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100억 부자들 - 자수성가형 부자 100인이 공개하는 대한민국 신흥 부자의 모든 것!
노진섭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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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가 되는 방법은 세가지가 있다고 본다. 첫째는 부자인 부모에서 태어나는 즉 입에 실버 스푼을 물고 태어나는 것이다. 두번째는 부자인 사람과 결혼하는 방법 세번째는 자수성가하여 부자가 되는 것이다. 훌륭한 아이템을 개발하여 부자가 될 수도 있을 것이고 로또에 당첨되어 한방에 인생역전이 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그런 경우는 대부분 끝이 좋지 못하다고 하니 예외로 하고 스스로 노력하여 부자가 되는 방법을 대부분 사람들이 선택한다. 나도 어릴적에는 부자가 되겠다는 생각을 그다지 많이 해본적은 없었다. 돈만 밝히는 속물이라는 인식이 강했기 때문인데 학교에서 그렇게 배워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이가 점차 들어가면서 부자라고해서 남들을 깔보거나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있는 사람들이 오히려 더 깍듯하게 사람을 대하고 자신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졸부들이나 자신이 돈 많은 것을 자랑하고 다니지 정말 어렵게 돈을 모아 자수성가한 부자들은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어릴적 우리집도 가정형편이 넉넉하지는 못했기에 없이 자란 것에 대한 서러움에 대해 잘 아는 터라 가난만은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넘치게 사랑하게 부족하게 키워라고 하지만 아이들이 꼭 필요로 하고 싶어하는 것 혹은 돈이 없어 배움을 포기한다거나 하는 것은 없게 하고 싶은게 생각이다. 그래서 나도 악착같이 돈을 모아서 부자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중산층 이상의 대열에 오르고 싶어한다.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부자에 대해 먼저 잘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 한국의 100억 부자들은 과연 어떻게 살고 있으며 어떻게 행동하는지 알고 싶어 책을 집어 들었다. 부자들로 부터 배워야 할 점도 많고 또 한편으로는 저렇게 돈을 모아서 어디에 쓸 것인가 하는 의문도 들었다. 절약하면서 먹을 것 안 먹고 남들이 인생을 즐길때 남들 몰래 노력하였기에 부자가 되었을 것이다. 많이 배우지는 못하였기에 미적분 문제는 쉽계 계산하지 못할지라도 자신의 돈이 오고 가는 것에 대해서는 1원 한푼의 오차도 없이 정확히 계산해내는 능력을 가진 것이다. 선천적으로 타고난 것도 있겠지만 후천적인 노력에 의해 이루어진 면도 없지 않아 있을 것이다. 세계 경제 흐름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민감하게 반응을 하여 일반인들이 놓치기 쉬운 정보를 자신만의 것으로 만들어 부를 축적하기도 하였다.

부자들은 일반인들보다 두뇌 회전이 빠르고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 대해 놓치지 않는다고 한다. 우리가 게임이나 술 자리를 통해 시간을 보내고 있을때 그들은 철저한 자기 관리를 통해 지식을 습득하고 신문을 읽으며 경제 흐름을 꿰뚫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힘들게 살기 싫고 그냥 인생 즐기고 쓸돈 쓰고 살고 싶다고 생각한다면 그렇게 나쁜 삶은 아닌 것이다. 하지만 정말 지독한 가난이 싫고 절대 물려주고 싶지 않은 유산이 가난이라면 남들처럼 행동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남들보다 조금 더 뛰떨어지는 삶을 살았기에 조금 더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악착같이 돈을 모아서 100억 부자가 되겠다는 생각만 가져서는 안된다고 본다. 자식들에게 고스란히 물려주지도 않을 것이며 더군다나 죽을때 모두 가져갈 것도 아니라면 말이다. 자선단체에 기부를 한다고 하지만 돈이라는게 참 웃겨서 내가 100원을 벌때 누군가는 100원을 손해 볼 수도 있는데 그렇게 어렵게 그리고 독하게 모아서 다시 사회에 환원한다는게 조금 아이러니 하기도 하다. 힘들게 돈 모아서 부자가 된다고 하지만 그 다음 목표가 무엇인지 정확하지 않다면 그것 역시 무의미한 삶이라고 본다. 진정 자기가 이루고 싶은 목표를 가지고 도전하고 노력하는게 중요한게 아닐까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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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 2일
KBS <1박 2일> 제작팀.이선혜.김란주 지음 / 비타북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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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가족들이 꼭 보는 TV 프로그램 중 하나가 1박 2일이다. 7명의 멤버들이 나오는데 그중에서 각자가 좋아하는 배우들이 있으며 게임을 할때도 자신이 응원하는 연예인이 우승하기를 바란다. 게임을 하면서 마치 내가 그 주인공이 되는 것처럼 착각을 하듯 TV를 보면서 마찬가지로 느끼는 것이다. 내가 전국의 그 많은 곳을 다 돌아다닐 수 없기에 멤버들이 다니는 것을 구경하면서도 즐거움을 느끼고 함께 웃고 즐기는 것이다. 간혹은 1박 2일의 멤버들을 따라 하기도 한다. 여름에 가족들끼리 해변에 가서 아이들과 함께 소위 '아빠랑 함께 하는 1박 2일 놀이'가 그것이다. '~로 놀러 오세요. 1박 2일' 하고 외치면서 다같이 바닷물로 달려들어 입수를 하거나 손을 잡고 뒤로 모두 넘어졌다. 아이들이랑 눈높이를 맞춰서 놀아준다는 것이 참 힘든데 1박2일의 멤버들 처럼 그냥 편안하게 동심으로 돌아가서 아이들과 함께 웃고 즐기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1박2일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다.

