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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위한 경제학은 없다 - 부자들이 감추고 싶어 한 1% vs 99% 불평등의 진실
스튜어트 랜슬리 지음, 조윤정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뉴스에서 처음으로 거론되기 시작했을 때만 해도 대다수 사람들은 2008년의 경제 위기를 예상하지 못하고 있었다. 주식은 상승 중이었고 해외펀드의 열기도 뜨거웠기에 이름도 낯선 서브프라임 모기지 따위는 다른 나라 얘기가 아닐까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깐이었다. 위험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높아짐과 동시에 거품은 순식간에 빠졌고, 낯선 상황에 당황하는 사람들과 그들의 커다란 손실액이 심상치 않은 세계경제를 반증했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이 책에서는 최근의 경제 위기 문제를 1920년대의 대공황 시기와 비교하며 풀어나간다. 소득 격차와 부의 편중이 대공황이라는 경제 위기를 자초한 이후 경제에 대한 국가의 개입이 이루어지면서 불평등한 재산의 격차가 줄어들었고 갑부들의 숫자도 감소했다. 그러나, 1970년대 이후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과 영국의 대처 총리를 중심으로 신자유주의의 물결이 강화되고 각 국가로 확산되면서 세계 각국은 복지예산과 세금을 감면하고 정부의 개입을 줄였다. 여담으로, 영국의 복지제도를 후퇴하게 만든 대처 총리의 민영화 정책은 대처의 장례식에 국고를 쓰지 말고 민영화시켜 양질의 서비스를 받게 하라는 비아냥이 흘러나오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이렇듯 무분별한 자유화 속에서 회사를 인수하고 사고 파는 사모펀드 방식으로 큰 돈을 버는 금융자본가들이 등장하며 이들이 얻은 막대한 이익이 건전한 생산성에 기반을 둔 전형적 경제모델을 잠식하는 기형적 구조가 되어버렸다. 리스크가 많은 금융상품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타났고, 은행은 대출 자격이 없는 사람들에게 집을 사도록 부추기며 대출을 하여 큰 수익을 보았으나 한쪽에서는 부채가 쌓여가고 파산하는 사람도 생겨났다.
이 책은 영국을 배경으로 쓰여져 있지만, 양극화와 민영화, 노동의 유연성을 강조하는 정책 등이 우리와 닮은 점이 많고 그로 인한 폐해도 제시하고 있어 시사점이 크다. 과도한 경제적 불평등이 2008년의 경제위기를 유발했듯이 앞으로의 해결책도 역시 평등이다. 1%를 향한 단 맛의 과실을 본래의 주인인 99%에게 되돌려주는 것이 초점이므로,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한쪽으로 치우친 유휴 과잉자금이 올바른 곳에서 소비되도록 만들어주는 정책이 필요한 것이다.
소득과 부의 평등이 최고조에 달했던 1970년대 이후 세계는 불평등을 향해 브레이크 장치 없이 나아갔다. 경제의 맹점을 활용해 비생산적인 방법으로 큰 돈을 번 사람들이 스스로 멈추지 않는다면, 기업가들이 인도주의적 사업방식을 취하지 않는다면, 국가가 계속해서 방임주의적 팔짱을 끼고 있다면 세계 경제에 또 어떤 위기가 닥칠지 모를 일이다.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경제의 진실에 접근해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