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핸디의 포트폴리오 인생 - 나는 누구인가에서부터 경영은 시작된다!
찰스 핸디 지음, 강혜정 옮김 / 에이지21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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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훨씬 부드럽게 읽히는 책이었다. 주장을 담아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기보다 본인의 인생을 토대로 느끼고 정립한 것을 부드럽게 펼쳐낸다. 일면 딱딱할 거라고 생각했던 것은 선입견이었다.
제목은 '포트폴리오 인생'이지만 책이 담고 있는 내용은 포트폴리오 인생을 뛰어넘어 훨씬 다양한 영역을 담고 있다. 교육에 대한 고찰이, 기업에 대한 바람이, 인간관계에 대한 혜안이 표지에 나온 지혜로운 그의 눈처럼 책의 곳곳에서 느껴진다.

포트폴리오 인생이란 프리랜서와 같은 독립생활자로 살아가는 인생을 뜻한다. 자유로운 시간 조절이 가능한 반면 노후보장이 되지 않아 불안한 미래에 대한 걱정이 따르게 되고, 아주 잘 나가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수입도 만족스러울 만한 수준이 되긴 힘들다. 어쨌든 사회의 변화로 고용관계도 변하면서, 우리 주위엔 자의적, 타의적으로 포트폴리오 인생을 살게 되는 사람이 늘어나게 될 것이다. 인터넷은 많은 걸 바꿔놓아 이미 재택근무가 가능해지도록 만들었다. 미래의 사회는 또 어떤 구조를 향해 치달리게 될까? 그걸 미리 알고 싶어 이같은 사회철학자의 책을 읽는 건지도 모르겠다.

다국적 석유회사 셸을 나와 경영학을 가르치는 교수가 되기까지 타이밍과 인맥의 도움이 있었음을 솔직히 고백한 그는 자신의 실패담도 개의치 않고 이야기해준다. 실패를 통해서 배운다는 진리는 결코 언어 속에만 있는 허상이 아님을 그의 경험을 통해 느끼도록 하면서, 교육의 현장이 경험과 분리되어 괴리된 지식을 쌓게 하는 점을 비판한다. 나와는 먼 나라에 살고 있는 사람이지만, 그의 생각과 경험은 보편적인 것이어서 우리 사회에 대입하여 생각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한 사상가의 인생과 생각이 담겨있는 이 책을 읽음으로써 사회와 인생에 대하여 좀더 깊이있는 접근을 할 수 있게 된다. 어쩌면 열 시간의 철학 수업보다 이 한 권의 책에서 배우는 것이 더 많을지도 모르겠다.
사회를 바라보는 지혜로운 눈을 갖고 싶다면, 찰스 핸디의 생각을 타고 이념 여행을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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