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스의 자본론 - 자본은 인간을 해방할 수 있는가 EBS 오늘 읽는 클래식
이재유 지음, 한국철학사상연구회 기획 / EBS BOOKS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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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학교 다니던 80~90년대까지만 해도 반공에 대한 잔재가(?) 남아 있어 마르크스의 자본론도 금지 서적으로 취급받던 시절이었다. 자본주의는 무조건 옳고 사회주의 = 공산주의로 취급받았고 이는 곧 빨갱이 소리를 듣게 되는 빌미를 제공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학교에서는 사회주의는 스스로 소멸되었고 결국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승리라고 배웠다. 자본주의가 무조건 적으로 옳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잘 사는 사람은 잘 살고 가난한 사람은 계속 가난한 것에 대해 조금씩 불만을 가졌다. 그리고 점차 나이가 들어가면서 직장도 다니고 돈도 벌게 되었지만 결코 내가 오를 수 없는 고지가 있는 것을 알게 되었고 왜 열심히 일해도 돈을 많이 벌지 못하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공부도 하게 되었다. 내가 태어나서 살아가던 시기는 고도성장기였기에 부의 분배가 평등하지 못하였고 비정상적으로 부를 축척하는 일이 많았다. 그래도 그나마 20세기인 그 시절에는 어느 정도 법과 규범이 자리 잡고 있었고 계몽주의 영향으로 계급에 대한 구분은 거의 사라진 상태였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마르크스가 [자본론]을 쓰던 시기는 상당히 혼란스러웠고 이른바 부르주아들이 노동자들의 노동력을 착취하던 시기였다. 지금도 우리는 겪고 있다고 하지만 그 시절에 비할 바는 아닐 것이다.


  노동력을 자본가에게 팔고 자본가는 노동자가 받는 임금은 자본가에게 판 노동력보다 적은 보상인 것이다. 장사로 치면 밑지고 판다고 해야 할까? 이런 비 대칭적인 문제에 대해 근거를 대며 내가 이렇게 일을 열심히 하는데 보상은 이것밖에 안되냐고 반박한다면 부르주아들은 먹여주고 재워주는데 그 정도면 과분한 것이다고 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노동의 단가를 어떻게 측정할 수 있겠는가? 책을 읽으면서 여러 생각들을 해보았다. 과연 내가 받고 있는 임금은 적정한 것일까? 지난주에 자동차 소모품을 교체하였는데 푹푹 찌는 무더위에 땀을 뻘뻘 흘려가며 장비 부품을 교체하는 분에게 지급하는 인건비는 어떻게 책정이 된 것일까? 내가 보기에는 너무 과하지도 않고 적지도 않은 금액인데 어떻게 책정이 되었으며 내가 지불한 금액은 나의 월급이 통장에 잠시 머물렀다가 흘러가는 것인데 이런 자본의 순환을 계획한 사람은 누구였을까? 과연 그는 얼마나 천재였을까? 어떻게 이렇게 돈이 적당히 흘러가면서 자본의 순환이 이루어지도록 설계하였을까?


  산업화가 되면서 물물 교환을 넘어 노동력을 사고팔게 되면서 노동력 착취에 대해 본격적으로 이슈가 되었을 텐데 그전에 농사를 짓고 살던 시기에도 대지주와 소작농들이 있었는데 그때는 같은 문제가 없었을까? 그 시절에는 그냥 먹고사는 것이 중요했고 해가 뜰 때만 일을 할 수 있어 과로사 등의 문제는 없었을까? 아니면 기록이 제대로 남아 있지 않았고 마르크스가 살던 시대에 집중해서 [자본론]과 같은 역작을 발행할 수 있었을까? 위대한 경제학자인 엥겔스가 2,3권을 편집하여 발행하였는데 고전이라 불리는 이유는 뭘까? 아직도 인류는 명확하게 모두가 잘 사는 방법에 대해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였고 마르크스가 100년도 전에 제시했던 안에 대해 '이제 와서 생각해 보니 그게 정답이었네'라고 인정해버리는 것일까? 하지만 역시나 고전인 만큼 이해하기는 상당히 어렵다. 이과에서 배우는 양자역학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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