. 저도 계속 침대에만 누워 있고 싶어요."

"그 덕분에 오늘 나오는 시간이 늦어져서 역까지 숨이 차도록 뛰었지 뭐예요."

이런 사소한 잡담으로도 두 사람의 얼굴에는 미소가 피어오른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실패담이나 고생담도 유머를 보여주기에 좋은 소재다. 빈틈없는 완벽주의자보다는 실패담을 털어놓으며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드러내는 사람에게 더 마음이 가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과 있으면 분위기가 한층 밝아지고, 덩달아 듣는 사람도 더 깊은 속내까지 이야기하게 된다

예시와 비유는 이야기의 꽃!
어떤 일과 사물의 공통점을 찾는 훈련을 해보자.

·질문으로 시작해 상대의 주의를 끈다.

·의외의 사실이나 깜짝 놀랄 법한 이야기를 먼저 말한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소재나 상대방과 관련이 있는 소재로 잡담을 시작한다.

·흔하지 않은 화제, 재미있는 화제로 흥미를 끈다.

잡담 중 분위기를 가라앉게 만들지 않으려면 피해야 할 화제를 기억해두자.

재미있는 건, 불평불만과 자기 자랑이 종이 한 장 차이라는 점이다. 그러므로 상대방이 "처음에는 일이 잘 안 풀렸지만 몇 번이고 계속하다 보니 익숙해졌어요"와 같이 고생한 이야기를 꺼내면 "그렇게 힘든데도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몰두하셨다니 대단하세요"라고 그를 추켜세워주자. 자연스럽게 자기 자랑을 펼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인사를 한 후 잠시 시간을 두고 플러스알파 한마디를 더하면 호감을 심어줄 수 있다

11가지 잡담 소재
① 계절

"꽤 추워졌어요." "슬슬 따뜻한 국물 요리가 어울리는 계절이 오네요." 이와 같은 계절 이야기는 누구와도 쉽게 나눌 수 있는 잡담이다. 편지나 메일을 쓸 때도 본론을 이야기하기 전 서두 부분에 활용하기 좋다.

② 취미

취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 서로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으므로 관계를 깊게 만드는 데 유용하다. 다만 사생활에 대해 말하는 걸 달가워하지 않는 사람도 있으니 처음부터 너무 꼬치꼬치 캐묻지는 말아야 한다. 그보다는 "○○씨는 휴일에 밖으로 나가는 편인가요? 저는 원래 집에서 쉬는 편이었는데 요즘에는 낚시에 푹 빠졌어요" 같은 말로 자신의 이야기를 먼저 꺼내며 상대방도 관련된 이야기를 해주길 유도하는 편이 더 낫다

③ 뉴스

그 날이나 그 주에 떠오르는 화제를 이야기한다. 만약 상대가 몰랐던 정보라면 더욱 흥미를 느낄 것이다. 다만 이때는 가르쳐주겠다는 태도를 보이거나 자기 자랑을 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

④ 여행

연휴나 휴가 전후라면 "이번 여름휴가에는 어디 가실 예정이세요?" 혹은 "이번 겨울휴가 때 어디 다녀오셨어요?"와 같이 여행과 관련된 화제로 가뿐하게 잡담을 시작할 수 있다.

또는 자신이 여행 갔을 때 좋았던 곳, 여행 가보고 싶은 곳을 먼저 이야기해도 좋다.

⑤ 날씨

사실 날씨만큼 잡담하기에 무난한 주제도 없다. 날씨는 계절만큼이나 자주 등장하는 잡담의 단골손님이다. "오늘 저녁에는 비가 온다고 하네요"와 같은 말로 정보를 알려주면 친절한 태도와 배려심까지 보여줄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또 날씨가 좋지 않은데 상대가 당신이 있는 곳까지 찾아와준 경우에는 "궂은 날씨에 어려운 발걸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와 같은 말로 직접 고마움을 표현하는 것도 잊지 말자.

⑥ 가족

아이들에게 애정을 많이 쏟는 상대에게는 "큰애가 올해 몇 살이 되었지?"라는 말로 아이에 대한 이야기를 건네면 대화의 물꼬가 쉽게 트인다. 물론 반려동물에 대한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다만 "이제 슬슬 아이 가질 때도 되지 않았어?"라는 말처럼 가치관을 강요하는 말은 절대 해선 안 된다.

