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 보는 세계사 교실 2 - 비단길이 번영을 이끌다 (300년~1000년) 마주 보는 세계사 교실 2
최진열 지음, 서영아.김수현 그림 / 웅진주니어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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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특색있는 역사서들의 출판이 심심치않게 눈에 띄어 반가운데, 이 책 역시 웅진에서 야심차게 진행한 프로젝트라는 느낌을 받았다. 총 8권으로 진행될 마세교 시리즈 중 2권인 이 책은 1장 '민족 대이동과 새로운 시대'에서 우리가 수업시간에 역사를 배울 때 그다지 비중있게 공부하지 않았던 유목민에 초점을 맞추어 전해준다. 훈족의 등장으로 게르만족이 로마사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면서 중세로 접어들게 되는 과정을 넓은 안목에서 보여주어, 한 사건이 다른 사건으로 연이어 영향을 주면서 전개되는 역사의 상호작용에 관심을 갖게 만든다.

또한, 한 국가나 대륙에 대한 편중에서 벗어나 같은 시기의 동서양에 골고루 시선을 돌린다. 이 시기의 역사를 배울 때 별로 다뤄지지 않던 아프리카와 아메리카의 문명을 소개해주어 동일한 시점에 벌어진 일들과 문화에 대한 고른 시각을 갖게 한다. 뒤에 나오는 연표 역시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아메리카를 한눈에 볼 수 있기 때문에 역사의 전개를 넓은 범위에서 파악할 수 있어 매우 유용했다.

세계사를 전공한 선생님이 쓰신 만큼 박식한 설명이 풍부한 사진, 그림과 곁들여지며 알찬 수업을 들은 것만 같았다. 초등학교 대상으로 나온 책이지만, 어른이 봐도 재미있고 배울 만한 내용들이 많다. 진도 나가기 바빠 겉핥기식으로 교과서를 훑어나가는 학교 역사시간에 대한 기억이 떠오르며, 그 시간에 이 책의 내용처럼 수업이 진행되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소단원이 끝날 때마다 나와 있는 '클릭! 역사 속으로'에서는 역사 속의 짧은 사연에 핵심을 맞춰 소개하고 있는데, 특히 시애틀 추장이 보낸 편지의 내용을 보며 가슴이 찡해진다. 마세교가 아니었다면 몰랐을 내용이어서 이런 뒷얘기를 발굴해 소개해준 것이 참 고맙다. 부록인 역사공부 길잡이책은 배운 역사지식을 확인하며, 논술 실력까지 배양할 수 있는 얇은 책자이다. 이렇게 확인 과정까지 거치면 책속의 지식을 완벽하게 자기의 것으로 체화할 수 있게 될 것 같다.

오래 전에 웅진에서 나온 책 중에서 '한국사 편지' 시리즈를 읽고 참 잘 나온 책이라 생각했지만, 같은 작가가 쓴 '엄마의 역사편지'는 방대한 세계사가 두 권으로 압축되어 아쉬웠던 감이 있었다. 이 책은 그때 느꼈던 세계사에 대한 갈증을 시원하게 채워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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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세스의 시녀와 불의 비밀 해를 담은 책그릇 3
섀넌 헤일 지음, 노은정 옮김 / 책그릇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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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시리즈 중 1권인 '프린세스 아카데미'에 대한 호감도 때문에 섀넌 해일이란 작가에 주목하면서 이후의 책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다. 두 번째로 나온 '거위 치는 프린세스'는 아이에게 사주기만 하고 직접 읽지는 않았었는데, 이 책은 1편과는 달리 2편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하여 도입부분에서 등장인물의 성격을 바쁘게 파악해야 했다. 그러나 2편을 안읽고 이 책을 바로 읽어도 내용 이해에 문제는 없다. 다만, 1편에 비해서 주인공들이 남녀간 사랑의 감정을 겪게 되므로, 책을 읽는 주된 층의 연령도 약간 더 높아져야 할 것 같다.

