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처럼 - 신영복의 언약, 개정신판
신영복 글.그림 / 돌베개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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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30 노 老가 원숙이 소 少가 신선함이 되고 안 되고는 그 연월 年月을 안받침하고 있는 사색의 갈무리에 달려있다고 믿습니다. 어제의 반성과 성찰위에서 오늘을 만들어내고, 오늘의 반성과 성찰위에 다시 내일을 만들어 가는 끊임없는 사색의 갈무리가 우리를 아릅답게 키워주는 것입니다.

P142 소통은 화자와 청자간에 이루어지는 것이지요. 따라서 맷돌이라는 단어는 그 단어가 연상시키는 경험 세계의 소통 없이는 결코 전달되지 못하는 것입니다. 화자의 연상 세계와 청자의 그것이 서로 어긋나는 경우 정확한 의미의 소통은 차질을 빚게 됩니다.
말을 더듬고 느리게 이야기하는 경우에는 이러한 불일치를 조정할 시간적 여유가 생기는 것이지요. 될 수 있으면 언어를 적게, 그리고 느리게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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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처럼 - 신영복의 언약, 개정신판
신영복 글.그림 / 돌베개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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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08 滄浪淸濁 (창랑청탁, 푸를 창, 물결 랑, 맑을 청, 흐릴 탁), 창랑의 물이 맑으면 갓끈을 씻고 창랑의 물이 흐리면 발을 씻는다.
어부의 노래에는 이상과 현실의 갈등에 관한 오래된 고뇌가 담겨 있습니다.

그러나 맹자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이끌어냅니다. "물이 맑을 때는 갓끈을 씻지만 물이 흐리면 발을 씻게 되는 것이다. 물 스스로가 그렇게 만든 것이다. 사람도 스스로를 모욕한 연후에 남이 자기를 모욕하는 법이다. 하늘이 내린 재앙은 피할 수 있지만 스스로 불러들인 재앙은 피할 수 없다고 한 ‘서경’의 구절도 바로 이를 두고 한 말이다.

P112 고통이 견디기 어려운 까닭은 그것을 혼자서 짐져야 한다는 외로움 때문입니다. 남이 대신할 수 없는 일인칭의 고독이 고통의 본질입니다. 여럿이 겪는 고통은 훨씬 가볍고, 여럿이 맞는 벌은 놀이와 같습니다. 우리가 어려움을 견디는 방법도 이와 같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P113 기다림은 더 먼 곳을 바라보게 하고, 캄캄한 어둠 속에서 빛나는 눈을 갖게 합니다. 찔레꽃잎 따먹으며 엄마를 기다려 본 사람은 압니다.

P114 도로는 속도와 효율성이 지배하는 자본의 논리이며 길은 아름다움과 즐거움이 동행하는 인간의 원리입니다. 우리는 매일 직선을 달리고 있지만 동물들은 맹수에게 쫓길 때가아니면 결코 직선으로 달리는 법이 없습니다.

P116 나무의 나이테가 우리에게 가르치는 것은 나무는 겨울에도 자란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겨울에 자란 부분일 수록 여름에 자란 부분보다 훨씬 단단하다는 사실입니다.

P118 비움은 항상 새로운 것의 시작이었습니다. 지난 10여년 동안 저는 많은 것을 잃고 또 많은 것을 버렸습니다. 잃거나 버린다는 것은 아무래도 조금은 서운한 일입니다. 그러나 또 한편 생각해보면 그것은 푸성귀를 쏙아내는 일, 더 큰 것을 키우는 손길이기도 할 것입니다.

P125 첩경과 행운에 연연해하지 않고 역경에서 오히려 정직하며 기존과 권부에 몸 낮추지 않고 진리와 사랑에 허심탄회한, 그리하여 스스로 선택한 우직함이야말로 인생의 무게를 육중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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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처럼 - 신영복의 언약, 개정신판
신영복 글.그림 / 돌베개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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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39 아픔 한 조각
나의 아픔이 세상의 수 많은 아픔의 한 조각임을 깨닫고 나의 기쁨이 누군가의 기쁨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우리의 삶을 더욱 아릅답게 만들어줍니다.

P46 높은 곳에 일할 때의 어려움은 무엇보다 글씨가 바른지 비뚤어졌는지 알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낮은 곳에 있는 사람들에게 부지런히 물어보는 방법 밖에 없습니다.

