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징조들 - 금융위기는 반드시 다시 온다!
벤 S. 버냉키.티모시 가이트너.헨리 M. 폴슨 주니어 지음, 마경환 옮김 / 이레미디어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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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에 알게 된 지혜였는데 삼 형제가 살았는데 가장 의술이 뛰어난 형은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았다고 하는데 이유는 다른 두 동생들은 사람이 거의 죽어가거나 혹은 아주 아플 때 약을 처방하여 사람을 살릴 수 있었는데 큰 형은 사람이 아프기 전에 얼굴만 보고도 병을 진단하여 사전에 약을 처방하여 미리 예방했다는 것인데 사람들은 알라 주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직장 생활도 마찬가지이고 우리의 인생사도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미리 조치를 취해버리면 이름을 알리지 못하고 그냥 평범한 사람으로 취급받는 것이다. 정부 기관들도 평소에 잠잠하면 '뭐 하는 곳인지 모르겠다. 놀고먹는 것 같다'라는 말을 듣고 문제라도 생기면 '이런 문제가 생기도록 조치를 안 하고 뭐 하는지 모르겠다' 이런 말을 듣게 될 것이다. 위기는 10년마다 혹은 대략 그 이상의 주기로 반복된다고 하는데 연방준비은행은 알면서 미리 대처를 안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위기의 징조들]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은 더욱 확고해지게 되었다.


  가장 최근에 세계적인 경제 위기를 겪은 것이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인데 미국이 잘못해서 전 세계 경제를 위기로 몰아넣었지만 정작 미국은 엄청난 달러를 찍어내어서 부채를 다른 나라들로 전가시켜 위기를 극복하였다. 미국이 일본에 이어 새로운 희생양으로 삼을 것이라는 관측은 이미 2008년 경제 위기 이전부터 일부 전문가들이 예측했던 내용이었다. 우연의 일치인지 모르겠으나 코로나 팬데믹 위기를 겪으면서 미국 연준은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엄청난 양의 달러를 다시 찍어냈고 이제 다시 긴축을 통해 달러를 회수하려고 한다. 부동산을 비롯한 식료품 등의 물가가 엄청 오르는 초 인플레이션 상황이 닥치면서 이 위기를 미국의 문제로 돌리지 않기 위해 미국이 금리를 올리고 달러 강세를 유지하려고 한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즉 미국 연준이 다시 한번 위기를 조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면서 자국의 문제를 자연스럽게 다른 국가들로 전이시키려는 것인데 미국 혼자만 잘 살겠다는 생각인지 세계 경제 위기를 초래하지 않기 위한 자구책인지는 모르겠다.