⑦ 건강

자신이 실천해보고 괜찮았던 운동 방법이나 건강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공유하는 것도 잡담으로 나누기에 괜찮은 화제다. 상대방에게 "○○씨는 늘 활기가 넘쳐 보여요. 특별히 건강을 위해 챙기시는 게 있나요?"라고 물어보는 것도 칭찬을 겸할 수 있는 좋은 질문법이다.

반대로 상대가 아프거나 다쳤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 "몸은 좀 어떠세요?"라고 안부를 물어보자. 상대방을 세심하게 챙기는 마음을 표현할 수 있다.

‘가족’에 대한 화제와 마찬가지로, 상대가 말하고 싶지 않을 만한 영역을 무분별하게 침범하는 말은 피해야 한다.

⑧ 일

의외로 잡담에서 가장 큰 이득을 얻을 수 있는 주제가 일 또는 비즈니스다. 가볍게 잡담을 나눌 때 들었던 정보가 생각지도 않게 도움이 될 때가 있다. 부담을 갖고 참여하는 회의가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적극적으로 의견을 교환하기 쉽다. 그러니 가끔은 잡담하듯 가벼운 마음으로 일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눠보자.

⑨ 의복

옷이나 액세서리 등 패션, 헤어스타일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는 것도 좋다. 세세한 변화를 눈치채어 상대방의 센스를 칭찬하면 듣는 사람도 기분이 좋아진다.

⑩ 음식

인기 있는 음식이나 레스토랑, 최근 맛있게 먹은 음식 등도 좋은 화제가 된다. 상대방과 단골 가게가 겹친다면 자신만의 추천 메뉴나 새로운 메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자.

⑪ 주거

이 화제도 분위기를 조금 살핀 후 이야기하는 것을 추천한다.

다만 열정적인 잡담을 할 때도 요령이 필요하다. 종이 한 장 차이로 분위기가 완전히 어색해질 수 있으니, 이제부터 소개할 ‘광기 어린 잡담을 할 때의 주의점’을 기억해두길 바란다.

첫째, 듣는 사람이 반응할 틈이나 질문할 틈을 적당히 주어야 한다.

때로는 이야기할 때의 열정이 듣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만들기도 한다. 나는 가끔 연예인의 열성 팬들을 게스트로 모아놓고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에 대해 이야기하는 토크쇼를 시청한다. 그 연예인을 좋아하게 된 계기, 그를 좋아해서 지금껏 해온 일들과 모아온 물건들을 보여주며 들뜬 얼굴로 자신의 애정을 설명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일종의 존경심까지 느껴진다.

나는 열정과 애정에는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객관적 정보는 휴대폰으로도 1초면 찾아볼 수 있는 지금 같은 시대에 단순한 정보 나열은 아무런 매력이 없다. 사전적 설명이나 수치는 그저 이해하는 것에 도움이 될 뿐, 그런 정보를 보고 나서 호기심이나 관심이 생길 가능성은 극히 낮다

때로는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설명하기보다 당신이 재미있었던 부분, 느낀 점을 중심으로 애정을 가득 담아 말해보자. 광기에 가까울 만큼 뜨거운 열정이 누군가의 관심을 끌어 생각지도 못한 행동을 이끌어낼지도 모른다.

가장 필요한 건 당신이 고개를 끄덕이는 이유는 정말로 감동하거나 이해했기 때문이며 웃음을 터뜨리는 이유는 정말 재미있기 때문이라는 ‘진실성’을 전달하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른바 ‘영혼 없는 리액션’이 습관처럼 나오지 않도록 주의하자. 상대방의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한다면 아무리 "메모해도 될까요?"라는 말을 건네도 상투적인 인사치레로만 들릴 테니 말이다.

‘아는 척’보다는‘알아도 모르는 척’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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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는 독서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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얻을 것이 많은 책을 고르려면 그때나에게 맞는 책‘을 골라야 한다. 그렇다. 이상적인 책 고르기는
"나에게 지금 필요한 책‘을 고르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에게 지금 어떤 책이 필요하며 어떤 책을 읽어야 많은 지식을 얻고, 생각하는 힘을 기를 수 있는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 P191

