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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 티칭 Animal Teachings - 동물과 이야기를 나누다
돈 바우먼 브런 지음, 임옥희 옮김, 올라 리올라 그림 / 머스트비 / 2013년 3월
평점 :
공자님께서 말씀하시길 세명의 사람과 길을 걷고 있다면 모두가 나의 스승이라고 말이다. 심지어는 도둑도 나에게 나쁜 짓을 하지말라는 교훈을 주니 스승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동물들은 어떨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사냥감을 쫓아가는 사자나 살기 위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도망가는 영양을 보면서 우리는 삶에 대한 집착을 옅볼 수 있다. 사소한 것 하나에서 배움을 얻고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고 지킬 줄 아는 자세를 배워야 할 것이다. 일이 조금 힘들다고 쉽게 포기해버리거나 심지어 삶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이런 냉혹한 야생의 세계를 경험하게 해주었으면 하는 생각도 든다. 후손을 남기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걸고 싸우기도 하고 번식기가 되면 수천킬로미터씩 이동하는 누우떼를 보면 정말 장관이다라는 감탄을 하면서도 그들만의 질서와 무질서가 가진 의미에 대해 생각을 해본다. 행군 속도를 늦추지 않기 위해 뒤쳐지는 동료들은 과감히 버리고 - 보통 악어나 사자의 희생양이 될때가 많다 - 공동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다. 동물들의 이런 모습을 우리는 오랜 세월 관찰을 하면서 나름대로 내린 결론이다. 하지만 동물의 내면석 이야기를 들은 것이 아니라 인간이 카메라라는 과학의 힘을 빌어 얻어낸 결과가 아닐까 싶다.
동물들과 대화를 한다는 말을 하면 예전에는 조금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았으나 지금은 선진국처럼 애완 동물에 대해 많은 배려를 하고 자신을 '엄마'라고 표현을 하니 가족의 일원이 된 것이다. 그래서 동물들과 대화를 한다는 것은 예전처럼 이상한 사람 취급받지는 않는다. 나도 동물을 무척이나 좋아해서 동물들의 이야기를 다룬 책들을 많이 읽었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파브르 곤충기와 시이튼 동물기인데 정확하게는 동물들과 대화를 한다기 보다 동물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전개한 것이다. 물론 그런 이야기를 적기 위해서는 내가 그 동물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 동물이 되어서 어떤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먹이를 먹고 가족들을 돌보고 짝짓기를 하는지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익숙한 동물들 말고 하마나 악어와 같은 동물들과 교감을 하고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이 좀 생소하지는 않은가? 야생에서 만나는 동물들은 대부분 우리를 경계하여 도망을 가거나 공격을 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한 사람이 수많은 동물들과 모두 대화를 한다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오래전부터 동물들과 대화를 하였는지 모른다. 그랬기에 우리는 이솝우화에서 처럼 동물들이 등장하여 각각의 개성에 대해 들려주기도 하고 외모에 대한 특성을 나름의 시각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우리의 민화에 자주 등장하는 호랑이의 경우도 지금처럼 쉽게 길들이지는 못했지만 민가를 급습하고 가축을 헤쳤기에 대화를 통해 풀어나가려는 노력이 있지 않았나 싶다. 남미의 수많은 원주민들이 숭배하거나 부족의 상징으로 사용하는 늑대나 재규어. 신비롭게 느껴지지 않은가? 그렇지만 나는 결국은 꿈보다는 해몽이라 생각한다. 꿈은 암시가 있어 내가 생각한 것이 꿈에 나타난다고 하지만 결국 그 꿈을 해석하는 것도 꿈꾸는 자의 몫이 아니던가. 동물과 대화를 하고 생각을 읽어낸다고 하지만 신이 아닌 이상 그 해석은 동물이 전달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해석하는 사람이 내린 결론인 것이다. 그럼에도 동물과 대화를 한다는 것은 우리에게 마음의 평온을 가져다주고 급격히 변화하는 시점에 뭔가 안식을 주는 요소인 것은 확실하다. 그것이 많은 사람들이 주말이면 아이들과 함께 동물원을 찾고 야외에서 자연의 소리를 듣고 싶어하는 이유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