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행은 끝났다 - 다시 시작한 서울살이
김소망 지음 / 꿈꾸는인생 / 201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세계 여행은 끝났다 - 김소망.

▷ 한마디 : 세계여행 후 집으로 돌아온 부부의 여행같은 삶 이야기.

▷ 두마디 : 인생이라는 여행, 최종 목적지는 어디인가.

▷ 추천대상 : 여행 에세이 좋아하시는 분.

▷ 이미지 : 지구의.

▷ 깔때기 : 꼭 가고 싶은 나라는?.

▷ 색깔 : 여행/에세이/인생/사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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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기회를 주신 #아직독립못한책방 @a_dok_bang 과 @k.mang 김소망 작가님께 감사 말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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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에세이인데, 특이하게도 여행을 끝낸 후의 삶에 대한 이야기다. 그런데 또 곰곰 생각해보니 모든 여행 에세이는 거의가 여행을 끝내고 쓰지 않는가? 여하튼, 세계여행 시즌1을 막 마치고 서울로 복귀한 부부의 일상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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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에서 불특정다수가 불편하다 느끼는 요소들에 '맞아 맞아' 하며 맞장구쳤다. 나이 삼십대중반에 직장을 때려치고 덜컥 세계여행에 나선 부부의 그 거침없는 여정이 부럽기도 하고, 절대 그럴 수 없는 내 마음에 조금 서글프기도 했다. 하지만 어차피 선택이다. 선택을 했으면, 그 다음은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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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시작하기에 앞서 여행지에서 찍은 사진 몇장이 실려 있다. 내거 이책을 들여다보고 있으니 신랑몬이 어느새 다가와 칠레의 아타카마 사막 사진을 보며 관심있어했다. 나는 모로코의 '온수가 하루에 한번밖에 나오지 않는'다던 숙소 사진을 인상깊게 봤다. 정확히는 창문으로 쏟아지는 이국의 햇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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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부가 세계 여행 시즌2를 분명히 갈거란 생각이 든다. 그때도 일일 찻집을 열어주었으면. 그때가 되면 꼭 찾아가서 선물하고 싶은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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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에 와 있는데도 여행가고 싶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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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행은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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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에서 만난 외국인의 질문에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



한국은 뭐가 좋아?



김광석의 애잔함, 이소라의 슬픔, 김현식의 꺼끌꺼끌한 진심, 최백호의 낭만, 조덕배의 화려한 전주.... .

그 처연한 아름다움을 어떻게 전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 P12

거창한데 쓸모없고 돈마저 안 되는 걸 기획하는 게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다. - P42

