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중심으로 미디어 읽기
이승화 지음 / 시간여행 / 2018년 3월
평점 :
절판


 

 

『나를 중심으로 미디어 읽기』를 읽고-.

급변하는 시대에 빠질 수 없는 소통의 도구 '미디어'. 이 시대에 꼭 필요하지만 너무나 익숙하기에 가볍게 여기는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주체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은 안다. 그러나 주체적인 삶을 살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주체적인 삶을 살기 위해 미디어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나를 중심으로 미디어 읽기>는 우리 삶 속에 깊이 자리한 '미디어'에 관한 책이다.

그렇다면 미디어란 무엇인가? 사전적 의미의 미디어는, 매체(중간에서 연결하는 것)라는 뜻이다. 이 책에서는 사람과 사람사이에서 정보를 전달하는 모든 것을 미디어라 칭하고 있다. 가장 오래된 미디어인 책부터 지금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SNS나 게임까지. 그 모든 것이 미디어이다.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장은 미디어 읽기의 정의, 2장은 미디어 읽기의 중심을 '나'로 두는 방법, 3장은 미디어의 특성에 따른 읽기 방법, 4장은 토론을 통한 타인과의 소통, 5장은 미디어를 '쓰는' 실천법에 대해 소개한다.

제1장 미디어 읽기란 무엇인가

첫장은 '미디어 읽기'의 정의에 관한 장이다. '리터러시'라는 중점 키워드를 통해 미디어와의 연결 관점을 제시한다.

- 미디어 읽기란, 미디어의 내용을 통해 그 안에 담긴 생각을 이해하고, 나의 생각을 더 깊게 하는 것.

- 중요한 것은 주체적이고 창조적인 관점을 갖는 것이다. 주체성과 능동성을 가지고 미디어를 살필 때 빠른 변화의 흐름 속에서도 중심을 잡을 수 있다.

- 리터러시란 미디어가 전달하는 메시지를 이해하고 표현하는 능력이라 할 수 있다.

- 여러가지 방법으로 전달되는 정보를 수용하여, 전달되는 메시지를 바로 이해하고, 각 매체의 특질에 맞게 메시지를 표현하여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는 능력이 '미디어 리터러 시'다.

제2장 '나'를 중심으로 미디어 읽기

미디어에 휘둘리지 않고 내 안에 나를 깊이 뿌리내려 흔들리지 않는 태도를 관철시킬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설명한다.

- 미디어 읽기는 절대적으로 옳은 방법이 있다기보다 목적에 따라서 읽는 방법이 달라져야 한다.

- 좋은 작품이란 지금 나의 상황과 목적에 맞는 작품이라고 하겠다.

- 그 작품에서 무엇을, 어떻게 보았는지는 나의 문제다.

- 스스로 질문을 만들고 대답하는 과정에서 주체적인 읽기가 완성된다.

- 기본적으로 질문은 알고 싶은 것을 묻는 것이다.

- 질문을 거쳐 뽑아낸 생각들을 내면화 질문으로 모아주는 것은 사유를 통합하고 나를 알아 가는 데 가장 쉽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다.

제3장 미디어 특성에 따른 미디어 읽기

각 미디어의 다양한 형태와 특질에 맞춰 다른 방법으로 읽을 수 있음을 설명한다.

- 다양한 미디어도 능력치의 문제가 아니라 서로 다른 '결'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 어떤 미디어든 과도한 집착은 문제를 낳는다 '취향'이라는 이름으로 스스로 울타리 속에 갇힐 필요는 없다.

제4장 세상과 함께하는 미디어 읽기

결국, 미디어라는 것은 인간과 인간 사이를 연결하는 소통도구이다. 이 장에서는 토론을 통한 타인과의 소통에 대해 이야기한다.

- 토론은 무조건적인 방어와 공격이 아닌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이야기로 진전되었다.

- 우리가 만질 수 있는 것, 인식할 수 있는 것, 나의 프레임은 한정되어 있다. 그러니 나만 옳다는 생각은 버리고 상대방의 의견에 대한 호기심을 갖자.

제5장 미디어 읽기의 실천

'읽기'를 했으니 당연히 '실천'이 뒤따라야 한다. 마지막 장에서는 실질적인 미디어 읽기의 실천법에 대해 적절한 미디어 예시를 들어 설명한다.

