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천재들의 생각 아포리즘 - 0에서 1을 만드는 생각의 탄생
김태현 지음 / 리텍콘텐츠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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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표지와 제목이 상당히 나에게는 상당히 낯설었다. 우선 아포리즘(Aphorisms)이라는 용어도 생소했고 마치 액자와 같은 책의 표지가 나에게는 신비스러운 존재로 다가왔다. 실리콘밸리의 천재들이라면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와 같은 인재들이 먼저 떠오르고 뒤를 이어 팀 쿡, 순달리 피카르 같은 인물이 뒤를 잇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예전에는 크라이슬러나 GE를 회생시킨 젝 웰치나 리 아이아코카 같은 인물의 이야기를 다룰 텐데 이제는 남다른 사고를 가진 괴짜 CEO 일론 머스크 같은 인물이 주목받는다. 그들이 대단하다는 것은 알지만 같이 일하고 싶다거나 본받고 싶은 생각은 사실 없지만 그 명성이나 부가 부럽기는 하다. 그리고 아이들에게도 그 사람들이 했던 행동이나 습관을 따라 해보라고 은근슬쩍 강요하는 것도 없지는 않다. 그리고 나의 행동이나 습관과 비교해 보기도 하고 나도 늦었지만 가능성이 있을까 생각해 보기도 한다. 하지만 천재들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태어나는 것이라는 것은 오랜 경험으로 알고 있지만 오직 그들이 천재성만으로 성공한 것은 아닐 것이다.

스티브 잡스나 일론 머스크 같은 인물이 세상을 바꾼 혁신을 한 것에 대해서는 절대 공감하지만 그들이 공자나 예수처럼 존경을 받을만한 인문은 아니라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동의할 것이다. 천재들이 그렇듯 본인의 확고한 의지나 고집 이런 것은 당연히 존재하고 감히 우리가 꺽지는 못할 수준일 텐데 그럼에도 우리가 그들의 생각과 습관을 엿보고 따라 하고 싶은 것은 성공한 사람들의 성공 방정식을 보고 따라 해보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의 재벌들은 대체로 부를 상속하는 경우가 많고 자수성가하였더라도 창업 초기의 정신이 퇴색해가는데 책에서 소개된 이른바 빅 테크 기업들도 그런 모습이 조금씩 보이기는 한다. 그리고 일부 창업자들은 우리의 재벌 3세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기행이랄까 그런 행동을 보이기도 하지만 일단 규모 면에서는 깜이 되지 않기도 하거니와 우리와 정서 면에서도 이 상당히 차이가 난다. 존경받을 만한 인물은 아니지만 어떤 사고방식을 가졌고 어떤 습관과 자세로 오늘날의 위치에까지 올랐는지 만으로도 우리에게는 이른바 연구 대상이다.

아포리즘의 사전적인 의미가 깊은 체험적 진리를 간결하고 압축된 형식으로 나타낸 짧은 글이라고 한다. 이 짧은 글을 가지고 사람마다 해석하는 방식은 분명 다를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우리가 성공했다고 인정하는 그들은 도전에 대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았고 누구보다 나 자신을 믿고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 것을 시도해 보았다는 것이다. 그것 하나만 보더라도 우리는 충분히 배울만하다. 사소해 보이지만 나도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는데 예상대로 잘되지 않아 속이 상하고 힘들지만 때마침 읽은 책이 나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었다. 이런 난관을 극복해야 그들처럼 우뚝 설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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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바꾸는 인생 공부 - 내 안의 깊은 난제를 털어낼 지성인 50인의 위로
신진상 지음 / 미디어숲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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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언제로 돌아가고 싶은가' 내지는 '내가 살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일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는데 아마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질문을 했을 것이다. 인간은 다른 동물들과 달라 생각을 할 수 있기에 그럴 것인데 지나치게 많은 생각을 하게 되어서 생긴 부작용이라 생각한다. 과거보다 여유 시간이 많이 생겨서 인지 삶에 목표가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 혹은 그런 것 같은 사람들을 많이 본다. 그냥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 같다는 느낌도 드는데 고전에서 답을 찾는다거나 혹은 가르침을 주는 책들이 많은 것 같다. 흔히 자기 계발서라고 불리는 책 들일 텐데 외국 서적을 번역하기도 하지만 우리의 실정에 맞는 책을 읽고 싶었는데 내가 찾던 그 책을 만난 기분이 들었다. 책의 제목은 그다지 거창하기 않아 제목에 낚일 것 같지 않았지만 내용은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7가지 성공의 법칙을 이야기하는데 '내 인생의 도덕률', '갈등과 극복', '공부', '습관', '목표 수립과 점검', '사랑' 그리고 '자아실현을 위한 자기 계발'이다. 앞에서 나온 주제들은 인생 공부라기 보다 인생 수업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힘들어하고 불편해하는데 어쩌면 이런 것은 당연한 것이고 인간은 생존하기 위해 사회를 구성하고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고 있는데 이기적인 인간의 욕심과 남을 배려해야 한다는 생각이 서로 상충하면서 발생한 문제가 아닐까 싶다. 본능과 이성 사이에서 어느 쪽으로 시소가 기우느냐에 따라 행동의 패턴이 바뀐 것이라 생각하니 차라리 마음이 편해지는 것 같다. 어쩔 수 없는 것이니 그냥 그렇게 받아들이는 편이 훨씬 나을지도 모른다. 그렇면서 나도 모르게 성장하고 나의 단점도 자연스레 찾게 되고 보완해나가는 것은 아닐까 생각된다.