일하기 시작한 지 3개월이 넘었는데도 사람들이 말하는 ‘현실‘로 돌아온 느낌이 별로 없다. 그들이 말하는 현실이라는 게 ‘언젠가 찾아올 좋은 날을 위해 오늘 하루도 어찌어찌 버텨 본다‘는 힘듦을 뜻하는 것이라면 말이다. - P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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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묻다 시와서 산문선
나쓰메 소세키 외 지음, 박성민 옮김 / 시와서 / 201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 한마디 : 추억, 인생, 그리움을 주제로 일본 근대 작가들의 30편의 이야기를 묶은 산문집.
▷ 두마디 : 인생의 추억을 그리워하다.
▷ 추천대상 : 일본작품 좋아하시는 분.
▷ 이미지 : 계절.
▷ 깔때기 : 지금까지의 인생에서 가장 그리운 것은?
▷ 색깔 : 수필/산문/인생/글/예술/가족/죽음/사랑/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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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기회를 주신 #아직독립못한책방 @a_dok_bang 과 @siwaseo 시와서 관계자분께 머리 숙여 감사 말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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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묻다. 의 제목을 손가락으로 쓸어내리며 생각했다. 꽃. 무수한 상징을 가진 '꽃'에 대해 묻고 싶은 게 무엇이 있을까? 그러나 이건 ask가 아닌, bury다.
오해해서 미안하다. 하지만 아예 맥락에서 벗어난 것도 아니다. 김애란 작가의 '비행운'의 제목을 오해했을 때처럼, 어차피 책을 읽고 내 안에서 재구성된 의미는 온전히 나의 것이므로.
작가는 꽃과 묻혀진 다른 어떤 것을 찾아내고 싶어했다. 그리고 끝끝내 찾지 못한다. 당연하다. 애당초 묻지 않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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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이 오사무의 '의무'를 읽고 나니 이전에 읽은 그의 자전적 소설 '인간 실격' 을 다시 읽어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의무감으로 삶과 글쓰기를 하였다면 그가 택한 죽음은 본능이었을 터, 본능이 의무를 이겨낸 것일까? 이러한걸 생각하다보면 또 불현듯 치솟는 생각들. 사람은 회귀 본능이 있어. 편리를 찾아 헤매이는 과정에서 점점 사람의 손이 필요없어지는 과학의 발달. 과학의 진화이자 인간의 퇴화같다는 생각. 단세포를 거쳐 결국에는 죽음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본능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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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자이며수필가인 데라다 도라히코는 나쓰메 소세키의 제자이다. 스승의 권유로 쓴 첫번째 수필인 '도토리'. 열아홉 나이에 죽은 아내와의 추억이 다섯장 분량에 짧지만 그리움 넘치는 문장으로 그려진다. 도토리를 주으며 어린애처럼 기뻐하는 아내의 모습을 묘사한 다음 문장. 이제 없다, 는 갑작스러운 전개에 마음이 쿵 떨어진다. 그립고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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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오카 시키의 '사후'를 읽다가 불현듯 온 몸을 덮친 무시무시한 공포. 내 육신의 죽음과 동시에 영혼도 소멸되는 것을 간절히 바라는 나는, 혹시 모든 영혼이 관이나 단지 같은 곳에서 그야말로'영원히' 두 눈을 부릅뜬채 존재하게 된다면 이 얼마나 끔찍한 일이 될까를 생각한다. 몸에 와닿는 육체의 고통보다 더한 심적 고통이 일순 파도처럼 밀려와 나는 얼어붙었다. 그리고 그대로 잠이 든다. 빌고 또 빌며. 죽은 후에는 제발 영혼같은거 남지 않게 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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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작가들의 삶 중 아주 작은 귀퉁이에 고요히 머무른 추억들을 앨범 보는 양 슥슥 구경했다. 여기저기 깔린 '죽음'과 그 안에 분명히 깃든 '삶'의 흔적들. 내가 사랑하는 류노스케와 그를 중심으로 위로 아래로 옆으로 퍼진 동료 작가들과 선후배 작가들의 이야기. 공기중에 밀도 높게 뭉친 그 삶들이 어쩐지 눈앞에 펼쳐진것만 같은 느낌이다. 한번도 해본 적 없지만, 먹을 갈고 한지 위에 한참을 망설이다 마침내 검은 점 하나를 툭, 떨어뜨린 기분으로 읽기를 마쳤다. 고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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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표지가 너무도 마음에 들어서, 나는 여러번 자세히 관찰했다. 지나치면 꽃처럼 보이는 산딸기의 붉은 색채가 마음을 빼앗았다. 볼수록 탐이 나. 꽃처럼 보이는 예쁜 산딸기를 따내어 혀끝에 그 시고 달큼한 향을 오래도록 맛보고 싶다. 혀끝에서 손끝 발끝까지 그 향이 오래오래 퍼지도록, 내 몸에 묻고 싶다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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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자꾸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다. 그게 뭐가 되었든. 어딘가 묻어둔 비슷한 추억이건, 감정이건. 한 문장 한문장을 읽고 깊이 사유하기에 좋은 작품이었다.