- 미디어 리터러시의 완성은 표현이다.

- 성숙한 독자는 성숙한 제작자가 될 것을 믿는다.

<나를 중심으로 미디어 읽기>에서는 현 시대를 살아가며 우리 삶과 함께 하는 미디어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미디어는 양날의 검이다. 게임중독이나 지나친 모바일 사용 등, 균형잡히지 않는 미디어의 편식은 우리의 삶을 건강하지 못하게 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아예 배제할수는 없는 노릇이다. 미디어를 통해 엄청난 양의 정보가 봇물을 이루는 지금, 빠르게 변화하는 흐름을 타지 않으면 도태되고 만다. 그러나 이 속도를 우리가 전부 따라잡을 수는 없다.

'우리'의 삶에서 '개인'의 삶으로 그 무게중심이 옮겨져 누구보다도 '나'에 대한 관심이 현저히 높아진 요즘시대. 자칫 자만과 이기주의에 빠지기 쉬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 게, 미디어를 통해 우리 삶을 풍성하게 할 수 있는 방법론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나는 이 책이 인문서로써 손색없다 여겨진다.

특히, 교육을 업으로 삼고 계시는 분들에게는 '교육을 위한 교육서'의 역할도 훌륭히 해낼 수 있는 책이라 자신한다. 그리하여 많은 사람들이 건강하고 균형잡힌 '미디어 읽기' 에 동참하게 되기를 바란다.

* 저자인 이승화 작가는 대학원에서 독서교육과 문화콘텐츠학을 공부했다. 평생학습 센터와 도서관 학교 에서 독서토론과 미디어 인문학을 강의하고 있으며, '북렌즈'라는 독서 모 임도 운영중에 있다.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독서와 독후활동을 통해 주체적 삶의 기쁨을 전파하고자 하며, 그 폭을 넓혀 전반적인 미디어에 관한 이야기를 이 책을 통해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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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관장님의 옛날이야기 - 묘귀에서 친구로, 전설과 역사 속 고양이와 만나다
마웨이두, 이소정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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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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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관장님의 옛날 이야기 - 마웨이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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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마디 : 역사속 고양이들의 이야기와 관푸 박물관의 고양이들의 묘생 이야기.

▷ 두마디 : 나는 너의 그 무심함이 퍽 다정하구나.

▷ 추천대상 : 애묘인.

▷ 이미지 : 장화 신은 고양이.

▷ 깔때기 : 기억에 남는 고양이는?.

▷ 색깔 : 역사/동물/고양이/사진/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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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기회를 주신 #아직독립못한책방 @a_dok_bang 과 #위즈덤하우스 관계자분께 감사 말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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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역사속에 등장하는 고양이 이야기로 포문을 열었다. 내게 있어 역사는 고양이나 쥐에게도 치명적인 쥐약 같은 것. 약간의 두려움과 그것보다는 손톱만큼 많은 호기심으로 책장을 열었다. 고급스러운 재질에 누드 제본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어 책장 넘길 맛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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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푸 박물관에서 살아가는 고양이들의 묘생.

서문이 51페이지로 꽤 긴 편인데, 그 이후로는 일곱 마리의 고양이를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소개하고 있다. 각 장의 첫 페이지는 그 장의 주인인 고양이를 묘사한듯한 아름다운 시와 함께 시작한다. 그 다음 페이지는 각자가 애착을 품고 있는 듯한 꽤나 고풍스러운 물건들이 등장한다. (아마도 박물관 소유일것으로 추정되는)바둑함이나 옛 주사위, 종, 동주사위 같은 골동품이 주를 이룬다. 이름과 생김새가 다른만큼 각자의 개성이 남다른 아이들. 소개된 고양이들로만 봐서 관푸에는, 유기묘나 길고양이었던 아이들이 꽤 되는 듯 하다. 뜻밖의 잔잔한 감동이 밀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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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와 역사를 엮어 이야기하는 게 참으로 흥미롭다.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무측천(측천무후) 이야기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강력한 경쟁자였던 두 여자를 제거하는데 성공한 소의(무측천). 다소 평온하게 죽음을 받아들이는 왕황후와 달리 소숙비는 직접적으로 저주를 한다. "다시 태어나면 나는 고양이로 태어나고 무씨는 쥐로 태어나게 할 거임. 내가 그 목을 졸라 보복하겠음!!" 그리하여, 무측천이 노하여 궁안에서 고양이를 기르지 않았다고. 권력을 위해 자기 자식까지 이용한 무측천의 다른 이야기도 궁금해져서(소름소름), 집에 짱박혀 있는 '측천무후'를 리스트업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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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들쥐를 잡아먹고 호랑이는 산돼지를 잡아먹었기 때문에 옛 사람들은 두 동물에게 제를 지냈다고 한다. 둘을 동급으로 이야기한것도 재미있다. 인간을 '집사'라 칭하고 고양이의 위치가 위에 있는 것은 신성함과 야성의 두 특징 때문일 수도 있다는 것도 재미있다.

