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82학생들은 모호한 이상이나 현실과 동떨어진 인간애를 가지고 졸업할 뿐, 기아를 초래하는 구체적인 원인과 그 끔찍한 결과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지 못한단다.

P96 이집트의 무라바크 정권은 미국의 조종을 받고 있는셈이지. 무라바크는 미국의 손에 놀아나는 꼭두각시에 불과해. 중동지역에서 미국의 피리소리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단다. 무라바크는 양자택일을 할 수 밖에 없어. 미국의 용병 역할에 순응하든가, 아니면 자국의 국심한 기아에 따른 반란으로 축출당하든가 말이야.

P98 "이라크에서는 유엔이 민족 살인의 주범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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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종애사 : 이광수 장편소설 한국문학을 권하다 24
이광수 지음, 고정욱 추천 / 애플북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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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491 저편의 비위를 부쩍 당길수록 이익이 많을 줄을 알기 때문에 말을 할듯할듯하며 아니하는 것은 매우 요긴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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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461 "내(박팽년)가 상왕(단종)의 신하요, 나으리(세조) 신하가 아니어든 나으리 앞에 칭신할 리가 있소. 죽어도 안될 말이오"하고 팽년이 입으로 피를 뿜는다

P470 일행이 황토마루를 지날 때에 왕은 김질과 금부랑 김명중을 시켜 한 번 더 성삼문 이하 여러 사람에게 뜻을 돌리기를 권하였다. 뜻만 돌리면 죽기를 면할 뿐더러 높은 벼슬로써 갚으리라 한것이다.

삼문은 붓을 들어,

이 몸이 죽어가서 무엇이 될꼬 하니
봉래산 제일봉에 낙랑장송 되어 있어
백설이 만건곤 할제 독야청청 하리라

하는 단가 한편을 지어 쓰고, 이개도 붓을 들어,

가마귀 눈비 맞아 흰 듯 검노매라
야광 명월이야 밤인들 어두우라
임 향한 일편단심이야 변할 줄이 있으랴*
(*이 단가는 현재 박팽년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봉래산 – 여름, 금강산 -봄, 풍악산 -가을, 개골산 – 겨울, 봉래산은 영월 8경 중 하나
낙락장송- 가지가 길게 늘어진 키 큰 소나무 / 만건곤: 천지에 가득함

P485 이 때에 숙주와 부인 사이에는 아들 8형제가 있었다. 나중에 옥새를 위조하여 벼슬을 팔다가 죽임을 당한 정이 그 맏아들이었다.

P486 그러나 그렇게 구차하면서도 상왕이 선위하신 뒤에 받은 녹은 곡식 한 알갱이, 피륙 한자 건드리지 않고, 철 찾아 내리는 부채, 책력 등속까지도 꽁꽁 모아 쌓아두었다. (유응부를 이름)
성삼문, 뱍팽년 등도 받은 녹은 다 쌓아 두었을 발견하고 왕이 "독한 놈들이다" 하고 한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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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367 변변치 못한 말은 아무리 꾸며도 당당한 기운이 없었다

P371 여자는 아무리 급한 때에라도 완전히 정신을 잃어버리는 일은 없고 반드시 이해타산을 할 여유를 가진다고 한다.

P378 그들은 자기가 지금 처하여진 처지에서 벗어나려고 반항적인 노력을 할 생각이 나지 아니한다. 그들은 마치 식물과 같이 누가 어느 곳에 갖다 심으면 일생 그 자리에서 늙는다

P383 이렇게 왕의 편이 될만한 이들은 아무 연락없이 모래처럼 알알이 흩어진 힘이다. 이 흩어진 힘이 얼마나 큰일을 할까.

