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야 나무야 - 국토와 역사의 뒤안에서 띄우는 엽서
신영복 지음 / 돌베개 / 199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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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아름 벅찬 서울 껴안고 아파합니다. – 북한산의 사랑"
P61 사랑이 없는 이성은 비정한 것이 되고 이성이 없는 사랑은 몽매와 탐닉이 됩니다.

"어리석은 자의 우직함이 세상을 조금씩 바꿔갑니다. – 온달산성의 평가공주"
P79 하나가 되는 것은 더 커지는 것이라는 당신의 말을 생각하면 대동강 이북의 땅을 당나라에게 내주기로 하고 이룩한 통일은 분명 더 작아진 것이라는 점에서 그것은 통일이 아니라 광활한 요동 벌판의 상실에 불과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P82 ‘편안함’ 그것도 경계해야 할 대상이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편안함은 흐르지 않는 강물이기 때문입니다. ‘불편함’은 흐르는 강물입니다. 흐르는 강물은 수 많은 소리와 풍경을 그 속에 담고 있는 추억의 물이며 어딘가를 희망하는 잠들지 않는 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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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야 나무야 - 국토와 역사의 뒤안에서 띄우는 엽서
신영복 지음 / 돌베개 / 199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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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56 세상에는 절망으로 응어리진 땅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희망으로 꽃 피고 있는 땅도 없기 때문이니다.

P59 "빛과 그림자, 이 둘을 동시에 승인하는 것이야말로 우리의 삶을 정면에서 직시하는 용기이고 지혜라고 생각됩니다." 빛은 어둠을 만들고, 어둠은 빛을 드러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용기와 지혜는 당신의 말처럼 "결합의 방법" 입니다. 선량하나 나약하지 않고 냉철하나 비정하지 않고 치열하나 오만하지 않을 수 있는 ‘결합의 지혜’, ‘결합의 용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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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야 나무야 - 국토와 역사의 뒤안에서 띄우는 엽서
신영복 지음 / 돌베개 / 199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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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은 그 아픔을 정직한 진실로 이끌어 줍니다. (허난설헌의 무덤)"
P34 모든 가치가 해체되고, 자신은 물론 자식과 남편마저 ‘상품’이라는 교환가치 형태를 갖도록 강요되는 것이 오늘의 실상이고 보면 아픔과 비극의 화신인 난설헌이 설 자리를 마련하기는 불가능한 일인지도 모릅니다.

P35 어린 남매의 무덤 앞에 냉수 떠 놓고 소지 올려 넋을 부르며 ‘밤마다 사이좋게 손잡고 놀아라’고 당부하던 허초희의 음성이 시비에 각인되었습니다.
열락 悅樂 (기쁠 열 悅)은 기쁨을 타버린 재로 남기고 비극은 그 아픔을 정직한 진실로 이끌어준다던 당신의 약속을 당신은 이 곳 지월리에서 지켜야 합니다.

"미완은 반성이자 새로운시작입니다. – 모악산의 미륵 (금산사)"
P45 통일 신라가 백제땅에다 거대한 미륵입상을 세운 이유에 대하여 주목하고 주의하라던 당신의 말이 생각났습니다. 모든 민중적 미륵 신앙을 체재내로 수렴하려는 통일 신라의 정치적 이데올로기가 아닌가에 대해서도 의심하라던 당신의 충고가 떠올랐습니다.
나로서는 개금된 미륵상에서 미륵이 실현하리라던 세계를 읽을 수가 없었습니다. ‘인간이 타인에게 인간적인 세상’을 읽어내기가 어려웠습니다.

