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설계, 초등부터 시작하라 - 서울대 입학사정관이 알려주는 입시 맞춤형 공부법
진동섭 지음 / 포르체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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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부모와 교육자는 아이가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선택 역량을 길러주어야 한다. 이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적절한 압력을 주는 것이 성장 과정에서 때로는 필요하다. 아이가 창의적인 생각을 머리에 가득 넣고, 일터로 나갈 힘을 기를 수 있게 만드는 압력은 필요하다. (p.56)






사실 이 책을 읽으리라고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 입시에 대해 생각해볼 만큼 아이가 크지도 않았고, 성적보다는 성격을- 지식보다는 지혜를 가진 아이로 키우고 싶다는 게 나의 육아목표니 말이다. 하지만 우연한 기회에 이 책을 받게 되었고, 또 읽게 되었다. 물론 나보단 당장 입시를 목적으로 하는 사람들에게 더 도움이 될 듯하긴 하지만 나도 읽으면서 어떤 부분에서는 많이 생각하고 도움되는 것이 많았다.



-       인성을 갖추고 공부를 하자. 공부도 태도가 먼저다. 책상에 앉기 전에 나는 공부할 태도를 갖추었는지, 공부할 마음이 있는지, 왜 공부하는지를 다시 마음에게 물어보자. (p.213)








입시. 사실은 내가 치르고 난 이후에는 관심도 없던 단어다. 남의 일이었고, 나와 관계없는 일이었고. 다행히 책 때문에 만나게 된 인연들 덕분에 입시나 현재의 시험형태 등에 대해 간접적으로 전해듣긴 했으나 그럼에도 참 멀게만 느껴졌던 이야기다. 또 워낙 많이 변한다고, 많이 달라진다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지금 내기 읽은 이 책이 정말 내 아이가 아이의 입시를 맞이했을 때엔 아무런 의미가 없는 글씨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하게 말할 수 있다. 나에게 강렬하게 인상을 남긴 문장들이 분명히 있었다. 적어도 내가 아이에게 강한 신념과 교육관, 육아관은 제대로 가지고 있어야 바뀌는 입시제도, 변화하는 현상들에 대해 흔들리지 않고 아이를 서포터 해줄 수 있단 생각을 했다. 이 책에는 그것에 대해 매우 명확하게 이야기하고 있어서 개념을 잡기가 더욱 좋았다. 그것만으로도 나의 몇 시간을 소비하여 이 책을 읽은 보람이 있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라면 이 책을 반드시 읽어보면 좋겠다. 아이가 공부를 하는 “엉덩이 힘”을 기르게 하는 것부터 입시제도의 변화, 교육과정과 평가방식 등까지 매우 자세하게 거론하고 있기 때문에 체계적으로 준비하게 하는 힘이 될 것 같았다. 내가 성적이 좋았던 사람이 아니었기에 공부하는, 성적을 올리는 방식에 대해서는 무엇도 쉬이 이야기할 수 없다. 하지만 나는 오래도록 독서라는 취미를 유지해온 사람이다. 그래서 나는 엉덩이의 힘을 절실히 믿는다. 책의 힘을 절실히 믿는다. 일단 앉아야 책도 읽고 공부도 한다. 그리고 책을 많이 읽다 보면 빠르게 읽게 되고 쉽게 이해하게 되고. 그래서 이 책이 더욱 신뢰가 갔다. 아이들이 공부를 하기 위해 익혀야 할 “기본기”, “기본이 되는 무엇인가”를 가장 먼저 이야기하는 책이었으니 말이다.


무엇이든 기본에 충실해야 제대로 할 수 있다. 무엇이든 기본이잘 갖추어져 있어야 제대로 된 학습도 가능하고, 건축도 가능하고, 사람과의 관계도 가능하다. 그래서 이 책은 “기본”도 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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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이 아깝잖아요 - 나의 베란다 정원 일기
야마자키 나오코라 지음, 정인영 옮김 / 샘터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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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내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는 것, 아니 인간의 힘으로는 도저히 안 되는 것이 있다. 나는 결코 세상 박으로 나갈 수 없다. 영문을 알 수 없는 존재로부터 나를 지키는 방법을 모른다. (p. 58)


햇볕이 아깝잖아요. 뭐 이런 서정적인 제목이 다 있담. 이게 이 책을 손에 들은 첫 내 마음이었다. 햇볕이 아깝다니. 이런 마음을 느껴본 게 언제였던가. 아니, 난 한번이라도 햇볕을 아깝다고 느껴본 적이 있었던가. 운 좋게도 햇볕이 풍부한 나라에서, 햇볕이 잘 드는 집에서 자랄 수 있었고, 어른이 되어 내 집을 가졌을 때에도 참으로 햇볕이 잘 드는 집에 살 수 있어서 였을까. 나는 햇볕을 대단히 귀한 존재로 여기지 않았다. 그냥 공기처럼, 당연한 거라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이 책을 읽다 보니 햇볕이 얼마나 귀한 존재인지, 얼마나 아름다운 존재인지, 얼마나 대단한 존재인지를 느낀다. 새삼 우리 등에 닿는 빛이 얼마나 귀하고 아름다운지 느낀다.