# 고양이를 통해 배우는 관료 사회의 철학

1. 일찍 일어나고 일찍 자라, 기회를 기다려라.

2. 심지를 굳게 하고 얼굴에는 미소를 띨 것.

3. 자신이 영리하다 내세우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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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고양이 한 줄 소개.

🐾첫 번째 발톱, '특별히 사람을 좋아하는' 진팡팡.

🐾두 번째 발톱, '도독의 품격' 마두두.

🐾세 번째 발톱, '빛나는 흑(黑)' 샤오얼헤이.

🐾네 번째 발톱, '연꽃같은' 쑤거거.

다섯 번째 발톱, '나의 아이돌♥, 편타수구' 쑹추추.

여섯 번째 발톱, '두 얼굴의 미인' 좡타이지.

일곱 번째 발톱, '원로 고양이 관장' 화페이페이.

# 뱀발 1.

시골집에는 아버지를 닮은 고양이가 산다.

언젠가 막냇 동생이 말하기를 "쟤 되게 싸가지 없다. 내가 들어가면 겁나 째려보고 이리 오라고 해도 대꾸도 안함" 고 하는데. 생각해보면 당연한거 아닌가, 우리야 가끔 아버지 집에 놀러가지만 고양이 입장에서는 자기 집이니까. 걔한텐 우리가 손님같은 개념인거지. 손님들 주제에 집안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니는 꼴이 맘에 안 들수도 있을 터. 아버지께서 "밤에 집 밖에 나가지 마라. 고양이가 니들 오면 밥 먹으로 집에 안 들어온다."고 하시는 이유를 알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그 고양이, 우리 아버지와 상당히 닮아서 어쩐지 정이 간다.

# 뱀발 2.

오늘부터 쑹추추앓이. 타고난 얼빠인 나, 쑹추추 사진을 보고 바로 빠져버렸다. 편타수구가 이렇게 매력적이었단 말인가? 와.. 그러나 고양이와 개 알러지가 있는 나는 키우는건 고사하고 고작 일주일정도 한공간에 머물 수 있는 것이 한계다. 심하지는 않으니 한번쯤 키워보는게 어떠랴 했지만, 정 주기 시작하면 나보다는 아이들이 상처일까봐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냥 책으로만 만족하련다.

 

고양이의 ‘신성‘은 사람들의 환호와 찬탄, 예의 바른 절까지 얻어냈지만, 고양이의 ‘야성‘은 고양이로 하여금 늘 사람들에게서 거리를 유지하고 영원히 사람들을 경계하게 하지. 그리고 아마 이 두가지 특성이 함께 있기에 고양이가 그토록 매력적인 것이며, 천 년에 걸쳐 사람들을 유혹해 집사가 되게 한 것이 아닌가 싶어. - P20

고양이와 쥐가 타고난 원수는 무슨. 사실은 그저 자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권력은 양분될 수 없다는 논리에 따라 움직였던 거지. 고양이도 그러하고 사람 역시 그러하고...... 그랬던 거야. - P35



작은 악이라 해서 가벼이 여기지 말고 재앙이 없으리라 생각지 말라. 한 방울 물은 비록 작을지라도 결국은 그릇을 가득 채우나니. 무릇 거대한 죄악도 작은 죄가 모여서 이루어진 것이리라.
- P51

