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보는 재능
M. J. 알리지 지음, 김효정 옮김 / 북플라자 / 2019년 7월
평점 :
품절


어떤 재능이던 있는 게 좋지않을까 싶은데요. 케이시는 행복해보이지 않습니다. 그녀의 재능은 죽음을 알아보는건데요. 상대의 눈을 보면 언제 죽을지, 죽음이 끔찍하면 할수록 더해지는 고통까지 느끼는 상태입니다. 어쩌면 상대가 죽음을 피할 수 있도록 해주고 싶었지만 성공한 적이 한 번도 없었기에 고통이 더 심해지고, 자신의 재능을 끔찍하게 여기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그런 그녀가 다시 한번 용기를 내게 됩니다.우연히 마주친 남자의 눈에서 죽음을 보고 구하기로 마음먹은 건데요. 그녀의 상황을 이해할 수 없는 이들은 케이시를 오해하고 정신과 의사 애덤에게 데려가게 됩니다. 그녀를 믿어줄 거같은 애덤이기에 케이시는 자신의 집안에 얽힌 재능 혹은 저주를 고백하는데요. 모처럼 호의를 가진 이를 만났지만 케이시가 자신의 죽음을 예견하면서 상황은 꼬이기 시작합니다. 왜냐하면 자신을 죽일 사람까지 지목했는데, 믿을 수 없는 사람이니 말이죠.

"타인의 삶을 들여다보는 지도를 손에 쥔 셈이였다."-247

얼마전에도 자신의 죽음을 미리 알고 평온하게 살아가는 이를 다룬 소설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그 때는 나도 그걸 안다면 그처럼 살지 않을까 싶었는데요. 뭐든 급하지 않고 치열하지 않게, 살아가는 겁니다. 느긋하게 말이죠. 하지만 고통스런 죽음을 맞이하며 죽어간다는 걸 알아도 피할 수 없는 게 운명이라는 걸 보여주기에 그런걸까요? 케이시가 옆에서 그런 이야기를 해준다면 마음의 반은 그 순간을 어떻게든 피하고 싶어 알고 싶지만 나머지 반은 그래도 피할 수 없다면 차라리 모른 채 받아들이는 게 낫겠다 싶어집니다. 남은 시간을 초조하고 불안하게 보낼 것이 분명하니 말이죠.

 

"제겐 그럴 힘이 없어요. 저는 사건에 영향을 줄 수 없다고요, 그저 모든 일에는 이유가..."

..

"왜 거짓말을 하지 않았지?" ...

"왜냐면... 그래도 결과는 같을 테니까요."-346

아직 아이라는 걸 알면서도 서운해지는 건 사랑하는 사람이 그 말에 얼마나 매달렸을지를 알기 때문일겁니다. 암울한 상태에 놓인 이에게는 미래를 안다고 느껴지는 케이시의 단 한마디의 말이 얼마나 중요했을지를요. 죽음을 아는 자와 이유도 없이 죽음을 만드는 자 사이의 운명을 바꿀 수 있을까의 이야기이자 운명을 바꿨으면 하는 바람의 이야기이기도 하는데요. 미래를 아는 것이 축복일 수 없다는 이야기가 되서일까요. 그녀 주변에 행복한 이는 인간의 운명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할머니 밖에 없어서일까요...

 

"저는 당신이 어떻게 죽을지 알고 있어요."

우리는 나 자신의 "어떻게" 를  궁금해하며 그것이 맞던 틀리던 이야기해줄 수 있는 자의 능력을 부러워하고 의지하게 되는데요. 그래서 케이시가 자신을 포함한 이들의 운명을 어떻게 바꿀까 하는 기대를 끝까지 버리지 못하게 되는걸겁니다.

"일찍 죽는 운명보다 더 나쁜 운명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깨달았다."-393

결국 운명이 바뀐 건 아닐까, 알 수 없기에 더 받아들이기 힘들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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