P46 미륵화신임을 자처했던 궁예와 견훤은 패배자가 뒤집어쓰지 않을 수 없는 엄청난 오명에도 불구하고, 고대사를 청산하고 중세사의 전기를 만들어냈다는 당신의 긍정적 평가마저도 잊을 뻔 하였습니다. 묘청, 신돈, 녹두 장군에 이르기까지 미완성은 또 다른 미완성으로 이어져 역사가 되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P47 세상의 지도에 유토피아라는 땅이 그려져 있지 않다면 지도를 들여다볼 가치가 없다는 시구가 나의 마음을 감싸주었습니다..
미완은 반성이며 가능성이며 청년이며 새로운 시작이며 그러기에 ‘과학’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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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야 나무야 - 국토와 역사의 뒤안에서 띄우는 엽서
신영복 지음 / 돌베개 / 199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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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헐어야 할 피라미드, 압구정과 반구정"
P22 언언시시 言言是是 정승이라 불릴 정도로 그는 是를 말하되 非를 말하기를 삼갔고, 소절(小節)에 구애되기보다 大節을 지키는 재상이었다고 합니다.

P23 피라미드의 건설이 정치가 아니라 피라미드의 해체가 정치라는 당신의 글귀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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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처럼 - 신영복의 언약, 개정신판
신영복 글.그림 / 돌베개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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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85 나는 수 많은 사람들과의 깊이 있는 만남을 통해서 그의 이야기가 아닌 ‘나 역시 그럴 수 있겠구나!’하는 나의 이야기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P212 "영화 속에서처럼 내일 아침이 10년 후가 되면 좋겠느냐?" 물론 물어볼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나 한가지 조건이 있다면, 즉 지금 당신의 나이가 40세니까 내일 아침 50세의 나이가 되고 몸도 그만큼 노쇠해진다고 해도 역시 그런 생각이냐고 물었어요. 한참을 생각한 후에 안 하겠다고 대답했습니다.

그것은 자기 인생에서 10년을 상실하기가 싫다는 뜻이지요. 그 10년이란 세월은 징역살이 10년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10년을 버리기 보다는 그 시간을 자기가 온전히 살겠다는 뜻이지요. 그이 마음은 목표도 중요하지만 과정 그 자체가 갖는 의미에 무심하지 않다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P214 자기의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을 미워한다는 사실, 그리고 자기의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으로부터 미움받는다는 사실은 매우 불행한 일입니다. 더구나 그 증오가 자기의 고의적인 소행때문이 아니라 자기의 존재 자체 때문이라는 사실은 그 불행을 매우 절망적인 것으로 만듭니다.

그러나 가장 큰 절망은 자기자신에 대한 혐오로부터 옵니다. 증오의 대상을 잘못 파악하고 있는 자기 자신에 대한 혐오감, 그리고 그것을 알면서도 바로잡지 못하고 있는 자기혐오로부터 오는 것입니다.

P230 우리는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야 합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을 바깥에 세워두고 있는지, 얼마나 많은 사람을 가슴 아파하고 있는지

P235 ‘한솥밥’은 되찾아야할 삶의 근본입니다. 平和는 밥을 고르게 나누어 먹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禾쌀을 고루 나누어 平 먹는 것이 平和의 뜻이기 때문입니다.

P236 위용을 자랑하는 개선문은 어디엔가 만들어 놓은 초토 焦土 (그슬릴 초) 를 보여줍니다. 개선장군은 모름지기 상례로 맞이해야 한다는 노자의 한 구절이 생각납니다.

P238 배운다는 것은 자기를 낮추는 것이다. 가르친다는 것은 다만 희망에 대햐아 이야기하는 것이다. 사랑한다는 것은 서로 마주보는 것이 아니라 같은 곳을 함께 바라보는 것이다.

P251 가장 강한 사람은 가장 많은 사람들의 역량을 이끌어 내는 사람이며, 가장 현명한 사람은 가장 많은 사람들의 말을 귀담아 듣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P257 모든 깨달음은 오늘의 깨달음 위에 다시 내일의 깨달음을 쌓아 감으로써 깨달음 그 자체를 부단히 높여나가는 과정의 총체일 뿐이라 믿습니다.

P297 소혹성에 온 어린 왕자는 ‘길들인다는 것은 관계를 맺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관계맺음이 없이 길들이는 것이나 불평등한 관계로 길들여지는 것은 본질에 있어서 억압니다.

관계맺음의 진정한 의미는 공유입니다. 한 개의 나무의자를 나누어 앉는 것이며, 같은 창문에서 바라보는 것이며, 같은 언덕에 오르는 동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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