P55 百川學海 – 모든 시내가 바다를 배운다는 것은 모든 시내가 바다를 향하며 나아간다는 뜻입니다. 더 낮은 곳으로 내려간다는 뜻입니다. 배운다는 것은 자기를 낮추는 것입니다.

P56 자유自由는 自己의 理由를 걸어가는 것입니다.

P60 희망은 언제나 어제와 오늘의 수고 속에서 영글어가는 열매입니다.

P74 春風秋霜 (待人春風 持己秋霜, 기다릴 대 待, 가질 지 持)
최소한의 형평성을 잃지 않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타인에게는 너그러워야 하고 자신에게는 추상처럼 엄격해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대화와 소통의 전제입니다.

P80 " 窮則變 變則通 通則久 (窮 다할 궁, 궁할 궁) " 주역사상의 핵심입니다. "궁극"에 이르면 변화하고 변화하면 열리게 되며, 열려있으면 오래간다는 뜻입니다. 양적축적은 결국 질적 변화를 가져오며, 질적 변화가 막힌 상황을 열어줍니다. 그리고 열려있을 때만이 그 생명이 지속됩니다. 부단한 혁신이 교훈입니다.

P93 성공에 의해서는 대개 그 지위가 커지고, 실패에 의해서는 자주 그 사람이 커진다는 역설을 믿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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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복 글.그림 / 돌베개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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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4사람들 사이에 박힌 불신이 사라지고 갇혀있던 역량들이 해방될때 세상의 봄은 옵니다. 모든 것을 넉넉히 포용하면서 어김없이 옵니다.

P26 우리는 새로운 꿈을 설계하기 전에 먼저 모든 종류의 꿈에서 깨어나야 합니다. 꿈보다 깸이 먼저입니다. 꿈은 꾸어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디서, 누구한테서 꾸어 올것인지 생각해야 합니다. 그리고 꿈과 동시에 갚을 준비를 시작해야 합니다.

P31 목표의 올바름을 善이라 하고 그 목표에 이르는 과정의 올바름을 美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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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방을 찾아서
신영복 지음 / 돌베개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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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5 묘역의 주인공인 고 노무현 대통령의 삶은 ‘스스로를 추방해온 삶’이었기 때문이다. 낮은 곳, 변방으로 자신의 삶을 추방하는 삶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역설적이게도 ‘대통령’이라는 중심에 서게 되는 그야말로 변방의 창조성을 극적으로 보여준 삶이다.

이 궁벽하고 작은 묘역에 매년 100만의 순례자가 찾아오고 있다. 죽음의 자리가 생환의 현장이 되고 있는 것이다. 모든 것이 끝난 곳에서 다시 통절한 각성과 당찬 시작이 이어지고 있음에 있어서랴

P26 우리는 왜 문명이 변방으로 이동하는 지, 변방이 왜 항상 다음 문명의 중심지가 되는지에 대하여 고민해야 한다. 중심부가 쇠락하는 가장 큰 이유는 변화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변방이 새로운 중심이 되는 것은 그곳이 변화의 공간이고, 창조의 공간이고, 생명의 공간이기 때문이다.

우주의 광활함과 구원함을 생각한다면 인간의 위상 자체는 언제 어디서든 변방의 작은 존재일 수 밖에 없다. 변방의식은 우리가 갇혀있는 틀을 깨뜨리는 탈문맥이며, 새로운 영토를 찾아가는 탈주 (脫走) 그 자체이다. 스스로를 조감하고 성찰하는 동안에만 스스로 새로워지고 있는 동안에만 생명을 잃지 않는다. 변화와 소통이 곧 생명의 모습이다.

변방이 창조공간이 되기 위해서는 콤플렉스가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중심부에 대한 열등의식이 없어야 하는 것이다.

P28 우리가 할 수 있는 최대치는 우리가 어떤 콤플렉스(열등감)을 가지고 있는가를 깨닫는 일이다.

P30 모든 글들은 독자들의 것이다. 빈약한 글들은 이제 독자들의 풍부한 상상력의 날개를 달고 비상을 시작하리라고 기대한다. 작은 돌멩이 하나가 완고한 벽을 깨뜨리지 못한다. 그러나 깜깜한 어둠 속을 달려가 벽에 부딪치는 ‘작은 소리’를 보내옴으로써 보이지 않는 벽의 존재를 알리기에는 결코 부족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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