 

  한주 동안 기다리고 기다리던 금요일이 되었지만 막상 어디로 떠나야 할지를 몰라 고심하기도 한다. 여기가면 무엇이 유명할까 혹은 아직 쌀쌀한 봄인데 어디로 가면 좋을까 많은 생각들을 하면서 인터넷도 열심히 검색해보지만 막상 마음에 드는 곳을 찾기란 쉽지가 않다. 아직 아이들이 어려서 역사시간에 배운 혹은 OO에 등장하는 무슨 지명이라고 말해주어도 흥미를 유발하지는 못한다. 아이들이 스스로 터득하도록 내버려둬야 하는데... 그런데 1박2일을 보고 나서는 조금 달라졌다. 아이들이 여기는 누가누가 나왔던 곳이라던가 1박2일에서 본 장소이라라며 먼저 아이들이 이야기를 해주기도 한다. 예능 프로만 보고 있으면 소위말하는 바보상자속으로 들어갈 것만 같지만 아이들과 활용을 하면 TV는 더 이상 바보상자가 아니라 훌륭한 가이드 역할을 해준다.

 

  1박2일이 이라는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는 이유도 아주 인간적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한번도 볼 수 없었던 PD나 카메라 감독 혹은 VJ등 일반 스태프들까지 동원하여 완성시켜나가기 때문이다. 아주 특별한 사람만 찾는 관광지가 아니라 우리처럼 평범한 사람들도 구경할 수 있고 가족들과 함께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장소라는 생각이 들게 되는 것이다. 물론 TV에서 소개될때는 정말 경치가 아름답고 산수화 같은 풍광을 자랑하지만 막상 우리가 찾아가면 브라운관을 통해 보던 그런 장관은 연출할 수가 없다. 고도의 카메라 기술 덕분이지만 그래도 우리에게 만족할 만한 여행지를 소개한다는데 더 없는 만족감을 느낀다.

 