우리의 흥미를 끈 것은 오직 흙 속에 숨겨진 꽃 한 줌의 아름다움이었다. - P12

병은 그렇게 욕심을 줄여주고 인간을 에피쿠로스적인 쾌락주의자로 변하게 한다. 사치에 대한 욕망도 없다. 보통의 건강과 자유만 있으면 길에서 햇볕을 쬐는 거지마저도 부러운 것이다. - P144


지루함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느긋한 것이 아니다. 그와는 정반대로, 끊임없이 화나고 초조하고 자포자기하는 우울한 기분이다. 그래서 사람들의 말처럼 프랑스혁명은 지루함에서 일어난 것이니, 이것이 사회의 안녕에 가장 위험을 초래한다 - P145

그러니까 나는 써야 한다. 나는 지금 의무 때문에 살아 있다. 의무가 내 목숨을 지탱해주고 있다. 나 한사람 개인의 본능으로는 죽어도 좋다. 죽든, 살든, 병들든, 그리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의무는 나를 죽지 못하게 한다. - P176

당신 소설, 친구한테 잡지를 빌려서 읽었는데요, 그게 그러니까 한마디로 정리하면 무슨 말입니까? 하고 따지고 묻기를 여러 번. 그때마다 슬퍼서, 한마디로 말할 수 있다면 한마디로 말할 겁니다, 그냥 그뿐인 것, 달리 말할 방법이 없습니다. - P179

하지만 결국 그들의 이상이란 그저 그들 종족이 경험한 그림자이고, 유기적 기억의 환상이다. 살아 있는 현재는 그것과는 거의 아무 관계가 없다. - P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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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남은 밤, 당신 곁의 책 - 탐서주의자 표정훈, 그림 속 책을 탐하다
표정훈 지음 / 한겨레출판 / 2019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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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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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남은 밤, 당신 곁의 책 - 표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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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마디 : 그림 속 책 이야기.
▷ 두마디 : 그림과 책을 통해 재구성할 수 있는 나의 이야기들.
▷ 추천대상 : 책과 그림 좋아하는 분들.
▷ 이미지 : 그림이 걸린 서재.
▷ 깔때기 : 내가 상상해 보고 싶은 그림속의 책은?
▷ 색깔 : 에세이/그림/책/역사/사회/인생/페미니즘/독서/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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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기회를 주신 #아직독립못한책방 @a_dok_bang 과 #한겨레출판 에 감사 말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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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킹한 페이지가 너무 많다. 공감 안되는 문장 딱 하나 빼고는 구구절절 너무 마음에 들어오는 이야기들이 많다. 독서에 대해 다시금 생각할 수 있는 책이라 더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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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외모지상주의가 되어 가는거 안타깝지만. 일단 또 책의 외모를 뜯어보았다. 표지의 그림도 그림이지만, 이런 소재를 뭐라고 부르는지 모르겠다. 극세사 이불같은 느낌의 책 표지. 만질수록 기분이 좋아지는 표지. 보들보들 얼굴 부비고 싶지만 책 상할까봐 못하겠는 예쁘고 고운 표지. 귀한 댁 아씨같은 느낌의 표지를 가졌다. 그리고 텍스트의 색도 너무 취향이다. 보라색이라니. 어머나 세상에. 보라색이라니. 책의 모서리 또한 둥글게 라운드처리되어 부드러운 느낌을 준다. 외모 취향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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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책의 구성을 살펴보자. 총 5부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주제는 독서, 두 번째는 여성, 세 번째는 사랑, 네 번째는 자유 그리고 마지막 다섯번째 다시 독서로 시작과 끝을 '독서'로 열고 닫았다.
재미있는 점이 있다. 보통 그림이건 뭐건 뭔가를 소개할 때에는 그것을 가장 앞머리에 가져온 후 설명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이 책은 반드시 시작되는 다음 페이지에 그림을 배치했다. 이것은 독자의 상상력을 북돋으려 함이 아닐까 생각한다. 작가의 그림에 대한 설명을 읽다 보면 빨리 뒤쪽의 그림이 보고 싶어 잽싸게 읽고 넘어가는데 그림을 본 후 다시 설명을 읽으러 돌아가는 일이 허다했다. 책을 읽고 난 후 표정훈 작가님을 찾아봤더니 교수님이시다. 이 분 어쩐지 가르치는 일이 굉장히 능숙할 거란 느낌이 왔다. 자꾸 읽고 싶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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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작품들의 이야기가 매력적이었지만, 특별히 내 관심을 가져간 작품이 있어으니, 오귀스트 드 사티용의 '독서하는 레오폴딘'이다. 아직 읽지 않은 분이 계실터이니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지만, 빅토르 위고가 얼마나 사무치는 감정에 휩싸여 살았을지 감히 상상이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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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나서 나는 다시 한번 깨달았다. 나는 책 소개해주는 책을 많이 좋아하는구나. 일전에 <책은 도끼다> 또한 며칠 걸려서 읽었는데 <..당신 곁의 책> 도 거의 일주일에 걸쳐 읽었다. 그림 속의 책. 그림과 책의 이야기. 실제의 이야기도 있지만 작가의 상상에 의한 이야기도 매력적이다. 상상. 이 얼마나 신나고 벅찬 행위인가. 책이 좋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상상을 할 수 있는 것.