지금보다 젊은 시절이 더 행복했던 것 같고 꿈 많았던 시절로 다시 돌아가고 싶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공부를 해야 하고 시험이 쳐야 했던 그 과거가 너무 싫어 다시 돌아갈 기회가 주어진다고 해도 마다할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시험이라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게 되면 공부라는 것이 즐거워진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이제는 시대가 계속 바뀌고 있어 알아야 할 것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배우지 않으면 카페에서 커피 주문하기도 어렵고 일을 하는 데 있어서도 챗 GPT와 같은 신 기술을 활용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공부해야 할 종류도 많아지고 있지만 무엇보다 고전은 반드시 공부해야 할 필수과목이라 본다. 오죽하면 수백 년, 수천 년이 지나서도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고 있겠는가?

나도 언제부터인가 올해의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세부 계획들을 세우고 실천하고 있다. 남들은 왜 그렇게 힘들게 살아가냐고 할 수도 있지만 목표가 없는 삶보다는 분명 나에게 활력을 가져다주고 있으며 삶의 의미를 찾게 되었다. 목표를 세우기 전에는 한 가지를 바쁜 일이 끝나면 뭔가 허전해지고 '아, 뭔가 신나는 일 없을까?'라며 스스로에게 반문한 적이 많았다. 하지만 목표를 세우고 수시로 점검하다 보니 나의 인생이 보다 행복해진 느낌이다. 어쩌면 책에서 말한 내용의 상당 부분을 이미 실천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 목표가 책에서 소개된 자격증이 될 수도 있고 자아실현을 위한 자기 계발일 수도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냥저냥 하루하루 살아가는 인생보다는 훨씬 행복하다는 것이다. 내일을 바꿀지 행복한 나를 만들지는 모르지만 인생 공부임에는 틀림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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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거부할 수 없는 미래 - 개념 이해와 동작 원리부터 다양한 서비스와 활용법, 파인 튜닝, API까지
서지영 지음 / 길벗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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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 GPT처럼 등장과 동시에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끈 것은 드물 것이다. 나도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몇 번 사용해 보다가 이제는 아예 업무를 할 때 창을 띄워놓고 사용하기에 이르렀다. 간단한 코딩에 대해 완벽하게는 아니지만 거의 완벽에 가깝게 답을 알려주고 궁금한 내용에 대해 질문을 했을 때 구글과 같은 검색 엔진에서는 위키를 이용하지 않는 이상 다른 사이트를 따라가서 수많은 광고들 사이로 원하는 내용을 찾아가며 학습해야 하지만 챗 GPT는 알아서 내용에 대해 설명을 해준다. 물론 질문을 명확하게 할 때는 답을 잘 알려주지만 두루뭉술하게 자연어가 아니라 단어 위주로 검색을 하고 싶을 때는 검색엔진을 이용한다. 책에서도 설명한 대로 챗 GPT가 아직 완벽하지는 못하며 검색엔진과 보완관계에 있다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그럼에도 마이크로소프트는 검색 시장에서 5%만 가져와도 이익에는 상당한 기여를 할 것이고 처음 창업 의도와 달리 사악해지고 있는 구글에게 위협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내가 읽은 챗 GPT에 대한 책들은 공동 저자들이 많아서 각자의 분야에서 서로 다른 의견을 내세운 것이었는데 이 책은 20년 넘게 IT 분야에서 일하는 전문가의 책이므로 문과생들의 접근 방식이 아닌 나와 같은 뼛속까지 이과생인 독자들을 위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자연어 처리 알고리즘에 대해 설명하였지만 개념을 이해하는 독자들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데 자칫 챗 GPT를 접하기도 전에 질려버릴 수도 있다는 생각은 든다. 좀 더 가볍게 접근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챗 GPT의 등장으로 많은 변화를 겪고 있는 사람 중 한 명인데 IT업계가 아닌 분야에서는 그냥 잠잠하게 여기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막상 우리 집에서도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고 이런 게 있구나 내지만 카카오톡에서 제공하는 아숙업(AskUp)에게 가끔 질문을 하는 정도로 활용하고 있다.

