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남은 밤, 당신 곁의 책 - 탐서주의자 표정훈, 그림 속 책을 탐하다
표정훈 지음 / 한겨레출판 / 2019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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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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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남은 밤, 당신 곁의 책 - 표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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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마디 : 그림 속 책 이야기.
▷ 두마디 : 그림과 책을 통해 재구성할 수 있는 나의 이야기들.
▷ 추천대상 : 책과 그림 좋아하는 분들.
▷ 이미지 : 그림이 걸린 서재.
▷ 깔때기 : 내가 상상해 보고 싶은 그림속의 책은?
▷ 색깔 : 에세이/그림/책/역사/사회/인생/페미니즘/독서/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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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기회를 주신 #아직독립못한책방 @a_dok_bang 과 #한겨레출판 에 감사 말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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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킹한 페이지가 너무 많다. 공감 안되는 문장 딱 하나 빼고는 구구절절 너무 마음에 들어오는 이야기들이 많다. 독서에 대해 다시금 생각할 수 있는 책이라 더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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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외모지상주의가 되어 가는거 안타깝지만. 일단 또 책의 외모를 뜯어보았다. 표지의 그림도 그림이지만, 이런 소재를 뭐라고 부르는지 모르겠다. 극세사 이불같은 느낌의 책 표지. 만질수록 기분이 좋아지는 표지. 보들보들 얼굴 부비고 싶지만 책 상할까봐 못하겠는 예쁘고 고운 표지. 귀한 댁 아씨같은 느낌의 표지를 가졌다. 그리고 텍스트의 색도 너무 취향이다. 보라색이라니. 어머나 세상에. 보라색이라니. 책의 모서리 또한 둥글게 라운드처리되어 부드러운 느낌을 준다. 외모 취향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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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책의 구성을 살펴보자. 총 5부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주제는 독서, 두 번째는 여성, 세 번째는 사랑, 네 번째는 자유 그리고 마지막 다섯번째 다시 독서로 시작과 끝을 '독서'로 열고 닫았다.
재미있는 점이 있다. 보통 그림이건 뭐건 뭔가를 소개할 때에는 그것을 가장 앞머리에 가져온 후 설명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이 책은 반드시 시작되는 다음 페이지에 그림을 배치했다. 이것은 독자의 상상력을 북돋으려 함이 아닐까 생각한다. 작가의 그림에 대한 설명을 읽다 보면 빨리 뒤쪽의 그림이 보고 싶어 잽싸게 읽고 넘어가는데 그림을 본 후 다시 설명을 읽으러 돌아가는 일이 허다했다. 책을 읽고 난 후 표정훈 작가님을 찾아봤더니 교수님이시다. 이 분 어쩐지 가르치는 일이 굉장히 능숙할 거란 느낌이 왔다. 자꾸 읽고 싶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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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작품들의 이야기가 매력적이었지만, 특별히 내 관심을 가져간 작품이 있어으니, 오귀스트 드 사티용의 '독서하는 레오폴딘'이다. 아직 읽지 않은 분이 계실터이니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지만, 빅토르 위고가 얼마나 사무치는 감정에 휩싸여 살았을지 감히 상상이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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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나서 나는 다시 한번 깨달았다. 나는 책 소개해주는 책을 많이 좋아하는구나. 일전에 <책은 도끼다> 또한 며칠 걸려서 읽었는데 <..당신 곁의 책> 도 거의 일주일에 걸쳐 읽었다. 그림 속의 책. 그림과 책의 이야기. 실제의 이야기도 있지만 작가의 상상에 의한 이야기도 매력적이다. 상상. 이 얼마나 신나고 벅찬 행위인가. 책이 좋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상상을 할 수 있는 것.

 


 

나이 들어갈수록 올곧지 않아야 어리석어지지 않는다. - P40

정신의 날을 벼리는 것만이 독서의 효용이나 목적이 아니다. 마음의 결을 한가로이 고르는 것 역시, 아니 그것이야말로 독서의 진저한 기쁨일 수 있다. - P61

문학계는 물론 거의 모든 분야에서 활동하는 여성들이 ‘여류(女流)‘로 일컬어지던 시대가 있었다. 여성 작가가 ‘여류 작가‘로, 여성 작가의 문학 활동과 작품을 ‘여류 문학‘으로, 미술계에서는 여성 화가를 ‘여류 화가‘로, 바둑계라면 여성 기사를 ‘여류 기사‘로 지칭했던 것. 국어사전에 따르면 여류는 ‘어떤 전문적인 일에 능숙한 여자를 이르는 말‘이다. 그러나 ‘어떤 전문적인 일에 능숙한 남자를 이르는 말‘로서의 남류(男流)는 없다. - P108

자식이 부모에 대해 할 수 있는 효도의 최소치이자 최대치는 무엇일까? ...(중략)... 아마 세상 거의 모든 부모는 이렇게 말하지 않을까.
딸아, 아들아, 다만 살아 있어라. - P138

생각이 나니 쓰는 게 아니다. 쓰니까 생각이 나고, 쓰고 난 다음에야 비로소 써진다. 문장이 문장을 낳는다. 일필(一筆)로 벽을 차 부수는 수밖에 없다. - P144



사랑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 스스로 한계를 지우는 곳까지가 곧 한계인가? 그렇다면 사랑에는 자유가 있을 뿐 본래 한계가 없을 터.
- P156

석고라는 물질로 석고상이라는 구체적 형상을 빚어낸 순간부터, ‘미‘라는 것은 결코 닿을 수 없는 하나의 이념이라는 사살이 한층 더 분명해진다. - P163

언어로 표현되는 순간부터 진리는 변질되기 시작한다.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해져야 한다. 달을 봐야지 달을 가리키는 손을 보면 안 된다는 것이다. - P203

책과 독서의 생명이 있다면 그 이름은 자유다. - - P243

오래되어 낡은 것은 그저 오래되기만 했을 뿐인 고대(古代)다. 오래되었지만 낡기는 커녕 새롭게 조명, 재해석되며 당대의 문화적 기풍에 영향을 주는 것은 클래식, 즉 고전(古典)이다. - P257

독서는 세상과 타인을 좀 더 깊이 넓게 이해하도록 도와주지만, 그것의 가장 깊은 차원은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 것이다. - P272

민주주의에서 민주(民主)의 주(主)란 읽기와 쓰기의 주체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일지 않고 쓰지 않는, 말하지 않는 이는 주체, 주인의 자격과 멀어진다는 뜻이다. - P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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