책 고르는 다섯 가지 비결 <나에게 맞는 책 고르기>
1. 잘 팔리는 책, 베스트셀러를 골라라

좋은 평가를 받는 데는 분명 그 나름의 이유가 있다. 많은 사람이 좋다고 한 책에는 그렇게들 말하는 이유가 어딘가에 숨어 있을 것이다. 그것을 알면 누구에게나 이득이 된다.
많은 지지를 얻는 주장이나 의견이 옳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많은 지지를 얻는 주장이나 의견을 알아두는 것은 결코쓸데없는 일이 아니다.  - P193

등등 책에 따라, 저자에 따라 의견이 갈리는 논점이 수없이 많다.
하지만 그 논점을 이해하고 무엇이 주류 의견인지 알아두는것은 중요하다. 지식은 폭넓게 갖는 게 좋다는 책이 최근에 잘팔린다‘ ‘트럼프 외교는 악이라는 주장이 주류다‘ 하는 식으로,
그게 정말 옳은지와 별개로 많은 사람이 어느 쪽을 옳다고 생각하는지를 알면 그 논점을 더욱 깊이 알 수 있다.
- P194

베스트셀러는 반드시 토론을 부른다 - P194

정말 읽을 가치가 없는 책은 누구에게도 아무런 감정도 남기지 않는 책이다. 누구나 알고 있는, 누가 읽어도 동의할 수 있는,
누구나 그 책을 부정하려 하지 않는 책이야말로 읽을 의미가 없는 책인 것이다.
1더하기 1은 2‘라고만 쓰인 책은 읽어도 얻을 수 있는 게 없지 않은가? 그거야말로 그저 맹물이다. 오히려 ‘사실 1더하기1은 2가 아니었다‘고 하는 책이 ‘정말일까?‘ ‘그런 바보 같은 소리! 하는 생각이 들어 읽을 가치가 생기는 것이다. 약이 아니라독일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맹물보다 읽는 의미가 있다.
- P196

여러분도 지금 잘 팔리는 베스트셀러를 골라보자. 물론 그 책을옳은 것‘으로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기자의 자세로 왜 지금 그책이 잘 팔리는 것일까?‘라는 의문을 품으면서 읽고, 다른 책을읽으면서 논점을 정리하고, 왜 이 책이 지금 잘 팔리는 것일까?‘
를 검증하고, 자기 나름의 결론을 도출해보도록 하자.
그러면 생각하는 힘이 길러지고 ‘오늘날 받아들여지는 책이란 어떤 것인가‘ 현시대에 그 책이 어떤 토론을 불러일으켰는가를 알 수 있다.
- P197

베스트셀러는 ‘지금‘을 알려주고, 다음 책을 고르는 길잡이도 된다 - P198

책 고르는 다섯 가지 비결 <나에게 맞는 책 고르기>
2.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의 추천

당신이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다른 사람이 생각해줘도 괜찮다 - P199

책 고르는 다섯 가지 비결 <나에게 맞는 책 고르기>
3. 시대를 초월하여 읽히는 고전

- P204

책 고르는 다섯 가지 비결 <나에게 맞는 책 고르기>
4. 올해 나만의 주제를 정한다

한 주제당 10권 읽기 - P209

책 고르는 다섯 가지 비결 <나에게 맞는 책 고르기>
5. 읽지도 않고 싫어하지 말자

읽기 쉬운책만 읽지말고
읽기 싫어보이는 책도 읽어보자

관심 없는 주제도 읽어보기

그래서 나는 생각한다. 책의 좋고 나쁨은 읽는 이에 따라 바뀐다‘고 말이다. 책 한 권을 읽고 열을 알아서 자신의 지두력을단련하는 사람도 있다. 반대로 책 한 권에서 아무것도 얻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그리고 별 볼 일 없는 책의 한 구절로 인생이 바뀌는 사람도 있다. 엄청난 일 아닌가? 같은 책을 읽는데도 이렇게 차이가 난다니 말이다.
- P222

책은 변하지 않는다. 시대를 초월하는 명저는 꾸준히 읽히고,
전자책이 될지라도 책 자체가 사라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변해야 하는 것은 독자다. 책을 읽는 사람이 변하면, 책을 읽는 자세가 변하면, 독서법이 변하면 당신이 읽는 책은 분명 좋은 책‘이될 것이다.
- P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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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과 시시껄렁한 얘기를 하며 화장실에서 걸어 나오는 나는 언제나 유쾌한 농담을 날릴 줄 아는 센스 있는 사람으로 묘사되어 있었다. 또 내가 책을 읽고 있는 도서실은 단지 내가 그곳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적당한 침묵과 열기가 뒤섞인 근사한 곳으로 묘사되어 있었다. 무엇보다 "너는 지적이고 유머 있고 감동적인 존재야"라는 표현은 정말이지 볼품없고 쓸모없는 존재로 여겨온 나를 스스로 재인식하게 만들기까지 했다.