관푸 고양이들의 눈에 비친 이 세계는 그들 자신만의 세계이고, 인류라는 거대한 생물은 사실 매우 작은 것으로 그 존재를 무시해도 괜찮은 것이다. - P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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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결정하는 유·초등 교육 - 세계 최고의 교육에서 배우는 맞춤형 지혜
최창욱.유민종.이승화 지음 / 러닝앤코(LEARNING&CO)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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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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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결정하는 유·초등 교육 - 최창욱/유민종/이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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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마디 : 유·초등 교육의 중요성에 관한 책.
▷ 두마디 : 말랑말랑한 어린 친구들을 케어하는 어른들의 교육 길잡이가 될 수 있는.
▷ 추천대상 : 부모님/선생님
▷ 이미지 : 빛.
▷ 깔때기 : 아이를 위해 내가 투자하고 싶은 분야은?.
▷ 색깔 : 교육/아동/학생/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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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1장. 교육에는 정답이 없다.
2장. 세계의 교육 배울 건 배우자!.
3장. 세계를 우리 품 안에, 우리 아이 맞춤 교육!.
4장. 투자 가치가 높은 유·초등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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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에서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다른 나라의 교육정책에 대해 이야기한다. 소개한 각 나라의 교육정책의 여러가지 모습을 알게 되어 좋았다. 나라마다 환경과 고유문화에 따라 자연히 교육의 기준이나 모습도 다를 터. 좋은 면만을 추켜세우는 게 아니라 이면에 있는 모습까지 얘기함으로써 '완벽한 것은 없다' 는 이야기가 마음에 와 닿았다. 다름의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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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에서는 세계적으로 소문난 다섯나라의 교육에 대해 소개한다. 이스라엘, 미국, 일본, 영국, 독일의 교육이 사례로 나오며, 무엇을 중심으로 생각했는지 그 나라의 특징과 연관하여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주의할 점은, 이것 저것 다 좋아보인다고 전부다 손에 쥐려하지 말것. 부모 욕심에 자녀에게 전부다 쏟아부을 수 있는 욕망이 우려되니 어디까지나 참고하셔서 자신만의 기준을 세우는 게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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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에서는 언어, 독서, 미디어, STEAM, 소프트웨어 등에 대해 소개한다. 언어에 관한 깊이 있는 이야기는 #최창욱 작가님의 전작 #21C영어교육혁명 에 더 자세히 나와 있다. 언어에 관심 많은 학부모님들은 그 책을 읽어보셔도 좋을듯 하다.

4차 산업혁명의 문턱에 서 있는 요즘 시대에서 미디어와 다중 언어, 코딩 등은 더 이상 피한다고 해서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시대의 변화에 맞춰 미디어도 그 모습을 달리하 기 때문에 그 변화의 물결에 적응해야만 도태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뭐든지 균형이 중요한 법. 이 장에 관한 내용은 저자의 전작인 #나를중심으로미디어읽기 에서 폭넓게 다루고 있으니 참고하셔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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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장에서는 유·초등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유아 교육과 초등교육이 인생에 전반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여러가지 사례를 통해 소개한다. 어찌 보면 이 책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의 메인장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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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장의 말미에 별사탕처럼 실려 있는 정서코칭은 놓치지 말고 꼭 읽어서 두고두고 써 먹을 수 있어야 하겠다.

# 뱀발.

#북렌즈#나를중심으로미디어읽기 에 이어, 스승님 @hwabregas_booklenz 의 세 번째 책이 나왔습니다.
축하드리고 고생하셨습니다.
좋은 책인만큼 여러 사람에게 두루 읽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어떠한 교육 환경과 정책 속에서도 중심을 잡을 수 있는 부모의 기준이 필요합니다. - P27

아이들마다 속도는 다를 수 있지만 결국 아이들은 성장합니다. - P51

가장 중요한 것은 ‘말한 것, 생각한 것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도록 하는 것입니다...(중략)...‘받아쓰기‘를 잘 하는 아이와 ‘글쓰기‘를 잘 하는 아이 중 누구를 원하시나요? - P98