이 책에는 신비한 힘의 소유자들이 등장한다. 1편에서도 대리석의 생각과 말을 알아듣는 능력이 나왔듯이 여기서는 불과 바람을 다루는 능력이 선보인다. 에나의 오빠 레이퍼는 숲에서 발견한 양피지를 읽고 불을 다루는 능력을 갖게 되는데, 불은 사물을 태우는 성질이 있어 도리어 불이 자신을 지배하는 통제 불가능의 상황으로 치달을 위험이 있었다. 아쉽게도 레이퍼 또한 그 점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레이퍼는 전쟁터에서 불을 이용해 적군과 싸우며 아군의 승리에 큰 기여를 하지만, 스스로의 불의 힘 때문에 숨을 거두게 된다. 에나는 오빠의 몸에서 양피지를 발견하고 역시 오빠와 똑같은 길을 걸으며 불을 다루는 쾌감과 함께 자신을 때때로 제어하지 못하는 상태에로 이른다.

애나는 적진에 불을 내러 갔다가 그만 포로로 사로잡히고, 그곳에서 말하는 능력이 뛰어난 실레프와 사랑에 빠지고 만다. 실레프는 애나의 조국인 베이언 왕국을 배반할 것을 은근히 종용하며 자신과의 장미빛 미래에 대해 청사진을 제시하여 에나를 갈등하게 한다. 애나가 잠시 판단이 흐려졌을 무렵 애나를 바로 세운 것은 친구들이었다. 핀과 라조는 에나를 구하기 위해 적진으로 뛰어드는 모험을 감행하다 붙잡혀 고초를 겪었고, 애나의 절친한 친구이자 베이언 왕국의 왕비인 이지는 긴 금발을 자르고 평범한 아낙으로 변장하고 들어와 애나에게 지금 처한 현실을 바로 보는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애쓴다. 애나는 그들이 있었기에 탈출의 용기를 낼 수 있었고, 자신이 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바르게 판단할 수 있었다.

바람을 다루는 능력을 지닌 이지는 레이퍼처럼 몸 안의 열기로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한 에나를 데리고 불을 다루는 사람들이 사는 곳으로 가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으려고 한다. 에나의 목숨을 살린 건 이지의 능력이었다. 둘이 맞잡은 손을 따라 바람이 불을 잠재우고 불이 바람을 잠잠하게 하며, 서로의 능력을 전해준다. 서로 상충된 능력을 동시에 갖추게 됨으로써, 이지와 에나는 안정된 위치에 서게 되어 예전처럼 한 가지 능력의 과도함에 고통당하지 않게 된다. 

10대를 위한 책으로 선정되었다는 이유는 책을 읽어보니 알 수 있었다. 10대에 겪기 쉬운 방황과 유혹, 잘못된 판단 등을 모두 치루고 한층 성장하여 돌아온 자리엔 친구들의 애정과 믿음이 있었다. 저자가 이를 위해서 온갖 환상적인 도구와 소재를 이용하여 표현했지만, 결국 말하고자 했던 것은 성장통을 겪고 자아를 찾은 과정이었을 것이다.
아이는 벌써부터 물의 비밀을 만나게 될 4편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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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핸디의 포트폴리오 인생 - 나는 누구인가에서부터 경영은 시작된다!
찰스 핸디 지음, 강혜정 옮김 / 에이지21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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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훨씬 부드럽게 읽히는 책이었다. 주장을 담아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기보다 본인의 인생을 토대로 느끼고 정립한 것을 부드럽게 펼쳐낸다. 일면 딱딱할 거라고 생각했던 것은 선입견이었다.
제목은 '포트폴리오 인생'이지만 책이 담고 있는 내용은 포트폴리오 인생을 뛰어넘어 훨씬 다양한 영역을 담고 있다. 교육에 대한 고찰이, 기업에 대한 바람이, 인간관계에 대한 혜안이 표지에 나온 지혜로운 그의 눈처럼 책의 곳곳에서 느껴진다.