얼마 전에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주관한 코 파일럿 세미나를 들었는데 아직 정식으로 서비스를 하지 않아 사용해 보지는 않았지만 분명 사무 영역에서도 혁신적인 변화의 바람이 불 것이라는 것은 예측할 수 있었다. 책에서 API 사용방법 등에 대해 설명을 하였는데 그 정도로 사용할 수준이 되는 독자라면 굳이 책을 읽지 않고 챗 GPT에게 물어보거나 구글링을 통해 해결할 것이라고 본다. 즉 책을 읽고 따라 하는 수준의 독자와 실제로 활용하는 사람은 분명 차이가 난다고 본다. 앞서 말한 대로 조금 더 쉬운 접근을 택하거나 제대로 활용하려는 독자들을 타켓팅 하는 게 좋지 않나 생각이 든다. 즉 이과생과 문과생 모두를 만족시키려다 보니 약간 어중간한 그런 내용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개념과 동작원리와 직접 사용해 보고 활용하는 시나리오까지 너무 많은 내용을 담으려 했기에 실행되는 화면까지 보여주었지만 막상 상세 사용법에 대해서는 놓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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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의 종말과 새로운 시작 - 2세기에 걸쳐 진화한 세계화의 과거, 현재, 미래
마크 레빈슨 지음, 최준영 옮김 / 페이지2(page2)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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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채널을 통해 만물박사인 최준영 박사의 영상은 자주 접했기에 책의 제목이나 내용보다 옮긴이에 더 관심이 가서 책을 문득 집어 들고 읽기 시작하였다. 원제목을 그대로 번역한 것이 아니라 번역을 하면서 재탄생시킨 것인데 제목만 보면 마치 코로나19로 인한 리쇼의 링과 미중 무역 전쟁 등으로 자국의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보호무역 등에 대한 이야기인 줄 알았다. 하지만 베스트셀러의 저자나 경제학자들은 단순히 현 상황에 대해 나열하고 예상되는 시나리오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제목과 관련된 주제의 역사에서부터 현재 당면한 과제까지 다소 장황하게 설명을 한다. 전문가가 아닌 우리가 읽을 때는 장황하고 이런 것도 알아야 할까라는 생각도 들지만 역사는 항상 되풀이되고 과거를 알아야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은 너무나 잘 알려진 사실이다. 나도 얼핏 들은 적이 있는데 세계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데는 바로 컨테이너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실크로드를 통해 서양과 동양이 교역을 하였지만 낙타에 짐을 싣고 상인들에 의한 거래였기에 실을 수 있는 짐의 양에도 한계가 있었고 시간도 상당히 많이 걸렸는데 대형 선박에 컨테이너를 싣고 대양을 누비면서 세계화는 빠르게 진전이 되었다는 것이다. 지금은 당연한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커다랗고 정해진 규격으로 만들어진 컨테이너를 크레인을 이용하여 배에 싣고 이동하고 다시 트럭으로 옮겨서 원하는 곳까지 이동한다는 발상에서 시도까지는 엄청난 난관이 있었을 것이다. 크기를 모두 통일시켜야 할 것이고 또 컨테이너 선을 정박할 항구에 대한 개발, 배를 만드는 조선 기술까지 많은 분야에서 혁신을 가져왔을 것이다.

세계화 덕분에 어릴 적 한 개 당시 가격으로 1,000원 정도 하던 바나나가 지금은 한 송이에 5,000원 사 먹을 수 있게 되었다. 물가 인상률을 고려하게 되면 상당히 가격이 많이 내려간 것인데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세계화 덕분에 필리핀의 저렴한 농산물 덕분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다. 인간이 문명 생활을 시작한 지는 1만년이 채 되지 않았는데 대항해 시대가 시작된 다음 본격적으로 세계화가 진행된 것은 200년가량 된다고 한다. 과거 수천 년 동안 진행해왔던 규모보다 훨씬 빠르게 세계화가 진행되고 있는데 그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배나 비행기를 타고 세계 곳곳을 누비다 보니 바이러스도 함께 따라다닐 것이고 인간이 날아서 전 세계를 이동할 수 없으니 이산화탄소와 배기가스를 배출하는 기계장치의 도움을 얻어야 한다. 공기와 물이 바람과 해류를 따라 이동하듯이 이런 오염물질들도 함께 이동하게 되는데 값싼 노동력을 확보하고 환경 규제가 덜 한 곳에 공장을 짓고 물건을 생산하는 것이 효율적이라 생각했지만 결국 우리에게 화살이 되어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런 환경적인 요인 때문에 값싼 노동력을 활 요하고 환경규제에 대해 논하는 것이 아니라 자국의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정치적인 이유도 충분히 있을 것이다. 경제학자가 쓴 책이다 보니 환경 이슈에 대해 다루었다고는 하나 아무래도 비중은 낮고 경제적인 내용이 주를 이루었는데 아무래도 비용 절감이라거나 원가와 이익률 등을 고려한 세계화와 기술 발전에 대한 내용들이 많았다.

