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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감상 초보자가 가장 알고 싶은 67가지
김소영 지음 / 소울메이트 / 2013년 2월
평점 :
절판
나도 천상 이과생이라 문학작품이나 예술과는 담을 쌓고 살았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더 이상 자랑이 아니어서 문학 작품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책도 많이 읽었다. 그리고 예전에는 그냥 보고 지나쳤을법한 미술 작품을 보고도 작가가 누구이며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조금식 음미하며 느껴보기 시작했다. 인상파인 피카소의 작품을 보며 처음에는 그냥 아무렇게나 그린 듯한 작품이라는 생각을 하였지만 어린 아이의 시각으로 바라보라는 말을 듣고 그제서야 조금씩 차이를 느끼게 되었다. 지금은 아주 선명한 화질로 생생하게 담아내는 카메라가 있지만 산수화를 마치 살아 있는 듯이 그려낸다거나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고 상상만으로 그림을 그린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그리고 왜 후세에 이르기까지 두고두고 명작으로 손꼽히는지 조금씩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저 액자에 걸린 작품을 감상할 것이 아니라 작품속으로 들어가서 본다는 생각을 가지니 느낌이 사뭇 달라졌다.
서양화의 경우 역사나 시대적 배경을 모르고 감상을 하면 작품의 1/10도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 그 시대에 유행했던 옷에 대해 간접적으로 알리고 싶어했으며 지금은 소셜네트워크로 쉽게 폭로할 수 있지만 당시의 화가들은 그림을 통해 간접적으로 전달하려 하였다. 미술관을 가기전에도 이런 사실을 인지하고 미리 작품에 대해 공부를 해야할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미술 뿐 아니라 뮤지컬이나 오페라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태어나서 오페라, 뮤지컬, 연극 본것을 통틀어도 10번이 안될 것 같은데 물론 자랑은 아니지만 말이다. 사실 오페라나 뮤지컬의 경우 돈이 비싼 것도 이유이지만 봐도 무슨 내용인지 알 수가 없어 찾지 않기도 한다. 아내가 재작년에 지킬앤 하이드 뮤지컬을 보러간다고 하기에 소설을 통해 내용은 알고 왜 보러가는지 모르겠다며 물었던 기억이 난다. 여자라서 알면서 똑같은 내용을 알면서도 보고 또 보고 하나 생각이 들었다. 남자들도 어릴적 봤던 액션 영화를 나이가 들어도 보고 또 보니 이해는 간다. 요즘 대세인 레 미제라블의 경우 영화와 뮤지컬에 대해서 어느 것이 더 감동적이며 재미있는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사실 영화는 나같은 예술계에 문외한에게는 두시간 정도 집중하고 있면 절로 이해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뮤지컬이나 오페라는 아무리 집중하고 보아도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회사에서 한달 먹는 식비를 투자해서 본 뮤지컬 캣츠의 경우도 몇년 후에나 되어서 내용을 조금씩 이해하게 되었다.
근데 책을 읽고 나서 명쾌하게 이해가 되는 것이 사전 학습은 필수라는 것이다. 여행지를 가기전에 미리 책을 읽고 가면 재미가 배가 되는 것 뿐 아니라 미리 공부하지 않았으면 절대 보지 못했던 부분도 볼 수 있는 것이다. 한번 갔던 여행지를 다시 또 찾는 것처럼 예술 작품을 계속 찾게 되는 것도 같은 이치가 아닐까 싶다. 그동안 나는 예술에 문외한인 것을 마치 자랑인 것처럼 떠들어댄 내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뮤지컬이고 클래식이고 모든 예술에 대해서도 사전 공부가 필요한 것이다. 음식에 대해 제대로 음미하기 위해 맛집을 열심히 찾아보듯이 예술 작품도 큰 차이는 없을 것이다. 예술에 대해 잘 모르겠다거나 나는 미적 감각이 없다는 변명은 이제 필요 없다. [예술감상 초보자가 가장 알고 싶은 67가지]책을 덮으면서 사전에 충분히 파악을 해서 제대로된 예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