P405 ‘저 놈(신숙주)인들 내게 무슨 충성이 있으랴’ 하면서도 마치 목마른 사람이 물을 가리지 않는 것처럼 은근한 태도만이 고마웠다. (단종의 말)

P407 실상 왕에게 이 때에 애정이니 뭐니 할 여유가 없었지만 이러한 인생의 어려운일, 아픈 일을 당하자 본래 인정을 통찰하는 밝은 마음을 가진 왕은 임금이라는, 사람이 만들어 놓은 지위를 넘어서 벌거벗은 사람으로서 사람을 대하는 경계를 터득한 것이다. 이 때문에, 정인지 같은 사람까지도 측은히 여기는 마음을 갖는 이기에, 왕은 남보다 갑절 인생의 슬픔을 맛보는 것일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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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332 풀과 나무들의 본성은 가을서리 내릴 때를 당해서야 분명히 알게 된다. 갈대는 말라버리고, 참대는 더욱 푸르다. 돌피는 태워 버리고, 벼 알갱이는 거둬들인다. 서리치는 모진 바람이 밤새 불때에는 떨어질 잎은 다 떨어지고 소나무, 잣나무만 끄덕없이 청청하다. 이리하여 가을철은 천지의 대좌기(大坐紀)로, 1년간 지내온 초목도 마감 (磨勘, 중국에서 관리들의 성적을 매기던 제도) 을 보는 심판날이 된다.
개인의 일생에도, 또 어떤 민족의 일생에도 몇 십년에 한번씩, 또는 몇 백년에 한 번씩 이러한 마감날이 온다. 평상시에는 다 비슷비슷하여 별로 차별이 없는 듯하던 이들(개인이나 민족이나)도 이날 우레같은 운명의 호령과 형문, 곤장같은 자작얼(自作孼) 의 아픈 매가 벗은 몸둥이를 후려갈길 때에는 지금까지 쓰고 있던 탈바가지도 다 집어던지고 대번에 개개 실토를 하게 된다. 이러한 대좌기를 겪고 난 뒤에야 그가 갈대인지 참대인지 무쇠인지 강철인지가 판명되는 것이다.

P333 세살적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더니, 500년 전 우리 조상들의 장단점이 오늘 날 우리 중에도 너무 분명하게 너무도 유사하게 드러났다. 그 성질이 드러나게 하는 사건까지도 500년을 사이에 두고 서로 같구나. 우리가 역사를 읽는 재미가 여기 있는지도 모른다.

P336 수양대군은 인심을 얻는 길이 무엇인지를 잘 알았고 또 권람과 한명회의 머리는 수양대군을 돕고도 남았다.

P339 그러나 닭 천을 기르면 그 중에도 봉이 난다는 말처럼, 이렇게 명리를 따라 동으로 가고 서로 가는 무리들 중에도 굽혀지지 않는 곧은 무리가 있으니, 이러한 무리들이 비록 수효는 적을 망정 자연히 한 세력을 이루는 것이다. 비록 그들이 기치를 내세우고 호령하지 않더러도 충의가 있는 곳에 반드시 따르는 천연의 위엄이 능히 사람으르 하여금 정색하게 하는 것이다. – 중략 – 박제상, 정몽주의 몸에 흐르던 충의의 피는 한강의 물이 마를 때까지 이 땅에 나는 사람의 핏줄에 흐른다.

P341 의인들의 칭찬을 받는 것은 그(수양대군)의 간절한 소원이었다. 그가 후년에 국조보감/동국통감 같은 서적을 편찬하게 하고, 유가서/불가서를 언해하게 한 것이 문화사업에 대한 사랑에서 나온 것은 물론이지만, 자기가 의를 사모하는 자인 것을 의인의 무리가 인정하게 하자는 뜻이 또한 적지 아니한 동기가 된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일이다.

P346 수양대군이 국가에 어려운 일이 많은 것을 말하고 이러한 난국을 헤쳐 나가려면 큰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과 은연히 시국이 이대로 갈 수 없는 것과 그 시국을 처리할 사람이 자기 밖에 없다는 것과 그러므로 나라에 뜻이 있는 사람은 자기를 도와야 한다는 점을 비추면, 조상치는 엄연히 "국가에 어려운 일이 많겠지만 의리가 무너지는 것보다 어려운 일이 없고, 국가가 큰 사람을 기다리겠지만 그 큰 사람은 의리를 으뜸으로 하는 사람일 것이외다’하고, 듣기에는 비록 부드럽지만 속에는는 추상열일 (秋霜烈日) 같은 무서움을 품은 대답을 하였다.

P350 계유년 변(수양대군이 황보인, 김종서 등을 죽인 계유정난)이 있은 뒤로부터 2년이 못되는 시간이었지만 그 짧은 동안에 왕은 나이를 열 살은 더 먹은 듯이 노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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