슬로 리딩은 책을 천천히 읽는 속도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책을 나만의 방식으로 받아들이는 속도를 말하는 것입니다. 조금 느릴 수 있지만, 이 내면화된 지식과 태도가 평생의 힘이 된다고 믿습니다. - P107

중요한 것은 스스로의 의지를 통해 적당한 선을 지키는 자기통제력을 기르는 것입니다. - P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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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는 잘못이 없다 - 그물에 걸린 고등어가 내게 가르쳐준 것들
김선희 지음 / 덴스토리(Denstory)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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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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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는 잘못이 없다 - 김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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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마디 : 수산업 운영이 본업인 작가의 삶과 죽음, 존재에 관한 에세이.
▷ 두마디 : 빠른 기차 안, 바깥 풍경을 음미하는 마음으로, 우리 삶을 음미 합시다.
▷ 추천대상 : 빨리 걷는 분.
▷ 이미지 : 바다.
▷ 깔때기 : 나의 명상법은?.
▷ 색깔 : 에세이/명상/철학/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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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기회를 주신 #아직독립못한책방 @a_dok_bang 과 #김선희 작가 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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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 존재하기, 아무것도 하지 않기. 책 읽은 후 마음속에 진하게 새긴 문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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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글을 작성하기 위한 독서를 할 때에는(다른 독서도 대부분 그렇지만) 배경지식을 먼저 체크하지 않는다. 혹시 모를 선입견이 끼어들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이다. 문체를 보고 스님이나 신부님 혹은 수녀님일거라 상상 했는데 보기좋게 빗나갔다. 거기다 일부러 보려 하지 않아도 보이는 작가의 이름 '김선희'. 여자 작가인가? 생각한 것만으로도 나는 이미 선입견을 가진 것이다. 작가는 남자이다. 자신의 이름에 대한 에피소드 또한 실려 있었으니 나는 뭔가 덜컥 들킨 느낌에 혼자 호호호 웃으며 페이지를 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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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3대째 수산업을 운영하고 있다는 작가. 일터에서 만난 삶의 모습과 그것과 맞물린 작가의 생각을 잔잔하게 써내려갔다. 글임에도, 마치 명상음악을 듣는듯한 느낌으로 마음 편히 읽었다. 부드러운 문체는 눈으로 듣기에 더 없이 평온한 상태를 선사해준다. 내용면에서는 하루에도 몇 번씩 생각했던 삶의 모습들을 담고 있어 공감가는 것도 있었고, 응? 이건 좀 아닌데 하는 대목도 있었다. 하지만 뭐 어떠랴, 읽고 생각하며 내 속에서 어떤 식으로든 의미를 구성해나간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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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오늘은 마지막이다라는 내 삶의 모토. 지금은 다시 안 올테니 마지막인게 맞다. 나는 그게 좋고 싫다. 아쉽고 뿌듯하다. 무엇이든 하고 싶으면서 동시에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내 속에는 선과 악이 늘 함께 한다. 외계인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 귀신도 그렇다. 오로지 나는 지금 분명히 존재한다고 스스로 의식하고 있지만, 언젠가의 오늘, 나는 있었다-고 표현 될 것이다.

 

# 뱀발.

내 이름은 김영주. 누군가는 여자 이름이라고도, 또 다른 누구는 남자이름이라고도 한다. 직업의 성격상 남자가 많은 직종이다보니 예기치 않게 오해 받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
특히 해외에서 오는 메일의 받는 이름은 열에 아홉은 'Mr.Kim' 이다. 후에 직접 미팅이라도 하게 되어 내 소개를 하면 사뭇 놀라는 사람들의 표정 구경하는 것도 재미가 있다.
그런데, 여자인걸 알면서도 계속 'Mr.Kim'이라고 부르는 분들의 심리는 무엇일까. 딱히 기분 나쁘거나 하건 아닌데 궁금하긴 하다.
이름이 '김태희'인 본사에 있는 동갑내기 친구도 비슷한 일은 종종 겪는다고 한다.