  2008년 경제 위기의 원인과 진행 과정 그리고 해결하기 위한 대책들과 성과에 대한 내용들인데 결론적으로 미국이 달려를 풀어서 위기를 극복했지만 과연 당시에는 그런 판단을 하면서 옳다고 자신할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은 든다. 만약 내가 정책을 수립하는 사람이라면 확실하지도 않은 일에 내 자리와 명예가 실추될 수도 있는 도전을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했을 것이다. 재무부나 연방 준비 위원회에서 금융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설계하고 지시해야 하는데 실패하면 그동안 쌓아왔던 명성들도 모두 나락으로 떨어지고 온갖 비난을 받고 실패한 정책을 수립한 사람으로 낙인찍히게 되면 사형선고나 다름없을 것이다. 책의 초반부를 읽을 때는 '그래서 그렇게 경제 위기를 잘 극복한 당신 참 똑똑하고 잘났다'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스포츠 경기를 관람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자신이 마치 감독이 된 양 떠들어 대지만 막상 그 자리에 가면 아무런 지시도 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다시 한번 위기가 닥치고 있다고 이미 말을 한다. 또 어떤 전문가들은 이제 경기가 바닥을 찍고 다시 반등을 하고 있다고 한다. 누구의 말이 맞는지는 모를 것이고 시간이 지나봐야 알 것이다. 하지만 과거보다 사람들의 지식이 늘어나서 많은 것을 알게 되었고 각자 판단하는 방식도 다를 것이다. 중요한 것은 지표들은 분명 위기가 닥치고 있다고 경고를 한다. 알면서도 다시 위기가 닥치는 것을 보고만 있을 것인가? 아니면 어느 국가에서 다시 문제점을 떠안고 잃어버린 30년을 보내고 있는 일본처럼 침몰할 것인가? 그 대상이 우리나라가 될 수도 있고 내가 될 수도 있다. 위기의 징조들 잘 파악하면서 적절한 대처가 필요할 것이다. 위기는 반드시 다시 오지만 기회도 반드시 다시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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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감 가는 말투에는 비밀이 있다 - 최고 스타강사의 상대를 사로잡는 말하기 비법 : 실전편
장신웨 지음, 하은지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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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에 대한 속담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오래전부터 들어왔던 말이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는 것이다. 즉 내가 남한테 좋지 않게 말했을 때 좋은 말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말 잘하는 사람을 좋게 평가하는 데 말을 잘 한다는 것이 꼭 유창하게 말하는 것만을 말하지는 않는다. 정치인들을 보면 교묘하게 말을 바꿔가면서 말하기도 하지만 남들을 설득시키는 능력이 있는데 이것도 호감이 가게 하는 말투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글보다 말이 먼저 탄생했고 살면서 수없이 많은 말들을 하고 또 듣게 되는데 말에 대한 속담만큼이나 제대로 말하는 방법에 대한 책들도 상당히 많은 것은 우연의 일치는 아닐 것이다. 나 역시도 오래전부터 말 잘하는 방법에 대한 책들을 많이 읽어왔지만 생각만큼 쉬운 것은 아니었다. 물론 중요한 것은 그런 노력조차 하지 않는 사람들보다는 낫다는 것이지만 항상 실천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말 잘하는 사람의 이면에는 경청하는 습관이 있다는 사실도 무시할 수 없다.


  라디오 방송을 자주 듣는데 훌륭한 진행자라면 게스트가 하는 말에 맞게 적절히 호응도 해주고 정리도 잘 해주는 것을 알 수 있다. 본인이 다 알고 있는 내용에 대해서도 청취자들을 위해 마치 처음 듣는 것처럼 반응을 하기도 하고 적절히 맞장구를 치기도 한다. 그리고 마지막에 그동안의 내용을 정리해서 말하기도 하는데 단순히 말을 잘한다기 보다 소통을 잘한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물론 직업이 그렇다 보니 당연히 그런 것을 잘해야 한다고 할 수도 있지만 타고난 능력일 수도 있지만 오랜 세월 노력을 하기도 하였을 것이다. 이렇게 상대를 사로잡는 말 하기가 중요하고 어떻게 말을 하면 되는지는 알겠지만 마치 몸에 밴 습관처럼 자연스럽게 나와야 하는데 그게 사실 어렵다는 것이다.