  일반 여행 관련 책처럼 여행지 및 관광 안내 요금이랑 찾아오는 길 소개하고 역사적인 배경에 대해 간략히 소개한다면 다른 책들과는 차별성이 없었을 것이다. TV에서 어떤 멤버가 벌칙을 받았고 어떤 해프닝이 있었는지 숨기지 않고 소개해주는 [1박2일]만의 매력이 책에서도 여지없이 드러났다. 올 여름에도 가족들과 숨겨진 여행지를 찾아가서 아이들과 1박2일 놀이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가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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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 티칭 Animal Teachings - 동물과 이야기를 나누다
돈 바우먼 브런 지음, 임옥희 옮김, 올라 리올라 그림 / 머스트비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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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님께서 말씀하시길 세명의 사람과 길을 걷고 있다면 모두가 나의 스승이라고 말이다. 심지어는 도둑도 나에게 나쁜 짓을 하지말라는 교훈을 주니 스승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동물들은 어떨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사냥감을 쫓아가는 사자나 살기 위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도망가는 영양을 보면서 우리는 삶에 대한 집착을 옅볼 수 있다. 사소한 것 하나에서 배움을 얻고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고 지킬 줄 아는 자세를 배워야 할 것이다. 일이 조금 힘들다고 쉽게 포기해버리거나 심지어 삶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이런 냉혹한 야생의 세계를 경험하게 해주었으면 하는 생각도 든다. 후손을 남기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걸고 싸우기도 하고 번식기가 되면 수천킬로미터씩 이동하는 누우떼를 보면 정말 장관이다라는 감탄을 하면서도 그들만의 질서와 무질서가 가진 의미에 대해 생각을 해본다. 행군 속도를 늦추지 않기 위해 뒤쳐지는 동료들은 과감히 버리고 - 보통 악어나 사자의 희생양이 될때가 많다 - 공동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다. 동물들의 이런 모습을 우리는 오랜 세월 관찰을 하면서 나름대로 내린 결론이다. 하지만 동물의 내면석 이야기를 들은 것이 아니라 인간이 카메라라는 과학의 힘을 빌어 얻어낸 결과가 아닐까 싶다.

동물들과 대화를 한다는 말을 하면 예전에는 조금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았으나 지금은 선진국처럼 애완 동물에 대해 많은 배려를 하고 자신을 '엄마'라고 표현을 하니 가족의 일원이 된 것이다. 그래서 동물들과 대화를 한다는 것은 예전처럼 이상한 사람 취급받지는 않는다. 나도 동물을 무척이나 좋아해서 동물들의 이야기를 다룬 책들을 많이 읽었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파브르 곤충기와 시이튼 동물기인데 정확하게는 동물들과 대화를 한다기 보다 동물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전개한 것이다. 물론 그런 이야기를 적기 위해서는 내가 그 동물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 동물이 되어서 어떤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먹이를 먹고 가족들을 돌보고 짝짓기를 하는지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익숙한 동물들 말고 하마나 악어와 같은 동물들과 교감을 하고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이 좀 생소하지는 않은가? 야생에서 만나는 동물들은 대부분 우리를 경계하여 도망을 가거나 공격을 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한 사람이 수많은 동물들과 모두 대화를 한다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오래전부터 동물들과 대화를 하였는지 모른다. 그랬기에 우리는 이솝우화에서 처럼 동물들이 등장하여 각각의 개성에 대해 들려주기도 하고 외모에 대한 특성을 나름의 시각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우리의 민화에 자주 등장하는 호랑이의 경우도 지금처럼 쉽게 길들이지는 못했지만 민가를 급습하고 가축을 헤쳤기에 대화를 통해 풀어나가려는 노력이 있지 않았나 싶다. 남미의 수많은 원주민들이 숭배하거나 부족의 상징으로 사용하는 늑대나 재규어. 신비롭게 느껴지지 않은가? 그렇지만 나는 결국은 꿈보다는 해몽이라 생각한다. 꿈은 암시가 있어 내가 생각한 것이 꿈에 나타난다고 하지만 결국 그 꿈을 해석하는 것도 꿈꾸는 자의 몫이 아니던가. 동물과 대화를 하고 생각을 읽어낸다고 하지만 신이 아닌 이상 그 해석은 동물이 전달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해석하는 사람이 내린 결론인 것이다. 그럼에도 동물과 대화를 한다는 것은 우리에게 마음의 평온을 가져다주고 급격히 변화하는 시점에 뭔가 안식을 주는 요소인 것은 확실하다. 그것이 많은 사람들이 주말이면 아이들과 함께 동물원을 찾고 야외에서 자연의 소리를 듣고 싶어하는 이유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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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감상 초보자가 가장 알고 싶은 67가지
김소영 지음 / 소울메이트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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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천상 이과생이라 문학작품이나 예술과는 담을 쌓고 살았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더 이상 자랑이 아니어서 문학 작품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책도 많이 읽었다. 그리고 예전에는 그냥 보고 지나쳤을법한 미술 작품을 보고도 작가가 누구이며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조금식 음미하며 느껴보기 시작했다. 인상파인 피카소의 작품을 보며 처음에는 그냥 아무렇게나 그린 듯한 작품이라는 생각을 하였지만 어린 아이의 시각으로 바라보라는 말을 듣고 그제서야 조금씩 차이를 느끼게 되었다. 지금은 아주 선명한 화질로 생생하게 담아내는 카메라가 있지만 산수화를 마치 살아 있는 듯이 그려낸다거나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고 상상만으로 그림을 그린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그리고 왜 후세에 이르기까지 두고두고 명작으로 손꼽히는지 조금씩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저 액자에 걸린 작품을 감상할 것이 아니라 작품속으로 들어가서 본다는 생각을 가지니 느낌이 사뭇 달라졌다.