보통은 가출을 하면 집에서 식구들이 찾아오고 머리채를 잡아 끌고 가는 게 상식이었다. 가장 친하다고 믿고 연락했던 친구가 스파이가 되어 집에 전화를 하고 갑자기 부모들이 들이닥쳐 머리채를 잡고, 그런 맛에 울며불며 끌려가 반성문도 쓰고 결국은 외출 금지를 당하는 게 순서였다. 그런 걸 기대하면서 가출도 하는 것인데 나는 아무도 찾아오는 사람이 없었다.

싫어하는 사람들이 비좁은 공간에 함께 있어야 한다는 것만큼 힘든 일은 세상에 없었다. 빨리 지나가! 김 작가가 왔다 갔다 할 때마다 중얼거렸다. 얼마나 싫었으면 내 눈앞으로 지나가는 것조차도 참기 힘들었을까.

할 말이 아주 많을 것 같았는데 막상 쓰고 보니 할 얘기도 없었고 별로 재미가 없었다. 경험만으로는 글을 쓸 수 없다는 것, 그것이 교훈이라면 교훈이었다.

글을 쓰고 싶은 순간엔 그 특유의 모드가 있는 것 같다. 그 모드에 접속하려고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때가 있는가 하면 자기도 모르게 저절로 모드가 바뀌는 순간도 있다. 바로 그날이었다. 내가 처음 글을 쓸 수 있는 상태에 있다고 느꼈던 순간. 안채 할머니의 마루에서 뜨거운 보리차에 입안을 데었던 바로 그 시간이었다

모성이라는 것이 자연법칙이 아니라는 것, 아이를 낳고 젖을 물리는 순간 저절로 여성의 신체 안에 부여되는 선천적 기질이 아니라는 걸 스스로 알게 되기까지 아주 오랜 시간이 걸렸다. 성인이 되어 만난 내 가까운 친구들 중에도 모성이 없는 애들이 꽤 여러 명 있었다. 모성은 없지만 그들도 결혼은 해야 했고 아이는 낳아야 했다.

에이드리언 리치의 책 『더 이상 어머니는 없다』의 한 구절을 곧잘 인용했다. "여성이 여성으로 태어나지 않았듯이 어머니는 어머니로 태어나지 않았다." 그녀들에게 모성은 여성 억압의 가장 나쁜 이데올로기였다. 그녀들은 엄마 역할과 자아실현 사이에서 충돌하다가 가끔씩 흔들렸다. 그나마 이혼하지 않고 아이들이 좀 클 때까지 곧잘 버티던 친구들도 아주 우스운 일로 한순간 나쁜 엄마로 전락했다

‘모든 문장을 다 쓸 수 있다.’

사실 그 순간 내가 했던 말 때문에 굉장히 놀랐다. 무슨 대필 광고문구도 아니고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었을까. 손이 떨렸다. 모든 문장을 다 쓸 수 있다니. 생각만 해도 얼굴이 붉어지는 일이었다

사람들이 소설을 읽는 이유는 소설이 다른 장르와 비교했을 때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과 제일 비슷하기 때문이야. 설명하려 들지 말고 보여줘. 구체적인 모습을 보여주라구.

‘설명을 하려 들지 말고 묘사를 하라.’ J작가가 나에게 한 문학수업 제1강의 내용은 바로 그것이었다.

내 인생에서 그때처럼 어떤 깨달음이 저절로 찾아와주기를 기다렸던 적은 없었다.

간절히 원하면 얻을 수 있다는 말을 그래서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믿는 걸까. 아니면 내 몸이 나보다 먼저 그 답을 미리 알고 있었던 걸까. 머리로 답을 찾을 수 없게 되자 몸이 먼저 길 밖으로 뛰쳐나갔다

사람이 성격이 어두우면 가까이 하고 싶지가 않지. 밖에 나가서 길거리 식당들을 봐요. 손님들이 어떤 집으로 제일 많이 들어갈까? 밝고 햇빛이 잘 드는 곳으로 들어가기 마련이야. 사람도 동물이야. 동물은 볕이 잘 드는 쪽으로 몸이 움직이기 마련이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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