  집에서도 아내와 이야기할 때도 '그래서 도대체 언제 결론이 나는 거야'라며 지겨워하기도 하고 그렇게 말하면 안 된다며 설득을 하려고 들기도 한다. 항상 듣는 말이지만 아내가 원하는 것은 해답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이야기를 들어 달라는 것이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이것은 여자들만 원하는 것이 아니라 남자들도 마찬가지인 것이다. 술을 마시면 마음속에 있는 말을 한다는데 이것도 역시 누군가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내가 아내의 이야기를 제대로 들어주지 않는데 아내라도 제대로 들어주겠는가? 자녀들과의 소통도 마찬가지이다. 자녀들이 잘 되기를 바란다는 마음에 부모의 뜻대로 아이들이 자라주기를 바라고 우리가 어렸을 적에는 권위적인 부모들 밑에서 자랐기에 똑같이는 아이더라도 그런 잔재가 남아있어 아이들에게도 강압적으로 대하기도 한다. 이른바 폭력적인 소통일 텐데 어렵기는 하겠지만 마음을 열어놓고 대화를 해야 할 것이다.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도 노력이 필요한데 직접 글을 써보라고 한다. 돌이켜보면 예전에 비해 편지나 일기를 쓰는 일이 많이 줄었다. 그 배경에는 IT 기기의 발달도 있겠지만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글을 쓴다는 것은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효과도 있고 삶을 누리는 방법을 배우게 해줄 것이다. 한 줄이라도 좋으니 나도 글쓰기를 시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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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의 자본론 - 자본은 인간을 해방할 수 있는가 EBS 오늘 읽는 클래식
이재유 지음, 한국철학사상연구회 기획 / EBS BOOKS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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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학교 다니던 80~90년대까지만 해도 반공에 대한 잔재가(?) 남아 있어 마르크스의 자본론도 금지 서적으로 취급받던 시절이었다. 자본주의는 무조건 옳고 사회주의 = 공산주의로 취급받았고 이는 곧 빨갱이 소리를 듣게 되는 빌미를 제공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학교에서는 사회주의는 스스로 소멸되었고 결국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승리라고 배웠다. 자본주의가 무조건 적으로 옳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잘 사는 사람은 잘 살고 가난한 사람은 계속 가난한 것에 대해 조금씩 불만을 가졌다. 그리고 점차 나이가 들어가면서 직장도 다니고 돈도 벌게 되었지만 결코 내가 오를 수 없는 고지가 있는 것을 알게 되었고 왜 열심히 일해도 돈을 많이 벌지 못하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공부도 하게 되었다. 내가 태어나서 살아가던 시기는 고도성장기였기에 부의 분배가 평등하지 못하였고 비정상적으로 부를 축척하는 일이 많았다. 그래도 그나마 20세기인 그 시절에는 어느 정도 법과 규범이 자리 잡고 있었고 계몽주의 영향으로 계급에 대한 구분은 거의 사라진 상태였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마르크스가 [자본론]을 쓰던 시기는 상당히 혼란스러웠고 이른바 부르주아들이 노동자들의 노동력을 착취하던 시기였다. 지금도 우리는 겪고 있다고 하지만 그 시절에 비할 바는 아닐 것이다.


  노동력을 자본가에게 팔고 자본가는 노동자가 받는 임금은 자본가에게 판 노동력보다 적은 보상인 것이다. 장사로 치면 밑지고 판다고 해야 할까? 이런 비 대칭적인 문제에 대해 근거를 대며 내가 이렇게 일을 열심히 하는데 보상은 이것밖에 안되냐고 반박한다면 부르주아들은 먹여주고 재워주는데 그 정도면 과분한 것이다고 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노동의 단가를 어떻게 측정할 수 있겠는가? 책을 읽으면서 여러 생각들을 해보았다. 과연 내가 받고 있는 임금은 적정한 것일까? 지난주에 자동차 소모품을 교체하였는데 푹푹 찌는 무더위에 땀을 뻘뻘 흘려가며 장비 부품을 교체하는 분에게 지급하는 인건비는 어떻게 책정이 된 것일까? 내가 보기에는 너무 과하지도 않고 적지도 않은 금액인데 어떻게 책정이 되었으며 내가 지불한 금액은 나의 월급이 통장에 잠시 머물렀다가 흘러가는 것인데 이런 자본의 순환을 계획한 사람은 누구였을까? 과연 그는 얼마나 천재였을까? 어떻게 이렇게 돈이 적당히 흘러가면서 자본의 순환이 이루어지도록 설계하였을까?


