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세스의 시녀와 불의 비밀 해를 담은 책그릇 3
섀넌 헤일 지음, 노은정 옮김 / 책그릇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시리즈 중 1권인 '프린세스 아카데미'에 대한 호감도 때문에 섀넌 해일이란 작가에 주목하면서 이후의 책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다. 두 번째로 나온 '거위 치는 프린세스'는 아이에게 사주기만 하고 직접 읽지는 않았었는데, 이 책은 1편과는 달리 2편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하여 도입부분에서 등장인물의 성격을 바쁘게 파악해야 했다. 그러나 2편을 안읽고 이 책을 바로 읽어도 내용 이해에 문제는 없다. 다만, 1편에 비해서 주인공들이 남녀간 사랑의 감정을 겪게 되므로, 책을 읽는 주된 층의 연령도 약간 더 높아져야 할 것 같다.

이 책에는 신비한 힘의 소유자들이 등장한다. 1편에서도 대리석의 생각과 말을 알아듣는 능력이 나왔듯이 여기서는 불과 바람을 다루는 능력이 선보인다. 에나의 오빠 레이퍼는 숲에서 발견한 양피지를 읽고 불을 다루는 능력을 갖게 되는데, 불은 사물을 태우는 성질이 있어 도리어 불이 자신을 지배하는 통제 불가능의 상황으로 치달을 위험이 있었다. 아쉽게도 레이퍼 또한 그 점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레이퍼는 전쟁터에서 불을 이용해 적군과 싸우며 아군의 승리에 큰 기여를 하지만, 스스로의 불의 힘 때문에 숨을 거두게 된다. 에나는 오빠의 몸에서 양피지를 발견하고 역시 오빠와 똑같은 길을 걸으며 불을 다루는 쾌감과 함께 자신을 때때로 제어하지 못하는 상태에로 이른다.

애나는 적진에 불을 내러 갔다가 그만 포로로 사로잡히고, 그곳에서 말하는 능력이 뛰어난 실레프와 사랑에 빠지고 만다. 실레프는 애나의 조국인 베이언 왕국을 배반할 것을 은근히 종용하며 자신과의 장미빛 미래에 대해 청사진을 제시하여 에나를 갈등하게 한다. 애나가 잠시 판단이 흐려졌을 무렵 애나를 바로 세운 것은 친구들이었다. 핀과 라조는 에나를 구하기 위해 적진으로 뛰어드는 모험을 감행하다 붙잡혀 고초를 겪었고, 애나의 절친한 친구이자 베이언 왕국의 왕비인 이지는 긴 금발을 자르고 평범한 아낙으로 변장하고 들어와 애나에게 지금 처한 현실을 바로 보는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애쓴다. 애나는 그들이 있었기에 탈출의 용기를 낼 수 있었고, 자신이 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바르게 판단할 수 있었다.

바람을 다루는 능력을 지닌 이지는 레이퍼처럼 몸 안의 열기로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한 에나를 데리고 불을 다루는 사람들이 사는 곳으로 가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으려고 한다. 에나의 목숨을 살린 건 이지의 능력이었다. 둘이 맞잡은 손을 따라 바람이 불을 잠재우고 불이 바람을 잠잠하게 하며, 서로의 능력을 전해준다. 서로 상충된 능력을 동시에 갖추게 됨으로써, 이지와 에나는 안정된 위치에 서게 되어 예전처럼 한 가지 능력의 과도함에 고통당하지 않게 된다. 

10대를 위한 책으로 선정되었다는 이유는 책을 읽어보니 알 수 있었다. 10대에 겪기 쉬운 방황과 유혹, 잘못된 판단 등을 모두 치루고 한층 성장하여 돌아온 자리엔 친구들의 애정과 믿음이 있었다. 저자가 이를 위해서 온갖 환상적인 도구와 소재를 이용하여 표현했지만, 결국 말하고자 했던 것은 성장통을 겪고 자아를 찾은 과정이었을 것이다.
아이는 벌써부터 물의 비밀을 만나게 될 4편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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