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추리 게임 1 - 불의 도시 로마에서 초록도마뱀
피에르도메니코 바칼라리오 지음, 이현경 옮김 / 웅진주니어 / 2008년 2월
평점 :
절판


네 곳의 도시를 기점으로 벌어지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라는 건 책을 읽기 전부터 짐작할 수 있었지만, 아이가 너무나도 재미있게 읽고 감탄하여 어떤 내용인지 궁금했었다. 책을 학교에 가져가 아이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었고, 이 책을 보고 금새 2권을 산 아이도 있을 정도라니 재미있긴 재미있었나보다.

짬이 난 틈을 타서 책을 읽어보니, 가히 아이들이 쉽게 빠져든 이유를 짐작할 만하다. 자기들 또래의 아이들이 주인공인데다가 네 명의 아이들은 각기 개성이 뚜렷하며 매력적인 캐릭터들이다. 가방 안에 들어있는 물건을 빼앗으려는 목적으로 살인을 저지른 나쁜 무리로부터 쫓김을 당하면서도, 단서로 남겨진 몇 개의 물증을 바탕으로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설정이 정말로 재미있다.

아이들은 알프레트 교수가 남겨놓은 단서들을 따라가며, 그가 죽기 전에 남긴 물건들의 비밀을 풀으려 애쓴다. 단서를 찾아가면 또다른 단서가 특정 장소를 제시하고, 그 곳에 찾아가면 또다른 단서가 다음 차례로 인도하는 설정은 모험 형식의 소설에서 많이 쓰이는 방식이라 신선하진 않지만, 책을 읽는 독자의 입장에선 이런 설정이 궁금증을 자극하여 빨리 읽어 뒤의 내용을 알고 싶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사라진 가방을 찾다가 아이들의 존재를 알고 뒤를 쫓는 전설적인 어둠의 인물 야콥 말러는 바이올린 활을 이용해 살인을 저지르는데, 그가 켜는 음악을 들으면 정신이 몽롱해지거나 졸리는 현상이 일어난다. 뒤늦게 지난 내용을 떠올려 보니 허황되고 도식적인 줄거리에 지나지 않는 느낌도 드는데, 책을 읽을 때는 조금도 그런 생각이 들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작가의 필력인 것 같다.

가방 안에 들어있던 물건들의 비밀을 찾아내는 것도 호기심을 자극하지만, 개성 넘치는 네 아이가 나누는 대화도 이 책의 재미 중의 하나이다. 이탈리아 소녀 엘레트라, 미국 소년 하비, 프랑스 소녀 미스트랄, 중국소년 성은 2월 29일에 태어난 공통점을 지니고 있으며, 우연히 잘못된 호텔 예약으로 한 방을 쓰게 된다. 로마편에 해당하는 1, 2권에서는 엘레트라가 주인공이지만, 뉴욕, 파리, 상하이로 무대가 옮겨지면 각기 다른 아이가 주인공의 역할을 하며 사건을 이끌게 되는 구성인 것 같다. 

책의 내용이 중간에 멈춰 버려서 뒤의 내용이 너무나 궁금하다. 작가가 여행을 즐긴다더니 책 속의 많은 사진과 지도는  여행 중에 작품을 구상하며 찍어둔 것일까? 구깃한 영수증이나 도서관의 창문과 내부 사진 등, 책 속에 나오는 장소와 사물이 사진과 그림으로 곁들여져 있어 마치 소설이 아니고 실제사건인 듯한 느낌을 준다.

인기를 끈 '율리시스 무어'를 읽어보진 않았었지만, '센추리 게임'을 읽어보니 '율리시스 무어'가 어째서 많은 독자를 거느리게 되었는지 알 것 같다. 재미있는 책들을 연거퍼 집필할 수 있는 작가의 상상력과 능력이 참으로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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