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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
안병수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5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담배를 피운지 12년쯤 되고 나서 이런 저런 이유로 담배를 끊게 되었다. 담배를 끊고 나니 소위 하는 말로 입이 심심하게 되어 담배값만큼 과자나 다른 주전부리를 찾게 되었다. 백해무익한 담배를 끊고 나면 모든게 좋아질 것이라 생각했는데 없던 병이 생긴 것 같았다. 건강검진을 받아보니 비만이라는 결과가 나오고 위염도 따라왔다. 담배를 끊게 되면서 대신 먹었던 과자나 초코렛 등이 문제였던 것이다. 늘어나는 뱃살 덕분에 옷도 맞지 않게 되어 급기야 과자 끊기에 나섰다. 처음에는 담배 끊는 것 만큼 어려웠는데 살을 빼야겠다는 일념으로 유혹을 물리치다보니 그다지 어려운 것도 아니었다. 아빠가 과자를 안먹으니 아이들도 과자를 가까이 하지 않았다. 과자를 즐겨먹는 편은 아니었지만 아이들도 유치가 모두 빠지지도 않은 상태인데 벌써 충치때문에 치과 신세를 지게 되었다.
단순히 탄수화물이 많이 함유되어 있고 몸에 좋지 않은 기름으로 튀겨져 있다는 정도만 알고 과자를 멀리했는데 책을 읽으면서 실상을 알게 되니 놀라웠다. 주위에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들을 보면 참으로 안스러운 경우도 많이 접하게 된다. 아이들이 조금만 자기 마음에 들지 않으면 마구 짜증을 부리고 소리를 지르기도 한다. 그런 아이들을 달래기 위해 달콤한 사탕이나 카라멜 같은 것으로 보상을 해준다. 하지만 실상은 그게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다. 계속해서 자극적인 음식을 주니 아이들은 점점 더 인스턴트 식품에 맛을 들이고 더 찾게 되는 것이다. 아이들이 장난삼아 모으는 스티커를 위해 씹는 풍선껌, 병원에 가서 진찰받고 나올때 아이들 손에 하나씩 쥐어주는 사탕 도대체 누구를 위한 것일까? 국민들이 더 아파야 병원이 잘 운영된다는 생각에서 일까?
과자뿐만 아니라 우리의 건강을 해치는 식품들은 마트에서 쉽게 만나볼 수 있다. 흔히 백색공포라고 말하는 소금, 설탕, 밀가루를 비롯하여 거의 모든 음식의 재료로 사용되는 간장이나 식초 등에도 식품첨가물이 포함된다. 도정기술의 발달로 인해 거친 현미 대신 부드러운 쌀밥을 먹을 수 있게 되었지만 우리에게 재앙이라는 무메랑으로 다시 돌아오는 것이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없는 것일까? 다시 건강하게 음식을 먹었던 과거로 돌아가야 하는 것일까? 하지만 그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대량생산으로 인해 과거처럼 음식이 부족하던 시절을 그리워하던 사람은 드물것이다. 다만 그 시절의 자연식이 그리운 것이다. 그렇다고 집에서 일일히 몸에 좋은 식재료만 골라서 모든 음식을 만들어 먹기에 우리의 생활은 너무도 빠듯하게 흘러간다. 책에서 저자가 말했듯이 소비자가 구매를 하기 때문에 즉 수요가 있어 악덕(?) 생산자들이 판을 치는 것이다. 굳이 건강을 해치지 않는 제품을 만들거나 개발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어쩌면 생산자들의 문제가 아니라 소비자의 무지가 만들어낸 결과인지도 모른다. 지금이라도 각성하여 우리의 권리를 찾아야 한다. 바른 먹거리를 먹을 수 있는 권리 말이다. 돈이 조금 비싸더라도 유기농을 찾고 화학첨가물이 함유된 식초나 간장대신 양조 식초나 양조 간장을 구입하고 아이들 입맛을 사로잡는 달콤한 과자대신 유기농 과자나 제철과일을 구입한다면 당장에는 돈이 많이 드는 것 같고 손해보는 느낌일지라도 결국 따지고 보면 불필요한 병원비를 절감하고 자극적인 음식의 노예가 되는 일로부터 벗어나게 되며 장기적으로 보면 훨씬 이득인 것이다. 아이들의 미래를 보고 비싼 돈 들여서 교육 시키듯이 안전한 먹거리 선택 역시 마찬가지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