-       자라는 모습을 보기만 해도 충분하기 때문에 이제는 꽃도, 열매도 필요 없다는 생각이 든다. (p.82)

-       하지만 살아 있다는 것은 뭘까? 어떤 것을 살아있다고 봐야 할까? 깊이 생각하면 할수록 어려운 문제다. (p.118)

-       뻔뻔하게 남의 힘에 의존해서 위로, 위로 뻗어나간다. 어쩐지 나는 그 뻔뻔함이 좋다. (p.168)



어떤 면에서는 참으로 일본스럽다는 느낌이 드는 책이었고, 어떤 면에서는 읽는 내내 마음이 편안했다. 어렵지 않은 주제와 어렵지 않은 문장으로 이어지는 이야기랄까. 그냥 편안하게 읽어 내리면서 마음이 평온했다. 베란다에서 식물을 키우며 느끼는 감정들을 소소하게 이끌어 냈는데, 그것이 꽤 위안을 전해준다. 읽다 보니 문득, 참 <샘터>에서 나오는 책들이 주는 다른 책들처럼 마음에 평화를 선물했다.








위대한 자연 안에서 우리는 극히 일부고, 우리가 무슨 일을 해도 그저 지구는 그저 회전하는 것 이라는 작가의 말이 새삼 마음에 닿는다. 우리가 자연의 일부라고 생각하면 힘든 하루도 조금 더 살아갈만하고, 눈물 나는 날도 그냥 괜찮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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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바람 ㅣ 웅진 모두의 그림책 28
남윤잎 지음 / 웅진주니어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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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는 모습은 참 계절과 닮았다. 어떤 날은 꽃이 피고, 어떤 날은 비가 내리고, 어떤 날은 마음에 소복히 눈이 쌓이고, 또 어떨 때에는 쨍하게 빛나고. 이 책은 그렇게 우리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 책을 펼쳐 들고, 아이보다 먼저 읽다가 깨달았다. 이 책은 아이가 아닌 내가 읽어야 할 책이라는 것을. 꽃이 피고, 꽃이 지고, 여름이 오고, 여름이 가고- 그렇게 하루하루 같은 일상이 아니라 매일매일이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요즘의 나는 그 모든 진리를 잊어버리고 하루하루가 매일 같다고, 지겹고 힘들다고 생각했는데 그 사이에도 봄은 오고 꽃은 피고 있음을 새삼 느꼈다.








한 장 한 장, 다른 계절들이 그려져 있고, 다른 사람들이 혹은 또 같은 사람들이 그려져 있다. 우리 주변 어디에나 있을 것 같은 이 그림책의 풍경들은, 익숙해서 더 아름답고 흔해서 더 좋고 시리다. 이 말을 어떻게 표현하면 모두 이해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우리 모두가 늘 보고 사는 풍경이라서 더 아름답고 더 예쁘고 더 눈물이 날 것 같다. 가볍게 읽으면 아무렇지 않을 문장들이지만, 곱씹어 읽을수록 가슴에 닿는다. 한 구절 한 구절 옮겨 적어서 누군가에게 주고 싶어지는 그런 글이다. 시간이 흐르는 게 약인 사람들에게 선물하고 싶은 그런 책이다.









우리는 요즘 봄을 빼앗긴 채 살아간다. 일상을 빼앗기고, 사소한 자유를 도둑맞았다. 그런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주는 책이었다. 당연하게 느껴지던 일상이 얼마나 소중했는지 새삼 깨닫게 하는 그런 책이었다.