  산업화가 되면서 물물 교환을 넘어 노동력을 사고팔게 되면서 노동력 착취에 대해 본격적으로 이슈가 되었을 텐데 그전에 농사를 짓고 살던 시기에도 대지주와 소작농들이 있었는데 그때는 같은 문제가 없었을까? 그 시절에는 그냥 먹고사는 것이 중요했고 해가 뜰 때만 일을 할 수 있어 과로사 등의 문제는 없었을까? 아니면 기록이 제대로 남아 있지 않았고 마르크스가 살던 시대에 집중해서 [자본론]과 같은 역작을 발행할 수 있었을까? 위대한 경제학자인 엥겔스가 2,3권을 편집하여 발행하였는데 고전이라 불리는 이유는 뭘까? 아직도 인류는 명확하게 모두가 잘 사는 방법에 대해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였고 마르크스가 100년도 전에 제시했던 안에 대해 '이제 와서 생각해 보니 그게 정답이었네'라고 인정해버리는 것일까? 하지만 역시나 고전인 만큼 이해하기는 상당히 어렵다. 이과에서 배우는 양자역학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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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면 나와 결혼할까? - 매일 조금씩 나아지는 나를 응원해
후이 지음, 최인애 옮김 / 미디어숲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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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스로에게 질문을 해왔다. 그것도 자주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나 같은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까? 나랑 결혼해서 평생을 함께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다행히도 그런 사람을 만나 20년 가까이 잘 살아오고 있다. 과연 내가 다른 사람을 만났어도 지금처럼 행복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자주 한다. 그렇다면 나는 그런 사랑을 받을 만한 자격이 있을까? 돌이켜보면 나도 많이 변한 것을 느낄 수 있다. 예전에는 나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끝까지 고집을 부리기도 하고 적당히 참고 넘어가지 않았다. 항상 모든 사람들이 나와 같은 노력을 하고 열정을 가지고 노력하기를 바랐고 기대 수준을 높여왔었다. 타인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고 나 스스로에 대해서도 말이다. 지나친 욕심을 부리기도 하고 금세 지루함을 느끼거나 변화하는 모습을 항상 원해왔었다. 그래서 학창 시절에도 제대로 된 연애를 하지 못했지만 뒤늦게라도 나의 잘못된 모습을 깨닫고 행동을 바꾸고 생각을 달리해서 지금에 이르렀다. 이렇듯 나를 돌이켜보고 숲속에서 빠져나와 숲을 바라보는 것처럼 3자의 관점에서 나를 돌이켜 볼 필요성을 느낀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는 것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지름길이라 생각한다. 남들은 말도 잘하고 노래도 잘하는데 나는 도대체 잘하는 게 뭐가 있을까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람마다 잘하는 것이 있고 또 못하는 것도 있을 텐데 내가 모든 것을 잘 하는 사람일 수는 없는 법이다. 그냥 있는 그대로 저 사람은 그만큼 잘났으니까 자신만의 분야에 서 일인자가 되었을 것이다. 인기 유튜버의 경우 타고난 끼가 있으니 100만 1000만 구독자를 보유할 수 있겠지만 나는 그 사람이 가진 끼를 가지고 있지는 못하지만 나의 분야에서 전문가 소리를 듣고 있으니 각자의 분야에서 인정을 받고 있다고 인정하면 되는 것이다. 실패를 통해서도 배우게 되는 것인데 지나치게 죄책감을 가지고 자책을 할 것이 아니라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남을 부러워하는 시간에 스스로 노력을 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책은 에세이 형식이지만 어린 시절 읽은 동화 같은 내용도 담고 있었다. 저자의 어릴 적 경험담을 들려주면서 나의 어릴 적 기억을 되살려 보기도 하고 어이없는 어른들 이야기를 볼 때면 참 그 시절에는 저런 이상한 사람들도 많았지만 또 반대로 도와주려는 사람들도 많았다는 것이 떠올랐다. 그렇면서 나는 남들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과연 나설 용기가 있을까 반문하기도 했다. 내가 어릴 적 원했던 어른의 모습으로 내가 행동하고 있는 것일까? 나는 어른이 되면 절대 저렇게 행동하지 말아야지라고 했는데 과연 잘 지키고 있는 것일까? 책은 친구들과 함께 떠나서 겪었던 정말 소설 같은 이야기로 마무리를 한다. 자기 계발서가 아니므로 이렇게 저렇게 해야 한다고 가르침을 주기보다 말 그대로 에세이이므로 부담 없이 읽어보고 나의 삶을 돌아보고 내가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스스로 찾아보도록 길을 안내해 주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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샛별클럽연대기 - 조용한 우리들의 인생 1963~2019
고원정 지음 / 파람북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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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0년대 생인 나도 80~90년대를 학교에서 보냈는데 당시는 지금으로서는 도저히 상상하기 어려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다. 반공 교육을 하였고 어린 학생들이 운동장에 모여 북한에 대한 규탄 대회를 하였고 TV에서 방영되는 만화들도 모두 북한을 나쁜 공산당으로 몰아가는 그런 내용들이었다. 80년대가 그러했으니 70년대에는 어땠을까? 반공을 기치로 내 걸로 좌익은 무조건 나쁜 것으로 간주하였는데 남북이 분단되고 6.25 전쟁을 치르면서 친일파들을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것을 떠나 그런 인물들이 정부의 요직에 오르고 독립투사들의 자손을 탄압할 수밖에 없었던 시기였다. 소설의 주인공들은 격변의 시기를 살았던 인물들인데 비슷한 듯한 캐릭터이지만 각자 살아가는 삶의 방식이나 처한 상황이 모두 달랐다. 우리 아이들은 이해 못 할 수도 있지만 그때까지도 남의 집 머슴살이도 있었지만 열심히 노력하면 돈을 모을 수 있는 시기였다.


