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대화법 - 모든 변론에서 이기게 해주는
자오좐우 지음, 이정은 옮김 / 이터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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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처럼 재미있는 게 있을까 싶은데요. 탈무드에도 보면 혀, 즉 말에 관한 많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시장에 가서 세상에서 제일 좋은 걸 사오래도, 제일 쓴 걸 사오래도 혀를 사왔다거나 행복을 사고 싶다면 자기 혀를 조심해서 쓰기만 하면 된다는 그런 이야기들이요. 그만큼 사람사이를 벌렸다 좁혔다 하는 게 말의 힘 아닐까 싶은데요. 그 중에서도 뛰어난 말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제일 필요한 때는 누구와 대화를 할 때일겁니다. 특히나 그 대화가 논쟁으로 가면 더더욱이나요. 모든 변론에서 이기게 해주는 "악마의 대화법"은 나에게 뭐가 부족했는지를 생각해보게 여러 부분들을 짚어줍니다. 일상 대화에서건 유머에서건 왜 논리가 들어가야 하는지, 어느 순간에 적절한 힘을 가지게 되는지도 말입니다.

 

"감정의 색채를 덧씌운 단어는 감정적 연상적용을 불러일으킨다. 언어 논리의 고수가 되려면 문제를 제기하는 과정에서 특정 단어가 특정한 감정적 반응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항상 예민하게 고려해야 한다." -139

이야기를 하다보면 어느새 상대의 논리에 끌려갈때가 많았는데요. 곰곰히 따져보면 논리가 없었구나 싶은 예시 문장들(그냥 들으면 넘어갔을 게 분명한) 을 보면서 다음에 이야기를 할 때는 잘 따져 볼 수 있으려나 하게 됩니다.

 

사실적 주장(발화자의 견해를 사실로 받아들이도록 만드는 것)을 접했을 때 어떻게 해야 내가 올바르게 따져볼 수 있는지도 알려주는데요. 그 주장에 대해 어떤 질문을 하며 챙겨야 할지를 보면서 상대방의 대화에 어물쩡 끌려가지 않으려면 어때야 하는지, 그리고 내가 반대로 설득해야할때는 뭘 챙겨야 하는지도 알게 됩니다. 설득하는 방법 중 기분의 효과를 활용한다는 것도 있는데요. 기분이 나쁜 상대에게는 "오늘 나쁜 일이 있었냐는" 언질을 살짝 줌으로써 괜히 거절할 수 있는 순간의 감정을 미리 상대가 조절하게 만든다는 겁니다. 기분좋은 상대에게는 그냥 자신이 하고자 하는 말을 건넴으로써 설득이 보다 쉽게 먹히도록 만들구요.

 

"의미가 비슷한 동의어라도 그 의미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고, 서술하는 태도에도 일정한 영향을 줄 수 있다. 의도적인 단어의 오류는 논증적 사실이 아닌 서술자의 태도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특정 단어 선택이라는 ...순수한 논증으로는 얻을 수 없는 효과를 노린다."-214

깜박한다, 덜렁대다, 등등의 주관성을 띤 단어가 듣는 이들의 감정이나 상황을 해석하는 방식에 따라 사실 정도가 크게 달라진다고 하는데요. 이렇게 읽다보면 단어 나열의 중요성을 새삼 알게 됩니다. 특히나 정치언어가 그렇다는데 같은 사건을 다루는 뉴스를 본다고 여겼는데도 왜 보면 볼수록 한 방향으로 생각이 잡히지 않았는지를 이해하게 됩니다.

 

후천적 학습을 통해 길러진다는 논리력이란 말의 간결함속에서 찾을 수 있는 거 아닐까 하게 되는데요. 주어와 술어가 일치하는지, 상대가 단어 사이사이에 어떤 의도를 가지고 주장하는지만 잘 파악한다면 설득당하지 않고, 그 반대의 상황으로 이용한다면 설득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데요. 그래도 아직은 어려운 자신있는 설득하기를 의미있는 단어 선정하는 것부터 시작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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