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우가 새학기들어 영어학원을 옮겼다.
등록전에 몇번이고 괜찮겠느냐고 다짐을 받았는데, 녀석은 시큰둥하게 까짓...하며 대수롭지 않게 받았었다.
그동안 좀 어렵지 않을까 싶을때마다 잘 버텨주기에 그것만 믿고 아이의 대답을 핑계삼아 덜컥 등록을 해놓은게 지난 삼월부터다.
일주일에 두번 한번갈때마다 200분씩 수업을 하는 그 학원에서 단어와 통문장, 문법을 갈때마다 테스트를 하고 두개이상 틀리면 나머지공부를 시킨다며 3개월간의 숙제목록과 진도표를 가지고 온 첫수업날, 아차 싶었다.
아무리 잘 버티곤하는 아이지만 무리가 아닐까 ...
아니나다를까 건우는 첫수업을 하고 온날 반죽음이 되어 흐느적흐느적거렸다.
건우: 엄마 숙제가 너무 많아....
아이가 내놓는 교재가 무려 네권...
나: 뭔 교재가 그렇게 많냐? 그놈의 학원은 자퇴생만 다닌대니? 애들이 학교는 안다니구 전부 그 영어학원 하나만 달랑 다니는거야?
내가 입에 거품을 물고 흥분을 하니 투덜거릴 준비를 잔뜩하고 있던 건우가 오히려 엄마를 달랜다.
건우: 그쵸, 그쵸... 근데 그 학원에 내가 아는 애가 몇 있더라. 근데 걔들이 나보다 레벨이 좀 낮았어요.
그와중에도 녀석은 슬쩍 잘난척이다.
나: 그게 중요한게 아니고, 너 그학원 다닐수 있겠어? 야야, 사람잡을 학원이다.
건우: 그래도 일단 해봐야지요?
나: 글쎄다. 안될것같으면 지금 얘기해. 나중엔 빼도박도 못해. 여기 만만치 않을것 같다.
건우: 해보구요...
나: 글쎄올시다.
건우: 계획표짜는거나 도와주세요.
경기를 내며 펄펄뛰는 엄마를 말리고 다니기 시작한 학원이라 요즘 건우는 정말로 빼도박도 못할 상황이 되어버렸다.
지난밤에는 잠꼬대까지 해가며 잠을 자는 모습을 보니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은 모양이다.
이제겨우 4학년인데, 저걸 그냥두어도 괜찮은건지...
대한민국은 지금 애나 어른이나 스트레스 만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