서양화의 경우 역사나 시대적 배경을 모르고 감상을 하면 작품의 1/10도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 그 시대에 유행했던 옷에 대해 간접적으로 알리고 싶어했으며 지금은 소셜네트워크로 쉽게 폭로할 수 있지만 당시의 화가들은 그림을 통해 간접적으로 전달하려 하였다. 미술관을 가기전에도 이런 사실을 인지하고 미리 작품에 대해 공부를 해야할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미술 뿐 아니라 뮤지컬이나 오페라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태어나서 오페라, 뮤지컬, 연극 본것을 통틀어도 10번이 안될 것 같은데 물론 자랑은 아니지만 말이다. 사실 오페라나 뮤지컬의 경우 돈이 비싼 것도 이유이지만 봐도 무슨 내용인지 알 수가 없어 찾지 않기도 한다. 아내가 재작년에 지킬앤 하이드 뮤지컬을 보러간다고 하기에 소설을 통해 내용은 알고 왜 보러가는지 모르겠다며 물었던 기억이 난다. 여자라서 알면서 똑같은 내용을 알면서도 보고 또 보고 하나 생각이 들었다. 남자들도 어릴적 봤던 액션 영화를 나이가 들어도 보고 또 보니 이해는 간다. 요즘 대세인 레 미제라블의 경우 영화와 뮤지컬에 대해서 어느 것이 더 감동적이며 재미있는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사실 영화는 나같은 예술계에 문외한에게는 두시간 정도 집중하고 있면 절로 이해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뮤지컬이나 오페라는 아무리 집중하고 보아도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회사에서 한달 먹는 식비를 투자해서 본 뮤지컬 캣츠의 경우도 몇년 후에나 되어서 내용을 조금씩 이해하게 되었다.

근데 책을 읽고 나서 명쾌하게 이해가 되는 것이 사전 학습은 필수라는 것이다. 여행지를 가기전에 미리 책을 읽고 가면 재미가 배가 되는 것 뿐 아니라 미리 공부하지 않았으면 절대 보지 못했던 부분도 볼 수 있는 것이다. 한번 갔던 여행지를 다시 또 찾는 것처럼 예술 작품을 계속 찾게 되는 것도 같은 이치가 아닐까 싶다. 그동안 나는 예술에 문외한인 것을 마치 자랑인 것처럼 떠들어댄 내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뮤지컬이고 클래식이고 모든 예술에 대해서도 사전 공부가 필요한 것이다. 음식에 대해 제대로 음미하기 위해 맛집을 열심히 찾아보듯이 예술 작품도 큰 차이는 없을 것이다. 예술에 대해 잘 모르겠다거나 나는 미적 감각이 없다는 변명은 이제 필요 없다. [예술감상 초보자가 가장 알고 싶은 67가지]책을 덮으면서 사전에 충분히 파악을 해서 제대로된 예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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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장국영
주성철 지음 / 흐름출판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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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1학년때 007미팅이라는게 유행했는데 여자가 사전에 정의한 복장을 하고 지정된 장소에서 기다리는 것이다. 그때 나에게 떨어진 미션은 '장국영 브로마이드를 예쁘게 포장해서 시계탑 앞에서 기다릴 것' 이었다. 당시 장국영이라는 배우와 가수에게 큰 관심이 없었던 나에게는 생소한 미션이었다. 여학생이 좋아할 만한 브로마이드를 고르고 골라서 파트너를 기다렸다. 이야기를 나누고 편지를 몇번 주고 받으면서 장국영의 열렬팬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나도 관심을 갖게 되었다. 사실 그전까지는 장국영이라는 가수에 대해서도 상당히 생소했으며 영웅본색의 주제곡이 당년정이라는 사실도 알지 못했다. 레크드 점에 가서 장국영 테이프를 사서 듣고 또 듣고를 반복하면서 광동Pop의 매력에 푹 빠져들었다. 아울러 홍콩영화 매니아가 되어 주말마다 홍콩영화를 보러 2편 동시 상영관을 찾았다. 80~90년대를 주름잡던 장국영, 주윤발,유덕화, 장학우, 양조위, 심청하, 매염방, 관지림, 장만옥 등은 나의 우상이었고 그들이 나오는 영화는 거의 빠지지 않고 보았다. 따지고 보면 그 내용이 그 내용인 듯하였지만 볼때마다 새로웠으며 보고 또 봐도 전혀 지겹지가 않았다.