너무 아름다워서, 눈가가 시린, 눈물이 쏟아질 것 같은 그런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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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도 꿈이 엄마는 아니었어 - 잘나가던 커리어우먼에서 아들 넷 엄마로, 글쓰기 일 년 만에 작가가 되기까지
김아영 지음 / 왓어북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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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정지된 게 아니었다. 거센 물살에 완고하게 버티는 것처럼 보여도, 삶은 흐르고 있었다.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거친 파도는 결국 잔잔한 물결을 만났고 파도가 흘러가버린 만큼 나도 성장했다. 어쩌면 버틴다는 것은 그 시간을 이겨내고 있다는 말인지도 모르겠다. (p.34)

이 책을 읽으면서 마음이 여러 번 흔들흔들했다. 내 이야기 같은 것도 많았고, 서글퍼지는 마음이 드는 문장도 그랬고 아무튼 이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흔들흔들했다. 나는 아이를 낳기 일주일 전까지도 직장에 나간 “독한 여자”이고, 백일을 갓 넘긴 아이를 두고 복귀한 “독한 엄마”라는 꼬리표를 달고 사는 사람이기에 이 책은 사실 제목부터 내겐 쉽지 않은 책이었다. 친구에게서 이 책을 덥석 받아 들어놓고 쉬이 읽어 내리지 못한 것은 아마 그 때문일 것이다. 내가 내 감정을 컨트롤하지 못할까 봐, 내가 휘청휘청할까 봐. 아니나다를까. 이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그랬다.

-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누군가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이 감정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이해 받고, 나와 비슷한 감정을 느끼는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고 위로 받고 싶었다. 가끔씩 가슴에 커다란 구멍이 뻥 뚫린 채 한기가 매섭게 드나드는 것 같았다. 외로움은 삶에 배어 있었다.  (p.121)

-       사람마다 꽃피는 시기가 다르고 저만의 걸음걸이가 있듯, 내가 가진 꽃 봉우리는 단지 꽃을 피우지 않았던 것뿐이다. 그렇게 나는 자지를 박차고 일어섰다. (p.171)

이 책을 읽으며 그래도 울지 않았던 것은, 저자는 일어선다. 아이를 키우면서도 자신을 돌아보길 멈추지 않았고, 꾸준히 자신을 가꾸었다. 나에게 그 점이 꽤 자극이 되었던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나는 아이를 낳은 날에도 책을 읽은 사람이긴 하지만, 책을 읽는 것, 글을 쓰는 것 말고 다른 취미도 특기도 없던 사람이다. 그래서 더 쉽게 실망했고, 더 쉽게 외로워했고, 더 쉽게 절망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나는 나를 돌보지 않고 살아왔던 것 같다.

읽는 내내, 내게 나를 돌보자는 마음을 들게 해준 책. 읽는 동안 내내, 내가 가장 중요하다고, 내가 나를 놓지 않아야 아이도 더 잘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하게 한 책이다. 나도 나의 마지막 날에 아이를, 나를, 가족을, 글을, 책을, 타인을, 그리고 그 무엇인가들을 더 사랑한 사람으로 떠나고 싶기에 오늘 지금 순간의 나를 더 사랑해보려 한다. 그런 용기를 준 저자에게 감사를 전해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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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20.4 - 창간50주년 기념호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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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힘든 순간을 참고 견디면 행복이 찾아온다는 것을 50살 샘터는 잘 알고 있습니다. (발행인의 편지 중)





아, 이 샘터를 만나지 못할까봐 꽤나 초초했다. 하지만 작년의 그 어려움을 겪고 드디어 왔다, 샘터 50주년 기념호! 종종 사람들은 내게 수없이 다양한 책을 읽으면서 왜 이 얇은 잡지에 집착하냐고 묻는다. 사실 나는 그 잡지라는 단어도 좋아하지 않는다. 샘터에는 ‘잡’자를 붙이고 싶지 않은 마음이랄까. 소중한 월간지를 받아들고, 이 책이 세상에 꾸준히 나올 수 있음이 너무나 감사하다. 너무나 행복하다.


-       고개 들어 주변을 살펴보니 당간지주와 느티나무가 멀리 산안개를 배경으로 서있다. 그 풍경 속에서 조금씩 모가 깎여간다. 돌아올 즈음엔 언제 그랬냐는 듯 그 미움이 저만치 물러나 있다. (p.28)


-       현명함이란 자공이 알고 있듯 성공과 출세를 위한 세족적인 지혜나 지식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중용의 덕을 갖추는 것이다. (p.60) 



 

매번 샘터를 받아들면 이웃들의 편지라도 받는 듯 기분이 좋아진다. 이 얇은 한 권에 우리가 담겨있고, 오늘이 담겨있고, 어제도 내일도 담겨있다. 가볍게 어디서든 머무르며 읽을 수 있는 책이라 더 자주 만날 수 있고, 누구라도 만날 수 있는 책. 오래오래 샘터가 세상에 나와서 더 많은 이들이 부담없이 책을 만날 수 있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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