 


 

나이 들어갈수록 올곧지 않아야 어리석어지지 않는다. - P40

정신의 날을 벼리는 것만이 독서의 효용이나 목적이 아니다. 마음의 결을 한가로이 고르는 것 역시, 아니 그것이야말로 독서의 진저한 기쁨일 수 있다. - P61

문학계는 물론 거의 모든 분야에서 활동하는 여성들이 ‘여류(女流)‘로 일컬어지던 시대가 있었다. 여성 작가가 ‘여류 작가‘로, 여성 작가의 문학 활동과 작품을 ‘여류 문학‘으로, 미술계에서는 여성 화가를 ‘여류 화가‘로, 바둑계라면 여성 기사를 ‘여류 기사‘로 지칭했던 것. 국어사전에 따르면 여류는 ‘어떤 전문적인 일에 능숙한 여자를 이르는 말‘이다. 그러나 ‘어떤 전문적인 일에 능숙한 남자를 이르는 말‘로서의 남류(男流)는 없다. - P108

자식이 부모에 대해 할 수 있는 효도의 최소치이자 최대치는 무엇일까? ...(중략)... 아마 세상 거의 모든 부모는 이렇게 말하지 않을까.
딸아, 아들아, 다만 살아 있어라. - P138

생각이 나니 쓰는 게 아니다. 쓰니까 생각이 나고, 쓰고 난 다음에야 비로소 써진다. 문장이 문장을 낳는다. 일필(一筆)로 벽을 차 부수는 수밖에 없다. - P144



사랑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 스스로 한계를 지우는 곳까지가 곧 한계인가? 그렇다면 사랑에는 자유가 있을 뿐 본래 한계가 없을 터.
- P156

석고라는 물질로 석고상이라는 구체적 형상을 빚어낸 순간부터, ‘미‘라는 것은 결코 닿을 수 없는 하나의 이념이라는 사살이 한층 더 분명해진다. - P163

언어로 표현되는 순간부터 진리는 변질되기 시작한다.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해져야 한다. 달을 봐야지 달을 가리키는 손을 보면 안 된다는 것이다. - P203

책과 독서의 생명이 있다면 그 이름은 자유다. - - P243

오래되어 낡은 것은 그저 오래되기만 했을 뿐인 고대(古代)다. 오래되었지만 낡기는 커녕 새롭게 조명, 재해석되며 당대의 문화적 기풍에 영향을 주는 것은 클래식, 즉 고전(古典)이다. - P257

독서는 세상과 타인을 좀 더 깊이 넓게 이해하도록 도와주지만, 그것의 가장 깊은 차원은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 것이다. - P272

