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마음에게 물어보았습니다.
너는 무엇을 위하여 사느냐고...
아무리 물어도 대답을 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나는 길잃은 들고양이처럼 발톱을 숨기고 눈을 굴리며 연말 연시를 보냈습니다.
어느새 월말입니다.
날카로운 발톱을 숨기고 예민해져있는 엄마를 눈치챘는지 올 겨울방학내내 건우와 연우는 전에 없이 성실하고 선량합니다.
작년연말부터 차마 외면을 못해 떠맡은 노조간부노릇이 자꾸만 등에 발목에 족쇄가 되어 마음이 잡갑합니다.
기왕에 맡은 것이니 핑계대지 않고 성실히 할 생각입니다. 이때까지도 훌륭한 알라디너였던적은 없었지만 앞으로는 더욱더 듬성듬성 페퍼를 올리게 될 것 같습니다.
일터의 지방 이전시기에 맡은 일인지라 적잖이 싸울일이 많습니다만, 명분을 만들기도 힘겹고 싸울일도 힘겨워 적잖이 속이 쓰릴때마다 하소연을 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때마다 그동안 제게 위로를 주셨던 것처럼 한번씩 일침을 가하면서 위로를 남겨주시지 않겠습니까?
어느새 해가 길어져 퇴근무렵이면 어둠이 채 뒤덮지 못한 거리위로 내리는 땅거미들을 보노라면 까마득한 젊은날에 어깨를 걸고 뛰던 기억이 문득문득 떠오르며 가슴시리게 외로운 겨울의 중심입니다.
이겨울이 끝나고 다시 겨울이 시작될 무렵 나는 올한해를 부끄럽지 않게 기억할 수 있을까요?
생활은 자꾸만 무거워지고 세월이 갉아먹은 어깨위로 자꾸만 비겁한 마음이 여름날 잡풀돋듯 기어나옵니다.
새로운 겨울까지 종종 길을 잃게되면 이렇게 들어와 주위를 둘러보게 될 지도 모릅니다.
그럴때면 게으르다 문전박대하지마시고 종종 아는체 해 주세요.
게으를대로 게을러진 서재에 들러 안부전해주신 고마운분들께 이렇게 두루뭉수리 인사를 대신합니다.
일일히 인사를 못드려도 그낭 봐달라고 억지를 부립니다.
가끔씩 들러 댓글만 듬성듬성 달아도 아줌마가 정신이 없나보다하고 넘어가 주시어요.^^
그럼 제맘대로 허락받은양 가슴쭉펴고 뻔뻔한 얼굴로 인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