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순이 꽃보다 고우면 나이가 드는징조란다.
최근 몇년 사이 시든 잔디를 두른 나무끝이 연두빛 어린싹을 비춰주기라도 하면 오래 못 본 애인이라도 본듯 마음이 설레고 반가웠다.
<언니, 나는 요즘 새순이 꽃보다 좋아요...>
추위가 가시기도 전에 나온 새순을 보며 말하던 내게 새순이 꽃보다 고우면 나이들었다는 표시라며 선배언니는 물색없이 웃어주었다.
그게 벌써 삼년전이다.
오랫만에 다시본 그녀는 그새 얼굴 구석구석 나이를 드러내며 그래도 곱게 늙어가는 얼굴로 여전히 웃음만은 소녀같이 곱다..
그이의 얼굴에서 가만가만 내얼굴을 찾아보며 물었다
<언니는 언제적부터 새순이 고왔어요?>
<나야 한참 되었지. 새순이 곱기 시작하니 남의 자식도 다 내자식같이 곱고 어린것들은 내것이나 남의 것이나 어리다는 이유만으로도 애틋해지기 시작하데. 내가 나이를 많이 먹었지?>
평화로이 대답하는 얼굴을 보며 새순만이 아니라 나이드는 것도 고즈넉히 보기 좋을수 있다는걸 새삼 느낀다.
나도 온화하게 나이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