아는 것과 설명하는 것은 다르고 말하는 것과 글로 쓰는 것 또한 다르다고 한다. 유튜브를 통해 세계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때와 책으로 보는 것은 차이가 있었다. 따분하다는 생각도 들었고 너무 문어체적이지는 않은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분명 컨테이너의 등장으로 세계화에 박차를 가한 것은 사실이고 앞으로 어떤 형태로 펼쳐질지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을 것이다. 하나의 세계로 묶일지 아니면 자국의 이익을 위해 더욱 약한 고리의 세계회가 계속될지는 모르지만 중요한 것은 지금도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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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떠나는 세계 지형 탐사
이우평 지음 / 푸른숲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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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 가장 인기가 없던 과목인데 지금은 흥미가 가는 분야를 손꼽으라면 단연 역사와 지리가 아닐까 생각된다. 당시에는 최고의 아웃풋이 성적이었으므로 내신이나 학력고사 비중이 낮거나 포함되지 않는 과목의 경우 소홀히 하였고 그렇다 보니 자연스레 멀리하게 되었다. 성인이 돼서 그런 시험의 압박에서 벗어나니 역사와 지리가 이렇게 재미있게 느껴질 수 없었다. 각 과목을 따로따로 공부하다 보니 연관성을 찾을 수도 없었고 갈라파고스 군도나 마다가스카르 섬에 왜 특이한 동식물이 발견되는지에 대해서는 생물 시간에만 배우는 게 전부였다. 간혹 다큐멘터리를 보게 되면 그때 배운 얄팍한 지식들을 이 어렴풋이 기억이 나곤 하는데 시험의 굴레에서 벗어나 부담 없이 공부하는 세계 지형 탐사는 속박이 아니라 힐링 그 자체였다.

과학시간에 배웠던 칼데라와 같은 용어들을 암기할 필요 없이 설명이 되어 있고 이러한 특성을 가진 지형들에 대해 사진으로 보여주니 암기해야 하는 압박감이 아니라 저기도 가보고 싶다는 동경으로 나에게 다가왔다. 사진 빨, 장비 빨 이런 말들을 많이 하는데 역시나 눈으로 보는 것과 전문가가 찍은 사진을 보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면 이런 웅장한 사진들과 설명을 볼 수 있지만 상세하게 설명이 되어 있는 것은 찾기 어렵다. 더군다나 지형의 변화와 육지로부터의 격리, 그리고 동식물의 진화에 대해 지루하지 않게 글과 그림으로 설명이 되어 있어 상당히 흥미로웠다. 우리의 교과서를 이렇게 재미있게 만들었더라면 혹은 수업 시간에 이런 내용을 배웠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600페이지에 달하는 엄청난 분량이지만 사진들을 보고 지형에 얽힌 설명들이 지루한 것이 아니라 언젠가 저곳을 가보고 싶고 가게 된다면 이 책을 함께 가져가서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의 옐로 스톤 국립공원부터 시작하여 여섯 대륙의 지형들에 대해 소개를 하는데 우리나라도 저기에 비길만한 특이한 지형이 있을까 싶었는데 이런 니즈를 미리 파악한 것인지 당연한 수순인지 몰라도 함께 소개를 해주었다. 그저 무심코 여행을 다니면서 지나쳤던 지역들에 대한 흥미로운 역사에 대해 알게 되면서 여행이 한층 새로워질 것이다.

나이가 들면서 여행을 가게 되면 그곳의 역사적 사건에 대해서 관심을 많이 가졌는데 그것은 길어야 수천 년 전의 역사이지만 지질학적인 역사는 최소 수십만 면에서 수억 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환경파괴나 기후 변화 등으로 조금씩 침식되거나 변화하는 지형들이지만 완전히 모습을 바꾸는 데는 시뮬레이션 결과 수십만 년이 걸리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100년도 못 사는 인간의 수명과 문명 생활을 시작한 지 고작 1만 년 남진한 인류에 비하면 무구한 세월이라 할 것이다. 아무래도 시간에 대한 엄청난 스케일에 대해 압도당하며 잠시 책을 덮어 두었고 필요할 때마다 언제든 꺼내볼 수 있는 곳에 다시 진열해두었다. 참고문헌에 대한 흥미로움도 함께 간직한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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