민주주의에서 민주(民主)의 주(主)란 읽기와 쓰기의 주체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일지 않고 쓰지 않는, 말하지 않는 이는 주체, 주인의 자격과 멀어진다는 뜻이다. - P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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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태어나도 엄마 딸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3
스즈키 루리카 지음, 이소담 옮김 / 놀(다산북스) / 201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2019-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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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태어나도 엄마 딸 - 스즈키 루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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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마디 : 가난한 모녀가 서로를 의지하며 세상을 살아가는 이야기.
▷ 두마디 : 엄마에게 자식이라는 중력이 주는 무게, 혹은 그 반대.
▷ 추천대상 : 방금 엄마 전화 틱틱대며 받은 사람.
▷ 이미지 : 브로콜리(우리 엄마 머리 스타일).
▷ 깔때기 : 나는 다시 태어나면 엄마 딸 할텐가?
▷ 색깔 : 소설/가족/사회/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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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기회를 주신 #아직독립못한책방 과 #다산북스 에 감사 말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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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열 네살에 썼다는 소설.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소설 속 주인공 다나카의 시점이 더 현실적으로 다가온 게 아닌가 싶다. 어떤 책을 읽을 때에 굳이 그 작가의 나이나 성별을 따져 읽지는 않지만, 이 작품은 독특해서 찾아보게 되었다. 제목만 봐도 느껴지듯이 모녀간의 사랑이라는, 짐작될만한 신파를 예측하며 읽었다. 무덤덤하게 이야기하는 아이의 시선끝에 비친 세상은, 다분히 현실적이고 때때로 비극적이다. 아이에게 있어 비극이란, 친구들과 함께 놀이동산을 가고 싶은데 돈이 없어 갈 수 없는 현실. 그리고 그 현실을 받아들여 엄마에게 말하지 못하고 웃어 넘기는 아이의 마음은 독자인 내가 느끼는 비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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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나서 곰곰 생각해본다. 나는 우리 엄마 딸로 다시 태어나고 싶은가? 아니, 일단 우리 엄마가 그걸 원할까? 또, 내 아이는 다시 나의 아이로 태어나고 싶을까? 그걸 또 나는 원하는가? 대답은 내 마음 깊숙한 곳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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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뒷 면에 이 책을 읽고 눈물 쏟았다는 분들이 계셨다. 난 울지는 않았다. 울기에는, 소설보다 현실이 더 비극이라 그랬을까? 세상 모든 아이들은, 적어도 하루에 한번 사랑의 말을 들을 자격이 있는데.


 

엄마는 공사 현장에서 일한다.(...) 나와 제일 가까우면서도 알쏭달쏭한 사람이다. - P17

아니야, 이건 엄마니까 괜찮은 거야. 다른 사람한테는 추천 안 해. 특히 미래가 있는 어린이는 안 돼. 절대로 흉내 내면 안 된다. 그래도 엄마는 괜찮아. 바퀴벌레가 쓰레기를 먹어도 안 죽는 거랑 같아. - P21

신문을 의심하는 시선을 갖추고 자신만의 생각을 일궈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 P29

신이라는 존재는 생각보다 심술궂습니다. 이걸 꼭 기억해두세요. 신은 때때로 인간의 작은 바람이나 소소한 소망도 용서 없이 짓발방요. 좋은 결과와 나쁜 결과의 갈림길에 서 있다면 나쁜 쪽으로 굴러갈 확률이 훨씬 높죠. - P66

사형수도 사형 집행하는 날 아침이나 집행실로 향하는 복도를 걸을 때, 그리고 전기의자에 앉는 순간까지 사형을 중지하라는 전화가 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대. 다른 사람이 보기에 아무리 절망적이고 최악의 상황이라도 그 사람 나름의 희망이 있으니까 살아가는 것 아닐까? 비록 바늘 끝처럼 보잘것없는 희망이라도, 희미한 빛이라도, 환상이라도, 그게 있으면 어떻게든 매달려서 살 수 있어. - P95

그래, 웃어넘기면 된다. 내가 어떻게 하지 못하는 건 웃어넘기자.
- P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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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머리 앤을 좋아합니다 - 초록 지붕 집부터 오건디 드레스까지, 내 마음속 앤을 담은 그림 에세이
다카야나기 사치코 지음, 김경원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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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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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머리 앤을 좋아합니다. - 다카야나기 사치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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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마디 : 앤 바라기 작가의 앤 파헤치기.
▷ 두마디 : 자연친화적인 앤의 thing(혹은 anything)을 알아보자.
▷ 추천대상 : 빨간 머리 앤 덕후들.
▷ 이미지 : 초록.
▷ 깔때기 : 나에게 앤을 상징하는 소품은?
▷ 색깔 : 에세이/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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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age.