장국영은 악당 역할이 어울리지 않아 주로 영웅이나 경찰 역할을 맡았는데 우리의 영웅들은 대부분이 그렇했다. 6연발 권총에 얼마나 총알이 많이 들어가는지 쏘고 또 쏴도 총탄이 떨어지는 일이 없으며 쐇다고 하면 백발백중이며 악당이 쏜 총은 주인공을 맞추지를 못하고 몇 발을 맞아도 죽지 않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한방에 쓰러진다. 하지만 장국영이 출연했던 영화는 이런 단순함을 벗어나는 듯하다. 홍콩영화에서 빈번히 등장하던 포커판은 보기어려우며 화려한 무술은 볼 수 없었다. 천장지구나 쳔녀유혼에서 본 그의 매력은 살인 미소가 아닐까. 감미로운 목소리와 유창한 중국어로 부르는 영화 삽입곡에 나는 매료되었다. 그러면서 중국 노래가 수록된 테이프를 모으기 시작했고 시간 날때마다 듣게 되었다.

겨울 방학을 전후하여 잠시 여유를 만끽할때면 영화속 주인공을 따라하기 위해 트럼프를 가지고 와서 내가 주인공이 된 양 카드를 가지고 이것저것 묘기를 부리는 흉내를 내보기도 했다. 학교에서 영어와 불어는 배웠지만 중국어를 가르치는 학교가 많지 않았기에 좋아하는 중국노래의 뜻을 알지는 못했다. 가끔 비슷하게나마 따라부를 수 있는 친구들은 장기자랑할때면 모든 이들의 부러움의 대상이 되었다. 지금이야 인터넷으로 검색하면 중국어 발음과 가사의 내용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지만 당시로서는 말 그대로 미스터리 였다. 도대체 무슨 내용을 담고 있는지...그래서 중국어를 한번 공부해보기로 마음 먹었다. 중국어는 어떻게 배웠다고 하지만 가사를 확인할 길이 있어 그렇게 시간은 흘러 10여년이 흘러갔다. 그사이 홍콩은 아편전쟁으로 영국으로 할양되었다가 다시 중국으로 반환되고 중국과 수교가 시작되어 중국으로 여행이 가능해졌고 홍콩 영화는 헐리우드에 완전히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그러다가 꿈에 그리던 첫 중국 출장. 노래방에서 당년정을 어렵게 찾아서 외우다시피 했던 가사로 설레임반 기대반으로 불렀다. 동행한 중국인 친구에게 물어보니 맞다고 하는 말에 자신감에 넘쳤다. 중국인 친구에게 부탁해서 가사를 찾아 다운받아보니 내가 배웠던 중국어랑 발음이 완전 다르다. 한참뒤에 알게 되었지만 내가 공부한 것은 북경어이고 장국영은 광동어로 불렀다고...To You가 광동어 버젼은 천사지애이고 당년정이나 영웅본색2의 주제곡이 분향미래일자 역시 북경어 버젼도 있다고...

그러던 어느날 출근해서 메일을 확인하는데 중국인 친구가 보낸 메일에 'Last night Leslie Cheung commited suicide..'라는 말을 듣고 이게 왠 날 벼락인가 하는 생각에 인터넷 뉴스를 검색해보았다. 4월 1일 만우절에 정말 거짓말처럼 호텔에서 투신 자살한 우리의 우상 장국영. Two Job으로 카페를 운영하고 동성연애자라고도 했지만 도대체 그를 죽음으로 이끌었던 것은 무엇일까? 항상 최고가 되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심각한 우울증으로 그에게 다가왔는지 모른다. 10년이 지나고 더 많은 세월이 흘러도 그는 영원히 우리의 기억속에서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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