포트폴리오 인생이란 프리랜서와 같은 독립생활자로 살아가는 인생을 뜻한다. 자유로운 시간 조절이 가능한 반면 노후보장이 되지 않아 불안한 미래에 대한 걱정이 따르게 되고, 아주 잘 나가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수입도 만족스러울 만한 수준이 되긴 힘들다. 어쨌든 사회의 변화로 고용관계도 변하면서, 우리 주위엔 자의적, 타의적으로 포트폴리오 인생을 살게 되는 사람이 늘어나게 될 것이다. 인터넷은 많은 걸 바꿔놓아 이미 재택근무가 가능해지도록 만들었다. 미래의 사회는 또 어떤 구조를 향해 치달리게 될까? 그걸 미리 알고 싶어 이같은 사회철학자의 책을 읽는 건지도 모르겠다.

다국적 석유회사 셸을 나와 경영학을 가르치는 교수가 되기까지 타이밍과 인맥의 도움이 있었음을 솔직히 고백한 그는 자신의 실패담도 개의치 않고 이야기해준다. 실패를 통해서 배운다는 진리는 결코 언어 속에만 있는 허상이 아님을 그의 경험을 통해 느끼도록 하면서, 교육의 현장이 경험과 분리되어 괴리된 지식을 쌓게 하는 점을 비판한다. 나와는 먼 나라에 살고 있는 사람이지만, 그의 생각과 경험은 보편적인 것이어서 우리 사회에 대입하여 생각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한 사상가의 인생과 생각이 담겨있는 이 책을 읽음으로써 사회와 인생에 대하여 좀더 깊이있는 접근을 할 수 있게 된다. 어쩌면 열 시간의 철학 수업보다 이 한 권의 책에서 배우는 것이 더 많을지도 모르겠다.
사회를 바라보는 지혜로운 눈을 갖고 싶다면, 찰스 핸디의 생각을 타고 이념 여행을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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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인생 변주곡 - 비평가처럼 수다처럼
윤미숙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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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음악과 관련된 글을 이렇게도 쓸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저자는 일상사의 감정과 클래식 음악에 대한 감상을 한몸으로 만들며, 음악으로 일상을 나타내고 치료한다. 

클래식 음악에 대한 감상을 묘사한 부분은 작곡가와 연주악기에 대한 설명 부분, 음악과 관련있는 그림 등의 다양한 차원에서 접근해 놓았다. 글에 비유와 상징이 많은 편이라서, 천천히 사색하고 음미하면서 책장을 넘겨야 진국을 맛볼 수 있다. 

저자는 클래식 음악을 많이 들으면서 연주의 미묘한 차이도 쉽게 간파하는 것 같다. 책에 정명훈과 서울시향의 연주를 듣고 느꼈던 부분을 쓴 내용이 나온다. 낮은 현이 깊게 가슴을 때리지 못했던 아쉬움은 있었지만, 지휘자 한 명에 의해 악단 전체가 달라진 모습을 보인다며 연주의 음색을 짚어낸다. 난 서울시향의 연주를 들을 때 그저 좋기만 할 뿐이지 연주를 분석할 수는 없다. 다시 듣더라도 차이를 알아챌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은데, 저자의 감상 수준은 일정 경지에 이른 느낌이다.

전직 고등학교 윤리교사였던 저자의 경험담도 간간히 들려주므로 그 속에서 입시공부에 찌든 아이들의 모습도 엿볼 수 있다. 클래식 얘기도 곁들인 수업은 꽤 괜찮을 것 같은데, 그때나 지금이나 고등학생들은 클래식을 받아들일 마음의 여유를 갖기가 힘들어 좋은 기회를 놓치게 되는 것 같다.

이 책을 제대로 읽는 방법은 저자가 소개한 음악을 들으면서 읽는 방법이다. 그래야 방관자의 입장으로부터 벗어나 저자의 마음을 느끼는 참여자가 되면서 내용이 의미하는 것을 오롯이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각 소제목마다의 초반에 나와있는 일상사의 얘기와 감정은 아무 준비없이 읽어도 되지만, 곧이어 나오는 음악감상문에서 저자가 말하는 것을 함께 느끼기 위해선 음악이 필수라고 생각된다. 음악없이 책만 읽으면 저자가 묘사하는 피아노와 첼로 등의 가락을 느낄 수가 없다.

