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밥을 먹다가 갑자기 아이들에게 지속적인 고민을 요구하는 생활을 해보면 어떨까하는 조금 고약한 생각이 떠올랐다.
나: 얘들아, 우리 매주 발표회하자.
건우: 무슨 발표회요?
나: 주말마다 모여서 장래희망을 얘기하고 그걸위해서 지난한주 나는 무엇을 했나 얘기하고 다음주에는 무얼 할것인가를 다른 식구들 앞에서도 얘길하는거지.
연우: 저는 2주쯤 시간을 주세요. 아직 꿈이 뭔지 결정을 못했어요.
나: 꿈은 늘 바뀔수 있고 다만, 엄마의견은 어떤 꿈이든 그 꿈을 위해 나는 뭘했고 뭘할것인가를 부담없이 얘기해보자는 거지.
이게 과연 부담없는 일이 될 수 있을까를 음흉하게 속셈을 해가며 건우와 연우앞에서 활짝 웃으며 설득을 했다.
나: 아빠도 하고 엄마도 발표를 하고 그러면서 맛있는것도 먹고.... 어때? 응?
건우가 좀 미심쩍은 표정으로 고개를 주억거렸다.
건우: 아빠, 아빠는 찬성인가요?
건우아빠: 나쁠건 없는데, 쉽지는 않아보이는구만...
나: 이걸 통해 주기적으로 자기점검을 해보자는거지. 1주가 너무 잦다 싶으면 한달에 두번, 이런식으로...
연우: 새해부터 하는건가요?
나: 특별히 반대가 없으면...
연우: 엄마의 다이어트도 발표하세요.
나: 그러지뭐. 연우는 탐정에서 과학자로 그다음 꿈은 뭔가도 얘기해줘야해.
어쨌든 얼렁뚱땅 새해 계획이 한가지 세워졌다. 밥상머리에서 문득 떠오른 급조된 계획이라 말을 꺼내놓고도 잘될까 싶긴하다.
저게 자승자박이 되는건 아닌지 모르겠다.
괜히 말을 꺼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