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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파민네이션 - 쾌락 과잉 시대에서 균형 찾기
애나 렘키 지음, 김두완 옮김 / 흐름출판 / 2022년 3월
평점 :
도파민이라는 말을 한두 번 이상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우리를 기분 좋게 해주는 호르몬인데 부족하게 되면 우울증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데 뭐든지 지나치면 해가 되는 법. 도파민 중독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지나치게 쾌락에 빠져사는 사람들이 늘어나는데 먹고살기 바빠서 생존 외에는 신경 쓸 여유가 없던 시절에는 도파민 중독이라는 게 먼 나라 얘기였다. 산업화 시대를 거치면서 부의 불평등 문제는 여전하지만 그래도 과거보다 삶에 여유가 생기다 보니 생각들을 많이 하게 되면서 스트레스도 더 많이 받게 되었고 그만큼 쾌락에 쉽게 빠져든다. 행복과 쾌락은 당연히 다르게 불려야 하겠지만 이것을 착각하게 되면 나도 모르게 도파민 중독이 되는 것 같다. 그 대상이 마약과 같은 약물이 될 수도 있고 영화나 유튜브 같은 미디어가 대상이 되기도 한다. 이렇듯 도파민 중독의 종류에는 SNS 중독, 음란 채팅 등도 포함될 텐데 문제는 자신이 도파민 중독인 줄 모른다는 것이다. 나도 다양한 중독 경험이 있는데 컴퓨터 통신을 한참 배울 때 채팅에 빠져서, 스타크래프트 같은 게임에 빠져서 수개월 시간을 낭비한 적도 있다. 물론 거기서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적도 있고 스스로 흥미를 느끼지 못한 적도 있다.
마라톤을 시작한 지 수년이 지났는데 처음 시작할 때 달리기도 어느 정도 중독성이 있다고 했다. 과연 그랬다. 달리지 못하면 몸이 근질거리고 일이 풀리지 않는 듯한 느낌이 들었는데 훨씬 심한 사람들도 많았는데 처음에는 운동에 중복되는 게 뭐가 문제가 되냐고 반문했었다. 건강해지기 위해 시작한 운동인데 심하게 하여 부상을 당한 사람도 많이 봤고 새로운 트렌드를 공부하고 노력해야 내가 맡은 업무를 이어갈 수 있는데 현실에 안주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과 생활의 균형의 추가 한곳으로 기우는 느낌이 들었다.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대회 나갈 시간이 부족하여 나의 일을 돌아봤는데 내가 상당히 뒤처져 있었다는 것을 알았기에 운동하는 시간을 줄이고 자기 계발 시간을 늘렸다. 책을 읽으며 도파민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른 취미를 가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독서, 운동, 명상 등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항상 목표를 세우고 도전하다 보니 한가하게 TV를 보거나 중독에 빠져들 틈이 없다고 말은 한다. 하지만 어쩌면 나도 일종의 중독인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나쁜 중독에 빠져들지 않기 위해서 혹은 몰입을 하기 위해서는 나에게 뭔가 보상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한다. 작년부터 1년에 자격증을 하나 이상씩 취득하기로 마음먹었고 올해도 무난히 달성을 하였다. 당시에는 상당히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그 이유가 꼭 달성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이었지만 막상 이루고 나니 그 성취감은 대단했다. 우리가 그렇게 힘든 마라톤을 하는 이유도 힘든 과정을 거치고 피니시 라인을 지났을 때의 쾌감을 잊지 못하기 때문이다. 뭐든지 중독이 될 수 있고 우리의 육체와 정신을 갉아먹는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좋은 것도 지나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한때는 독서에 빠져서 책을 많이 읽었는데 책만 읽는 바보가 되어버린 느낌도 받았다. 그래서 책 읽는 시간을 줄이고 생각하고 대화하는 시간을 늘리려고 노력했었다. 한 가지에만 몰입하는 것이 중독일 텐데 독서든 운동이든 나에게 쾌락을 가져다주었는지는 모르겠으나 끊을 수 없는 일종의 유혹이 있었다. 이런 유혹을 적절히 통제하고 이른바 도파민 중독에서 벗어나 이른바 감성과 이성의 적절한 조화를 이루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나는 균형을 찾기 위한 방법이 합리적인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달성하고 또 조화를 이루도록 지속적으로 스스로를 통제하는 것이라 본다. 인간이란 원래 통제를 하지 않으면 어느 순간 한쪽으로 균형추가 이동하고 말 것이다. 이성이 적절히 감성을 조절할 때 조화를 이룬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