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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식물상담소 - 식물들이 당신에게 건네는 이야기
신혜우 지음 / 브라이트(다산북스) / 2022년 5월
평점 :
나는 어릴 적부터 동물들을 좋아해서 야외에서 흔히 만나는 동물들(특히 개미들)을 주로 관찰하였는데 자연스레 백과사전도 많이 읽었는데 당연히 식물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식물은 종류도 다양하고 지역마다 불리는 이름이 달라서 모든 식물에 대해 다 알고 있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다. 식물은 우리가 일상에서 항상 접하는데 길을 가다가 가로수를 볼 수도 있고 또 아스팔트 사이로 피어나는 민들레를 보기도 한다. 우리가 매일 먹는 밥의 원료인 쌀을 비롯해 반찬들 대부분도 식물로 만들어진다. 베란다에 텃밭을 만들어 상추나 파를 키우기도 하고 조경을 위해 화분을 가꾸기도 한다. 난을 키우면서 주말마다 잎을 닦아주는 등 정성스레 식물을 관리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우리가 식물을 키우고 관리하는 이유는 자기만족 때문일 것이다. 물론 농부의 경우는 조금 다르겠지만.
식물을 정신 치료용으로 사용하기도 하고 파테크라는 말처럼 가격이 너무 올라 직접 기르기도 하는데 우리는 이러한 식물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저자가 말한 대로 식물을 아끼고 사랑한다고 하지만 어쩌면 그게 식물에 스트레스를 주기도 한다는 사실. 이러한 식물들에 의미를 부여하고 사람들을 만나서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눈 것을 책으로 적었는데 잔잔하고 편안하게 느껴진다. 책의 표지에도 나와 있는 것처럼 식물에 의미를 부여하고 바쁘게 살아온 우리의 삶을 돌아보고 여유를 가지게 만들기 위함은 아닐까. 어릴 적에는 지금처럼 게임기나 유튜브 같은 놀 거리, 볼거리가 충분하지 않아 친구들과 야외에서 강아지풀을 이용해 놀기도 하였고 방죽에 자란 싱아를 뜯어 먹기도 하였다. 잠시 있고 있었던 어릴 적 기억들이 다시 소환되는 느낌이다.
근데 우리가 알고 있는 잡초의 정의는 무엇일까? 주말농장을 하면 뜻하지 않게 올라오는 잡초를 수시로 뽑아주고 여름이 지나갈 때쯤 산소에 가서 어럽게 올라온 풀들을 잘라준다. 하지만 이런 잡초들이 없었다면 흙을 제대로 지탱해 주지 못해 흙이 떠내려갔을지도 모른다. 흔히 잡초를 쓸모없는 풀이라 생각하는데 책에서는 아직 우리가 용도를 발견하지 못한 식물이라고 표현했다. 산소에서 쓸모없는 풀이라며 베어버리는 수많은 풀들 중에서 한방에서 약초로 이용하는 식물들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으니 말이다.
동물이나 식물을 관찰하는 사람들이 드물어서 혼자서 유심히 관찰하고 있다 보면 주변에서 이상하게 보기도 한다. 저자도 어릴 적 그런 사람 취급을 받았다고 하는데 나 역시도 공감되는 내용이다. 개망초는 뿌리는 깊지 않은데 줄기는 이렇게 높이까지 뻗는지, 머리 부분을 잘라버렸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옆으로 훨씬 많은 줄기들이 뻗어져 나온 것을 보고 생명력에 대해 놀라기도 하였다. 이렇듯 식물에 대한 지식을 전달함이 목적이 아니라 식물과 함께 살아가는 우리들의 인생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은 것이었다. 하루하루 치열하게 살아가지만 가끔은 식물들처럼 희생도 하고 여유를 가지다 보면 오래 살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