  지금은 어떻게 일을 해서 돈을 모아 집을 사고 땅을 사는 것이 가능하지라고 돼 물을 것이다. 빛내지 않고서는 주택을 구입할 수 없는 시대인데 농사 일이나 장사를 해서 그 정도 돈을 모은 다는 것이 가능은 한 것일까 의문이 들 것이다. 실제 나이보다 적게 주민등록에 등재하기도 하고 한 학년에 나이차가 몇 살씩 나는 경우도 허다했다고 했다. 당시를 살았던 어른들에게 들었던 이야기는 먹을 것이 부족하여 보릿고개를 겪고 점심시간에 물배로 채운 것이었는데 그런 이야기는 나오지 않고 성장에 관한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만 다루었다. 먹을 것이 부족하고 새마을 운동 얘기를 하기에는 지면이 부족한 탓도 있었을 것이고 소설의 흐름을 흩뜨릴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본다. 철저히 주인공들 위주로 이야기를 전개하고 학창 시절 배웠던 1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전개되었다. 비슷한 이름들이 나와서 조금씩은 헷갈렸지만 흔히 부르는 이름들이었다.

  주인공들은 평범한 사람들 같지만 내가 볼 때는 전혀 평범하지 않은 국회의원도 되고 조직의 보스가 되었는데 어렸을 적 겪었던 시대상이 그렇게 만들었을 것이다. 누구는 보수당에서 또 누구는 진보당에서 각자의 주장을 펼쳤는데 그 과정 역시 순탄하지 않았으니 반공을 기치로 내걸었을 수도 있고 민주화를 부르짖기도 했을 것이다. 과연 내가 그 시절에 살았더라면 혹은 나에게 저런 판단이 주어졌더라면 어떻게 행동했을까? 어릴 적에는 내가 소설 속의 멋진 주인공이 되는 것을 상상했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내가 살아온 삶을 돌이켜 보면 주인공처럼 우유부단해 보이는 행동을 했을 것 같다. 그리고 그 뒤에 따르는 막심한 후회.


  그 시절에도 왕따는 존재했고 군대에서 고참병들의 괴롭힘은 훨씬 심했을 것이다. 구타가 합법화되는 곳이 군대였고 탈영병에 대한 이야기도 심심찮게 들었다. 소설이기에 우리가 가끔씩 뉴스로 접하는 탈영병의 소식과는 조금 다르기도 하고 '저게 가능해'라고 반문할지도 모르지만 소설은 소설로 이해하고 전체적인 흐름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지금으로 치면 소년 소녀 가장들이었는데 당시에는 상부 상조 문화가 남아 있어 서로 도와가기도 했는데 지금은 사실 상상하기 어렵다. 우리는 지금 상당히 민주화된 국가에서 인권 탄압을 이를 받지 않고 살아가고 있지만 만약 책에서 나온 열사들의 항쟁이 없었더라며 다른 독재국가들처럼 아직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책의 전체적인 배경이 되었던 70년대는 북한과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공산주의와 민주주의라는 이념과 사회주의, 자본주의라는 경제관념에 대한 대립이 있었지만 군부독재를 겪은 것은 동일했을 것이다. 격변의 시대를 살았던 우리들의 이야기, 소설답게 마지막에 뭔가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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