 

# 뱀발2.

퇴근 후 초록 집에 가는 날의 풍경.
운동복으로 갈아입은 후 남편을 한번 체크해본다. 남편은 손발을 씻고 속옷만 착장한채로 침대에 누워 있다. 그리고 그 모습은 내가 운동을 다녀온 후 그대로 유지된다. 참으로 일관성 있는 사람이다. 뭐라도 좀 하라고 잔소리를 해댔었지만 이제 그러지 말아야지. 그는 최선을 다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중이니까 존중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그는 아무것도 안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내면으로 깊이 가라앉고 있는 것일수도 있을테니. 그렇게 생각해보면 그가 어째서 말도 안되게 논리적이고 멘탈이 강한지 이해되기도 하다. 물론 그게 나와 맞다는 건 아니다.

 

# 뱀발3.

언젠가 회식 때 부사장님께 아주 당당하게 "내년에는 안식월을 갖겠습니다!" 라고 했고, 부사장님은 너무도 인자하게 웃으시며 "웃기시네, 말도 안되는 소릴 하고 있어." 라고 답하셨다. 그래서 2차로 "그렇다면 저는 내년에는 안식주를 갖겠습니다!" 라고 했고 또 친절하게 웃으시며 허락해주셨다.
내년 안식주의 후보지 목록에 '후쿠오카 사가현의 이마리' 를 적어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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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인간이라는 존재로 태어났을 뿐이고,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일은 인간으로서 존재하기가 아닐까 합니다...(중략)... 다음에는 또 어떤 존재로 태어날지 알 수 없어도 미리 걱정할 것은 없습니다. 그때가 되면 또 있는 그대로 존재하면 될 테니까요. - P19

스스로 높은 단계에 와 있다고 생각한 것이 걸림돌이었습니다. 무너질 나를 만들었기 때문에 스스로 무너진 것이었습니다. 원래는 무너질 나란 것도 없었던 것이죠. - P98

비행기의 흔들림을 느끼는 것은 ‘의식‘하는 것이고, 흔들림을 통해 두려움을 느끼는 것은 ‘인식‘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해야 할 것은 단지 의식하면서, 자신이 대상을 어떻게 인식하는지를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 P154

아무것도 하지 않기의 다른 말은 ‘나로 존재하기‘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 P164

그릇이 그릇의 역할을 충실히 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은 비움입니다. - P180

그와 함께 있을 때 그에게만 집중하고
그와 나의 구분이 없어져서 그가 곧 나이고 내가 곧 그이기에
우리는 연인을 서로 ‘자기야‘라고 부르는 것이 아닐까요. - P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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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테크리스토성의 뒤마
알렉상드르 뒤마 지음, 이선주 옮김 / 정은문고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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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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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테크리스토성의 뒤마 - 알렉상드로 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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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마디 : 뒤마씨의 동물과 함께 한 일상 수다집.
▷ 두마디 : 대환장개판.
▷ 추천대상 : 동물 애호가.
▷ 이미지 : 국립공원.
▷ 깔때기 : 기르고 싶은 동물은?
▷ 색깔 : 에세이/동물/사회/역사/일상/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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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기회를 주신 #아직독립못한책방 @a_dok_bang 과 #정은문고 관계자님께 감사 말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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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상당히 두껍다. 포켓북치고는 분량이 꽤 되지만 역시 가볍다. 독자에 따라 가볍게도 묵직하게도 읽을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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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대목에서 글의 서술방식에 대해 설명한다. 자신의 방식과 월터 스콧이라는 작가의 방식에 대해 설명하는 게 재미있다.
월터 스콧의 방식대로 서술하는 이야기는 꽤 익살맞다(익살맞다고 생각한다. 다소 엉뚱하기는 하지만 상황 묘사나 사물의 묘사가 퍽 익살스럽다 생각했으니까). 점점 더 이 서양식 서술방식에 익숙해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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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마리의 개와 한마리의 독수리, 원숭이 세 마리, 앵무새 두마리, 고양이 한 마리, 꿩 한 마리, 수탉 한 마리. 시작은 이렇게 소개했는데 나중엔 개가 14마리가 되고 닭도 굉장히 많아져서 숫자 세기가 무의미한 몽테크리스토성의 이야기는 그야말로 개판이다. 작은 새들을 먹어치워 재판을 받은 고양이 미주프, 도둑질, 사냥과 더불어 닭을 꼬시는데 탁월한 재능이 있는 개 프리차드. 동물이지만 사람과 별 다를 것 없는 생활을 마치 수다떨 듯 독자에게 블라블라하는 뒤마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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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테크리스토성에는 인물이나 동물이 느닷없이 등장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뒤마씨의 수다에 초대된 나 또한 어느날 느닷없이 소개될 것 같은 재미있는 상상도 해본다.