요정이 있어?.
응, 숲속에 많이 있어.
옛날 과수원에 매발톱꽃이 피어 있어. 요정을 위해 일부러 매발톱꽃을 심어놓은 거야.
정말 진짜 요정이야?.
뭐라고? 무슨 소리야? 요정이 정말로 진짜라면 더는 요정이 아니잖아?.
그렇겠지?.- 에밀리와 지미. -179p.

저기, 마릴라 아주머니, 무언가를 기대하면서 기다리는 일이 바로 기뻐하는 일의 절반이에요. -20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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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기회를 주신 #아직독립못한책방 과 #위즈덤하우스 에 감사 말씀 드립니다. 서평기한이 원래 5월 26일인데 하루 늦어진점 죄송합니다.(__) 궁색한 변명 드리자면 지난주까지 해외출장중이라 올리지 못했어요. 나름의 구성을 가지고 서평을 올리기 때 문에 pc로 타이핑해서 작성하다보니... 기한 못 지킨 점 다시 한번 죄송합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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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책이 외모(?)를 뜯어보자. 누드 제본이 이렇게나 느낌 있을 줄 몰랐다. 잘못 보면 불량인가 싶지만 보면 볼수록 예쁘다. 빈티지라고 해야 할까? 겉표지의 색상 또한 취향. 우리 엄마가 '상아색'이라고 불렀던 이 색상. 자세히 보면 패턴도 오밀조 밀 있어서 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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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머리 앤을 좋아하는 작가의 앤 하나하나 뜯어보기(?) 라고 해야 할까. 일전에 읽었던 앤 관련 에세이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섬세하고 따듯한 감성으로 그려진 그림들. 나무, 풀, 꽃, 호수 등 자연적인 것에 대한 그림들을 하나하나 바라보며 꽤 오 랜시간을 생각했다. 어린시절 내가 봤던 앤, 내가 상상했던 앤의 나무와 꽃들. 그리고 작가가 그려낸 앤의 자연들을 비교해보며 추억을 여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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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인상적인 소품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닥 깔개이다. 이걸 보고 왜 @twinklesea25 비해님이 떠올랐을까? 사실은 나무와 꽃, 풀, 호수 이런 자연친화적인 그림을 볼때부터 어쩐지 나는 계속 비해님을 떠올리고 있었다. 분명 비해님 방 바닥에도 깔개 같은게 있을 것 같다. 흐흐흐.
어쨌거나, 요 바닥깔개 만다는 방법이 나온 페이지를 캡쳐해서 언니에게 보낼 생각이다. 쌍욕을 먹을지는 모르지만 거절은 안 당할것 같다. 색색의 천으로 만든 깔개. 앤을 보면서도 지나쳤던 이런 부분들을 발견해낸 작가의 진정 덕후스러운 모습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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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이 마지막인 하루하루를 살면서, 그 하루하루의 특별함이 퇴색되어 무미건조하게 흘려보내버릴 때가 많아진다. 앤은 그 모든 마지막날들을 앤만의 특별함으로 소중하게 여겼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빨간 머리 앤을 소설책으로 읽은 일이 없다. 어릴 적 보았던 애니메이션의 앤, 그리고 만화책 단행본으로 읽언던 앤. 소설을 읽으면 내 안에서 나만의 앤이 다시 태어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공상을 점점하지 않게 되는 순간이 오면 앤을 읽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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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은 우리의 마지막 성소다 - 리스본행 야간열차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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