문득 중학교 1학년때의 음악숙제였던 클래식 음악 듣고 감상문 쓰기가 떠오른다. 어린 나이에 대체 어떻게 써야 할지를 몰라 헤메었는데, 요즘처럼 인터넷이 깔려있는 세상도 아니어서 참고할 만한 것도 없이 오로지 자신의 머리와 가슴에서 쥐어짜 써야만 했다. 그 생소햇던 음악감상문을, 저자는 밀가루 반죽하듯이 다재다능하게 음악을 주물러대며 쓴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만큼 음악을 들으면 느낌이 많아지고 할 말도 많기 때문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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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추리 게임 1 - 불의 도시 로마에서 초록도마뱀
피에르도메니코 바칼라리오 지음, 이현경 옮김 / 웅진주니어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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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곳의 도시를 기점으로 벌어지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라는 건 책을 읽기 전부터 짐작할 수 있었지만, 아이가 너무나도 재미있게 읽고 감탄하여 어떤 내용인지 궁금했었다. 책을 학교에 가져가 아이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었고, 이 책을 보고 금새 2권을 산 아이도 있을 정도라니 재미있긴 재미있었나보다.

짬이 난 틈을 타서 책을 읽어보니, 가히 아이들이 쉽게 빠져든 이유를 짐작할 만하다. 자기들 또래의 아이들이 주인공인데다가 네 명의 아이들은 각기 개성이 뚜렷하며 매력적인 캐릭터들이다. 가방 안에 들어있는 물건을 빼앗으려는 목적으로 살인을 저지른 나쁜 무리로부터 쫓김을 당하면서도, 단서로 남겨진 몇 개의 물증을 바탕으로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설정이 정말로 재미있다.

아이들은 알프레트 교수가 남겨놓은 단서들을 따라가며, 그가 죽기 전에 남긴 물건들의 비밀을 풀으려 애쓴다. 단서를 찾아가면 또다른 단서가 특정 장소를 제시하고, 그 곳에 찾아가면 또다른 단서가 다음 차례로 인도하는 설정은 모험 형식의 소설에서 많이 쓰이는 방식이라 신선하진 않지만, 책을 읽는 독자의 입장에선 이런 설정이 궁금증을 자극하여 빨리 읽어 뒤의 내용을 알고 싶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사라진 가방을 찾다가 아이들의 존재를 알고 뒤를 쫓는 전설적인 어둠의 인물 야콥 말러는 바이올린 활을 이용해 살인을 저지르는데, 그가 켜는 음악을 들으면 정신이 몽롱해지거나 졸리는 현상이 일어난다. 뒤늦게 지난 내용을 떠올려 보니 허황되고 도식적인 줄거리에 지나지 않는 느낌도 드는데, 책을 읽을 때는 조금도 그런 생각이 들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작가의 필력인 것 같다.

가방 안에 들어있던 물건들의 비밀을 찾아내는 것도 호기심을 자극하지만, 개성 넘치는 네 아이가 나누는 대화도 이 책의 재미 중의 하나이다. 이탈리아 소녀 엘레트라, 미국 소년 하비, 프랑스 소녀 미스트랄, 중국소년 성은 2월 29일에 태어난 공통점을 지니고 있으며, 우연히 잘못된 호텔 예약으로 한 방을 쓰게 된다. 로마편에 해당하는 1, 2권에서는 엘레트라가 주인공이지만, 뉴욕, 파리, 상하이로 무대가 옮겨지면 각기 다른 아이가 주인공의 역할을 하며 사건을 이끌게 되는 구성인 것 같다. 

책의 내용이 중간에 멈춰 버려서 뒤의 내용이 너무나 궁금하다. 작가가 여행을 즐긴다더니 책 속의 많은 사진과 지도는  여행 중에 작품을 구상하며 찍어둔 것일까? 구깃한 영수증이나 도서관의 창문과 내부 사진 등, 책 속에 나오는 장소와 사물이 사진과 그림으로 곁들여져 있어 마치 소설이 아니고 실제사건인 듯한 느낌을 준다.

인기를 끈 '율리시스 무어'를 읽어보진 않았었지만, '센추리 게임'을 읽어보니 '율리시스 무어'가 어째서 많은 독자를 거느리게 되었는지 알 것 같다. 재미있는 책들을 연거퍼 집필할 수 있는 작가의 상상력과 능력이 참으로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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