 

"아, 내가 아직 소개를 안했던가? 사실은 이 이야기의 처음부터 함께 했던 사람이오. 내가 성에 특별히 초대한 분이지. 그런데 이 분은 매우 점잖은 분이라 그런지 말도 별로 없소. 그저 우리가 하는 것을 조용히 지켜보며 가끔 웃음을 터뜨릴 뿐이란 말이오. 하지만 아주 좋은 친구임엔 틀림 없소. 개들이 그 친구를 아주 좋아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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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바탕 수다를 떤 듯한 유쾌한 작품 덕에 요 며칠 주위에 있는 개와 고양이를 면밀히 관찰해보았다. 되도 않는 말을 걸어보다가 얘네가 자꾸 엉겨 붙는 바람에 약간 곤란하긴 했지만. 뭐 개들이 나를 보면 환장(좋아하거나 혐오하거나) 하는 것을 내 힘으로 막을 수는 없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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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대의 환경과 문화를 생각해보면 그럴수도 있겠구나 싶지만, 아무래도 독수리나 원숭이들이 어딘가에 갇혀 있다고 생각하면 어쩐지 마음이 안 좋을 수밖에 없다. 특히 독수리가 몽테크리스토성까지 오는 여정을 보자면.. 동물을 소유하고자 하는 것이 인간의 욕심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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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는 몽테크리스토성에 사는 동물들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지만, 건빵 속 별사탕마냥 당시의 프랑스 사회의 모습을 중간중간 넣어주었다. 솔직히 얘기하면 프랑스 역사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하기 때문에 격한 감정을 느끼지는 못했다. 아마 이건 내가 작가에 대해 더한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그의 작품을 대하지 않으면 끝내 알 수 없는 감정일 것이다. 그래도 하나는 알 것 같다.

 

귀족과 서민, 이 두가지 요소-귀족은 아버지 쪽, 서민은 어머니 쪽 -를 나처럼 하나의 가슴에 응축한 사람도 없다. -265p.

 

상대가 왕족이건 노예건, 약자를 대하는 그의 성품. 이런 마음에 대해 다소 복잡한 심경을 정교하게 설명하는 대신 '나도 모르겠다. 내 정신과는 별도로 나를 불현듯 일깨우는  내 가슴의 소리가 아닐까' 라고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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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인 알렝상드로 뒤마는 흑인 혼혈이란 점 때문에 평생 인종주의에 시달렸다고 한다. 후작인 아버지와 흑인 노예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뒤마. 인터넷 어디서 보건데 이에 대해 아주 인상적인 명대사를 소설'조르쥬'에 남겼다고 한다.
"내 아버지는 물라토요, 조부는 깜둥이었으며, 증조부는 원숭이었소. 알겠소, 선생? 우리 집안은 당신네가 끝나는 곳에서 시작했단 말이오."

기가막힌 촌철살인.

독자가 극중 인물에게 익숙해지도록 억지로라도 강요하는 것이야말로 독자가 그 인물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가장 확실한 방법 중 하나다. - P9

사회는 육체를 달라재고, 사랑은 마음을 채워주고, 고독은 영혼의 종교이다. - P16

동물은 알아야 할 걸 이미 알고 있답니다. 단지 실행하는 일만 남은 거지요. - P72

그렇다면 그 분은 뒤마 씨 댁에서 무슨 일을 담당하시나요?

사실 대답하기가 좀 곤란하다. ‘모든 것‘이라고 할 수도 있고 ‘아무것도‘라고 할 수도 있다. 이런 상태를 위해 내가 특별히 단어 하나를 만들었다. ‘루스콘하다‘인데, 한 사람이 행할 수 있는 모든 서비스가 이 동사 영역에 전부 포함된다. - P177

친애하는 독자 여러분, 언젠가 여러분이 집안일 외 다른 일로 글을 쓰려고 펜을 들면 남성 친구 말고 부디 여성 친구를 가지기를. - P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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